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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ORPG에서의 RP(Role Playing) 좀비군 03-27 조회 12,188 공감 4 42

우선 이 이야기는 플레이 결과가 누적되는 mmo 및 morpg에 한정 된다는 것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게임플레이의 재미와 별개로 사람들이 rpg를 선호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하다가 내린 결론입니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힘이다.

 

영어로는 power라고도 하고, 좀더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권력입니다.
mmorpg는 RP(role playing)가 없다. 그래서 rpg가 아니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RP란 무엇입니까? 역할을 맞고, 그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바로 RP입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사람들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권력을 가진 역할(role)을 하기위해(playing) 게임에 매진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남을 밟고 서는 것 만이 권력은 아닙니다. 타인에게 중요한 사람이 되는 것 또한 권력으로 볼 수 있습니다. 친구에게 자신의 강함(레벨, 아이템)을 뽐내고 싶다거나, 결투장에서 승리하고 싶다거나, 파티에서 뺄 수 없는 중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거나 이런 것 모두 사회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본성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요.

mmorpg는 사회성이 타 장르 게임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므로 이것은 어쩌면 mmorpg 자체의 특성으로 봐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 점에서 게임판타지 달빛조각사의 로열로드는 노골적이지만 통찰력 있는 게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대놓고 왕이 되는(권력을 손에 넣는) 것이 목표인 게임이니까요.

 

 

 

RP란 무엇인가.

 

Role Playing이라는 뜻을  직역하면 역할 수행 이라는 뜻 입니다. 여기서 역할이 무엇인지 명시하지는 않았지요. 그러므로 아래와 같이 생각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1. 역할 연극(연기) - TRPG에서 유래된 것으로 종족, 성격, 직업등을 정해서 그에 맞춰 행동하며 노는 것을 뜻합니다. RP에 몰입하기 위해서는 세계관과 스토리가 중요합니다.

 

2. 파티 or 공대 or 투기장에서의 포지션 - PVE나 PVP에서의 역할로 탱커, 딜러, 힐러, 버퍼등으로 나눠지는 역할을 분담해서 효율적으로 전투를 수행합니다. RP에 몰입하기 위해서는 시스템과 밸런스가 중요합니다.

 

3. 가상사회의 구성원 - 기본적으로 생산자와 소비자로 나뉘겠군요. 대부분의 유저가 생산자와 소비자의 역할을 맞고 있으므로, 이 구분은 EVE온라인을 제외하면 그다지 의미를 둘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지배자와 피지배자로 나눠 볼 수도 있겠네요. 이 경우 지배자의 통치에 따라 피지배자의 반응이 달라지겠죠. RP에 몰입하기 위해서는 사회를 구성할 정도로 대단위의 인원이 필요합니다. 충분한 인원이 있을 경우 시스템적인 지원이 미비해도 구성원들이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경우가 많으며 어설픈 시스템은 없으니만도 못한 혼란을 가져옵니다.

 

 

 

리니지형 게임과 WOW형 게임

 

우선 mmorpg의 종류를 크게 두가지로 나눠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친숙한 게임에 빗대어 표현하자면, [리니지형게임]과 [WOW형 게임]이 바로 그것입니다.
리니지형 게임은 노가다작업장 게임이고, WOW형게임은 퀘스트와 스토리위주의 게임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시겠지만, 이는 게임의 본질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보입니다. 테마파크와 샌드박스도 여기서는 그다지 적절하지 않을 것 같군요. 제 생각에는 리니지형 게임은 사회형게임, WOW형게임은 스포츠형게임으로 나누는 것이 본질에 올바르게 접근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리니지형 게임의 특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우선 가상사회에 가까운 게임이라는 것 입니다. 플레이어는 각각 생산자와 소비자의 역할을 수행하며, 또다시 지배자와 피지배자로 나뉩니다.
또한 권력을 가진자는 왕에 가까운 위치에 서게됩니다. 피지배자에게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며 권력을 이용해 선정을 펼칠수도 압제를 펼수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압제로는 사냥터를 통제한다거나 척살령을 내리는 등의 플레이가 있겠네요.
그 다음으로는 레벨업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이는 개발자 입장에서 플레이시간을 길게 해서 게임의 수명에 영향을 주는 것도 있겠지만,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박탈감을 느끼지 않게 하는 역활도 합니다. 힘을 손에 넣고 싶으면 그만큼 더 노력하라는 것이지요. 이를 통해 지배자와 피지배자간에 차별성을 부여하고, 게임에서 누릴 수 있는 것에 차이를 두기도 합니다.

 

WOW형 게임의 특징은 어떨까요. 리니지형의 게임과는 다소 차이를 보입니다.
우선 WOW는 스포츠에 가까운 성향을 보입니다. 플레이어가 가질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으며, 노력만 한다면 누구나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유저들은 플레이 자체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따라서 WOW의 역할은 각 팀의 포지션으로 그리고 스타와 팬으로 나뉘게 됩니다.
WOW는 만렙부터 시작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말하자면 개나소나 만렙입니다. 누군가 더 큰 힘을 가지고 상대방을 찍어누른 것은 불가능 하며, 이는 얼라이언스와 호드로 진형이 나눠져 있다는 점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WOW의 권력은 명예를 통해서 표현됩니다. 대표적으로 용개가 와우의 슈퍼스타이죠. 꼭 이런식의 특출난 개인 뿐만 아니라 최단시간에 레이드를 돌파하는 공대, 투기장에서의 플래이등 WOW에서의 권력자는 스타로서 자신을 남들과 차별시킵니다.
또한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WOW는 레벨업이 매우 쉽습니다. 가능한 공평한 상태로 겨루는 것 또한 스포츠로서의 특징입니다. 이런 특징은 게임의 수명에 치명적일 수 있을 것 같지만, 부캐를 키우는 것으로 해소됩니다. 파티에서 다른 포지션을 하고 싶다면 부캐를 새로 키우면 되니까요. 스포츠형 게임의 장점이라고 볼 수 있겠군요.

 

 

 

mmorpg에서 역할 연극(연기)은 기대하기 어렵다.

 

아이러니하게도 mmorpg는 많은 사람이 참여하는 rpg이므로 과거 TRPG에서의 RP(1)는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무엇보다도 사람들에게 참여를 강요할 수 없다는 점이 그렇지요. TRPG의 경우 참여하는 사람들끼리 합의가 이루어진 상태에서 게임이 진행되며 게임마스터가 게임해서 몰입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하지만 PC온라인 게임은 환경을 던져주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줄 뿐, 유저에게 플레이방식을 강요할 수 없습니다. 결국 RP(1)는 즐기는 사람만 즐기는 놀이가 될 뿐입니다.
이와 더불어 스토리와 세계관의 비중도 감소하게 되었습니다. 몰입과 재미의 요소가 팀원과의 협동, 타인과의 경쟁,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으로 그 비중을 옮겨가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스토리와 세계관은 여전히 독자적이고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유저는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이야기 자체에 흥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는 게임에서 스토리라는 요소가 성공했다고 볼수 있겠죠. 또한 스토리와 관계 없는 일반 플레이를 하면서, 예를 들면 필드쟁을 할때 얼라이언스에게 달려가며 "호드를 위해여!" 라고 외칠 때 속에서 뜨거운 것이 끓어 오르고 누군지도 모르는 호드유저들과 소속감이 느껴진다면, 이것은 스토리와 세계관이 대성공했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이런식으로 사회교육된 유저들은 그 재미를 잊지 못하는 충성유저층이 되겠지요.

 

 

 

폭력은 가장 쉬운 해결방법

 

글을 마치기 전에 한가지 주제에 대해서 더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mmorpg는 전투해서 능력치를 쌓는 게임일 뿐인가, 전투는 필수요소인가에 대한 제 의견입니다.

 

[분쟁을 해결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 바로 폭력이다.
또한 권력과 무력은 땔래야 땔 수 없는 관계이다.]

 

용자가 마왕을 무찌르는 이야기는 아마 흔한 소재일 겁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이야기에서 용자는 스스로 강해지고, 강한 파티원을 모아서 직접 마왕을 처단합니다. 왜 그럴까요? 그야 폭력이 갈등을 해소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니까요. 어렵게 대화나 협상을 할 필요 없이 또한 법이나 다른 힘에 기댈 필요 없이 갈등중인 상대방을 제거하면 문제는 해결되니 말입니다.

주인공이 강하지 않은 이야기도 있습니다. 반지의 제왕의 프로도 베긴스와 하얀늑대들의 카셀 울프가 바로 그 주인공들 이지요. 덕분에 이들은 죽도록 고생하지만요. 게임을 만드는 입장에서 봤을 때 다른 게임과 다른 개성을 주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런 주인공을 고생시키는(=플레이어를 고생시키는) 그리고 구현하기 어려운 방법은 쓰고 싶지 않을겁니다. 차라리 주인공을 아라곤이나 로일 울프로 하겠지요.

다른 이유로는 유저들의 목표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권력을 목표로 한다는 것입니다. 재력이든 인맥이든 능력이든 어떤 방법으로 권력을 손에 넣었건, 권력을 유지시켜주는 것은 강한 무력입니다. 타인을 강제할 힘이죠. 그러니까 무력은 필수입니다. 설령 자기 자신이 아니더라도 말이죠.
이러나 저러나 전투는 필수일 수 밖에 없습니다. 아예 전투를 배제하는 게임이 아니라면 말이죠.

 

 

 

결론

 

mmorpg에서 유저들은 플레이에서의 재미와 별개로 힘있는 역할을 수행하길 원합니다. 또한 힘있는 역할을 수행하며 재미를 느끼지요. 그러므로 rpg라고 볼 수 있습니다. TRPG와는 다소 다른 길을 걷게 되었지만 유저에게 강요를 할 수 없다는 점에서 PC온라인게임으로써 필연과도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권력과 무력은 서로 땔수 없는 관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mmorpg에서 전투는 필수요소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다른 이야기

 

현재의 mmorpg는 권력을 얻는 방법이 전투 한가지 밖에 없습니다. 이는 플레이의 다양성을 헤치며 유저들을 모두 동일한 생산자와 소비자로 만든다는 점에서 극복해야 할 과제입니. 현실에서 권력은 재력, 인맥, 능력등 다양한 방식으로 획득할 수 있습니다. 이런식으로 권력을 얻는 방식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장사로 돈을 번 상인, 강자들과 친분이 깊은 모험가, 아무나 만들 수 없는 아이템을 만드는 제작자등 다양한 분야에서 권력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한다면 전투만 존재하는 단순한 게임을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사족. 권력이라는 말이 껄끄러우신 분들은 power(힘)으로 자체 번역해서 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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