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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있었던 일[장문] nottya 06-09 조회 14,394 7

 

2009년 가을이였나 겨울이였나

 

일단 날씨가 많이 추워진 시기.

 

 

난 일본에서의 게임회사 취직활동에 실패하여 자포자기가 되고 있었다.

 

 

아직 할일이 학점도 졸업논문도 있었지만 아무 기력이 나지 않았다.

 

 

 

그런 시기에 인터넷을 떠덜아 다니다가 한 광고를 봤다.

 

 

[당신의 기획을 내보세요!]

 

 

어느 게임학교의 학생모집홍보겸 이벤트의 광고였다.

 

 

 

자신이 생각한 게임 기획을 가져와 실제 게임회사 사람이 심사하여

좋으면 제작해본다는 일반참가의 이벤트이다.

 

 

 

그 대제는

[아이폰용 게임], [역사나 문화 등의 학습요소가 있는 것]이였다.

 

 

나는 이제까지의 자기와 결별할 계기로 하려고 응모한다.

 

 

 

내가 생각했던 게임은 대충 이렇다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

아이폰화면 상하에 일본성이 있고, 아래의 성은 플래이어 것이고 위는 적이다.

 

성에서는 매초 1명이 병사가 나온다.

 

이 병사를 적의 성에 넣으면 점수가 들어간다.

 

적의 병사와 충돌하면 서로 밀기 시작한다.

 

아군병사가 아군병사에 충돌하면 달라붙는다.(자석처럼)

 

달라붙으면 앞으로 밀기하는 힘이 강해진다 (달라붙은 수의 재곱만큼)

조작법

선긋기 - 그 방향으로 전진
원그리기 - 구룹선택
누루기 - 집합
연타 - 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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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법이 선행하여, 그 외는 붕괴되어있는 결함기획이라는 걸 생각할때부터 느끼고 있었으나,
지금 이렇게 쓰니 확실하게 결함이라는 걸 알수가 있다.

무엇보다  대제의 [역사나 문화 등의 학습요소가 있는 것]이라는 전제를 까맣게 잊고 있었다.

 

이벤트 장소인 게임학원에 연락하니, 일단 기획서를 평가 & 조언할것이니 가지고 오라고 해서 학원에 갔다.

기획서를 가지고 가서 학원 강사가 기획서를 보고, 여러 조언을 해주셨다.
(나중에 알았지만 그 사람은 강사가 아니라 사무직이였다.)

강사는 기획서의 조언과 함께 학원에 대한 설명도 하는데

갈길을 잃은 나 한테는 희망에 길처럼 보였고, 거의 입학할 마음이였다.

그날은 조언과 설명만으로 끝이 나고 이벤트 당일인 다음날에 다시 만나기로 했다.

 

 

이벤트 당일

아침 빨리 학원에 도착하고 윗층 강의실?에 이동했다.

시간이 지나자 사람이 와서 설명하는데

1.학원학생과 같이 발표할 것 입니다.
2.일반참가자는 이벤트전에 학원강사의 심사와 연습발표가 있습니다.

여기서 일반참가자인원을 파악하니 나를 포함하여 4명.

인원구성은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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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외모: 중 - 중 -하) 학생
 
 왠지 BL좋아할것 같해.

아저씨 (외모: 좋은 사람) 직장인
 
 착할것 같해

안경(외모: 안경) ?

 유일하게 완성품을 가져온 님.

나 (외모: 쓰레기) 학생
 유일하게 외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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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이상으로 인원이 적은게 불안하게 했으나
다른 의미에서는 부담이 안가게 되었다.

학원강사도 오셔서 자기소개하시는데
자기가 만든 게임을 말해 주셧으나,
내가 아는건 [ザ コンビニ(더 편의점)]뿐이다.

각자 순서대로 학원강사앞에서 자신의 기획을 연습발표하는데

각자의 기획의 문제점은 이렇다.

여자: 글자만 써져있고 명확하지않다.
아저씨: 학습효과는 있겠지만 게임시스템이 안맞다.
안경: 재미없다.
나: 테마이탈.

이러게 각자 자기 기획의 문제르 파악하고 이제는 게임회사 사람앞에서 발표를 하기를 기다릴만이였다.

 

얼마후 학원생이 들어왔다.

6~7명에 다들 양복이다.

이때 내가 이들의 취직을 위한 국물이 된것을 알았다.

조금 분했지만, 다영한 일이라고 자기를 납득시켰다.

 

발표순서는 먼저 일반참가자가 발표한 후, 학원생이 발표를 하는 순서다.

내가 몇번째 발표자였는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내 기획과 발표를 듣고 게임회사사람왈
[병사에게 체력과 공격력 넣고, 강화요소 넣으면 되겠네]
라고 한건 기억이 난다.

일반참가자의 발표가 끝나, 드디어 학원생의 발표가 시작되었다.

나는 어떤 기획이 나올지 두근두근거려 방금전까지의 분노는 잊어버리고 기대하고 있었는데

 

실망이였다.

게임학원에 아마도 기획학과에 2년 있었던 사람의 기획이

너무 복잡하고나, 재미없고나, 아예 일반 참가자보다 못했던 사람이 있어서다.

(물론 엄청 재미있는 기획을 만든 사람도 2명정도 있었다.)

 

그렇게 이벤트는 끝이나고
게임회사가 채택하면 연락한다는 말로 종료했다.

그 후에 첫날에 조언 해주셨던 강사님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려고 만났다가

잠직 2시간반가까이 입학히지 않겠는가라는 설득을 들었지만

나에게 입학할 마음은 사라져 있었다.

 

 

 

 

2011년초

난 반폐인이 되고 있었다.

대학졸업해서 1년
어느 분야에서도 취직이 안됬다.
세상에서는 역사상 최악의 취직율, 대학신규졸업때을 놓치면 두번다시는 취직할수 없는 풍조 등등.

 

그런 때에 인터넷에서 새로운 게임의 뉴스가 나왔다.
닌텐도DS의 게임 [ぞんびだいすき(좀비다이스키)]라는 게임이다.

좀비물을 좋아하고, 좀비가 주인공인 RTS게임이라고 하기에

나는 GBA의 나폴레옹이나 기계어쩌구 라는 조작이 어렵지만 재미있었던 RTS을 떠올리며 기대하면서 소개 동영상을 보았다.

 

 

놀랐다.

동영상에 나온 게임의 조작법이 전에 내가 생각한 그거와 너무 비슷했다.

설마해서 제작회사를 검색했지만 그때 그 회사와는 다른 회사다.

 

웃음이 나왔다.

뭔지 모르지만 웃겼다.

 

게임회사에 가고 싶다고 했을때

부모님은 [게임같은건 쓰레기야]

형은 [너한테는 재능이 없어]

 

모 유명격투게임을 만든 사람과 만났을 때, 게임회사 기획에 떨어진걸 자기한테는 재능이 없다고 한탄했을때 그 사람 왈
[그렇게 말하는 놈은 재능이 없어]

 

 

 

웃음이 나왔다.

세상에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3명정도 있다고는 하지만
그게 현역게임회사사람이라는게

 

 

내가 뭐에 왜 좌절한것인가. 내자신이 어릭석게 느껴졌다.

 

게임 만드는 사람머리에서 나옴 조작법이나 내 머리에서 나온 조작법이
어쩌다가 비슷하게 나온 것일수도 있겠지만,

왠지 힘이 났다.

그리고 조금만 더 해보자라고 생각했다.

 

부모님의 요구로 가기도 싫은 한국의 대학원에 흥미도 전제지식도 없는 학부에 가게되었다.
물론 공부는 안된다.

대학원에 들어가서 반년뒤 대지진이 일어났다.

인생 새옹지마라는 걸 새삼 느끼는 오늘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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