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우스를 만난 아이온~
10월 23일 오픈베타 이후 6만을 웃도는 동시접속자 수를 자랑하며 이용자 100만 돌파 기념 이벤트를 진행중인 프리우스가 바로 오늘 11월11일, 에이스 4장(?)을 손에 쥐고 공개서비스에 돌입한 ‘아이온’이라는 차디찬 겨울 태풍을 만나게 되었다.
이미 수개월전부터 심상치 않았던 이 둘의 만남, 그리고 드디어 찾아온 격돌의 순간을 짚고 넘어가보자~
[먼저 맞은 매 효과 있나?]
하반기 최고 기대작 순위를 다투던 둘 중 게이머들과 먼저 안면을 튼 프리우스는 수작이라 해도 큰 부족함이 없는 완성도를 보여줬음에도 시작부터 ‘엄친아’ 대우를 받는 아이온 덕에 속앓이를 해야 했다.
오픈베타 일정을 밝히기 전엔 아이온보다 현저히 낮은 인지도 때문에 동분서주(발표회, 광고, 테스트 이벤트) 했고, 오픈 이후엔 홈페이지 게시판은 물론 보도자료, 관련기사 등 프리우스 얘기가 있는 곳 어디서든 아이온이란 존재는 등장했고 많은 게이머들로부터 비교를 당하며 일부에선 비아냥스런 비판마저 받아야 했다.
그렇게 아이온은 프리우스에게 경쟁자인 동시에 넘어서기 힘든 산 같은 존재로 인식되어갔다.
제작규모부터 경험까지 한 수 아래인 프리우스로선 버거운 상대임에 틀림없었으나 공격적인 홍보와 감성RPG라는 간판과 더불어 알찬 스토리, 아니마, 가이거즈 등 다양한 장점을 부각시켰고, 어느새 아이온과 동급, 하반기 최고의 맞대결로 불릴 만큼 화제를 몰고 다니며 오픈 초반 할만한 MMORPG를 찾던 게이머들을 단숨에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동시접속자 7만, 8만 돌파의 기쁨도 잠시~ 서버 접속 불만, 직업간 밸런스, 23레벨을 기점으로 지루해지는 게임성, 감성RPG라고는 하나 크게 달라지지 않은 전투 중심형 성장 콘텐트 등으로 인해 불만과 비판 수위는 높아져갔고, 이 와중에 아이온 측에선 사전서버선택, 다양한 참여 이벤트를 벌이며 점점 압박해 들어왔다.
여기에 지난 5일에는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인문협)와 CJ인터넷(넷마블)측의 협력 내용과 함께 인문협이 회원PC방 업주들에게 보낸 아이온 불매운동 내용이 포함된 공문이 공개되면서 양 게임을 개발 서비스하는 회사간 암투(?)가 게이머들 인상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관련기사: /board/view.php?id=195999&category=102&subcategory= )
이 일로 프리우스는 그간 주가를 올렸던 PC방 열기만큼이나 악재로 작용, 경쟁사와 게이머들에게 따가운 눈총을 받았고 아이온은 뜻밖에도 인문협 덕분에 정정당당히 게임으로 승부한다는 인상을 비춰 여론상으론 벌써 한판승을 거둔 효과를 얻게 되었다.
그러나~ 아이온 오픈을 앞두고 프리우스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연이은 업데이트 패치를 통해 문제점으로 지적되던 약점을 보완해가며 이용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벌이며 안정된 서비스로 이어나가겠단 굳센 의지를 보여주었다.
11일인 오늘까지만 보면 이런 프리우스의 노력은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으며, 아이온과 겹치지 않는 게이머 층을 어떻게 공략하는지에 따라 향후 성패 여부가 갈릴 전망이다.
[11월11일, 에이스 4장을 들고 시작하는 아이온]
아이온의 기본 정보는 디스이즈게임과 같은 게임정보 사이트를 한번이라도 찾은 게이머라면 누구나 줄줄 외울 정도로 널리 알려진 상태다.
리니지2 이후 국내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엔씨소프트의 주력 게임으로 발돋움할 기대주이자 MMORPG계의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인기에 맞설 토종 게임으로 주목 받은 아이온! (그러므로 게임소개는 건너뛰어도 되겠지. 응?)
아이온이 들고 있는 카드의 면면은 이렇다.
첫째, 당장이라도 상용화가 가능할 정도의 완성도.
프리우스의 완성도도 평균 이상이지만, 아이온의 경우 그 수준을 넘어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랜 기간에 걸친 개발과 내외부 테스트를 통해 검증되었고 참여한 전문가, 게이머들로부터도 호평을 받으며 엔씨답게(?) 오픈베타 기간은 2주 정도, 한 달을 넘지 않겠다 라고 공언할 정도다. 내용이 탄탄한지 아닌지는 직접 확인해봐야겠지만 말이다.
둘째, 동급 최강의 그래픽,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디자인~
캐릭터 잘 뽑아내기로는 소문난 엔씨소프트답게 크라이엔진을 바탕으로 남녀노소 모든 이들의 눈을 만족시킬만한 수려한 디자인과 질 높은 그래픽을 자랑하고 있다. 그것도 예전과 같이 단순하게 캐릭터만 예쁘고 멋진 게 아닌 천족 마족의 느낌을 개성 있게 살려 디자인된 캐릭터와 눈요기하기 좋은 배경을 보여준다.
(그러나 고사양이고~ 내 컴으로는 중간 이하로 돌릴 뿐이고 ㅡㅡ;)
셋째, 지금껏 이런 철저한 준비는 없었다?
98년 온라인게임을 처음 접한 이후 수많은 오픈베타를 경험해봤지만 이만큼 준비가 철저하다 느낀 경우는 떠오르질 않는다. 한 줄로 표현하자면 대단히 전략적이며 친근하고 완벽하다~ 할 수 있을 정도다.
오픈베타의 혼잡에서 오는 부작용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사전서버선택 이벤트, 캐릭터 생성 제한 같은 정책을 준비하여 진행하였고,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용자 층을 분석하여 운영 서비스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홈페이지에서는 비공개테스트 때부터 착실히 다져온 팬층을 기반으로 활발한 커뮤니티 참여를 이끌어냈고, 엔씨소프트가 맞나 싶을 정도로-리니지2 서비스를 능가하는- 이용자 친화적인 모습들을 보이며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오픈 전임에도 불구하고 게임내 길드인 ‘레기온’을 위한 대형 길드를 유치하는데도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오픈 초반부터 서버 내 세력 활동을 활발하게 하여 리니지 형제에서부터 이어온 충성도 높은 끈끈한 조직형 커뮤니티 활성화 전략일 것이다.
(길드워 때도 이랬었더라면...... 하는 개인적인 아쉬움이 남지만 논외로 친다.)
넷째,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인지도! 대중성이다.
아이온은 현재 얘기된 장점들을 바탕으로 여러 인기 게임들을 위협할 정도의 높은 인지도를 자랑한다. 무늬만 대작이 아닌 질적 양적 그리고 대중성마저 공룡 게임의 면모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너도나도 얘기하는 위기감은 이런 인지도에서 비롯된 것이라 해도 되지 않을까?
오픈 첫날을 맞이한 '아이온'은 과연 프리우스보다 나은 초기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 밀려드는 접속시도를 버티며 안정적인 서버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까?
둘이 만나기 전 먼저 뭇매를 맞은 프리우스, 아이온이라고 게이머들의 무차별 공세를 피할 순 없을 것이다.
[둘의 만남이 나을 결과는?]
참말로 거시기한 이 둘의 만남이 우리에게 무엇을 남길까?
우리 온라인게임 시장을 주도해온 MMORPG의 침체기를 보며 많은 이들이 실망하였고, 게임에 대한 재미마저 잃어갔다. 빅3에 이은 여러 게임들의 실패를 보며 잘 만든 와우를 부러워해야 했다.
2008년 <프리스톤테일2>까지만 해도 올 한 해도 별 볼일 없이 끝나나 싶었지만 <고스트X>를 만나고 <마비노기영웅전>, <블레이드앤소울> 등의 개발중인 기대작들 소식을 접하며 재미난 게임을 만날 수 있단 희망을 품었고~ 가을을 지나선 프리우스를 만나 칭찬하며 즐길 수 있었다. 겨울을 앞두곤 아이온까지!
이용자 층이 겹친다고는 하나 각자의 길에 충실하고, 언제나 남아있는 게이머들이 존재하는 한 두 게임 모두 성공하는 가능성도 아주 없진 않을 것이다.
굳이 성패의 분기점을 찾자면 부분 초기화, 단체 해킹과 같은 큰 사고가 어디에 발생하느냐가 될 테고, 두 게임의 상용화 방식에 따른 이용자 층이 갈리는 데서 찾을 수 있다.
프리우스의 경우 이미 부분유료화 방식을 선언, 기본 플레이는 무료로 제공하여 무료를 선호하는 이용자들을 안고 갈 것이며, 아이온의 경우 얼마전 있었던 리니지2 요금제개편과 정액제를 생각하고 있다는 발언 등을 볼 때 표준정액제를 기본으로 한 추가 요금제로 서비스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무료 서비스가 접근성 면에서나 그 서비스 수로나 대세인 것은 확실하나 아이온의 경우 주 이용 층이 정액 지불 능력이 충분한 20~30대인 것을 감안하면 정액제라고 해서 선뜻 실패를 단언하기 힘들다.
물론 정액제이건 부분유료이건 결국 게임성이 승부를 가르는 것이지만~ 응?
둘의 만남 뒤 더 풍성해질 이야기는 2주 후에 뵙겠습니다. 흐 흐 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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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 프리우스는 오픈베타 이후 들어난 단점을 포함하여 얘기하고 아이온은 기대심리 상태에서 장점만 뽑아놓으니 알바처럼 느껴질지도 모르겠으나 우선 아이온은 시작 전 상태를 말하는 것이고, 또 객관적으로 봤을 때 많은 이들이 인정하고 있는 부분을 말하는 것이니 혹시라도 불편하게 보는 분들이 있다면 양해를 구하고 싶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