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생각나서 좀 적어 봅니다.
처음 우리나라에서 부분 유료화 수익모델을 만들어 낸게 우리나라 사람들이 게임을 잘 안사기 때문이었는데.
그런 우리나라사람들이 정의하는 '게임' 이라는게 보통은 화투나 포커처럼 '쓸 데 없이 돈날리는 짓'이니까. 그래서 우리나라 온라인 게임회사들이 다 유저들이 계속 돈지르게 만드는 게임을 만드는 데 줄을 선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물론 게임을 그냥 컨텐츠로서 좋아하는 사람들은 사행성에만 반응하지는 않습니다만, 그렇지 않은 우리들 주변의 흔한 사람들은 다 사행성 컨텐츠가 가져다주는 짜릿함에만 반응을 하니까. 그런 사람들까지도 상대로 해야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게임회사들은 자연히 그들의 수요를 인지하고 그에 걸맞는 게임을 개발하는게 시장의 순리겠지요.
이렇게 본다면, 확실히 지금 우리나라의 게임회사들은 억울할법도 합니다. 게임을 백날 만들어봐야 (말그대로) 더럽게 안 사주면서, 불법복제및 유포자들한테 법적으로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면 욕을 먹는 사회 속에서 회사를 살리기 위해 소비자들의 수요에 맞게끔 게임을 제작해 온 것인데,
그게 사회의 병폐를 만들어 낸다고 욕을 먹고 자율규제를 강요당하는 현 상황은 좀 많이 어이가 없을 것 같아요. 그들은 게임의 컨텐츠를 정당한 경로로 구매하지 않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게임을 단지 그대로 만들어 준 것일 뿐인데 말이죠.
우리나라 게임회사에서 찍어낸 과금유도로 떡칠한 게임들을 두둔할 생각은 없지만, 요즘 문제시 되고 있는 '확률형 아이템'을 둘러싼 논쟁에서 분명히 언급되어야 할 것은
"왜? 유독 우리나라에서 게임은 컨텐츠 자체만으론 수익을 만들어 낼 수 없는가?"에 대한 문제제기일 겁니다.
즉, "왜 한국사람들은 게임 타이틀을 구매하는 데에는 돈을 쓰지 않는가?" 에 대한 문제제기 입니다.
게임을 그냥 '도박같은 것'으로 치부하는 사회속에서 성장을 해온 게임회사라면 당연히, '정말로 도박같은 게임'을 만들어낼 수 밖에 없겠죠. '사회가 받아들일 수 있는 게임'이란 도박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게임일 테니까요.
이런 말을 꺼낸 저 역시 불법복제를 안 해본 건 아닙니다. 안해봤다면 거짓말이죠.
우리나라에서 불법복제를 완전히 0%로 만든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 하기도 하고, 그 자체가 위험한 생각일 수도 있습니다.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서 어떤 괴상한 통제방법이 등장할지 알 수 없으니까요.
하지만, 게임의 컨텐츠에 매겨진 가격에 걸맞는 돈을 정당하게 지불하는 행위는 분명히 다시 생겨나야 한다고 봅니다. 게임이 벌어들이는 전체 수익중에서, '게임의 컨텐츠 자체로 벌어들인 수익'이 차지하는 영역이 다시 생겨나야하고 그것이 점점 더 커져야 한다는 겁니다.
최근 모바일 게임의 시장성이 주목받으면서 부분 유료화 수익모델을 적용한 게임을 제작하는 것이 세계적인 트렌드가 되어버렸지만, 트렌드를 따라가고 있는 다른 나라들은 대개 다 패키지 게임 시장이 여전히 건재한 나라들입니다. 적어도 게임이라는 문화컨텐츠 자체를 법적으로 왕따시키는 일이 벌어지진 않는 나라들이죠.
그런데 그것이 우리나라에서 가능한 것은 우리나라에는 패키지 게임시장이 아예 없다는 것에서부터 기인한다고 봅니다. 패키지 시장이 없는 상태에서 어떻게, 게임의 가치를 게임으로 증명할 수 있겠습니까. 게임이라는 문화에는 아무 관심없는 사람들한테서 돈을 받아내기 위해 그들의 구미에 맞는 사행성 컨텐츠를 마구잡이로 집어넣어야 하는 시장 안에서 말이죠.
제 멋대로 적었습니다만 뭔가 지적할만한 것이 있다면 적어주시고 얘기를 나눠 봤으면 좋겠습니다.
※ 운영자 주 : 글자 크기 및 간격 조정 등의 약간 편집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