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라는건 도대체 뭘까요?
누군가는 스토리라는 개념을 얘기할때 텍스트 형태만을 논하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스토리를 얘기할때 게임의 전반적인 시스템까지 아우르기도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스토리란건 게임 그 자체라고도 얘기합니다.
사실 조금 말하기 애매모호합니다.
일반 유저들같은 경우는 스토리라고 하면 막연하게 텍스트나 서사 정도로 생각하지만
그렇게 단정짓기에는 좀 깊이 들어가기때문이죠.
일단 사전적인 정의를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들이 즐겨 사용하는 네이버에서 스토리를 검색해보자면
일단 사전적인 의미에서의 스토리는
‘이야기(1. 어떤 사물이나 사실, 현상에 대하여 일정한 줄거리를 가지고 하는 말이나 글)’의 잘못.
이 부분만 보자면 스토리가 결국 텍스트나 게임의 전반적인 줄거리만 스토리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죠.
관련어휘를 보자면 소설과 플롯이 들어있습니다. 네이버에서는 비슷한 말이라고 나와있
는데...간단하게 생각하볼때 소설과 스토리가 동일하다고 하기에는 단어로서의 의미가
조금 틀린것 같죠. 물론 소설과 플롯 자체가 스토리긴 합니다만...
그럼 다음을 생각해보죠.
네이버 지식사전에는 스토리에 대해서 이렇게 나와있습니다.
한 작품에 묘사된 사건의 연대기적 전개 과정. 극적 구성상으로는 4-2-1-3의 순으로 전개되었다고 해도 스토리는 1-2-3-4의 순으로 이야기된다.
어떻습니까? 앞서의 이야기에 비해서 조금더 구체적으로 갑니다. 그런데 이 내용을 보자면 약간
아리송해집니다. 왜냐면 스토리에는 이야기의 전개과정도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텍스트
나 서사적인 부분만이 스토리다 라고 정의 할수는 없다는 소리죠.
네이버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면 이번에는 위키백과를 한번 검색해보겠습니다.
스토리(Story)는 시간적 순서대로 배열된 사건의 서술이다. 극적 효과를 위해서 사건의 앞뒤를 바꾸어 제시하면서, 두 가지 사건을 교차하여 우리 머릿속에서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스토리 형태로 이야기가 정리한다
역시 위키백과는 좀더 구체적입니다. 그런데 네이버하고는 얘기가 조금 틀려보입니다?
네이버의 사전에서는 일정한 줄거리로 시작해서 사건의 연대기적 전개과정이라고 정의했지만
위키백과에서는 시간적 순서대로 배열된 사건의 서술이라고 나와있습니다.
즉 스토리는 어찌보면 사건 그자체라고도 할수있습니다.
텍스트나 서사의 나열을 제외하고서도
유저들이 게임을 시작했을때 나오는 로그인 화면도 스토리요.
걸어가는 것도 스토리고
몹을 잡는것도 하다 못해 유아이 버튼을 클릭하는것도
여기서부터 저기까지 뛰어가라고 하는것도 결국 스토리라고 볼수밖에 없는겁니다.
게임에서의 스토리란 정말 넓게 얘기하자면 유저들이 화면을 보고 키보드를 누르고
마우스를 클릭하는것 조차도 스토리라고 할수있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을 개발해본 개발자들 입장에서는 그냥 뭉퉁그려서 이 게임은 스토리
때문에 망해간다-내지는 망했어.- 라고 간단하게 말할수가 없는겁니다. 왜냐면 게임이 망해가는
이유는 그렇게 단순하게 말할수가 없기때문이죠.
마케팅때문일수도 있고 패치를 잘못해서 일수도 있고 그래픽이 후져서, 상용화 기획을 잘못해서
일수도 있습니다.(물론 이런것 조차도 넓은 의미에서의 스토리기 때문에 그것까지 뭉퉁그려서
스토리라고 말하면 할말은 없습니다.) 그러면 또 어떤분들은 조금더 구체적으로 들어가서 스토리
텔링이 잘못됐다 동기부여가 없지 않느냐 라고 하는데 이것도 애매합니다. 왜냐면 특히나 온라인
게임에 있어서 스토리텔링과 동기부여는 게임 전반적으로 많은 부분에 발을 걸치고 있기 때문에
어느것 하나를 딱 꼬집어서 잘못됐다고 말하기가 힘들기 때문입니다. 스토리 텔링과 동기부여는
게임의 시스템,ui,그래픽,기획,사운드,클라이언트,서버 등등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이걸 알기때문
에 게임개발의 프로세스를 이해하시는 분들은 이 게임이 스토리가 개판이어서 망했다기 보다는
'아 ㅅㅂ 이 게임 미친거 아냐? 요즘 누가 이딴 쌍팔년도 구닥다리 시스템으로 게임을 만드나'라
고 말하거나 '우와 이 게임 ui 사람 미치게 하네? 이 회사는 qa팀도 없나? 이딴 ui로 누가 게임을
하겠냐고!!'라고 말하곤 한다는 겁니다.
그러면 또 다시 반복되는 얘기입니다만... 그럼 온라인 게임은 스토리를 까면 안되는 거냐라고
말하시는 분들이 계실겁니다. 아닙니다! 솔직히 까셔도 됩니다. 일반 유저분들에게 개발자들의
생각이나 회사의 입장에서 보라고 얘기할수는 없겠죠. 다만 이렇게만 생각해주시면 될것 같습니
다.
1. 스토리라는건 너무나 포괄적인 의미기 때문에 막연하게 스토리가 잘못됐다 라고 생각하는건
너무 범위가 넓다.
2. 까려고 하는 게임이 정말 망한 게임이라면 좀더 세부적으로 어떠한 점이 잘못됐는지 한번
생각해보자.
라는 겁니다.
사실 스토리 떡밥은 너무나 엄청나서 손대기가 애매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계속 논란이 되고 있는건데, 앞으로는 막연하게 스토리라고 하기보다는
(이 곳에 글을 보고 쓰시는 분들은 게임에 대해서 잘 알거라고 생각합니다^^)
좀더 세부적으로-게임의 잘못된 지점을 지적하실거면-거론하는게 옳지 않을까 합니다^^
그럼 스토리에 대해서 한번 짚어봤으니 다음으로는 제가 감탄하고 있는 리니지의 대단한점에
대해서 생각해볼까 합니다.
리니지가 왜 대단할까요?
대다수의 분들이 리니지 1 얘기하시면 인상부터 찌푸리실겁니다. 저도 그 생각에 대해서는 충분
히 공감하고 이해가 가는것이 리니지의 안좋은 점은 정말 책한권이 나올 정도기 때문입니다.
현피,현질,떼거리 싸움,잘못된 길드(혈)문화, 조폭, 도박등등등
우와...생각해보니 정말 한가득이네요. 그런데 제가 감탄하는 부분은 사실 저 부분이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리니지의 좋은점이라면 국내 엠엠오의 본격적인 신호탄이고 이후 엠엠오의 신화를
창조해서 오늘날의 엔시를 만들었다라는 부분이겠지만.
저는 좀 다른 부분을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이 부분이 스토리와 리니지가 연관되어 있는 핵심입니다.-
그건 바로 유저들이 너무나도 적극적으로 스토리를 만들어갔단는 점입니다.
리니지는 다들 아시다시피 신일숙씨의 '리니지'란 만화가 원작입니다. 이 리니지를 보신분은
아시겠지만 스토리가 상당히 탄탄한 만화임에도 불구하고 리니지는 이 부분을 전혀 살리지 못했
습니다.
만화에서의 스토리 전개나 서사적인 부분이 상당히 탄탄하고 잘 돼있음에도 불구하고 초반의
리니지는 요즘 유저들의 눈으로 보면 정말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섬하나에 할수있는거라고는 캐릭터 만들어서 몹잡는겁니다. 그런 캐릭터들의 외형이나 전반적인
배경 기타 스토리 동기부여등 초반에는 정말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솔까말 리니지가 요즘 나왔으면 정말 개같이 욕 얻어먹고 시작도 못하고 사라졌을겁니다.
클베할때도 최소 오베수준의 퀄리티를 바라는 유저들입장에서는 솔직히 기가찰거고 거들떠보지
도 않겠죠.
그러나 그 시절은 달랐습니다.
바람의 나라부터 게임을 시작한 유저들은 리니지를 보면서 가능성을 봤고 적극적인
스토리를 만들어나갔죠.
몹을 잡기 위해서 효율적인 캐릭터의 스탯을 분석하고 어떤 방식이 가장 사냥에 효율적인 가를
연구하고 유저를 피케이하기 위해 갖가지 방법으로 피케이를 하면서 유저를 괴롭히고 사냥하고
적극적인 혈문화등을 하면서 갖가지 분쟁에 관여하고 게임내의 시스템을 분석해서 도박에 응용
하고 게임내의 시스템등으로 현실에서 만나서 모임도 하고 현피도 하는등...
안좋은 요소들이 상당히 많지만 결국 유저들이 적극적으로 스토리를 만들어나갔다는 점은
부정할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러한 점이 제가 갖가지 안좋은 경우에도 불구하고(사실상 안좋은 경우가 상당히~
많지만)리니지를 대단하게 생각하는 점입니다.
게임내의 온갖 시스템과 기타 여건이 열악함에도 불구하고 스토리를 만들어나간다는건
정말 아무나 할수 없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그것이 10년이 넘도록 게임을 유지시키고 발전할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저는 리니지 1을 대단하게 생각합니다.
막연하게 리니지 1은 스토리 없고 칼질이나 하는 게임이라고 생각하지만 저는 오히려 이 만큼 스
토리가 극적인 게임은 없다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스토리와 곁들어서 리니지를 꼽은 이유기도
합니다.
--- 정말 장문의 글이었습니다. 제목도 장황하고 내용도 장황하네요^^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
합니다. 이 글이 새로운 떡밥의 시초가 돼지 않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