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게임은 한 동인지 뒤쪽의 부록 페이지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 게임의 제작 논의가 처음 있었던 곳은 4chan(미국의 DC인사이드 정도 되는 거대 사이트)입니다.
이 게임의 제목에서, 'Katawa'는 사실 일본어의 비속어이자 금지어입니다.
이 게임은 신체적 장애를 가진 히로인 다섯 명이 등장하는 미연시입니다.
이 게임은 성인용이며, 소위 'H씬'이 등장합니다.
이 게임의 제작 논의가 처음 있었던 곳은 4chan(미국의 DC인사이드 정도 되는 거대 사이트)입니다.
이 게임의 제목에서, 'Katawa'는 사실 일본어의 비속어이자 금지어입니다.
이 게임은 신체적 장애를 가진 히로인 다섯 명이 등장하는 미연시입니다.
이 게임은 성인용이며, 소위 'H씬'이 등장합니다.

12년 동안의 이야기
첫 컨셉아트로부터 12년, 개발기간 5년. 전세계에서 모인 스물한 명의 제작자가 그림 한 장으로부터 만들어내, 돈 한 푼 받지 않고 배포한 게임. 이것만으로도 <장애소녀>는 충분히 화제가 될 만 합니다.
게다가 이 게임은 서양에서 만들어졌습니다. 미연시(내지는 비쥬얼노벨, 에로게) 장르가 일본의 전유물처럼 여겨진다는 것을 생각하면 제작자들이 미국/호주/핀란드 등 서양권 국가 출신이라는 것은 꽤나 독특한 점입니다. 영어로 번역된 미연시는 많지만 처음부터 영어로 쓰인 미연시라면? 분명 한 번쯤 눈길이 가게 마련이죠.
하지만 이 게임이 정작 화제가 된 것은 이러한 사실들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다섯 명의 히로인이 전부 신체적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어찌보면 파격적인 설정 덕택에, <장애소녀>와 관련된 글에는 툭하면 감정이 개입되고 싸움이 벌어지게 마련이었습니다. 장애인의 성을 상품화한다?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을 넘었다? 페티쉬즘의 끝에 달한 더러운 게임? 하지만 이 모든 논쟁은 게임이 실제로 릴리즈되기도 전에 벌어졌으니, 사실 공허한 외침이나 다름없었지요. 하지만 이제 그 공허한 외침도 끝입니다. 몇 년을 기다려온 팬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과 일각에서 보내는 비난의 눈초리, 그리고 좀 더 많은 우려의 시선 속에 마침내 <장애소녀>가 릴리즈되었으니까요. 원래 계획된 시기보다 한참 늦은 2012년 1월 4일의 일입니다.
고백하자면 저도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기다려오던 수많은 팬들 중 하나입니다. 그뿐이 아니라 개발팀 블로그에 자주 방문하고, 이미지 게시판과 포럼을 매일 눈팅하기도 했고요. 그래서 정식 릴리즈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달려가, 공식 사이트 홈페이지가 폭파된 것을 보고 새삼 인기를 실감하고, 안 쓰던 토렌트를 돌린 끝에 바로 받아 설치해서 플레이에 돌입했습니다....그리고 아직까지 후유증을 앓고 있습니다. <장애소녀>는 분명 기대 이상,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게다가 이 게임은 서양에서 만들어졌습니다. 미연시(내지는 비쥬얼노벨, 에로게) 장르가 일본의 전유물처럼 여겨진다는 것을 생각하면 제작자들이 미국/호주/핀란드 등 서양권 국가 출신이라는 것은 꽤나 독특한 점입니다. 영어로 번역된 미연시는 많지만 처음부터 영어로 쓰인 미연시라면? 분명 한 번쯤 눈길이 가게 마련이죠.
하지만 이 게임이 정작 화제가 된 것은 이러한 사실들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다섯 명의 히로인이 전부 신체적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어찌보면 파격적인 설정 덕택에, <장애소녀>와 관련된 글에는 툭하면 감정이 개입되고 싸움이 벌어지게 마련이었습니다. 장애인의 성을 상품화한다?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을 넘었다? 페티쉬즘의 끝에 달한 더러운 게임? 하지만 이 모든 논쟁은 게임이 실제로 릴리즈되기도 전에 벌어졌으니, 사실 공허한 외침이나 다름없었지요. 하지만 이제 그 공허한 외침도 끝입니다. 몇 년을 기다려온 팬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과 일각에서 보내는 비난의 눈초리, 그리고 좀 더 많은 우려의 시선 속에 마침내 <장애소녀>가 릴리즈되었으니까요. 원래 계획된 시기보다 한참 늦은 2012년 1월 4일의 일입니다.
고백하자면 저도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기다려오던 수많은 팬들 중 하나입니다. 그뿐이 아니라 개발팀 블로그에 자주 방문하고, 이미지 게시판과 포럼을 매일 눈팅하기도 했고요. 그래서 정식 릴리즈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달려가, 공식 사이트 홈페이지가 폭파된 것을 보고 새삼 인기를 실감하고, 안 쓰던 토렌트를 돌린 끝에 바로 받아 설치해서 플레이에 돌입했습니다....그리고 아직까지 후유증을 앓고 있습니다. <장애소녀>는 분명 기대 이상,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Haters gonna hate, but…
본격적인 리뷰에 앞서, 이 게임에 대한 오해들을 몇 가지 짚어볼까 합니다. 온갖 비난에 맞설 때 사람들은 흔히 "Haters gonna hate(싫어할 사람은 싫어하라지)"라고들 하지만, 그래도 불필요한 비난을 받을 이유는 없겠지요. 그래서 몇 가지 흔한 오해들을 뽑아보았습니다.
1. 흔한_열도의_미연시.jpg : 이 게임은 서양에서 만들어졌으며, 오스트레일리아는 확실히 열도가 아닙니다.
2. 이거 제목이 비속어라면서요? : '카타와(かたわ)'는 비속어이자 금지어가 맞습니다....만, 이 제목은 일본에서 지었죠. 이 게임의 모티브가 된 한 장의 그림은 원래 2000년에 코믹마켓에 배포된 RAITA의 동인지'Schuppen harnische'의 부록에 실려 있던 것입니다. 제작자들은 이 제목을 그대로 따랐고, 개발이 어느정도 진척된 상황에서 이 제목이 비속어라는 것을 알았지만 "이름이 이만큼 알려졌는데 지금 제목을 바꿔봐야 어차피 '전에 Katawa shoujo라고 불렸던 게임'이라고 불리겠지"라는 판단에 따라서 그냥 원래 제목을 밀고나가기로 했습니다. 비속어 사용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사과도 했고요.
3. 4chan 걔네들 막장 아님? : 위의 그림이 4chan에 올라온 것이 <장애소녀> 게임 기획의 시발점이 된 것은 맞습니다만, 개발팀 Four Leaf Studio는 한참 전에 4chan에서 완전히 독립했습니다. 현재 개발자들 중에는 4chan 거주민이 아닌 사람도 많습니다.
4. 결국 장애인 모독하는 거 아냐? : 네, 이게 지금부터 할 얘기의 핵심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장애인 문제에 대해서 이렇게까지 훌륭한 접근을 한 작품은 지금까지 본 적이 없습니다.
1. 흔한_열도의_미연시.jpg : 이 게임은 서양에서 만들어졌으며, 오스트레일리아는 확실히 열도가 아닙니다.
2. 이거 제목이 비속어라면서요? : '카타와(かたわ)'는 비속어이자 금지어가 맞습니다....만, 이 제목은 일본에서 지었죠. 이 게임의 모티브가 된 한 장의 그림은 원래 2000년에 코믹마켓에 배포된 RAITA의 동인지'Schuppen harnische'의 부록에 실려 있던 것입니다. 제작자들은 이 제목을 그대로 따랐고, 개발이 어느정도 진척된 상황에서 이 제목이 비속어라는 것을 알았지만 "이름이 이만큼 알려졌는데 지금 제목을 바꿔봐야 어차피 '전에 Katawa shoujo라고 불렸던 게임'이라고 불리겠지"라는 판단에 따라서 그냥 원래 제목을 밀고나가기로 했습니다. 비속어 사용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사과도 했고요.
3. 4chan 걔네들 막장 아님? : 위의 그림이 4chan에 올라온 것이 <장애소녀> 게임 기획의 시발점이 된 것은 맞습니다만, 개발팀 Four Leaf Studio는 한참 전에 4chan에서 완전히 독립했습니다. 현재 개발자들 중에는 4chan 거주민이 아닌 사람도 많습니다.
4. 결국 장애인 모독하는 거 아냐? : 네, 이게 지금부터 할 얘기의 핵심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장애인 문제에 대해서 이렇게까지 훌륭한 접근을 한 작품은 지금까지 본 적이 없습니다.
'사회적 약자'라는 틀을 넘어서
<장애소녀>의 주인공, 나카이 히사오는 축구를 좋아하는 평범한 고등학생입니다-눈 오는 날, 좋아하던 여자아이에게 고백받은 순간 심장마비로 쓰러지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갑자기 찾아온 부정맥 증상은 히사오의 인생을 크게 바꿔놓았고, 지속적인 관리를 위해 우리의 주인공은 신체장애가 있는 학생들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야마쿠 고등학교'로 전학을 가게 됩니다. 그곳에서 히사오는 다섯 명(+공략불가 캐릭터 하나)의 여학생들을 만나고, 친구가 되고, 선택에 따라서는 사랑도 하게 됩니다....

네, 좋습니다. 어차피 중요한 건 히로인들이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거죠. 양 다리를 잃은 이바라자키 에미, 반신에 화상을 입은 이케자와 하나코, 눈이 보이지 않는 사토 릴리, 태어날 때부터 양 팔이 없었던 테즈카 린, 말을 못 하고 들리지도 않는 하카미치 시즈네. 어떤 스토리를 상상하시나요? 장애를 페티쉬 소재로 삼은 논란거리 가득한 에로게? 아니면 주인공의 활약을 통해 히로인들이 장애를 극복해나가는 이야기?
제가 상상했던 건 저 둘이었고, 둘 다 틀렸습니다. 장애인이 나오는 미연시에서 저 둘 말고 어떤 스토리가 나올 수 있냐고요? 그런데 나왔고, 그것도 아주 훌륭하게 나왔습니다. 그것이 <장애소녀>가 훌륭한 게임인 이유입니다.
지금까지 장애를 다룬 매체들을 생각해봅시다. 가장 최근 작품으로는 청각장애 학생 성폭행 사건을 다룬 <도가니>가 있고, 거슬러올라가면 <말아톤>이나 <맨발의 기봉이>같은 작품이 있군요. 해외로 나가면 <아이 엠 샘>이나 <레인맨> 같은 좋은 영화들이 있습니다.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에게 가해지는 폭력을 고발하거나, 사회적 약자임에도 불구하고 장애를 극복해 성과를 얻은 인물들의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보여주는 작품들이죠.
고작 동인 에로게와 이런 작품들을 비교하는 게 웃기다는 건 저도 알지만, 적어도 제 솔직한 감상으로는 동인 에로게의 접근방식이 더 나았습니다. 아니, '더 성숙하다'는 게 적절한 표현일지도 모르겠네요. 왜냐하면 <장애소녀>에서 히로인들은 결코 사회적 약자가 아니니까요.
제가 상상했던 건 저 둘이었고, 둘 다 틀렸습니다. 장애인이 나오는 미연시에서 저 둘 말고 어떤 스토리가 나올 수 있냐고요? 그런데 나왔고, 그것도 아주 훌륭하게 나왔습니다. 그것이 <장애소녀>가 훌륭한 게임인 이유입니다.
지금까지 장애를 다룬 매체들을 생각해봅시다. 가장 최근 작품으로는 청각장애 학생 성폭행 사건을 다룬 <도가니>가 있고, 거슬러올라가면 <말아톤>이나 <맨발의 기봉이>같은 작품이 있군요. 해외로 나가면 <아이 엠 샘>이나 <레인맨> 같은 좋은 영화들이 있습니다.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에게 가해지는 폭력을 고발하거나, 사회적 약자임에도 불구하고 장애를 극복해 성과를 얻은 인물들의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보여주는 작품들이죠.
고작 동인 에로게와 이런 작품들을 비교하는 게 웃기다는 건 저도 알지만, 적어도 제 솔직한 감상으로는 동인 에로게의 접근방식이 더 나았습니다. 아니, '더 성숙하다'는 게 적절한 표현일지도 모르겠네요. 왜냐하면 <장애소녀>에서 히로인들은 결코 사회적 약자가 아니니까요.

미국의 제 32대 대통령 프랜클린 루즈벨트는 소아마비 환자였습니다. 최고의 이론물리학자 중 하나인 스티븐 호킹은 루게릭병을 앓고 있죠. 이들은 사회적 약자입니까? 루즈벨트에게 따스한 사랑의 손길을 보내줘야 하나요, 아니면 호킹에게 성금을 모아줘야 하나요? 장애인이 반드시 사회적 약자인 것은 아닙니다. 장애인을 도와야 하는 이유는 그들이 사회적 약자라서-불쌍하고 동정심을 자아내서-가 아니라, 그냥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눈이 나쁘면 안경을 쓰는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말이죠.
<장애소녀> 얘기로 돌아가서, 다섯 명의 히로인들 중 사회적 약자는 누구일까요? 에미는 의족을 신으면 누구보다 빨리 달릴 수 있는 육상부의 에이스입니다. 릴리는 부잣집 아가씨인데다가 혼자 요리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생활력도 뛰어나고, 린은 누구도 상상하지 못하는 것을 그려내는 훌륭한 화가입니다. 시즈네는 경쟁심이 넘치고 유능한 반장이지요. 대부분의 히로인은 이미 장애를 극복한 상태입니다. 물론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히로인들이 갈등을 겪게 되지만, 이것은 그녀들의 장애와는 무관합니다. 이것이 <장애소녀>가 취하는 장애문제에 대한 접근법입니다. 동정, 연민, 장애 극복의 휴먼스토리를 넘어서 진짜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평등하게 취급하는 것이지요. 장애가 개개인을 정의내리지 않는 이야기, "장애인과 연애하는 게임"이 아니라 "장애를 가진 평범한 소녀와 연애하는 게임", 아마 가장 훌륭하고 이상적인 접근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린 루트를 봅시다(제가 제일 좋아하는 루트입니다). 린이 겪는 주된 갈등은 자신이 이해받지 못한다는 감정입니다. 전파계 히로인답게 뜬구름잡는 소리를 해서 히사오를(그리고 영어에 익숙하지 못한 불쌍한 플레이어를) 헷갈리게 하지만, 사실 린 스스로도 "남이 나를 이해하지 못하고, 내가 남을 이해하지 못하는" 현실에 고민하고 있지요. 이 사실은 린이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게 되면서 커다란 갈등요소로 자리잡게 됩니다. 살짝 <디스커뮤니케이션>풍의 이야기에, 더 생각을 확장하자면 20세기 최고의 발견이라고 하는 "우리는 우리가 모른다는 것을 안다"는 주제...여기서 린의 팔이 있냐 없냐 하는 사소한 문제에 신경이나 쓰이시나요?
아, 한 명이 빠졌습니다. 하나코는 유일하게 '사회적 약자' 포지션에 있는 캐릭터지만....그렇기 때문에 하나코 루트는 더욱 흥미롭습니다.
<장애소녀> 얘기로 돌아가서, 다섯 명의 히로인들 중 사회적 약자는 누구일까요? 에미는 의족을 신으면 누구보다 빨리 달릴 수 있는 육상부의 에이스입니다. 릴리는 부잣집 아가씨인데다가 혼자 요리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생활력도 뛰어나고, 린은 누구도 상상하지 못하는 것을 그려내는 훌륭한 화가입니다. 시즈네는 경쟁심이 넘치고 유능한 반장이지요. 대부분의 히로인은 이미 장애를 극복한 상태입니다. 물론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히로인들이 갈등을 겪게 되지만, 이것은 그녀들의 장애와는 무관합니다. 이것이 <장애소녀>가 취하는 장애문제에 대한 접근법입니다. 동정, 연민, 장애 극복의 휴먼스토리를 넘어서 진짜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평등하게 취급하는 것이지요. 장애가 개개인을 정의내리지 않는 이야기, "장애인과 연애하는 게임"이 아니라 "장애를 가진 평범한 소녀와 연애하는 게임", 아마 가장 훌륭하고 이상적인 접근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린 루트를 봅시다(제가 제일 좋아하는 루트입니다). 린이 겪는 주된 갈등은 자신이 이해받지 못한다는 감정입니다. 전파계 히로인답게 뜬구름잡는 소리를 해서 히사오를(그리고 영어에 익숙하지 못한 불쌍한 플레이어를) 헷갈리게 하지만, 사실 린 스스로도 "남이 나를 이해하지 못하고, 내가 남을 이해하지 못하는" 현실에 고민하고 있지요. 이 사실은 린이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게 되면서 커다란 갈등요소로 자리잡게 됩니다. 살짝 <디스커뮤니케이션>풍의 이야기에, 더 생각을 확장하자면 20세기 최고의 발견이라고 하는 "우리는 우리가 모른다는 것을 안다"는 주제...여기서 린의 팔이 있냐 없냐 하는 사소한 문제에 신경이나 쓰이시나요?
아, 한 명이 빠졌습니다. 하나코는 유일하게 '사회적 약자' 포지션에 있는 캐릭터지만....그렇기 때문에 하나코 루트는 더욱 흥미롭습니다.
Sacrifice your knight
체스는 하나코의 취미입니다. 그래서 하나코 루트에서는 체스에 대한 비유가 자주 등장하지요. 예를 들면 하나코 루트 ACT3의 제목은 '캐슬링' 입니다. 왕이 성 안에 들어가는 것을 비유한 수이자, 약한 왕을 보호하기 위해 룩과 자리를 바꾸는 수이기도 하죠.
하지만 하나코 루트에서 가장 중요한 체스 관련 비유는 따로 있습니다. ACT1에서 히사오가 축제에 나오지 않은 하나코를 찾아다니는 씬의 이름은 Nc5xb3. 나이트가 C5에서 B3로 이동하며 상대 말을 잡는 수를 가리킵니다. 히사오는 나이트, 즉 기사에 비유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히사오는 한 번 "하나코가 왕자님을 원한다면, 내가 왕자님이 되어주겠어"라고 독백을 하기도 하지요. 정의의 기사, 백마 탄 왕자님이 따로 없습니다....그 백마를 계속 타고 있으면 배드엔딩을 보게 되지만요.
하나코를 보호해준다, 지켜준다, 상처받지 않게 해 준다는 마음가짐으로 선택을 해나가면 반드시 이 배드엔딩을 보게 됩니다. 굉장히 씁쓸한 엔딩이지요. 해피엔딩을 보기 위해서는 말에서 내려 하나코에게 다가가야만 합니다. "불쌍한 하나코 어떡하니ㅠㅠ"하는 식으로 대했다가는 하나코가 자기 자신을 쓸모없는 존재라고 느끼고 마음의 문을 걸어잠그게 되니까요.
사실 다른 루트에서는 히사오가 기사 노릇을 할 기회가 별로 없습니다. 애초에 제작진이 히사오를 "히로인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정의의 아군"으로 만들지 않았으니까요. 오히려 히사오는 자기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히로인의 도움을 받습니다. 에미의 운동 커리큘럼과 식단표에 의지해 건강을 유지해나가고, 시즈네와의 학생회 활동을 통해 자신의 미래를 찾아나갑니다. 릴리에게 솔직하게 고민을 털어놓는 것이 릴리 루트에서 해피엔딩을 보는 조건이고요.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게임은 장애를 극복해나가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자신만의 고민, 갈등, 과거의 고통을 극복해나가는 이야기지요.
하지만 하나코 루트에서 가장 중요한 체스 관련 비유는 따로 있습니다. ACT1에서 히사오가 축제에 나오지 않은 하나코를 찾아다니는 씬의 이름은 Nc5xb3. 나이트가 C5에서 B3로 이동하며 상대 말을 잡는 수를 가리킵니다. 히사오는 나이트, 즉 기사에 비유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히사오는 한 번 "하나코가 왕자님을 원한다면, 내가 왕자님이 되어주겠어"라고 독백을 하기도 하지요. 정의의 기사, 백마 탄 왕자님이 따로 없습니다....그 백마를 계속 타고 있으면 배드엔딩을 보게 되지만요.
하나코를 보호해준다, 지켜준다, 상처받지 않게 해 준다는 마음가짐으로 선택을 해나가면 반드시 이 배드엔딩을 보게 됩니다. 굉장히 씁쓸한 엔딩이지요. 해피엔딩을 보기 위해서는 말에서 내려 하나코에게 다가가야만 합니다. "불쌍한 하나코 어떡하니ㅠㅠ"하는 식으로 대했다가는 하나코가 자기 자신을 쓸모없는 존재라고 느끼고 마음의 문을 걸어잠그게 되니까요.
사실 다른 루트에서는 히사오가 기사 노릇을 할 기회가 별로 없습니다. 애초에 제작진이 히사오를 "히로인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정의의 아군"으로 만들지 않았으니까요. 오히려 히사오는 자기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히로인의 도움을 받습니다. 에미의 운동 커리큘럼과 식단표에 의지해 건강을 유지해나가고, 시즈네와의 학생회 활동을 통해 자신의 미래를 찾아나갑니다. 릴리에게 솔직하게 고민을 털어놓는 것이 릴리 루트에서 해피엔딩을 보는 조건이고요.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게임은 장애를 극복해나가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자신만의 고민, 갈등, 과거의 고통을 극복해나가는 이야기지요.
그리고 몇 가지 더
게임의 주제에 대한 얘기는 충분히 했으니, 이젠 다른 이야기들을 하죠.
각 히로인별로 ACT2에 돌입할 때 짧은 애니메이션이 나오거나, 스탠딩 CG의 움직임을 적절하게 활용하거나 하는 부분은 대단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사진을 사용한 배경은 특기할만큼 좋지는 않지만 거슬리지도 않는데, 야마쿠 고교의 외관이 아이비리그에 속하는 명문 브라운 대학교의 것이라는 것을 알면 더욱 흥미롭지요. 이벤트 CG들은 전체적으로 아주 훌륭하지는 않지만, 결정적인 장면에서 등장하는 몇몇 CG는 예외입니다.
음악 사용도 아주 좋은니다. 특히 릴리 루트에서는 음악을 훌륭한 스토리 진행 장치로 활용했지요. Caged Heart, Cold Iron과 같은 몇몇 곡은 정말 감정을 뒤흔듭니다. 많은 사람들이 엔딩을 보고 나서 멍하니 메인화면을 바라보고 눈물을 흘렸다는데, 메인화면에 흐르는 Wiosna의 아련한 곡조도 어느정도 일조했다고 생각합니다.
미연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들은 어떨까요? 캐릭터들은 전부 끝내주게 귀엽습니다. 하나코 루트에서는 심장 조심하세요! 하나코의 미소는 치명적입니다. 전파계 린, 쾌활한 로리 에미, 아가씨 릴리, 위원장 시즈네, 분위기메이커 미샤 모두 자기 역할을 잘 수행합니다. 가끔씩 보여주는 의외의 면모가 그래서 더욱 돋보이지요. 기숙사 옆방에 사는 페미니스트 음모론 신봉자 켄지, 덜렁이 사서 유우코, 그리고 하나코 루트에서 깜짝등장하는 스포츠계 소녀 미키도 멋지게 역할에 들어맞습니다.
H씬은 어떨까요? 가장 논쟁이 되는 부분이지만 사실은 대단찮습니다...제작진들이 예전부터 말했던 대로요. 이 게임은 H씬 보려고 하는 게 아니니까요. 하지만 H씬은 언제나 스토리상에서 의미있는 부분이고, 볼 가치도 분명 있습니다. 어차피 그런 씬 뜬금없이 나오기로는 이름난 소설들도 다 마찬가지라고 보지만(로버트 랭던 걔는 왜 사건 하나 해결할때마다 자기가 구해준 여자랑 잔답니까? 그러고 다시 만나지도 않죠?), 정 보고 싶지 않으시다면 옵션 탭에서 Disable Adult Content를 체크하면 H씬을 스킵할 수도 있습니다.
공식 사이트는 //www.katawa-shoujo.com/index.php, 개발자 블로그는 //katawashoujo.blogspot.com 입니다. 공식 사이트에서 게임을 무료로 다운받으실 수 있고, 캐릭터 소개나 시놉시스 등을 읽으실 수도 있습니다. 개발자 블로그에는 인디게임 개발자에게 필요할만한 이야기도 많이 있으니까 한번 읽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각 히로인별로 ACT2에 돌입할 때 짧은 애니메이션이 나오거나, 스탠딩 CG의 움직임을 적절하게 활용하거나 하는 부분은 대단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사진을 사용한 배경은 특기할만큼 좋지는 않지만 거슬리지도 않는데, 야마쿠 고교의 외관이 아이비리그에 속하는 명문 브라운 대학교의 것이라는 것을 알면 더욱 흥미롭지요. 이벤트 CG들은 전체적으로 아주 훌륭하지는 않지만, 결정적인 장면에서 등장하는 몇몇 CG는 예외입니다.
음악 사용도 아주 좋은니다. 특히 릴리 루트에서는 음악을 훌륭한 스토리 진행 장치로 활용했지요. Caged Heart, Cold Iron과 같은 몇몇 곡은 정말 감정을 뒤흔듭니다. 많은 사람들이 엔딩을 보고 나서 멍하니 메인화면을 바라보고 눈물을 흘렸다는데, 메인화면에 흐르는 Wiosna의 아련한 곡조도 어느정도 일조했다고 생각합니다.
미연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들은 어떨까요? 캐릭터들은 전부 끝내주게 귀엽습니다. 하나코 루트에서는 심장 조심하세요! 하나코의 미소는 치명적입니다. 전파계 린, 쾌활한 로리 에미, 아가씨 릴리, 위원장 시즈네, 분위기메이커 미샤 모두 자기 역할을 잘 수행합니다. 가끔씩 보여주는 의외의 면모가 그래서 더욱 돋보이지요. 기숙사 옆방에 사는 페미니스트 음모론 신봉자 켄지, 덜렁이 사서 유우코, 그리고 하나코 루트에서 깜짝등장하는 스포츠계 소녀 미키도 멋지게 역할에 들어맞습니다.
H씬은 어떨까요? 가장 논쟁이 되는 부분이지만 사실은 대단찮습니다...제작진들이 예전부터 말했던 대로요. 이 게임은 H씬 보려고 하는 게 아니니까요. 하지만 H씬은 언제나 스토리상에서 의미있는 부분이고, 볼 가치도 분명 있습니다. 어차피 그런 씬 뜬금없이 나오기로는 이름난 소설들도 다 마찬가지라고 보지만(로버트 랭던 걔는 왜 사건 하나 해결할때마다 자기가 구해준 여자랑 잔답니까? 그러고 다시 만나지도 않죠?), 정 보고 싶지 않으시다면 옵션 탭에서 Disable Adult Content를 체크하면 H씬을 스킵할 수도 있습니다.
공식 사이트는 //www.katawa-shoujo.com/index.php, 개발자 블로그는 //katawashoujo.blogspot.com 입니다. 공식 사이트에서 게임을 무료로 다운받으실 수 있고, 캐릭터 소개나 시놉시스 등을 읽으실 수도 있습니다. 개발자 블로그에는 인디게임 개발자에게 필요할만한 이야기도 많이 있으니까 한번 읽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마디.
장애소녀 하세요, 두 번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