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차이나조이 2019] '마라탕처럼 맛있게 매운 게임' 명일방주 퍼블리셔 요스타

우티 (김재석) | 2019-08-21 18:4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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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전선> 제작진이 다수 참여해 만든 '타워디펜스 미소녀 수집형 RPG' <명일방주>(明日方舟, 영문명 Arknights)가 중국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명일방주>는 지난 5월 31일 중국 앱스토어 매출 1위를 달성했고 지금도 계속 매출 순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게임은 깊이 있는 세계관 속에 타워 디펜스와 수집형 RPG라는 다소 생소한 장르를 성공적으로 녹여냈으며 고퀄리티 원화를 자랑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게임이 괜찮게 뽑혔다"라는 소식을 들은 한국의 '오덕' 게이머들​도 정식 출시 전에 알음알음 <명일방주>를 즐기고 있습니다. 지난 5월, <명일방주>의 퍼블리셔 요스타가 게임의 한국 출시를 확정함에 따라 요스타에서는 게임의 한국 현지화 작업을 진행 중인데요. 차이나조이 기간 중, 중국 상하이에서 올 겨울 국내 정식 출시 예정인 <명일방주>의 한국 퍼블리싱 팀을 만났습니다.  /상하이(중국)= 디스이즈게임 김재석 기자​​​​​

 

박홍남 퍼블리싱 총괄 (좌), 김성배 퍼블리싱 매니저 (우) / 본인 요청에 따라 얼굴을 가린 점 양해 바랍니다.

 



 

디스이즈게임: 명일방주를 한국에서 서비스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런데 한국에 지사를 세울 계획은 없나?

 

박홍남 총괄: 그 부분은 우리도 고민 중이다. 제일 중요한 건 유저분들께 재미를 드리는 일이기에 지사에 관해선 유저분들께 더 많은 즐거움을 드릴 수 있는 방향으로 결정하고자 한다. 

 

김성배 매니저: 지사가 지금 당장 없다고 해서 유저와의 소통 기회를 놓치겠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우선은 한국의 팬 여러분께 좋은 퀄리티로 <명일방주>를 서비스해드리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무슨 말인지 이해하겠다. 하지만 그래도 한국에 지사 설립을 한다면, 서비스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김성배 매니저: 중국산 '서브컬쳐 게임'이 한국에서 인기를 끌면서 유저들이 한국에 지사가 없으면 “먹튀 하는건 아닌지?” 하는 우려와 걱정을 보내고 있다. 실제로 그런 케이스도 많았던 걸로 알고 있다. 다만 요스타에 대한 우려는 안 하셔도 좋을 것 같다. 

 

현재 요스타는 <벽람항로> 를 통해 일본 및 글로벌 시장에서 해외 유저분들께 신뢰에 기반한 게임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한국에서도 책임감 넘치는 게임 서비스를 제공할 거라 말할 수 있다.

 

요스타에서 글로벌 서비스 중인 <벽람항로>

 

올해 지스타에 출전할 계획이 있나?

 

박홍남 총괄: 올해 지스타 출전은 현재 고려 중이고, 다음 지스타는 꼭 참가하고자 한다.

 

김성배 매니저:​ 만약 지스타에 참가를 못하게 될 경우엔 <명일방주> 론칭 시점에 많이 기다리신 유저분들을 위한 특별 이벤트를 마련하고자 한다.

 

 

<명일방주>의 론칭 게획은?

 

김성배 매니저: 이번 겨울 론칭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로컬라이징 상황을 보고 최종적으로 확정하려 한다. 

 

박홍남 총괄: 중국어 스토리, 영어 표현, 일본어 더빙 등을 모두 상황에 맞게 한국어로 옮겨야 한다. 3개 언어를 1개 언어로 옮기는 작업이라 시간이 오래 걸리린다.

 

김성배 매니저:  한국 현지화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명일방주>의 음성은 일본어인데 텍스트는 중국어고, UI는 영어에 기반한 게 많다. 어느 한쪽의 언어에 기대지 않고 좋은 번역을 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이다. 일본어만 따라가면 시스템 메시지의 중국어와 안 맞는 경우도 있고, 나머지 둘만 생각하면 영어 번역 이슈가 발생한다. 쉽지 않은 일이다.

 


 

 

게임 현지화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실감이 나지 않는다. 시간이 얼마나 소요되나? 

 

김성배 매니저: 다른 게임보단 더 오래 걸릴 것이다. 3개 국어의 번역이 붙기 때문인데, 텍스트를 번역하는 것 자체는 시간이 지체되지 않지만, 각 언어 번역 담당자 간 번역을 주고 받으며 피드백을 할 때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만큼 꼼꼼하게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명일방주>가 스토리가 강조되는 게임이다보니 품이 많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유저 커뮤니티에서 이미 많은 부분 번역을 해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걸 사용한다면 더 편하지 않았을지?

 

김성배 매니저: 팬사이트 만든 것도 봤고, 직접 한국어 패치를 하는 경우도 있다는 걸 알고 있다. 적잖이 놀랐다. 정말 고마운 일이지만 유저분들의 번역이 기준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유저들이 손수 옮긴 한국어 번역에 선점효과가 있어 더 익숙하게 다가올 수는 있다. 그렇지만 우리는 게임 전체 시스템, 개발사의 인물 설정, 4개 국어에 대한 이해가 통합적으로 이루어진 공식 한국어를 전해드리려고 한다. 또 중국어 직역보다는 맥락에 맞는 한국어의 맛을 살리려고 한다. 

 

<명일방주>의 음성은 일본어인데 텍스트는 중국어고, UI는 영어에 기반한 게 많다.

 

개발사 하이퍼그리프와는 어떤 관계인가? 유저들 사이에서 많은 추측이 오가고 있는데 명료하게 말해줬으면 한다.


박홍남 총괄: 일반적인 퍼블리셔와 개발사의 사이로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 사무실은 같은 건물의 같은 층을 쓰고 있다. 미팅하기는 굉장히 편하다.

 

 

일부 유저들은 <명일방주> 중국에서 사용하던 계정을 한국 정식 출시 때도 사용할 수 있도록 계정 이전을 지원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박홍남 총괄: 퍼블리셔가 서로 다르다 보니, 아쉽게도 현실적으론 어려울 것이다.

 

 

<벽람항로>의 글로벌 퍼블리싱 수준을 평가하자면?

 

김성배 매니저: 안정적으로 계속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앞으로도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개발팀도 더욱 좋은 콘텐츠를 제공하려 하고 있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벽람항로>도 그렇고 <명일방주>도 그렇고, 요스타의 퍼블리싱 스펙트럼이 '서브컬쳐 전문' 이라는 느낌이 있다. 앞으로도 '이쪽' 게임 위주로 서비스할 건지?

 

김성배 매니저: 현재 스펙트럼이 서브컬쳐 게임에 집중하고 있긴 하다. 하지만 그것만 생각하고 있지 않다. 회사 자체가 그런 콘텐츠를 좋아하는 느낌이긴 하지만, 유저를 만족시킬 수 있는 양질의 게임이라면 앞으로도 서비스를 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박홍남 총괄: 서브컬처를 비롯해 다양한 게임을 서비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명일방주>

 

회사 내 서브컬쳐 문화가 있나?

 

김성배 매니저: 다들 서브컬쳐든 아이돌이든 무언가에 하나씩 빠져있다. 이런 것들이 좋은 시너지를 낸다고 생각한다. 회사에 특정 분야에 조예가 깊으신 분들이 굉장히 많은데 이런 동료들로부터 좋은 아이디어가 많이 나온다. 전체적으로 사내 문화가 이런 편이다. 

 

박홍남 총괄: 사내 커뮤니티 채널이 있는데 그곳에선 일 이야기를 거의 안 한다. 대표님이 적극적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이야기를 하신다. 

 

김성배 매니저: 예를 들면 안경을 쓴 게 낫냐, 안 쓴 게 낫냐 같은 걸 정말 진지하게 토론한다던지, 직원들끼리 자유롭게 '모에'에 관해 토론한다. 입사 처음하고 나서 이 정도로 직원들끼리 서로 열려있구나 싶어 깜짝 놀랐다. 물론 일 이야기하는 공간에서는 일 이야기만 하지만. (웃음)

 

 

요스타에는 몇 명 정도 일하고 있는가?

 

박홍남 총괄: 요스타 전체 직원은 200명 미만이며 계속 확장중이다. 개발 인력은 100명 정도다.

 

 

어떤 게임을 자체로 개발 중인지 설명해달라.

 

박홍남 총괄: RPG 게임 1종을 포함해 2개의 작품을 자체 개발 중이다. 내년 중 첫 소식을 공개하려 하고 있다.

 

 

차이나조이에 가보니 역시 2차원 강세더라. 현재 중국에서 2차원 게임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박홍남 총괄: 굉장히 늘어났다. 그러니까 <소녀전선>이 나오던 그 무렵의 서브컬쳐 게임이 10개 중 1개였다면, 지금은 체감상 10개 중에 5개다.

 

김성배 매니저: 게임을 기획할 때 기본적으로 '2차원' 이라는 태그를 하나 더 붙이고 간다는 느낌이다.

 

 

중국 2차원 게임에 대한 전망을 부탁한다.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나?

 

김성배 매니저:​ 중국의 2차원 게임 은 이미 엄청나게 성장했고 지금도 발전하고 있다. 인식 측면에서도 앞으로 열린 마음을 가지고 서브컬쳐 문화를 받아들이는 쪽으로 점차 바뀌어나갈 것 같다. 최근의 예를 들자면 같은 영웅물이라도 서브컬처의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와 메인스트림의 <어벤져스>가 함께 있지 않은가?

 

앞으로 서브컬처와 메인스트림을 둘 다 좋아하는 사람들이 앞으로 점차 늘어나지 않을까? 나라와 문화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순 있겠지만, 이 흐름은 중국 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에서 계속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마블 시리즈도 과거엔 서브컬처였다.

 

김성배 매니저: 맞다. 미래에 2차원 코드도 그렇게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아 메인스트림의 종류가 더 다양해지면, 한국의 유저분들께도 더 좋은 일이 아닐까?

 

마블 시리즈도 과거엔 서브컬처였지만, 지금은 MCU의 흥행과 함께 메인스트림 문화가 되었다. 요스타의 김성배 매니저는 오늘날의 2차원 게임도 메인스트림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출처: marvel.com)


요스타가 서비스 중인 IP의 미디어믹스 계획은 없나?

 

김성배 매니저: 미디어믹스는 아니지만, 굿즈의 경우 이미 중국에는 출시가 되어 있다. 개발사 쪽과 더 협의를 해봐야겠지만, 앞으로도 계속 다양한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명일방주>의 한국 출시를 기다리고 있을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김성배 매니저: <명일방주>의 아이덴티티는 서브컬쳐지만, 또 굉장히 세련된 게임이다. 그렇기 때문에 <명일방주>를 즐기는 분들이 세련되어 보인다는 느낌을 주도록, 그리고 유저들이 <명일방주> 하는 게 자랑이 될 수 있도록, 힙하고 느낌있게 현지화를 잘 하고자 한다.

 

음식으로 비유하자면 되게 매운데, 맛있게 매워서 자꾸 땡기는 맛? 우리는 그 맛을 한국으로 가지고 오는 입장이다. 

 

 

마라탕처럼 말인가?

 

김성배 매니저:​ 그렇다. 그릇을 옮기면서 맛이 없어지면 안 되겠지. 맛이 변하지 않도록, 열심히 야근하며 현지화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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