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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게임의 역사 : 선동가들
게임을 관리하는 이 시대 수 많은 선동가들의 발자취
현실에는 공무원이 있다.
게임에는 운영자가 있다.
게임을 하다가 문제가 생기거나 궁금증이 생겼을 경우
우리들이 가장 먼저 찾는 것은 바로 운영자다.
회사와 개발자들을 대변하고, 유저들의 동향을 분석하기도 하며
공지사항과 상담업무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유저와 회사를 연결한다.
오늘날 유저들이 바라보는 운영자는 거짓된 선동가 괴벨스일까?
아니면 까마득히 높은 커리어를 가진 청와대 대변인일까?
1. 서장 : 절대권력의 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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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 나올 사건들과 관련이 없는 사진입니다. (출처 : 어쌔신 크리드3 워싱턴 왕의 폭정)
권력은 타락한다. 절대 권력은 절대적으로 타락한다.
Power corrupts. Absolute power corrupts absolutely.
- 존 에머리히 에드워드 댈버그 액튼 백작(19세기 영국의 정치가)
1887년 4월 5일 영국의 역사학자인 로드 액튼 경은 맨들 크레이튼 주교에게 편지를 보내며 절대권력은 반드시 부패한다는 말을 남겼다. 이를 반증하듯 오늘날 수 많은 독재자들이 타락하고 부패했으며 그의 잘못된 통치로 민중은 도탄에 빠진다. 북한이나 리비아 등과 같은 현실 국가에만 적용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온라인게임의 운영자들은 절대권력을 가지고 있으며, 유저를 제재(접속제한 등)시키거나 구하기 힘든 아이템들을 생성할 수 있으며, 접근이 금지된 지역에 자유로운 출입이 가능한 등 게임 내에선 신과도 같은 권력을 누린다.
물론 이것은 게임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다.
하지만 나름의 제한과 도덕적 기준이 없다면 언제든지 악용될 소지가 있어 무척 위험한 도구가 된다.
그러나 초창기 한국 온라인게임 시장은 체계적인 시스템과 도덕적인 기준으로 운영자를 투입하기엔 여건이 따라주지 않았고, 준비되지 않은 운영자들은 많은 논란을 일으키며 게임과 유저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혀왔다.
오늘은 기록으로 남아있는 몇가지 사건사고들을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2. 라그나로크 GM 비리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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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임동아(운영자와의 대화)
라그나로크는 굉장한 성공작이었다.
한국을 비롯하여 일본, 중국, 미국 등 25개국 이상에 서비스 되며 그라비티를 대기업의 반열에 올려놓은 역사적인 게임이기도 했으며, 그만큼 많은 유저들이 즐기고 있었다. 물론 지금의 그라비티는 후속작의 부재로 어려움을 겪고있으나 좋은 게임을 개발했던 회사라는 것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사건은 2004년 중순에 발생한다.
'테러리스트'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한 유저가 '라그나게이트'라는 전문 사이트를 통해 운영자의 비리를 고발한다는 내용을 게제한다. 이 고발에 의하면 지난 2003년 라그나로크의 GM들이 자체적으로 길드를 조직하여 캐릭터를 육성했고, 이를 이용하여 공성전으로 각종 성을 차지한 후 부당이득을 챙기려했다는 것이다.
그라비티측에선 2003년에 이미 해당 GM들의 계정삭제 및 퇴사조치를 내렸다고 해명하였으나, 1년이 지나고 나서야 유저들 손에 사실이 알려지게되 운영자의 비리 + 고의적인 사건 은폐라는 크나 큰 이미지 실추를 피할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그거 아는가?
역사는 반복된다는 사실 말이다.
3. 그라나도 에스파다 노토리우스당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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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게임업계의 도덕적 해이가 어디까지 달했나 보여주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진다. 일명 '노토리우스 당 사건'
게임계의 대표적인 흑역사 중 하나로 기억될 이 사건의 전모를 본다면 아마 입을 다물지 못할 것이다.
2007년경 노토리우스라는 이름의 당(길드)이 있었는데 이들은 최고급 장비와 강력한 포션들을 사용하여 PK와 콜로니전을 벌이며 유저들을 농락해왔다. 고작 2~3명이서 30명에 달하는 유저를 막아내고 콜로니까지 강탈해가는 광경에 유저들 하나 둘씩 의심을 하기 시작했다.
이 중 소수의 유저들의 조사결과 + 언론 보도를 통해 사건의 진실이 밝혀졌는데...
1. 운영자와 개발자들이 길드를 조직함
2. 운영자 전용 아이템과 포션 등으로 무장하여 일반 유저들을 학살
3. 이 과정에서 채팅을 통해 욕설을 일삼고, 캐시 구매(현질)를 유도함
4. 이 사실을 유저들이 지속적으로 신고해왔으나 약 3개월동안 노토리우스 당 소속 GM이 매크로 답변으로 고의적 묵살/은폐
5. 유저들이 알아채고 추궁하면 하루만에 당을 해체하고 아이디를 교체하여 반복
출처 - 디스이즈게임 캡쳐자료 (현재 해당 공지는 삭제됨)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대형사고에 IMC 게임즈의 김학규 대표가 직접 나서 사과문을 작성하게 되었으나, 실망감을 느낀 유저들이 하나둘씩 떠나갔고 게시판에선 연일 비난의 목소리가 끊이질 않았다고 한다.
문제가 된 아이템들과 계정, 가문 등은 모두 삭제되고 사건에 가담한 직원들이 해고조치 되었으나, 회사의 핵심 맴버나 다름없는 개발자들까지 가담해 문제를 일으켰다는 점은 그라나도 에스파다의 앞날에 두고두고 족쇄로 남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이 사건은 대한민국 온라인 게임의 운영 시스템에도 큰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4. 던전 앤 파이터 다크서클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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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임어바웃
2007년은 게임운영에 있어 고달픈 한 해였던 것일까?
같은 해 던전 앤 파이터에서도 운영자에 의한 비리가 발생하여 논란을 일으켰다.
던전 앤 파이터에는 별도의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 유저들에게 즐거움과 정보를 제공하고 있었는데, 이 중 DJ다크서클은 '손여지의 리얼던파'의 DJ면서도 퍼스트서버(테스트서버)의 운영자를 겸하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권한을 남용하여 캐시 아이템과 게임머니를 무단 생성하였고, +15 패스트 팬이라는 게임 아이템을 임의 제작해 아이템 거래 사이트에 판매(150만원 상당)하여 이익을 챙겼다. 뿐만 아니라 거액의 상금이 걸려있는 게임 내 대회(고래밥 컵 결투 대회)에 어마어마한 아이템을 착용하고 등장하여 유저들의 의심을 샀는데 이 때부터 문제가 발생한다.
그가 착용했던 +15 하이퍼 재머라는 아이템이 바로 그것.
이 아이템은 당시 퀘스트를 통해서만 습득이 가능했고, 교환불가인데다 당시로선 옮겨줄 수 있는 아이템 혹은 장비보호권도 없었기 때문에 한번 강화에 실패하면 영원히 가질 수 없는 아이템이었다. 그러나 이 아이템을 강화 실패하여 아이템을 손실하게 되는데, 여기서 운영자 권한을 남용하여 재생성 / 강화성공을 한 모습이 포착되버린 것.
- 강화실패해서 날려먹은 아이템을
- 몇일 뒤 멀쩡히 착용하고 있는 모습이 발견됬다.
- 근데 이건 한번 실패하면 복구가 안되는 아이템.
-> ?????????????????????????????????????
사실 저 하이퍼 재머 아이템이 발견되기 전까진 한명의 평범한 운영진이었고 던파 라디오를 진행하던 인기 DJ였으나 단 한순간의 실수로 덜미가 잡히게 되었고, 권한남용에 대한 유저들의 항의에 강제 퇴사조치 된다. 이후에도 던파매거진의 무보수 명예직으로 기자활동을 하던 유저가 게임 아이템을 현금으로 팔아넘기다가 적발되는 일이 있었고 이 일련의 사건은 2012년 1월 던파라디오 중단의 원인 중 하나가 된다.
이 사건이 의미를 갖는 것을 크게 세가지가 있는데.
1.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던 운영자겸 DJ라는 점
2. 비리를 저지르는 동안 회사도, 유저도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는 것.
3. 유저와의 관계, 소통을 중요시했던 회사에서 발생 -> 이후 경직된 게임 운영의 원인이 됨
비록 앞서 언급 된 그라나도 에스파다의 사건과 비교하면 한없이 작은 일개 운영자의 소행이었고 직접적인 피해도 적었겠지만, 앞서 소개한 두 사건들과 동일선상에 놓고 본다면 단 한가지의 사실을 말해준다.
권력은 타락한다. 절대 권력은 절대적으로 타락한다.
오늘날의 '약한 운영자'들을 만들어낸 이유이자 원인이다.
- 다음 편에서 계속 -
/webzine/community/tboard/?n=217055&board=36
<참고자료>
- ‘라그나로크’, ‘GM 비리사건’에 휘청 / 게임동아
- [온라인] GE 개발자가 유저 PK 파문 증폭 / 머드포유
- 유저들 농락한 그라나도에스파다(IMC)개발진들 / 온라이프존 샤이닝신풍님
- 충격! 유저 PK하던 GE 개발자들 해고조치 / 디스이즈게임
- 기자단이 던파통신 작성하는 올바른 자세-던파와 네오플과 던파유저와 기자단의 관계 / 음침님 블로그
- 던파매거진 기자 부주의로 인한 사과문 / 던전앤파이터 공식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