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챠를 옹호하는 글들에 일반적으로 나오는 아주 어이없는 논리가 마음에 안들어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아래는 "[썰] 어쩌다가, 모바일게임 확률형 아이템은 이 지경이 됐을까?"에서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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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무조건 탐욕으로만 몰면 곤란해. 회사마다, 개인마다 사정이 다 다를 테니까. 걔 중엔 매출만 외친 사장도 있었을 거고, 실적과 보상을 기대한 개발자도 없진 않았겠지. 대개는 먹고 살기 위해 그랬을 거야. 차기작 만들 여력을 마련하기 위해서 그런 회사는 그래도 나아. 빚 갚으려고, 폐업 막으려고, 밀린 월급을 주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에 내몰린 회사들에 비하면.
실제 이런 회사들이 많았지. 한 해 약 4,000명씩 게임 관련 학과 졸업생들이 쏟아졌어. 메이저 온라인게임 회사 중에 구조조정 안 한 곳 드물었고. 신규 인력 채용하는 회사는 많지 않았지. 회사들과 개인들 사정이 어떻겠어. 요즘 극단적인 다툼과 감정싸움이 많던데, 인신공격은 좀 자제하면 좋겠어. 앞뒤 사정 안 보고 한통속으로 개발자 일반을 저주하는 거나, 소비자를 면전에서 비난하는 것은 감정만 소비할 뿐 이런 문제의 이해나 개선에 오히려 마이너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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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을 최저임금에 빗대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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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을 안주는 회사를 무조건 사장의 탐욕으로 몰면 안됩니다. 개인마다 사정이 다 다를테니까요. 걔 중엔 매출만 외친 사장도 있었을 거고, 실적과 인센티브를 기대한 직원도 없진 않았겠죠. 대개는 먹고 살기 위해 그랬을 겁니다. 차기작 만들 여력을 마련하기 위해서 그런 회사는 그래도 낫습니다. 빚 갚으려고, 폐업 막으려고, 밀린 월급을 주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최저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회사에 비하면요.
실제 이런 회사들이 많습니다. 청년 실업이 50만에 달하니까요. 메이저 회사 중 구조조정 안 한 곳 드물고. 신규 인력 채용하는 회사는 많지 않습니다. 회사들과 개인들 사정이 어떻겠습니까. 요즘 극단적인 다툼과 감정싸움이 많던데, 인신공격은 좀 자제하면 좋겠습니다. 앞뒤 사정 안 보고 한통속으로 영업직, 사업장 일반을 저주하는 거나, 소비자를 면전에서 비난하는 것은 감정만 소비할 뿐 이런 문제의 이해나 개선에 오히려 마이너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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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뿐만 아니라 이런 논리를 펼치시면 아동노동착취, 마약판매, 중고교 학교폭력범들 등 모두를 옹호할 수 있습니다. 단어 몇개만 바꾸면요. 삼성전자가 얼마나 힘든데 국내에서 호갱짓 좀 할 수도 있죠. 먹고 살기 힘드니까 사기 좀 칠 수 있죠. 애들 월급은 줘야겠고, 능력은 없으니까 횡령 좀 할 수 있죠.
핵심은 그건 당신들 사정이라는 겁니다. 국회의원이 입법활동하는 데 돈이 부족해서 뇌물 좀 받았습니다! 인간적으로 양해 좀 해주십시오. 무조건 비난만 하지 마십시오. 이러면 국민이 "아, 인간적으로 저 사람은 힘들었으니까 뇌물 좀 받아도 된다"라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까요?
"교수님, 제 탓만 하지마시고 좀 들어보십시오. 여자친구와 관계가 위태롭고 다른 수업 강의도 많고, 술집에 돈을 많이 낭비해서 아르바이트도 해야했습니다. 저는 과제를 배낄 수 밖에 없는 환경에 있었습니다."
"소비자님, 제 탓만 하지마시고 좀 들어보십시오. 회사 재정은 악화되고 새로 만든 게임에서 돈도 안벌리고 사실 저희가 게임을 잘 만들지도 못하고 새로운 BM발굴할 능력도, 의지도 없었습니다. 저희는 사기 가챠를 판매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뭐가 다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