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기획] 롤 스킨으로 출발해 케이팝 스타로 거듭난 가상의 걸그룹 K/DA

우티 (김재석) | 2018-11-27 17:4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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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K-POP) 콘셉트의 <리그 오브 레전드> 걸그룹 'K/DA'가 전 세계에서 인기몰이 중입니다. 이달 초 유튜브에​ 공개된 K/DA의 데뷔곡 'POP/STARS'는 현재 뮤직비디오, 라이브 통산 1억 뷰를 돌파했습니다. (11월 27일 기준 뮤직비디오 8천 819만 뷰 + '롤드컵 2018' 라이브 1천 323만 뷰)

 


 

'POP/STARS'는 공개 24시간 만에 616만 뷰 이상을 기록했는데요. 이는 <프로듀스 48>을 통해 결성된 걸그룹 아이즈원의 '라비앙로즈'가 10월 말 유튜브에서 24시간 만에 기록한 455만 뷰를 뛰어넘는 수치입니다. 아이즈원의 기록은 케이팝 아이돌 그룹 데뷔곡 중 가장 높은 기록이었는데, 가상의 아이돌 K/DA가 이를 뛰어넘은 것입니다.

 

롤드컵 두 달 앞두고 발표된 타이틀곡 '라이즈'(RISE) 뮤직비디오가 9월 26일에 올라와 현재 7천 428만 뷰를 기록 중인데, 11월 3일 롤드컵 결승전 직전에 나온 'POP/STARS' 뮤직비디오는 벌써 8천 819만 뷰를 기록 중입니다. 'POP/STARS' 뮤직비디오 조회수는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오르고 있어 시일 내 1억 뷰를 넘길 것으로 보입니다.

 

사이버가수 아담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K/DA도 있었던 게 아닐까... (농담입니다)

 

 

# <리그 오브 레전드> 팝스타 스킨으로 출발한 K/DA

K/DA의 출발은 <리그 오브 레전드> 스킨이었습니다. 라이엇게임즈는 지난 10월 9일, 공식 트위터를 통해 신규 스킨 K/DA를 공개했습니다. 당시 공개된 스킨은 ▲ K/DA 아리 ▲ K/DA 아칼리 ▲ K/DA 이블린 ▲ K/DA 카이사 ▲ K/DA 카이사 프레스티지 에디션이었습니다.

 

무대의상과 비슷한 챔피언의 복장, 춤과 노래를 동시에 소화하기 위해 헤드셋 마이크를 착용한 모습은 걸그룹을 연상시켰습니다. 실제로 당시 라이엇게임즈가 공개한 K/DA 스킨 프리뷰 영상에는 네 명의 챔피언이 걸그룹처럼 음악에 맞춰 군무를 추는 장면이 나옵니다.​ 10월 초까지만 해도 K/DA에 대해 유저들이 알고 있던 정보는 '아이돌 콘셉트의 신 스킨' 정도였습니다.

 

 

라이엇게임즈는 뒤이어 K/DA 유니버스를 소개하는 페이지를 열었습니다. 현재 소개 페이지에는 첫 곡 'POP/STARS'에 대한 소개, 멤버 프로필 등이 나와 있습니다. 멤버 프로필을 살펴보면, 리더이자 리드보컬인 아리는 2013년에 케이팝 신인상을 받은 바 있고 다섯 개의 싱글을 발매한 뒤 휴식기를 가졌다고 합니다.

 

이블린의 취미는 '고급 차 수집'인데, 'POP/STARS' 뮤직비디오 시작은 이블린이 슈퍼카 보닛 위에 앉아있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리드 댄서인 카이사는 어릴 적부터 서울, 홍콩, 뉴욕, 케이프타운 등 다양한 지역에서 자랐고, 뮤직비디오에서 화려한 랩을 선보이는 아칼리는 래퍼가 되려고 배우던 무술을 그만두었다고 합니다.

 

리드 보컬, 서브 보컬, 리드 댄서, 래퍼로 이루어진 멤버 구성은 케이팝 아이돌 그룹 특유의 멤버 구성​을 차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멤버별 취향, 성격, 이력을 알 수 있는 프로필도 가상 설정인 K/DA를 실제 아이돌처럼 받아들이게 했습니다. 소개 페이지에는 가상 인터뷰인 'K/DA 인사이드'가 공개되어 있는데,​ K/DA의 세부 설정이 비단 스킨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예고했습니다. (바로가기)

 

[K/DA 페이지에 공개된 소개글]

 

K/DA가 히트곡 'POP/STARS'로 폭발적인 사랑을 얻고 있습니다. 팬들마저 속이는 트레이드마크인 꼬리부터 스튜디오의 환상적인 분위기까지, 팬들은 K/DA의 파격적인 감각에 열광하고 있는데요. "언제나 자기 자신에게 진실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는 아리의 말처럼 K/DA는 월드 투어를 통해 전 세계에 자신들의 음악을 선보이고자 합니다.

 

K/DA 아리의 프로필
K/DA 이블린의 프로필
K/DA 카이사의 프로필
K/DA 아칼리의 프로필

 

# 롤드컵 결승전 축하 무대에 선 K/DA

주걸륜과 어게인스트 더 커런트(Against The Current)가 함께 공연한 작년 롤드컵 결승전 무대. 중화권 최고의 스타와 떠오르는 팝 록 밴드의 만남으로 눈길을 끌었던 작년 무대는 실시간 렌더링 기술로 구현된 '장로 드래곤'으로 '화룡점정'이 되었습니다. 라이엇게임즈는 이 무대로 '스포츠 에미상'을 거머쥐었는데요. '스포츠 에미상'은 올림픽, 월드컵, 슈퍼볼 등 대규모 스포츠 행사의 세리머니 중 가장 돋보인 세리머니에게 주는 상입니다.

 

이렇게 롤드컵 결승 공연은 현장 무대, AR(증강현실, Augmented Reality​), 애니메이션 등이 합쳐진 디지털 콘텐츠로 널리 인정받습니다. 올해 롤드컵 결승 무대는 오늘의 주인공 K/DA가 장식했습니다. K/DA의 무대는 작년 롤드컵 결승전과 마찬가지로 현장 무대, AR로 구현된 네 명의 챔피언, 'POP/STARS'의 뮤직비디오가 조화를 이룬 복합 디지털 콘텐츠였습니다.

 

현장에서 롤드컵 결승전을 지켜본 기자도 K/DA의 결승 무대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실제 무대에서는 홀로그램 챔피언이 등장하지 않았지만, 네 명의 공연으로도 충분히 강렬한 무대였습니다.

 


 

아리, 이블린, 카이사, 아칼리 네 명의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에는 담당 성우가 있지만, 'POP/STARS'는 한국 걸그룹 '(여자)아이들' 멤버 미연, 소연과 미국의 팝 디바 '매디슨 비어'(Madison Beer)와 '자이라 번스'(Jaira Burns)가 녹음했습니다. 2018년 롤드컵 결승전 무대에는 녹음에 참여한 4명이 나와 'POP/STARS' 노래와 안무를 선보였습니다.

 

뮤직비디오의 애니메이션과 결승전 무대의 홀로그램 동작도 이 4명의 '모션 캡처'로 구현된 것입니다. 미연과 소연은 'K/DA' 활동과 관련해 미국 빌보드지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내 춤과 입술 모양이 아리에 나타나는 것을 보고 엄청 놀랐다", "모션 캡처 중 아칼리처럼 느끼고 행동하려 했다"며 모션 캡쳐 참가 후기를 밝혔습니다.

 

K/DA는 결승전 축하 무대에서 짧은 시간에 전 세계에 주목할 만한 데뷔 무대를 선보였습니다.

 


 

 

# 빌보드 "K/DA가 e스포츠 음악의 미래 알렸다"

 

2018 롤드컵 결승전을 통해 공개된 K/DA는 엄청난 반응을 몰고 왔습니다. 이러한 반응은 <리그 오브 레전드> 팬층에만 머물지 않았습니다. POP/STARS는 높은 유튜브 조회수 외에도 여러 차트에서 성과를 나타냈습니다. 라이엇게임즈는 이달 중순, 보도자료를 통해 "POP/STARS가 벅스를 비롯한 국내 음원사이트 순위 상단에 지속적으로 랭크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POP/STARS는 미국 아이튠즈 '케이팝 차트'에서 1위를 기록했고, 'POP 차트' 기준으로 최고 4위까지 올랐습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대중음악 순위 차트인 '빌보드'도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리그 오브 레전드>가 가상의 케이팝 걸그룹인 K/DA를 공개하고 e스포츠 음악의 미래를 알렸다"라며 K/DA의 등장을 주목했습니다.

 


게임 웹진 유로게이머는 "K/DA의 POP/STARS는 놀랄 만큼 능수능란한 작품이며 아티스트와 애니메이터의 놀라운 업적"이라고 칭찬했습니다. 폴리곤도 "<리그 오브 레전드> 팬 이외에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간지나는(bad-ass) 디자인과 좋은 음악"이라고 호평했습니다. 연예 전문지 버라이어티도 "실존하지 않는 그룹인데도 생각보다 괜찮은(not bad)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 팬아트, 코스프레, 커버 댄스… 2차 창작으로 계속되는 K/DA

위의 세 가지 외신 보도와 마찬가지로 K/DA의 POP/STARS을 호평한 웹진 버지(VERGE)는 "K/DA의 계속된 폭발에 힘입어 놀라운 팬 창작물이 계속 나오고 있다"라며 유저가 만든 2차 창작물 12가지를 연이어 공개했습니다. 오상헌 라이엇게임즈 e스포츠 사업총괄은 지스타 국제 게임 콘퍼런스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의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높은 퀄리티의 콘텐츠를 만들어 유저 참여를 유도한다"라고 말했는데, 바로 K/DA가 그렇습니다. (바로가기)

 

실제로 온라인에는 코스프레, 커버 댄스, 팬아트 등 팬들의 K/DA 2차 창작물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바로 어제(26일), 인기 일러스트레이터 하트 퍼프(@heart_puff)는 90년대 일본 만화 화풍으로 그린 K/DA의 팬아트를 올려 2만 9천 '좋아요'를 기록했습니다. 아래는 팬들의 손으로 재탄생한 K/DA의 모습입니다.

 

 

 

(출처: 라이엇게임즈 K/DA 페이지)

 

(출처: 라이엇게임즈 K/DA 페이지)

(출처: 에이크라운)

(출처: 스파이럴캣츠)



 


 


 

 

# 라이엇게임즈 코리아 "2차 창작물 만들어주신 팬들께 감사드린다" 

팬들이 이렇게 K/DA에 대해 이렇게 뜨거운 반응을 보낸 가운데, 원작자 라이엇게임즈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요? K/DA의 다음 노래도 나올 수 있을까요? 

 

우선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K/DA의 향후 행보에 공식적으로 결정된 사안은 아직 없다고 합니다. 라이엇게임즈 코리아는 디스이즈게임과의 통화에서 "후속곡 등 K/DA의 향후 활동에 대해 정해진 바는 아직 없으나 가능성은 열려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라이엇게임즈 코리아는 이어서 팬아트, 코스프레 등 팬들이 직접 만든 K/DA 콘텐츠에 대해 "멋진 K/DA 2차 창작물을 만들어 주셔서 감사드린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각자의 상상력이 덧붙여져 원작 못지않은 결과물이 나오는 것이 바로 콘텐츠의 특징"이라며 앞으로의 2차 창작물도 기대한다고 전했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 스킨으로 출발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e스포츠 음악의 미래"가 된 K/DA. 앞으로의 모습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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