취재

[카드뉴스] 유저들의 비난에도 고집을 꺾지 않은 어느 프랑스 개발사

너부 (김지현) | 2018-09-11 14:4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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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도대체 무슨 말이지?" 한 FPS 게임 이벤트 창에 적힌 낯선 문장이 유저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빛을 되찾은 역사를 직접 확인해 보십시오? 광복절 챌린지?"

두 한국인 캐릭터 중 하나를 사용해 세 번의 승리를 거머쥐어야 하는 '한국 독립의 날 이벤트'. 이벤트를 완수한 유저는 '대한민국 독립'이라는 이름의 태극문양 장식을 받을 수 있다.

이벤트 소식을 들은 유저들이 놀랄 수밖에 없었던 두 가지 이유. 첫 번째는 한국 한정이 아닌 전 세계 유저 모두가 참여하는 글로벌 이벤트라는 것. 또 하나는 국내 게임이 아닌 유비소프트의 <레인보우식스 시즈>에서 진행됐다는 점.

전문가와 협업해 시대상과 지형, 건물은 물론 놀이, 음식, 언어, 인물 작은 부분까지 꼼꼼히 연구하는 등 역사 고증에 대한 진중한 태도를 유지해온 유비소프트. 그들의 진지한 태도는 한국 역사를 다룰 때도 변함이 없었다.

2017년 11월 19일 추가된 <레인보우식스 시즈>의 한국 맵 '타워'. 남산의 옛 이름을 붙인 '목멱 타워' 안에는 한국 전쟁 당시 사진을 포함, 우리나라의 과거 사진과 그림이 전시돼 있으며 맵에 있는 대한민국 지도에는 '독도'와 '울릉도'가 명확히 한국 영토로 표시돼 있다.

하지만 "다케시마는 일본 땅입니다. 한국 영토로 표기하지 말아 주세요." 한국 맵 출시 후 일본 유저들은 끝없는 질타를 쏟아냈다. 국가 서버가 따로 분리돼 있을 만큼 일본 유저 수가 많은 <레인보우식스 시즈>. 보통 이런 분쟁을 피하고자 독도를 중립적 표현인 '리앙쿠르 암초'로 표기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유비소프트는 이를 끝까지 수정하지 않았다.

게다가 이들이 게임에 기록한 한국 역사는 먼 과거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 한국인 캐릭터 도깨비의 스쿠버 스킨에 적힌 단어 '47 용사'. 천안함 침몰 사건으로 목숨을 잃은 47명 용사의 기록. 박물관에 전시된 한국 연대기맨 끝부분에 적힌 '탄핵'까지.

역사를 중요시하는 유비소프트의 태도는 두 가지 사실을 보여준다. 비록 작은 부분이지만 게임을 통해 왜곡된 역사가 아닌 제대로 된 역사를 많은 이들에게 알릴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게임이 과거를 재현하는 것뿐 아니라 지금 이 시대의 삶을 기록하는 새로운 '역사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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