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유저와 원작팬 모두가 좋아하는 웰메이드 작품 만들기, '런닝맨 히어로즈'의 고민과 답

백야차 (박준영) | 2019-02-28 15:3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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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런닝맨'을 활용한 모바일 액션 게임 <런닝맨 히어로즈>가 지난 21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해당 작품은 탑 뷰 시점으로 진행되는 3D 액션으로 라인프렌즈가 개발하고 넥슨이 퍼블리싱을 담당했다. 

 

게임에 사용된 '애니메이션 런닝맨'은 국내는 물론 중국과 베트남 등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작품이다. 때문에 개발에 있어 인게임 콘텐츠 기획은 물론 원작을 살리고 싶어 하는 노력과 캐릭터 디자인 등 다양한 부분에 고민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대한 답을 듣기 위해 만난 <런닝맨 히어로즈> 개발자 차대영 PD와 박세준 PD는 작품에 대한 고민은 물론 원작을 사랑하는 팬들까지 모두 생각하고 있었다. 작품을 총괄한 라인프렌즈 차대영 PD는 "원작을 아는 사람이 게임을 반갑게 플레이했으면 했고, 나아가 온 가족이 즐기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만화를 활용한 게임 <런닝맨 히어로즈>는 개발진의 어떤 고민이 담긴 작품일까? 게임을 총괄한 라인프렌즈 차대영 PD와 '애니메이션 런닝맨' 제작자 박세준 PD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디스이즈게임 박준영 기자


왼쪽부터 라인프렌즈 차대영 PD, 박세준 PD


디스이즈게임: 먼저, 본인 소개를 부탁한다.

 

라인프렌즈 차대영 PD: <런닝맨 히어로즈> 제작을 담당한 차대영이다. 현재 라인프렌즈 내에서 게임 제작 총괄을 맡고 있다. 게임은 올해로 10여 년 정도 만들고 있으며, 기존에 있던 IP를 활용한 게임을 만드는 데 관심이 많다. 이번에 만들게 된 <런닝맨 히어로즈>를 비롯해 '방탄소년단'과 라인프렌즈의 콜라보레이션 캐릭터 'BT21'을 활용해 만든 퍼즐 게임 <우주스타 BT21> 개발을 담당하기도 했다.

 

라인프렌즈 박세준 PD: 라인프렌즈 애니메이션 프로듀스 담당이자 '애니메이션 런닝맨' PD 박세준이다. <런닝맨 히어로즈> 개발 및 검수에 참여했다. '애니메이션 런닝맨' 외 다양한 작품 PD를 맡고 있으며, 올해로 13년 ~ 14년째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있다.

 

 

'애니메이션 런닝맨'을 소재로 게임을 만들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차대영: 기존 IP를 활용해 게임을 만드는 일에 관심이 많았다. 이를 위해 다양한 소재를 알아보고 있었고 '애니메이션 런닝맨'은 그중 하나였다. <런닝맨 히어로즈> 개발은 시작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가벼운 마음으로 "게임 한 번 만들어보자!" 하고 시작했던 일인데 지금은 판이 커지지 않았나 싶다. (웃음)

 

박세준: 정말이다.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즐기는 유저도 많고 작품에 기대하는 사람들도 많아 판이 커져 버렸다.

 

차대영: 게임을 처음 기획하는 단계에서는 아무래도 '런닝맨'이라는 소재를 활용하다 보니 게임도 '런 게임'으로 방향을 선택해야 하는 게 아닌가는 생각을 했다. 다만, 이는 현재 무단으로 아이피를 사용한 불법 게임이 있기도 하고 '애니메이션 런닝맨'이라는 아이피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장르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때문에 작품에 가장 잘 어울리는 장르가 뭘까를 고민하던 중 탑 뷰 액션이 떠올랐고, 덕분에 현재 작품이 탄생하게 됐다.

 

 

 

# "원작 감동을 게임에서도 똑같이 느낄 수 있게" <런닝맨 히어로즈> 개발을 시작하며

기존 IP를 활용해 게임을 만들다 보니 신경 쓸 부분이 많았을 것 같은데 소개해줄 수 있는가?

 

차대영: 게임 비주얼에 있어 애니메이션과 차이를 두고 싶지 않았다.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게임이 나오면 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가 게임에서도 강력하기를 원하지만, 이보다 중요한 건 게임 속 모습이 만화에서 보여줬던 모습과 같았으면 한다. 

 

예를 들어, '애니메이션 런닝맨'에서 '팔라'는 물약을 먹고 체력을 회복하거나 순간적으로 강해지는 캐릭터다. 이 설정을 살려 '팔라'는 개발 단계에서 '힐러' 포지션으로 기획했으며, 힐을 해주는 모습도 애니메이션과 똑같이 흐느적거리는 모습으로 구현했다. 이렇게 원작 속 디테일을 게임에도 살려놓으면 원작을 아는 유저는 "어? 애니메이션에 있는 모습이 게임에도 나오네?"하고 좋아할 것이다. 반대로 이런 디테일이 떨어진다면 게임 플레이와 상관없이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3D 애니메이션을 활용해 게임을 만드는 만큼 디자인에 대한 고민도 있었을 것 같다.

 

박세준: 그렇다. 기존 IP가 있는 데다 3D 애니메이션이어서 "원래 있던 디자인을 그대로 끌어오면 되는 거 아닌가?"라고 생각해 게임 제작에 큰 어려움이 없었을거라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3D 애니메이션 모델링과 게임 모델링은 보여지는 각도와 디테일 등 모든 면이 다르고 용량 등 문제도 있어 그대로 끌어와 작업할 수는 없다. 실제로 게임에 쓰인 모델링은 전면 재작업을 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쉽게 설명하자면, '애니메이션 런닝맨' 속 캐릭터들은 4K 텍스처 작업을 거쳤고 팔과 다리가 얇다는 특징이 있다. 만약 이 모델링을 그대로 게임에 적용하면 게임이 탑 뷰 시점이기에 그래픽이 좋다는 걸 느낄 수 없는 건 물론 캐릭터 팔과 다리가 실처럼 얇게 보이는 등 비율 문제가 발생한다. 때문에 얼굴 크기부터 캐릭터 비율 등 다양한 부분을 조정했고 게임 버전이 탄생하게 됐다. 

 

차대영: 기존 3D 모델링이 있다 하더라도 이를 게임과 연결시킬 수 있어야 하는데, 그래픽 엔진에 차이가 있다 보면 첫 단추 자체를 끼우지 못하게 된다. 이런 부분은 게임과 애니메이션이 동시에 '언리얼 엔진'으로 제작되지 않는 이상 해결되는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박세준: 원작 '애니메이션 런닝맨' 등장인물들의 개성과 캐릭터 특징을 게임에 녹이고 유지하는 부분도 중요했다. 이를 살리기 위해 사용 기술이나 외형에도 신경을 썼지만, 원작 스토리를 게임에서도 전해 원작과 게임이 연계되고 있음을 부각하기도 했다. 때문에 게임에는 원작 스토리는 물론 원작에는 나오지 않았던 캐릭터 비화,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기 어려워 넘어갔던 부분들이 표현되어 있다.

 

<런닝맨 히어로즈> 메뉴 화면. 애니메이션에서 등장한 '소울트리'를 비롯해 각 캐릭터들이 살고 있는 공간이 등장한다

<헌닝맨 히어로즈> 속 등장인물들은 애니메이션에서 보여준 기술을 그대로 사용한다

 

게임 모드 중 '실시간 배틀로얄'이 있다 보니 서버부터 랭킹까지 다양한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부분은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가?

 

차대영: 서버는 클라우드 방식을 사용하고 있고 수시로 모니터링을 진행해 문제를 확인하고 있기에 서버 이슈는 없을 거라 생각한다. 현재 걱정하는 부분은 '랭킹-매칭' 부분이다. <런닝맨 히어로즈> 매칭 방식은 <클래시 로얄>처럼 유저 티어와 실력에 맞춰 매칭하는 방식이다. 때문에 최고 랭킹에 있는 유저들은 실력 차와 점수 차로 인해 매칭이 늦어지는 이슈가 있다. 이를 해결할 콘텐츠 역시 고민하고 있으며, 실력이 좋은 유저들끼리 승부를 펼칠 수 있는 콘텐츠로 계획하고 있다.

 

 

해외 서비스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가?

 

박세준: 애니메이션과 예능 등 '런닝맨'이라는 IP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기가 있다. '런닝맨' IP는 현재 중국을 비롯해 베트남, 태국, 뉴질랜드, 싱가폴 등 다양한 국가에서 인기몰이 중이다. 공교롭게도 <런닝맨 히어로즈> 퍼블리싱을 맡은 넥슨이 해당 국가들에 글로벌 서비스를 진행 중이고, 글로벌 서비스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차대영: 글로벌 서비스 버전과 국내 서비스 버전은 서버를 나눠서 운영할 예정이다. 더불어, 국내 유저들은 해외 서버에 참여할 수 있는 방향을 고려하고 있다. 더불어 글로벌 버전은 실시간 배틀로얄에 있어 연결 끊어짐 등 이슈가 있을 수 있기에 인공지능과 대전하는 기능을 추가하는 게 어떨까는 생각을 하고 있다. 

 

최대 6인 유저가 동시에 대결을 펼치는 배틀로얄 모드


 

# 함께일 때 우리는 강합니다, '팀플레이'에서 찾은 <런닝맨 히어로즈>만의 강점

<런닝맨 히어로즈>에 대해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고 소개한 바 있는데, 이는 정확히 어떤 내용을 말하는 건가?

 

차대영: 내게는 아들이 둘 있는데, 나를 포함해 모두가 게임 유저다. 우리는 흔히 '가족과 함께하는 게임'을 말하면 모바일 게임보다는 콘솔 게임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게임을 기획하며 가장 강조하고자 했던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었는데, '모바일 게임이면서도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자 했다. 

 

때문에, 그래픽이 뛰어나고 순간 과금으로 승패가 갈리는 게임이 아닌, 가족이 팀을 맺고 아빠가 힐러가 되고 아이들은 딜러가 되는 등 모두가 함께 즐기고 패배했을 때 함께 아쉬워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자 했다. 게임 주요 콘텐츠가 '3인 팀'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스토리 모드의 경우 배틀로얄이나 스쿼드 모드에 비해 난이도가 높다고 생각된다. 이는 '팀플레이'에 집중했기 때문에 서로가 협력해 클리어해야 하기 때문인가?

 

차대영: 그렇다. 다만, 보스 밸런스 등 게임 난이도가 너무 높은 감이 있어 밸런스 조정을 앞두고 있긴 하다. 스토리 모드 난이도가 높은 이유는 '팀플레이'를 중요시했기 때문이며, 클리어를 위해서는 근접 딜러, 원거리 딜러, 힐러 조합으로 스토리를 진행하길 바랐다. 이는 실제로 유저들이 방법을 찾아 클리어 하고 있으며, 현재 서비스 일주일이 안 됐지만 최고 난이도도 척척 클리어하는 유저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처럼 <런닝맨 히어로즈>는 팀플레이가 중요한 게임이라는 점을 인지했으면 한다.


스토리 모드 클리어를 위해서는 팀플레이가 중요하다

근접 딜러, 원거리 딜러, 힐러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으면 클리어는 쉽지 않다


<브롤스타즈> 등 모바일 탑 뷰 액션 게임이 많다. <런닝맨 히어로즈>만의 강점은 뭐라고 생각하는가?

 

차대영: 모바일 게임 중 <브롤스타즈> 같은 탑 뷰 액션 게임은 여태까지도 많았고 앞으로도 많을 거라 생각한다. 실제로 유저들이 플레이 전 스크린샷을 보고 "이거 <브롤스타즈>랑 비슷하네?"라는 이야기를 전했다. <브롤스타즈>보다 먼저 개발을 시작하긴 했지만, 그 게임이 먼저 나왔으니...(웃음) 

 

그런데 막상 게임을 해보면 "어? 전혀 다른 게임이었네?"라고 놀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이는 게임 진행 속도 차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브롤스타즈>는 유저의 정확한 조준을 필요로 하는 게임이고 때문에 진행 속도 역시 느린 편이다. 하지만 <런닝맨 히어로즈>는 유저 난투에 초점을 맞춰 모든 요소가 빠르게 진행된다. 더불어, <런닝맨 히어로즈>의 가장 큰 장점은 애니메이션이 주던 감동을 게임으로도 전한다는 점이다.

 

박세준: 그렇다. 원작 애니메이션을 게임으로 만드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애니메이션 속 내가 좋아하는 요소가 게임에도 등장하는가?'다. 이 요소가 구현된다면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이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고, 게임을 좋아하고 플레이하던 사람이 애니메이션을 찾아볼 수도 있게 된다. 이는 비주얼 등 외형적인 부분도 해당하지만, 게임 콘텐츠 등 내적인 부분도 마찬가지다.

 

차대영: 원작을 사랑하는 사람이 게임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선과 악의 대립 구도가 구현되어 있는가?'일 거라 생각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플레이어블 캐릭터에 악당 'DV7'을 추가했다. 리우 등 런닝맨 외 악당 캐릭터 'DV7'이 등장하는데,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이들을 모두 구현하면 '경찰과 도둑'처럼 '선 VS 악' 구도가 구현될 거라 생각했다. 유저들은 플레이어블 캐릭터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DV7과 싸우기 위해 런닝맨 캐릭터들을 고르기도 하며, 오히려 반대 상황을 즐기기도 한다. 이처럼 원작을 살리고 있다는 점이 이번 작품 강점이라 생각한다. 

 



추가 콘텐츠와 업데이트에 대한 고민이 있을 것 같다. 현재 준비 중인 추가 콘텐츠를 소개하자면 어떤 내용이 있는가?

 

차대영: 게임 모드에 있어 적을 막아내는 '디펜스 모드'와 스토리 모드 중 등장하는 보스들을 물리치는 '보스 레이드'를 고려 중이다. 추가 캐릭터도 기획 중이다.

 

박세준: 추가 캐릭터는 '역대 레전드 런닝맨'이 될 것 같다. '애니메이션 런닝맨'에는 설정상 런닝맨 대회가 100회가 열렸으며 그간 대회 우승자 '레전드 런닝맨'들이 있다. 때문에 이들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캐릭터들이 추가될 것 같다.

 

차대영: 현재 15명 캐릭터가 있는데 이 외에도 많은 캐릭터가 등장할 예정이다. 더불어, 게임 장르가 '액션'인 만큼 '주캐'를 정해 플레이하기 마련인데, 이러면 다른 캐릭터들은 얻기만 할 뿐 활용되는 일이 없다. 때문에, 다른 캐릭터들을 활용할 수 있는 모드도 기획 중이다.

 


캐릭터가 다양하다보니 밸런스 조정 이슈도 있을 것 같다. 이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가?

 

차대영: <런닝맨 히어로즈> 플레이어블 캐릭터는 크게 '근접 공격', '원거리 공격'으로 타입이 나뉘고 각 캐릭터는 착용 복장에 따라 스킬과 일부 성능이 달라진다. 때문에 캐릭터 착용 복장은 물론 스킬과 밸런스 조정 등 많은 부분을 고민하고 또 조정하고 있다. 다만, 게임 플레이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부분이 아니라면 되도록 유저들이 밸런스를 찾아갈 수 있도록 할 것이며, 현재는 저마다의 플레이 스타일을 찾고 있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밸런스에 있어서는 '지스타 2018' 시연 버전에는 등장하지 않았지만, 정식 출시와 함께 등장한 신규 캐릭터 'DV7'들의 밸런스에 신경을 썼다. 새 캐릭터와 기존 캐릭터 사이 밸런스가 맞아야 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게임 내 모든 캐릭터의 스킨별 스킬과 성능 밸런스가 깨지지 않도록 주의했고 지금도 그러고 있다.

 

한 가지 덧붙이면, 현재까지 집계된 플레이 기록에 따르면 '에이전트 쿠가'와 '에이전트 리우'로 플레이하는 유저가 많고 사용자들도 추천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이 캐릭터들은 다른 캐릭터들에 비해 능력치가 월등히 좋지 않다. 밸런스에 있어 큰 차이는 없으며 단순히 이 캐릭터를 사용하는 유저들이 플레이를 잘할 뿐이라는 것을 전하고 싶다.

 

<런닝맨 히어로즈> 총 플레이어블 캐릭터는 15명. 지스타 버전에서는 런닝맨 멤버들로만 플레이 할 수 있었다

 

 

# '재밌는 것'을 찾고자는 노력, <런닝맨 히어로즈>에 답을 담다

두 사람 모두 이번 작품도 그렇지만 오랜 기간 작품을 만들어오면서 나름의 철학이 있는 듯하다. 작품을 만들면서 '이것만은 지켰으면 한다'는 철학이 있는가?

 

박세준: 재밌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 그게 내가 지키는 철학이다.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재밌는 콘텐츠'에 환호했고 그를 지금까지도 기억하고 있다. 때문에 재밌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고 이것이 대중들의 기억에 오래 남았으면 한다. 이를 위해 작가 특유의 '아티스트 감성'에 젖어 작가 본인만 좋아하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지는 않다. 모두가 좋아할 수 있고 기억에 남는 콘텐츠를 만들고자 한다. 물론 이를 지키면서 매출도 잘 나오면 좋겠다.(웃음)

 

차대영: 이 부분에 있어서는 박세준 PD와 같은 생각이다. 접하는 사람이 재밌어하는 콘텐츠를 만드는 게 우선이다. 게임 시장에는 이른바 '돈 버는 게임'을 만들고 싶으면 'RPG 게임을 만들면 된다'는 공식 아닌 공식이 있다. 하지만, 이런 공식이 있음에도 내가 액션 게임 등 다양한 게임을 만드는 이유는 유저들이 재밌어 하는 게임을 만들고 싶기 때문이다. 

 

그리고 게임은 어떻게 해야 성공한다는 공식 아닌 공식이 있다지만, 이런 '경험에서 나오는 이야기'는 게임을 만드는 데 있어 도움이 안 되고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존 철학과 메커니즘을 그대로 적용하는 건 양산형 게임에나 해당하는 이야기고, 이런 부분은 지양하고자 한다.

 

박세준: 그렇다. 기존에 성공한 답이 있다고 해서 모든 답을 이것으로 해결하면 '비즈니스'는 성립하지 않는다. 과거의 성공과 파이프라인을 답습하면 유저가 원하는 콘텐츠른 물론 '콘텐츠'라 불리는 것 자체가 나오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차대영: 그런 점에 있어 기존 아이피를 활용하는 게임은 '너무 예술적'으로 가도 안 되고 '기존에 출시된 어떤 게임을 따라 하는 게임'이 되어서도 안 된다. 제작 방향에 있어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게임'을 택한 이유도 유저들이 원하는 부분을 제대로 이해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가족과 친구 누구라도 다 같이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고, 승리를 위해 돈을 쓰지도 않으며, 피나 칼 등 잔인한 표현이 나오지 않으면서 재밌는 게임을 만들고자 했다.

 




어른이 '아이의 시선'을 생각하면서 콘텐츠를 만드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실제로도 어려움이 많은가?

 

박세준: 그렇다. '아이들도 할 수 있다, 아이의 시선을 생각하자'는 부분을 정말 많이 생각했다. '애니메이션 런닝맨'을 만들면서도 "이 정도는 괜찮겠지"하고 어른의 관점에서 아이를 생각하고 지나친 부분이 아이들에게는 공포나 충격이 되는 부분이 있다. 때문에 이런 부분을 모두 신경 쓰며 게임 제작은 물론 애니메이션에도 신경 썼다.

 

차대영: 플레이 방법을 '가상 패드'로 택한 이유도 아이들이 쉽게 플레이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오락실에 익숙한 어른들은 조이스틱 등 현물을 사용해 조작하는 방식이 익숙하지만, 아이들은 가상패드를 쉽고 능숙하게 다룬다. 이렇듯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어른이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어른이 지나칠 수 있는 아이의 시선'까지 신경 쓰고 있다.

 

 

마지막으로 유저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가?

 

차대영: <런닝맨 히어로즈>가 서비스 초반이기 때문에 아직 미숙한 점도 불편한 요소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현재 개발진은 플레이 기록과 유저 커뮤니티를 확인하고 있고 개선 작업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더불어, 과거 유저들은 게임을 플레이하고 끝났지만, 오늘날 유저들은 게임 플레이 후 게임 파악, 분석, 미래 콘텐츠 예상 등을 하는 등 이른바 '임요환 같은' 유저들이 많아졌다. 원작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유저 커뮤니티에서 다양한 콘텐츠 논의나 예상이 있고 이 중에는 채용하고 싶을 정도의 아이디어를 가진 유저 의견도 있었다. 

 

실제로 유저 커뮤니티를 확인하던 직원이 "저희 개발자료 유출된 것 같습니다"라고 할 정도로 원작 애니메이션과 게임에 대해 김게 파악하고 콘텐츠를 연구하는 유저도 있다. 작품에 대한 이해와 상상력이 풍부한 유저들이 많아지고 있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세대가 변하는 만큼 좋은 게임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박세준: <런닝맨 히어로즈>에는 원작 극장판은 물론 시즌 2 기반 콘텐츠 등도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앞으로도 게임에 많은 사랑을 보내줬으면 한다. 더불어, 현재 '애니메이션 런닝맨 시즌 2'가 방영 중이다. 게임과 함께 애니메이션에도 많은 사랑을 전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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