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가 보니 엄청 길어졌습니다. (본 문에서는 반말을 할께요. 그게 쓰기 편해서-_-;;)
MMORPG라는 타이틀을 잡고 나왔다면 다양한 유저가 어떻게 존재하게 할 것인가?라는 것과 그들이 어떤 상호작용과 선택을 하도록 유도할 것인가? 그리고 그 인터렉션이 어떤 재미를 창출할 것인가? 등등은 있어야 한다고 봐. 내러티브는 이런 흐름을 유도할 수 있는 매우 좋은 장치라고 생각하고.
우선, 난 내러티브와 스토리를 구분해서 이야기 할께.
MMORPG와 스토리 이 뜨거운 감자는 어떻게 보면 탁상공론이다. 뭐다 이야기 나오는데
내가 보기에는 이미 게임이라는 장르는 “스토리는 이야기다” 라고 정의하는 수준이 넘어선 것 같아.
사실 스토리 좋지 누가 그걸 몰라? 이야기 끝내주는 소설 읽어도, 연출 죽이면서 이야기 전달 력이 죽이는 영화를 보면 소름도 돋고 전율도 올라. 그러니 문화 매체가 어마어마한 돈을 순환시키는 거라고.
오늘날 미디어 매체가 복잡해 지면서 내러티브라는 말이 유행을 했고, 그것은 어떠한 이야기를 문학적 매체나 2차원적 매체를 통해서 전달하는 것을 뛰어넘은 현대에 와서는 복합적 의미 전달이라는 것이 대두되었어. 그리고 나서 영화는 영화적 연출 기법과 연출을 통한 이야기 전달 능력 등등 발달되었지. (내러티브는 이것을 말하는 거고)
게임도 물론 발달했어. 단순히 놀이를 제공하던 과거와는 달리 다양한 기법들을 사용하고 있지. 이야기가 중요하다 그렇지 않다. 등의 문제가 아니라 하려면 재대로 해줬으면 좋겠다.의 의미랑 장르에 따라서 구분 좀 하자.라는 의미로 아래의 글(MMORPG에서 스토리가 왜 중요하냐고?)을 적었어. (스토리보다 내러티브를 창출해달라. 이거였지.)
연극을 보면 연극에서만 사용하는 의미전달 기법들이 있어. 영화도 마찬가지지 앵글만으로 의미전달을 하는 경우가 많아. 그림도 그렇고, 사진도 그렇고, 소설도 그래. 이 복잡한 의미전달을 통한 이야기 재현(흔히들 독자재현이라고 표현하는 그것)에서 전율을 느끼고 감동을 하고 눈물을 흘리게 하는 기법은 게임만의 기법이 필요하다고!
대중적으로 성공한 작품 중 스토리 좋다는 RPG 들을 봐. 이야기 전달에 있어서 대사만 주구장창 읊어 대었나? 괜히 개발비보다 많은 동영상 제작 비용이 들어간 게임이 나왔을 것 같아? 이들은 RPG 장르와 내러티브를 중요시하는 시장의 수요에 맞춰서 그것을 연구하고 다양한 방식이 나온 것이라고 봐.
MMORPG의 태동은 국내였어. (뭐 비슷한 시기에 외국에도 있었지만) 그리고 그것은 큰 성공을 이루어냈어. “같이 하는 게임”은 정말 환장하게 재미있는데 이걸 패키지 게임 수준에서 같이하게 한다면 어떨까? 라는 생각에서 탄생한 것은 아닐까? 라고 혼자 생각도 해봐.
MMORPG에서 유저들은 부족한 이야기를 스스로 만들었고, 그것을 통해 내러티브가 만들어졌지. 즉 유저만의 “역사”가 탄생했다고 볼 수도 있어. 리니지 1는 스토리는 빈약한 게임이지만 “네러티브”가 없는 게임이다. 라고 말하기는 힘들어 보여. 누군가 리니지 1에서 특정 서버에서 일어난 에피소드를 정리해 소설을 써도 재미있겠다고 생각될 정도로.(물론 만화 리니지는 상당히 재미있었어 ㅋ 게임에서는 그런 이야기 표현은 적었거나 유저의 몰입을 창출하는 이야기 적 도구는 적었어 즉, 게임 스토리는 그닥 ㅋ)
MMORPG는 계속 발전했고 다양한 시도를 해왔지만 리니지의 아성을 넘는 국내 게임은 찾기 힘들었지. “유저의 역사”를 만들어내는 것은 말도 안되게 어려운 일이라고 봐.
MMORPG에서 내러티브가 어떻게 발전했나를 보다 보면 공통점이 있는데 “특정 집단의 특정 행동”과 그것에 대립하는 유저나 “특정 시스템에 의해 유저가 움직이면서 만들어낸 역사”를 바탕으로 내러티브가 탄생하곤 했어 (울온, 다옥, 에버, 리니지1, 등등)
하지만 그 이후에 게임들은 게임성이 좋음에도 인구수가 딸려서 역사 만들기에 실패했다 등등 다양한 이유에서 흥행하지 못했어.
난 MMORPG에서 내러티브를 만들 것이라면 MMO에 맞는 내러티브 방식이 탄생하길 바래. 이것은 무척이나 새로울 수도 있고, 무척이나 익숙할 수도 있어. 다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콘솔식의 무한 연출이나 영화적 기법 도입. 혹은 문학 매체의 텍스트 뭉텅이는 아니라고 확신 한다는 것이지.
아래 글에서 와우를 예로 들었는데. MMORPG가 내러티브의 비중이 큰 콘솔 알피지를 따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MMORPG만의 내러티브 제공 기법이 나오거나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해. 또, 다변화한 역사 제공이 탄생하거나 그에 어울리는 다른 방식이 나오길 원해. (물론 나만 원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눈보라는 언제나 그렇듯 적당히 버무렸고 큰 성공을 거두었어. 그 성공은 WOW이고.(1년에 조 단위의 돈을 버는 게임이 나올 것이라 상상이나 해봤겠어? 그것도 몇 년 내내 지속하면서 말이야) 그래서 그 버무린 기법을 살펴보니 이럴 수가! 그들은 MMORPG 태동국인 우리보다도 더 많은 고민을 했던 것 같아.
적어도 상호작용에 의한 반응부터 다양한 기법들을 여기저기서 빌려와서 훌륭하게 만들어냈지. 유저가 움직이는 동선, 심리, 행동에 대한 반응. 그리고 그것에 반응하는 다른 유저의 반응. 등등
난 이것들 중에서 유저들의 역사를 대체할 이미 존재하는 역사와 사회. 그리고 그 사회를 인지시키는 행위. 이것을 만들어 낸 것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봐. 일단 역사가 만들어지면 적당히 순환할 수 있었고 지금에 이르러서야 강조할 필요도 없지.
이제 국내 MMORPG에서는 사회에 대한 안착을 어떻게 유도할 것이냐?라는 것을 고민하고 그것에 대한 답을 보여주길 원해. 기존과 같이 남들도 퀘스트 있다. 우리도 퀘스트 존내 만들자. 혹은 그래픽 통일 성을 맞추기 위한 시나리오 따위 말고. 유저가 안착하는 내러티브를 들려주길 원해.
테라를 예를 들어서 말하자면 더 늦기 전에 절대반지를 넣어주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봐. (물론 버그 투성이라면 울어야겠지만.) 한정된 것을 서로 차지하기 위해 이런 저런 짓거리를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부족한 내러티브를 보충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는 거지. 퀘스트 보강 따위가 아니라.
만약 그렇지 않다면 만렙 따위 제한하지 말아줘. 너네들이 컨텐츠 만드는 시간을 기다려 달라는 것은 너무한 처사라고. 몹잡고 레이드나 처하면서 충실히 렙업해 줄 테니까 말이야.
리니지 1은 레벨이 무한하긴 했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이 있었어. 그것을 의도했는지 의도하지 않았는지 모르지만 공성전이라는 전무후무한 컨텐츠가 등장했지. 게다가 이것을 차지하면 어마어마한 이익을 얻을 수 있고 이 성은 제한적이야! 너도 나도 그 달콤한 열매를 따먹고 싶었지.
강함의 비교대상은 주변에 널렸었고, 강함은 명예가 되어 충실하게 유저를 만족시켰어. 그리고 그 강함을 휘두를 도구도 있었고 말이야. 그리고 강함 = 레벨 + 아이템 이었고 사람들은 이 강함을 얻기 위해 환장했지. (;ㅅ; 눈물의 의미는 알아서 생각해줘)
그렇게 때문에 누구나 그 강함을 원했고, 결국 현실의 힘이 개입되면서 현질이 나왔고 이것은 더더욱 리니지를 재미있게 만들었지 (내기 당구나 볼링이 그냥 하는 것 보다 재미있다는 것은 대부분 공감하지 않아?) 작금에 이르러서는 그 현질 문화가 게임의 내러티브 중 하나가 되었어. 가상 사회와 현실 사회가 통합된 문화창출! 이런 어마어마한 업적을 남겼다고 (부정적 영향은 논외로 하자) 난 아직도 포세이돈을 기억하고 그 아저씨가 리니지를 통해 10억을 벌었습니다. 라고 나왔던 기사를 기억하고 있으니까.
지금의 테라는 발전형 리니지 입니다. 라고 하면서 이런 것들만 넣어도 난 만족하면서 게임 할 수 있을 것 같아. 스토리 따위 개나 줘버리라지! 내가 (유저) 이 서버에서 전 성을 통일해 하나의 전설(내러티브)을 만들어주마 으하하! 라고 하면서 의욕을 불태울 것 같아.
논타겟팅에 대한 적응은 끝났고 익숙해서 타겟팅 전투하는 것이랑 큰 차이 못 느끼면서 하고 있으니까 제발 리니지 하듯 게임 할 수 있게라도 해줘. ;ㅅ; 너희들이 MMORPG라면 말이야. 다른 유저랑 놀 수 있게 해달라고. 지금 이대로라면 파티 맺기 불편한 MO 레이드 게임과 뭐가 다르겠어.
쓰다가 보니 엄청 길어졌는데. 요약을 하자면
MMORPG 다운 내러티브를 창출해 달라.
그리고 그런 게임이 가급적 국내에서 나와줬으면 좋겠다. (그래서 이 글을 적는 것이니까)
MMORPG에서 내러티브는 영화 장면 따위가 아니다. (그렇다고 텍스트 소설은 더더욱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