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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게임의 역사 : 선동가들 - 4편 채플리스 07-26 조회 20,163 공감 8 3

 

이 글은 시리즈로 연재되고 있습니다.

프롤로그 - /webzine/community/tboard/?n=216061&board=36

1편 - /webzine/community/tboard/?n=216062&board=36

2편 - /webzine/community/tboard/?n=216351&board=36

3편/webzine/community/tboard/?n=216482&board=36

 

온라인게임의 역사 : 선동가들

게임을 관리하는 이 시대 수많은 선동가들의 발자취

 

현실에는 공무원이 있다.

게임에는 운영자가 있다.

 

게임을 하다가 문제가 생기거나 궁금증이 생겼을 경우

우리들이 가장 먼저 찾는 것은 바로 운영자다.

 

회사와 개발자들을 대변하고, 유저들의 동향을 분석하기도 하며

공지사항과 상담업무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유저와 회사를 연결한다.

오늘날 유저들이 바라보는 운영자는 거짓된 선동가 괴벨스일까? 

아니면 까마득히 높은 커리어를 가진 청와대 대변인일까?

 


 

※ 오른쪽 아래 버튼을 누르면 자막을 킬 수 있으며, 광고배너는 자막 안나올 때 [x]버튼을 눌러야 꺼집니다. (PC버전 한정)

쉬어가기 : Ashes Remain - Right Here Cinematic Music Video 【GMV】

//youtu.be/zL6DbezIH48

 

 

 1. 운영의 초심 : 어울려 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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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시장의 발전은 계속된다.

 

리즈시절을 논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만큼 계속되는 인기와 발전.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있었어도 그들의 게임 운영은 계속된다.

 


출처 - //youtu.be/mxaxhoY5TSQ

 

올해로 10년을 맞이한 2세대 온라인게임의 선구자 마비노기를 한 단어로 요약한다면 가장 먼저 나오는 것이 '판타지 라이프'이다.

 

특유의 밝은 분위기와 세계관을 바탕으로 보여준 높은 자유도는 당시 많은 유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는데, 그중 대표적인 컨텐츠가 바로 연주 시스템이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작곡하여 게임 속에서 다양한 악기(아이템)로 연주하는 지금으로서도 획기적인(?) 이 시스템은 단언컨대 마비노기 최고의 아이덴티티(identity)라 생각한다.

 

2007년 12월 마비노기의 GM들은 당시 막 업데이트 됐던 타악기 연주를 이용해 유저들에게 새로운 노래를 들려주었고, 갑작스럽게 열린 연주회로 유저들이 몰려 채널이 만 원을 이루었다. 미처 접속하지 못 했던 유저들은 게시판에 올라오는 화면으로나마 위안을 삼아야 했을 정도로 인기가 좋았던 것으로 보이며, 이후 2012년(스크린샷에 나오는 저 화면)에도 비슷한 이벤트가 진행되기도 했다.

 


※ 3분 55초쯤부터 보셔도 됩니다.

//youtu.be/KLZSdfBzHtoh

 

이렇게 운영자들의 '찾아가는 서비스'는 다른 게임에서도 나타나는데 네이비필드의 몬스터쉽 이벤트가 그것이다. 세계 2차 대전의 웅장한 군함이 우글거리는 이 게임에선 운영자 vs 유저라는 패기 넘치는 이벤트가 2년째 계속되고 있다.

 

운영자(1~3명) vs 유저(69명)가 벌이는 이 난데없는 전투를 보면 운영자가 불쌍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운영자는 그 대신에 '몬스터 쉽'이라는 이벤트용 초강력 전함으로 무장한다. 포탄 한발한발이 핵폭탄에 가까운 이 괴물급 전함을 잡고자 필사적으로 덤벼드는 유저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전투가 아니라 학살에 가깝지만 채팅방에서도 나타나듯 유저들의 반응은 유쾌하기만하다.

 

이쯤 되면 'GM이 월급 안 뺏기려고 전력을 다한다'라는 소문이 돌법하지만, 공지사항을 통해 안내된 바에 따르면 GM들끼리 추첨을 통해 출전자(?)를 선정하고 있다니 근로기준법을 믿고 마음껏 운영자를 공격해보자(?)

 

 

이러한 이벤트는 월드오브탱크에서도 북미 서버 시절부터 진행되고 있었는데, 한국에서는 "워게이밍넷 직원을 잡아라!"라는 이름으로 이벤트가 개최되어 격추시 소정의 현상금을 지급하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여기서도 어디 안가는지 "죽으면 보상만큼 월급이 까인다더라"하는 반응이 있는가 하면, 실력이 출중하여 잡기 어려웠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는데, 언론 보도에 따르면 워게이밍넷 코리아의 대표인 박찬국 이사까지 참전했었다고 한다. 

 

월드오브탱크에선 유저와 운영자가 거의 동등한 조건에서 진행되는데, 팀전이다보니 자칭 운영자 친위대(?)가 설립되어 잡는 게 무척 까다롭다고...

 

 

 2. 운영의 현재 : 스토리텔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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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game.donga.com/40526/

 

헉슬리

 

웹젠의 야심작이자 부정적인 의미로 지금의 웹젠을 만든 뼈아픈 흑역사이다. 웹젠은 온라인게임 <뮤>를 통해 성공신화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였으나, 이후 <썬>과 <헉슬리>에서 참패를 맛보았고, 파르페 스테이션, 일기당천, 위키 등을 개발하다 중단하는 등 갈팡질팡하며 내리막길을 걸어가게 된다.

 

그랬던 2008년 7월의 헉슬리에서 사뭇 재미있는 모습이 눈에 띄는데 GM들마다 고유의 컨셉과 이름을 부여했다는 것이다. 전형적인 '운영계의 여신'을 지향하는 GM 간호장교, '카리스마 운영'을 표방하는 GM 말년병장, 사진엔 나오지 않았지만 맥가이버처럼 모든 기술적 문제를 해결해준다는 '하드웨어 담당' GM 보일러병.

 

지금으로썬 약간 오글거리는 느낌이 있지만 당시 유저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노라 언론에서는 그렇게 기록하고 있었다.

 

갑자기 왜 헉슬리를 사례로 들었냐면 헉슬리가 GM마다 고유의 컨셉을 부여했던 것처럼, 현대 게임운영에서 GM들이 각자의 이미지를 갖고 유저 앞에 나서는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실패한 게임이었지만 이후에도 GM 모두가 각자의 이름(닉네임)을 갖는 것은 당연한 문화로서 계속 이어졌고,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운영 컨셉 자체에 개성을 부여하는' 사례까지 생겨나고 있다.

 

 

출처 - //www.inven.co.kr/webzine/news/?news=41812

 

특히 프로야구 매니저가 그렇다.

 

항상 상업적인 멘트를 날리면서 친절코자 노력한다는 기존의 GM 이미지를 박살내버리는 고차원적 게임 운영.

"여자친구 있는 게 죄입니까??"라는 어느 유저의 하소연이 메아리치는 '그냥 주말 이벤트'는 이것이 정말 공지사항이고 크리스마스 이벤트가 맞는지 당혹스럽게 만들기도 한다. [# 바로가기 링크]

 

인터뷰가 끝나기 전 유저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뭍는 기자에게 "결혼할 때 유저분들이 축하 화환을 보내주셨으면 좋겠다"라는 솔로 운영자의 패기만큼이나 이벤트 또한 남다른 것이 프로야구 매니저의 개성이다. (현재는 결혼하셨다는 듯)

 

 

그렇게 개성 넘친 운영을 펼치던 프로야구 매니저가 온라인게임 역사에 길이 남을 사고를 치고만 것이 바로 논스톱 라이브 쇼. 일명 '서유리 카드깡 생방송' 때의 일이다. 당시 홍보모델로 계약했던 서유리 씨와 함께 GM이 온라인 방송을 열고, 그녀가 선택한 카드에 비례해 특정 아이템을 주는 이벤트를 계획하고 대대적으로 홍보한다.

 

한마디로 운에 모든 것을 맡겨버린 밑도 끝도 없던 이벤트인 것.

 

뽑기 아이템(일명 가챠)[# 사전적 설명 보기]을 사용해본 유저라면 익히 공감하겠지만, 확률에 의해 좋은 선수(아이템)가 나올 가능성은 희박했고 때문에 유저들에게 돌아가는 보상도 적을 것이라는 게 모두의 예상이었다. 그래서 유저들도 기대를 안 했다.

 

하지만 그녀의 손에서 뽑힌 선수는 이승엽(라이선스 문제로 '이영웅'이라 나옴) 선수를 비롯해 게임 내에서 이름난 클래식 카드, MVP 카드 선수들이었고, 이 여파로 인벤(게임웹진) 측 진행자가 협상 조건으로 걸었었던 '네이버 실시간 검색순위' 1위까지 달성되어 유저들에게 돌아갈 이벤트 상품은 안드로메다 그 자체가 되어버렸다.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이벤트인지라 없던 걸로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고, 굳어지는 운영자(사진 왼쪽에서 2번째)의 표정과 함께 서유리 씨는 유저들 사이에서 여신으로 군림하며 이름을 날리게 되었다.

 

▲ 그리고 전설이 되어버린 카톡.

 

지나친 이벤트 상품은 인플레이션을 일으켜 게임 내 밸런스를 붕괴시켜버릴 수도 있고, 저런 카톡이 진담으로 들릴 만큼 그 여파는 상당할 수 있었다. 때문에 해당 이벤트를 주관한 GM이 시말서를 쓴다는 것도 전혀 이상할게 없는 상황. (막말로 모든 유저가 만랩 무기급 재화를 얻는다면 게임이 어떻게 될지 상상해보자. 인플레이션은 그 정도로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하지만 공지사항을 통해 저 카톡 내용을 공개하는가 하면 "3대 포털 1위면 승진을 시켜주어야 한다"라고 스스로 자화자찬하는 걸 보면 잘 넘어간 듯 (...) [# 카드깡 하이라이트 공지]

 

- 반전 있는 유머러스한 게임 운영

- GM의 비극을 통해 유저들이 느낀 카타르시스

 


출처 - 플레이포럼

 

온라인게임의 운영에도 스토리텔링이라는 개념이 생겨나는 역사적인 순간이었고, '게임회사 직원의 비극'은 이후 [대도서관 vs 넥슨 손 과장]에서도 동일하게 재현되어 1000만 원 상당의 넥슨 캐시가 유저들에게 풀리는 등 '역사는 반복된다'라는 격언이 여지없이 적용되고 있다. [# 바로가기 링크]

 

여담이지만 실시간 검색어 1위라는 것은 회사 입장에서도 큰 이익이었는지 2탄이 나오게 되는데, 이 때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어 "GM이 사표 쓰는 게 아니냐" 했던 거 보면 나름 염두에 두고 진행했던 게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 [# 네이버 트렌드 그래프를 통해 본 프야매]

 

 

- 다음편에서 계속 -

 

/webzine/community/tboard/?n=217164&board=36

 

<참고자료>

 - 마비노기, 운영자의 깜짝 연주회 화제 / 디스이즈게임

- 김창근 “웹젠의 성공-실패 경험은 소중하다” / 디스이즈게임

- [인터뷰] 동네 바보형이 되고 싶습니다! 프야매 GM 매표소 인터뷰 / 인벤

- 개성 넘치는 GM 덕분에 게임 속 분위기 '후끈후끈' / 게임동아

- [게임 대백과] 2세대 온라인게임의 선구자 마비노기 / 네이버캐스트

- 프로야구 매니저/운영 및 각종 사건들 / 리그베다 위키

- 프로야구매니저, 서유리와 함께하는 논스톱 라이브 쇼 실시 / 인벤

- [인터뷰] 어서와, 운영자는 처음이지? '운영자를 잡아라' 주인공들을 만나다 / 인벤 

- BJ 대도서관에게 천만원 털린 넥슨 / 플레이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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