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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게임미술관](25) 헌터스아레나의 ‘테크니컬 아티스트’ 한성수 TA

깨쓰통 (현남일 기자) | 2019-07-08 10:3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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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이즈게임은 ‘게임미술관’을 통해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게임업계 금손 아티스트들을 소개합니다. 작품과 함께 작품의 목적과 작업 과정을 소개함으로써 유저들에게는 흥미로운 읽을거리를, 지망생들에게는 참고가 될 자료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 프로그래머와 아티스트. 그리고 ‘테크니컬 아티스트’(Technical Artist)

 

흔히들 게임을 가리켜 ‘종합 예술’ 이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합니다. 게임은 특정 한 분야의 지식만으로는 만들 수 없는 콘텐츠이며, 시나리오와 프로그래밍, 아트 등 여러 분야의 전문 지식이 모두 합쳐져야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사용되는 표현입니다. 실제로 ‘게임 개발자’들을 살펴보면 크게 ‘기획’, ‘프로그래밍’, ‘아트’의 3가지 카테고리에서 정말 수많은 분야의 전문가들이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프로그래머는 프로그래밍만, 아티스트는 아트만… 이런 식으로 자신의 분야만 작업을 한다면 ‘하나로 완성된 게임’을 개발하는 것은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게임 개발자 중에서는 여러 분야의 지식을 동시에 가진 개발자들도 많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인 멘티스코 한성수 TA(Technical Artist) 또한 ‘아티스트이면서’, 동시에 아트를 ‘기술적으로’ 융합해서 결과를 만들어 내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AD(아트 디렉터)가 아트 팀을 이끌면서 아트의 방향과 퀄리티를 책임지는 위치라면, TA는 아트의 기술적인 방향을 결정하고 기술적인 품질 및 퀄리티를 책임지는 위치라고 할 수 있는 것이죠.

 

“TA는 자신만의 아트를 만드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다른 아티스트들의 작업물을 논리적으로, 그리고 기술적으로 풀어서 실제 유저들에게 보여지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직업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티스트면서도 프로그래밍에 대한 지식도 필요한데요. 최근 게임 개발 프로젝트에 있어서는 날이 갈수록 그 중요성이 부각되는 핵심적인 위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멘티스코 한성수 테크니컬 아티스트

 

 

# 파이널판타지 8에 매료된 청년, 운영자로 시작해 3D 모델러가 되다

 
한성수 TA는 1999년부터 20년 째 게임업계와 인연을 맺고 있는 베테랑 개발자입니다. 그가 개발자의 길을 걷게 된 계기는 다름이 아니라, 1999년 발매된 스퀘어(현 스퀘어에닉스)의 <파이널 판타지 8>이었다고 하는데요. 그는 이 게임이 보여준 화려한 3D 그래픽과 캐릭터 모델링에 매료되어서 “멋진 3D 그래픽을 만들어보고 싶다” 라는 생각으로 개발자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 합니다. 
 

“사실 중학교 때는 만화를 그리고 싶었어요. 하지만 <파이널 판타지 8>을 접하고 나서는 게임 개발자가 되기로 결심했죠. 그 때부터 그림을 그리는 것 뿐만 아니라 ‘3D 캐릭터 모델링’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모델링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프로그래밍과 같은 기술적인 부분도 많이 접하게 되었습니다”  

 

스퀘어의 명작 <파이널 판타지 8>. 당시 이 게임이 보여준 3D 그래픽은 전 세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하지만 그가 학교를 벗어나 사회로 나와 처음으로 게임회사에서 받아 든 직함은 엉뚱하게도 ‘운영자’(GM)였습니다. 무엇보다 그가 게임업계에 투신한 1999년은 아직 3D 그래픽이 그렇게 대중화되지 않은 시절이었다는 점이 컸는데요. 그렇기에 한성수 TA는 일단 게임업체에 취직을 해서 업계에 대한 감을 익히고, 업무시간에는 운영 업무를 보고, 밤에는 3D 모델링에 대해서 공부하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그렇게 1년 조금 넘게 주경야독을 하던 한성수 TA는 마침내 지난 2001년, 3D 그래픽의 PC 패키지 시뮬레이션 게임을 개발하던 한 개발사에 입사하면서 ‘개발자’로서의 커리어를 시작하게 됩니다. 처음에 그는 그래픽팀의 3D 모델러로서, 자동차와 같은 다양한 사물을 3D로 구현하는 작업을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후 여러 회사를 거치면서 사물 뿐만 아니라 그가 꿈꿨던 3D ‘캐릭터 모델링’ 작업까지 담당하게 될 정도로 실력과 커리어를 쌓게 되는데요. 

그리고 지난 2005년에는 소프트맥스의 <마그나카르타 2> 프로젝트에 합류하게 됩니다. 이후 그는 4년간 이 게임의 리드모델러로 활약했습니다.
 

“<파이널 판타지 8>에 매료되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콘솔 게임’에 대한 선망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Xbox 360으로 개발된 <마그나카르타 2> 프로젝트에 대해 애착이 깊습니다. 특히 이 프로젝트를 통해 처음으로 언리얼 엔진(언리얼 엔진 2.5)을 접하게 된 것이 모델러에서 한 발 더 나가 TA로까지 발전하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소프트맥스에서 지난 2009년 선보인 <마그나카르타 2>. 국내에 흔치 않은 Xbox 360용 풀 3D 그래픽의 RPG였습니다.

지금이야 언리얼 엔진을 개발한 에픽게임즈가 한국에 지사를 설립하고 있으며, 기술지원도 잘 이루어지고 있으며, 또 수많은 개발사들이 언리얼 엔진을 통해 게임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성수 TA가 <마그나카르타 2>에 참여한 2005년만 하더라도 국내에는 언리얼 엔진을 사용하는 개발사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습니다.
 

그렇기에 기술과 관련된 각종 지원을 받을 수도 없었고, 개발사들은 “스스로 연구하면서” 엔진에 대해 배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3D 모델러는 엔진의 기술에 대해 잘 알아야했기 때문에 한성수 TA는 엔진에 대해 스스로 R&D(연구 개발)을 많이 진행했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엔진의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고, 이 때 쌓은 지식은 후에 그가 TA로 활동하게 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합니다.

 

한성수 TA는 <마그나카르타 2> 이후로도 다양한 프로젝트에서 활약하다 지난 2018년부터는 신생 개발사 멘티스코에 합류해, PC 온라인 게임 <헌터스 아레나: 레전드>의 TA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 헌터스 아레나에 ‘기술의 생명’을 입히다


한성수 TA는 현재 신생 개발사 멘티스코(MANTISCO)에서 PC 온라인 게임 신작 <헌터스 아레나: 레전드> 개발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 게임은 언리얼 엔진 4를 통해서 개발중인 온라인 게임으로, 고품질의 그래픽과 함께 MMORPG와 MOBA, 배틀로얄 장르를 하나로 혼합한다고 해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작품입니다. 스팀을 통해서 2019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한성수 TA는 <헌터스 아레나>에서 주로 3D 캐릭터들의 모델링에 ‘헤어웍스’, ‘광원’ 같은 기술의 힘을 더해 캐릭터들에게 ‘생명을 불어넣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3D 모델링에 일가견이 있는 실력자지만, 현재의 프로젝트에서는 직접 캐릭터 모델링 작업을 하는 것 보다는 다른 모델러들이 작업해온 결과물을 깐깐하게 보고, 그 위에 이 캐릭터를 어떻게 하면 게임에서 더 생동감 있게 보일 수 있게 할지에 대해 기술적으로 많은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헌터스 아레나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모두 한성수 TA의 손을 거쳐서 기술적으로 더욱 더 생동감 있게 표현되는 작업을 거칩니다.

한성수 TA가 담당하는 분야 중에는 ‘헤어웍스’(Hair Works)가 있습니다. 이는 ‘헤어’에 물리효과를 넣어서 보다 사실적인 머리카락을 만드는 작업을 말합니다. 사실 대부분의 게임에서는 사양이나 여러 문제로 인해 잘 사용하지 않지만, <헌터스 아레나>는 고품질 PC 게임을 표방하기 때문에 보다 자연스러운 캐릭터 연출을 위해 적극적으로 이 기술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게임을 본격적으로 개발하기 전에 시뮬레이션을 해보니, 헤어웍스가 적용된 캐릭터가 그렇지 않은 캐릭터에 비해 굉장히 자연스럽게 표현되었어요. 게임이 추구하는 실사풍의 고퀄리티 그래픽에 어울린다고 판단해서 채택하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헤어웍스 관련해서는 전 세계의 다양한 회사들이 보다 ‘사실적인 헤어 연출’을 위해 신기술을 계속해서 선보이는데요. 이런 최신 기술을 빠르게 받아들여 적용하면서 유저들에게 최상의 퀄리티를 보여줄 수 있다면 만족합니다”

 



캐릭터의 헤어를 작업하는 과정입니다. 기본적으로 먼저 물리 엔진이 적용되지 않은 헤어를 1차적으로 캐릭터 모델 위에 올려보면서, 샘플을 제작하는 과정입니다. 여러 각도에서 보더라도 이질감이 생기지 않도록 철저하게 검수해서 머리카락 한올 한올 사전에 잘 잡아야지 추후 작업에서 어려움을 겪지 않습니다.

이제 캐릭터의 헤어 하나하나의 라인을 잡아주는 작업을 진행합니다. 이 작업은 '카피&붙여넣기'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말 그대로 작업자가 캐릭터의 머리카락을 한올 한올 심어주는 급의 매우 고된 작업이라고도 하는데요.

저기 보이는 점 하나하나가 실제로 물리효과에 의해 흔들리고 움직인다고 보면 됩니다. 이 모든 라인을 작업자가 하나하나 잡아서 세팅해야 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헤어웍스가 정상적으로 적용되었는지 테스트하는 영상입니다. 스크린샷으로 보는 것과 실제 물리효과가 적용된 동영상으로 보는 것과 느낌이 상당히 많이 다르죠?

 

이밖에도 한성수 TA는 캐릭터를 ‘돋보이게’ 할 수 있는 각종 기술의 적용이나 여러 중요사항들을 체크해서 반영하는 작업을 합니다. 그가 <헌터스아레나>에서 담당하는 작업중에는 ‘광원’ 처리도 있습니다.

 


광원 효과와 헤어웍스가 적용된 게임의 로비 화면 테스트화면입니다. 캐릭터의 흔들림에 따라 헤어 및 광원이 리얼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굉장히 생동감 있는 화면을 연출합니다.

 

 

# 무엇보다 디테일이 중요하다
여러 기술을 사용해서 캐릭터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만, 그래도 역시 게임에서 ‘퀄리티 좋은 비주얼’ 이란 작은 것 하나하나 놓치지 않는 섬세함과 디테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성수 TA는 작업하는 것에 있어서 최우선 목표가 바로 이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3D 모델링이라고 해도 원화나 다른 작업들과 다를 게 없습니다. 가령 옷이라고 한다면 천의 재질감부터 문양 하나하나, 접혀진 부분의 주름 하나하나까지. 그 디테일을 꼼꼼하게 보고 작업을 해야 최종적으로 그 위에 여러 기술을 덧씌워도 훌륭한 결과물이 나올 수 있습니다. TA로서 제 손을 거치는 모든 것들은 이런 디테일에 대해서 정말 신경 써 작업하고 있습니다”

 

한성수 TA가 개인적으로 작업한 모델링 작업물의 예시입니다. 천 하나하나, 주름 하나하나를 꼼꼼하게 체크해서 작업했다고 하는데요.

마치 실제로 실로 짠듯한 디테일을 보여줍니다. 중간 중간 구멍이 뚫려 있는 것이나 실이 서로 얽혀있는 재질감이 그대로 느껴지지 않나요?

위하고 비교해보면 더욱 더 '가죽'으로서의 재질감이 확연히 다르게 느껴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TA’는 자신의 담당분야 하나에만 집중해서 작업하는 직업이 아니라, 아트팀에서 작업한 여러 작업물들을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관여하는 직업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자신만의 결과물’ 이라는 것을 내기 어렵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헌터스 아레나>를 보면 ‘이건 100% 내가 모두 작업한 것이다!’ 라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는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보면 TA는 ‘자신만의 결과물을 내고’ 그걸 보며 보람을 느끼는 다른 아티스트들과 비교하면 조금 슬플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게임에서 보여지는 거의 모든 것들이 제 손을 거쳐서 보다 완성도 높은 결과물로 탄생하는 것을 보면 또 그만의 매력과 재미가 있습니다. 제 손을 거쳐서 탄생한 캐릭터들과 비주얼을 보면서 많은 게이머들이 즐거워해주면 정말 보람되고 기쁠 것 같습니다" 

 

한성수 TA는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성형' 작업도 주도적으로 담당하고 있습니다. 먼저 그림으로 캐릭터의 원화를 이렇게 그리면


3D 모델러가 이를 게임에 쓰이는 3D 모델로 작업합니다.

그리고 이제 헤어웍스 및 광원, 기타 다양한 후처리 등을 통해 최종적으로 게임에 사용되는 모델로 완성된 캐릭터의 모습입니다.

디스이즈게임은 ‘게임미술관’을 통해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게임업계 금손 아티스트들을 소개합니다. 작품과 함께 작품의 목적과 작업 과정을 소개함으로써 유저들에게는 흥미로운 읽을거리를, 지망생들에게는 참고가 될 자료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 프로그래머와 아티스트. 그리고 ‘테크니컬 아티스트’(Technical Artist)

 

흔히들 게임을 가리켜 ‘종합 예술’ 이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합니다. 게임은 특정 한 분야의 지식만으로는 만들 수 없는 콘텐츠이며, 시나리오와 프로그래밍, 아트 등 여러 분야의 전문 지식이 모두 합쳐져야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사용되는 표현입니다. 실제로 ‘게임 개발자’들을 살펴보면 크게 ‘기획’, ‘프로그래밍’, ‘아트’의 3가지 카테고리에서 정말 수많은 분야의 전문가들이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프로그래머는 프로그래밍만, 아티스트는 아트만… 이런 식으로 자신의 분야만 작업을 한다면 ‘하나로 완성된 게임’을 개발하는 것은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게임 개발자 중에서는 여러 분야의 지식을 동시에 가진 개발자들도 많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인 멘티스코 한성수 TA(Technical Artist) 또한 ‘아티스트이면서’, 동시에 아트를 ‘기술적으로’ 융합해서 결과를 만들어 내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AD(아트 디렉터)가 아트 팀을 이끌면서 아트의 방향과 퀄리티를 책임지는 위치라면, TA는 아트의 기술적인 방향을 결정하고 기술적인 품질 및 퀄리티를 책임지는 위치라고 할 수 있는 것이죠.

 

“TA는 자신만의 아트를 만드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다른 아티스트들의 작업물을 논리적으로, 그리고 기술적으로 풀어서 실제 유저들에게 보여지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직업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티스트면서도 프로그래밍에 대한 지식도 필요한데요. 최근 게임 개발 프로젝트에 있어서는 날이 갈수록 그 중요성이 부각되는 핵심적인 위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멘티스코 한성수 테크니컬 아티스트

 

 

# 파이널판타지 8에 매료된 청년, 운영자로 시작해 3D 모델러가 되다

 
한성수 TA는 1999년부터 20년 째 게임업계와 인연을 맺고 있는 베테랑 개발자입니다. 그가 개발자의 길을 걷게 된 계기는 다름이 아니라, 1999년 발매된 스퀘어(현 스퀘어에닉스)의 <파이널 판타지 8>이었다고 하는데요. 그는 이 게임이 보여준 화려한 3D 그래픽과 캐릭터 모델링에 매료되어서 “멋진 3D 그래픽을 만들어보고 싶다” 라는 생각으로 개발자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 합니다. 
 

“사실 중학교 때는 만화를 그리고 싶었어요. 하지만 <파이널 판타지 8>을 접하고 나서는 게임 개발자가 되기로 결심했죠. 그 때부터 그림을 그리는 것 뿐만 아니라 ‘3D 캐릭터 모델링’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모델링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프로그래밍과 같은 기술적인 부분도 많이 접하게 되었습니다”  

 

스퀘어의 명작 <파이널 판타지 8>. 당시 이 게임이 보여준 3D 그래픽은 전 세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하지만 그가 학교를 벗어나 사회로 나와 처음으로 게임회사에서 받아 든 직함은 엉뚱하게도 ‘운영자’(GM)였습니다. 무엇보다 그가 게임업계에 투신한 1999년은 아직 3D 그래픽이 그렇게 대중화되지 않은 시절이었다는 점이 컸는데요. 그렇기에 한성수 TA는 일단 게임업체에 취직을 해서 업계에 대한 감을 익히고, 업무시간에는 운영 업무를 보고, 밤에는 3D 모델링에 대해서 공부하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그렇게 1년 조금 넘게 주경야독을 하던 한성수 TA는 마침내 지난 2001년, 3D 그래픽의 PC 패키지 시뮬레이션 게임을 개발하던 한 개발사에 입사하면서 ‘개발자’로서의 커리어를 시작하게 됩니다. 처음에 그는 그래픽팀의 3D 모델러로서, 자동차와 같은 다양한 사물을 3D로 구현하는 작업을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후 여러 회사를 거치면서 사물 뿐만 아니라 그가 꿈꿨던 3D ‘캐릭터 모델링’ 작업까지 담당하게 될 정도로 실력과 커리어를 쌓게 되는데요. 

그리고 지난 2005년에는 소프트맥스의 <마그나카르타 2> 프로젝트에 합류하게 됩니다. 이후 그는 4년간 이 게임의 리드모델러로 활약했습니다.
 

“<파이널 판타지 8>에 매료되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콘솔 게임’에 대한 선망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Xbox 360으로 개발된 <마그나카르타 2> 프로젝트에 대해 애착이 깊습니다. 특히 이 프로젝트를 통해 처음으로 언리얼 엔진(언리얼 엔진 2.5)을 접하게 된 것이 모델러에서 한 발 더 나가 TA로까지 발전하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소프트맥스에서 지난 2009년 선보인 <마그나카르타 2>. 국내에 흔치 않은 Xbox 360용 풀 3D 그래픽의 RPG였습니다.

지금이야 언리얼 엔진을 개발한 에픽게임즈가 한국에 지사를 설립하고 있으며, 기술지원도 잘 이루어지고 있으며, 또 수많은 개발사들이 언리얼 엔진을 통해 게임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성수 TA가 <마그나카르타 2>에 참여한 2005년만 하더라도 국내에는 언리얼 엔진을 사용하는 개발사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습니다.
 

그렇기에 기술과 관련된 각종 지원을 받을 수도 없었고, 개발사들은 “스스로 연구하면서” 엔진에 대해 배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3D 모델러는 엔진의 기술에 대해 잘 알아야했기 때문에 한성수 TA는 엔진에 대해 스스로 R&D(연구 개발)을 많이 진행했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엔진의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고, 이 때 쌓은 지식은 후에 그가 TA로 활동하게 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합니다.

 

한성수 TA는 <마그나카르타 2> 이후로도 다양한 프로젝트에서 활약하다 지난 2018년부터는 신생 개발사 멘티스코에 합류해, PC 온라인 게임 <헌터스 아레나: 레전드>의 TA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 헌터스 아레나에 ‘기술의 생명’을 입히다


한성수 TA는 현재 신생 개발사 멘티스코(MANTISCO)에서 PC 온라인 게임 신작 <헌터스 아레나: 레전드> 개발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 게임은 언리얼 엔진 4를 통해서 개발중인 온라인 게임으로, 고품질의 그래픽과 함께 MMORPG와 MOBA, 배틀로얄 장르를 하나로 혼합한다고 해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작품입니다. 스팀을 통해서 2019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한성수 TA는 <헌터스 아레나>에서 주로 3D 캐릭터들의 모델링에 ‘헤어웍스’, ‘광원’ 같은 기술의 힘을 더해 캐릭터들에게 ‘생명을 불어넣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3D 모델링에 일가견이 있는 실력자지만, 현재의 프로젝트에서는 직접 캐릭터 모델링 작업을 하는 것 보다는 다른 모델러들이 작업해온 결과물을 깐깐하게 보고, 그 위에 이 캐릭터를 어떻게 하면 게임에서 더 생동감 있게 보일 수 있게 할지에 대해 기술적으로 많은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헌터스 아레나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모두 한성수 TA의 손을 거쳐서 기술적으로 더욱 더 생동감 있게 표현되는 작업을 거칩니다.

한성수 TA가 담당하는 분야 중에는 ‘헤어웍스’(Hair Works)가 있습니다. 이는 ‘헤어’에 물리효과를 넣어서 보다 사실적인 머리카락을 만드는 작업을 말합니다. 사실 대부분의 게임에서는 사양이나 여러 문제로 인해 잘 사용하지 않지만, <헌터스 아레나>는 고품질 PC 게임을 표방하기 때문에 보다 자연스러운 캐릭터 연출을 위해 적극적으로 이 기술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게임을 본격적으로 개발하기 전에 시뮬레이션을 해보니, 헤어웍스가 적용된 캐릭터가 그렇지 않은 캐릭터에 비해 굉장히 자연스럽게 표현되었어요. 게임이 추구하는 실사풍의 고퀄리티 그래픽에 어울린다고 판단해서 채택하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헤어웍스 관련해서는 전 세계의 다양한 회사들이 보다 ‘사실적인 헤어 연출’을 위해 신기술을 계속해서 선보이는데요. 이런 최신 기술을 빠르게 받아들여 적용하면서 유저들에게 최상의 퀄리티를 보여줄 수 있다면 만족합니다”

 



캐릭터의 헤어를 작업하는 과정입니다. 기본적으로 먼저 물리 엔진이 적용되지 않은 헤어를 1차적으로 캐릭터 모델 위에 올려보면서, 샘플을 제작하는 과정입니다. 여러 각도에서 보더라도 이질감이 생기지 않도록 철저하게 검수해서 머리카락 한올 한올 사전에 잘 잡아야지 추후 작업에서 어려움을 겪지 않습니다.

이제 캐릭터의 헤어 하나하나의 라인을 잡아주는 작업을 진행합니다. 이 작업은 '카피&붙여넣기'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말 그대로 작업자가 캐릭터의 머리카락을 한올 한올 심어주는 급의 매우 고된 작업이라고도 하는데요.

저기 보이는 점 하나하나가 실제로 물리효과에 의해 흔들리고 움직인다고 보면 됩니다. 이 모든 라인을 작업자가 하나하나 잡아서 세팅해야 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헤어웍스가 정상적으로 적용되었는지 테스트하는 영상입니다. 스크린샷으로 보는 것과 실제 물리효과가 적용된 동영상으로 보는 것과 느낌이 상당히 많이 다르죠?

 

이밖에도 한성수 TA는 캐릭터를 ‘돋보이게’ 할 수 있는 각종 기술의 적용이나 여러 중요사항들을 체크해서 반영하는 작업을 합니다. 그가 <헌터스아레나>에서 담당하는 작업중에는 ‘광원’ 처리도 있습니다.

 


광원 효과와 헤어웍스가 적용된 게임의 로비 화면 테스트화면입니다. 캐릭터의 흔들림에 따라 헤어 및 광원이 리얼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굉장히 생동감 있는 화면을 연출합니다.

 

 

# 무엇보다 디테일이 중요하다
여러 기술을 사용해서 캐릭터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만, 그래도 역시 게임에서 ‘퀄리티 좋은 비주얼’ 이란 작은 것 하나하나 놓치지 않는 섬세함과 디테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성수 TA는 작업하는 것에 있어서 최우선 목표가 바로 이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3D 모델링이라고 해도 원화나 다른 작업들과 다를 게 없습니다. 가령 옷이라고 한다면 천의 재질감부터 문양 하나하나, 접혀진 부분의 주름 하나하나까지. 그 디테일을 꼼꼼하게 보고 작업을 해야 최종적으로 그 위에 여러 기술을 덧씌워도 훌륭한 결과물이 나올 수 있습니다. TA로서 제 손을 거치는 모든 것들은 이런 디테일에 대해서 정말 신경 써 작업하고 있습니다”

 

한성수 TA가 개인적으로 작업한 모델링 작업물의 예시입니다. 천 하나하나, 주름 하나하나를 꼼꼼하게 체크해서 작업했다고 하는데요.

마치 실제로 실로 짠듯한 디테일을 보여줍니다. 중간 중간 구멍이 뚫려 있는 것이나 실이 서로 얽혀있는 재질감이 그대로 느껴지지 않나요?

위하고 비교해보면 더욱 더 '가죽'으로서의 재질감이 확연히 다르게 느껴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TA’는 자신의 담당분야 하나에만 집중해서 작업하는 직업이 아니라, 아트팀에서 작업한 여러 작업물들을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관여하는 직업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자신만의 결과물’ 이라는 것을 내기 어렵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헌터스 아레나>를 보면 ‘이건 100% 내가 모두 작업한 것이다!’ 라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는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보면 TA는 ‘자신만의 결과물을 내고’ 그걸 보며 보람을 느끼는 다른 아티스트들과 비교하면 조금 슬플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게임에서 보여지는 거의 모든 것들이 제 손을 거쳐서 보다 완성도 높은 결과물로 탄생하는 것을 보면 또 그만의 매력과 재미가 있습니다. 제 손을 거쳐서 탄생한 캐릭터들과 비주얼을 보면서 많은 게이머들이 즐거워해주면 정말 보람되고 기쁠 것 같습니다" 

 

한성수 TA는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성형' 작업도 주도적으로 담당하고 있습니다. 먼저 그림으로 캐릭터의 원화를 이렇게 그리면


3D 모델러가 이를 게임에 쓰이는 3D 모델로 작업합니다.

그리고 이제 헤어웍스 및 광원, 기타 다양한 후처리 등을 통해 최종적으로 게임에 사용되는 모델로 완성된 캐릭터의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