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
캐시템에 대한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 아퀼리페르 07-07 조회 16,132 공감 8 97

안녕하세요. 아퀼리페르입니다. 오늘은 넥슨이 그렇게나 욕먹는 요소 중 하나인 캐시템 이야기를 해보죠. 왜 유저들은 캐시템을 그토록 싫어하는지, 한편으로는 기업이 수익 추구를 하는 게 당연한 일이라지만 왜 과도한 캐시템을 지양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해보겠습니다.

 

 

1. 캐시템의 분류

캐시템은 기한에 따라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습니다.

 

(1) 소모제

한번 쓰면 사라지는 아이템입니다. 아마도 캐시템 과금제의 대표적인 부류이자, 정액제와 확실히 구분되는 부류. 유저가 필요로 하는 경우에 구매하기 때문에 구매량도 들쭉날쭉이고 구매사이클도 변칙적입니다.

 

(2) 기간제 적용

특정 기간 동안만 사용 가능한 아이템입니다. 1일~30일까지가 일반적이고, 추가 인벤토리와 같은 경우는 몇백일씩 유지되는 경우도 있더군요.

 

사실 상 캐시템이긴 하나 '정액제'의 성격에 더 가깝습니다.

 

(3) 영구 적용

한번 사면 서버 종료 전까지 계속 쓸 수 있는 아이템. 아바타 아이템의 경우가 대표적인 예이며 최근에는 한정판 형태로 출시됩니다. 대개 구입단가가 매우 높습니다.

 

 

 

2. 캐시템의 종류

다양한 캐시템들을 유형 별로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보상을 높이는 아이템

경험치, 골드, 아이템 루팅 기회를 늘려주는 아이템입니다. 사실 상 유저가 전반적으로 '더 빨리 성장하도록' 만들어주는 캐시템이죠.

 

(2) 전투를 보조하는 아이템

보다 회복 효과가 좋은 물약,  죽어도 바로 부활시켜주는 아이템, 일시적으로 전투력을 강화시켜주는 버프 아이템 등입니다. 주로 액션성이 강한 게임에서 나타납니다.

 

(3) 유저의 실패를 만회하는 아이템

확률적으로 무기 강화에 실패한다 해도 그걸 무효화해주는 아이템, 스킬트리를 잘못 찍었을 때 그걸 다시 찍어주는 아이템 등이 있습니다.

 

본래는 스킬트리를 리셋해주는 아이템 중심이었지만, 어느새 확률적으로 유저의 스팩을 강화시켜줄 때 실패를 만회하게 해주는 아이템이 주류가 되어버렸죠. 소비량도 엄청나고 단가도 결코 낮은 편이 아닌데다, 구현하는데에 별 어려움이 없어 게임사의 주수익원 중 하나가 된 듯 하더군요.

 

 

(4) 유저의 편의를 보장해주는 아이템

주로 인벤토리 확장 아이템, 유저 상점 허용 아이템, 특정 캐릭터에게 귀속된 아이템을 다시 거래 가능하도록 만드는 아이템 등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기간제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으며, 꾸준한 매출이 기대되지 않을까 싶네요.

 

 

(5) 아바타 아이템

캐릭터를 보다 멋지게 꾸며주는 캐시템입니다. 역시 유저들이 많이 찾는 캐시템이죠. 단점이 있다면 룩을 구현하기 위해 그래픽 작업을 필히 해줘야 하니, 추가하는 비용이 캐시템 중 가장 많이 드는 아이템이라는 것 정도...?

 

대개 기간제, 혹은 영구로 팝니다만, 마비노기/마영전의 경우 특이하게도 '염색앰플'이란 형태로 소모제 캐시템으로 판매하기도 합니다. 한편으로는 장비의 디자인만 바꾸고 성능을 유지해주는 소모제 캐시템도 있죠.

 

 

(6) 확률적 보상 아이템

소모를 할 경우 랜덤으로 게임 아이템, 캐시템을 제공하는 아이템입니다.

 

(7) 패키지 아이템

다종의 캐시템을 한꺼번에 판매하는 묶음상품입니다. 묶음 종류에 따라 다양한 종류와 가격으로 출시되죠.

 

 

3. 왜 유저들은 캐시템을 싫어하는가?

 

간단히 말해서 유저들은 캐시템의 '변칙성', '불확정성', '게임성에 개입하는 특성'을 싫어합니다.

 

(1) 변칙성: 캐시템의 효력, 가격이 변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패키지 상품이 추가 인벤토리+강화 실패 방지 아이템으로 구성되어있었는데 그게 단종되고 추가인벤토리+캐시 물약으로 바꾼다든지, 혹은 캐시 아이템의 효용 자체를 조정하기도 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때마다 패키지 상품 자체의 가격은 조금씩조금씩 올라가거나, 유저가 필요로 하지 않는 캐시템으로 구성품을 바꿔서 사실상 유저의 추가 결제를 유도하는 경우가 빈번히 나타난다는게죠.

 

즉, 유저 입장에서는 캐시템의 변칙성 때문에 필요로 하지 않는 캐시템까지 질러야 한다든지,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할 때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게죠.

 

 

(2) 불확정성: 캐시템을 몇번이고 결제해도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

 

 

주로 강화 관련입니다. 예를 들어서 10번 이상 강화해야 원하는 스팩을 맞출 수 있는데, 성공확률이 1~3번은 100%, 3~6은 70%, 6~10까지는 40%라 하죠. 그리고 3~6에서 실패하면 강화단계가 떨어지고, 8~10부터는 무기가 사라진다 칩시다. 캐시템을 구매하면 캐시템이 소모되지만 강화단계가 떨어지거나 무기가 사라지는 패널티를 받지 않습니다.

 

이러면 확률 상 '내가 몇번 강화 실패를 겪을 수 있고 무기가 사라지지 않게 하려면 캐시템을 몇개 사야겠구나' 예측은 할 수 있습니다만... 자기 운이 불운해서 기대값보다 더 많이 나올 수도 있다는거죠. 이때 스트레스가 굉장히 큽니다.

 

 

근데 더 유저들이 화내는 사실은, 기업에서 거의 대부분 저 확률을 안 가르쳐준다는 사실이죠.

 

때문에 사실 상 유저들은 원하는 결과를 얻을 때까지 실패를 무효화해주는 아이템, 확률적 보상 아이템을 몇개 질러야 하는지를 모릅니다. 그래서 과소비를 유도하는 경향이 있고, 유저들에게 스트레스, 나아가 절망감을 주는 결과를 낳기도 합니다.

 

더군다나 기업 입장에서는 저 확률을 임의로 조정해서 더 큰 소득을 얻을 수 있죠. 사실 상 가격을 올리는 행동인데, 유저 입장에서는 그걸 도무지 가늠할 방법이 없다는 점에서 판매자에게 너무나도 일방적으로 유리한 행동입니다.

 

가격을 올리는 행동 역시 일방적으로 기업 본위의 행동이라지만, 그건 차라리 오른 가격과 자기 호주머니 사정을 보고 구매를 거부할 권리라도 보장되지 이건 뭐.... -_- 그런 최소한의 권리도 보장이 안되니까요.

 

 

(3) 게임 내 영향을 끼치는 특성

 

캐시템이 팔리려면 당연히 수요, 캐시템을 필요로 하는 상황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유저들은 '마음에 들면 이걸 사고, 마음에 안 들면 안 사도 된다' 라는 선택권이 보장되길 원하는데, 캐시템은 '이거 안 사면 이 게임 못한다' 수준으로 그 필요성을 어필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시는 강화 실패를 무효화해주는 아이템입니다. 게임의 난이도를 지속적으로 올려서, 특정 스팩을 못 맞추면 보상이 높은 던전을 돌기 어렵게 만드는 방법으로 그 필요성을 강조하는데요. 파티원들도 기왕이면 스팩 높은 동료를 원하기 때문에, 유저가 유저에게 구매를 선동하도록 하죠. 

 

그래서 이렇게 안 사면 안 되는 캐시템을 심하게 강요한다면 (같은 말로 비탄력적 수요를 유도하는 캐시템만 출시한다면) 사람들 간의 갈등을 유발시키고 커뮤니티성을 약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혹은 캐시템을 결제한 유저들만의 리그가 구성되어, 게임 접근성이 떨어지는 결과도 가져올 수 있고요.

 

 

 

그럼 유저들의 불만은 알아봤고, 과도한 캐시템이 가져올 수 있는 문제를 예상해볼까요.

 

 

4. 과도한 캐시템이 가져올 수 있는 문제: 게임산업 자체의 위축

 

얼마 전 N사 M 게임이 전체이용가인데도 과다한 캐시템 결제를 유도한다 하여 민원이 들어갔죠. 이런 일이 계속 나타나게 된다면, 게임 산업 자체의 이미지가 안 좋아지게 될 것입니다.

 

결과적으로는 교육적 목적으로 부모 세대가 자녀의 게임 접근/소비 가능성을 억제시켜버린다든지, 정부가 제재에 나서게 되겠죠.

 

그러고보니 정부부처 중 하나인 여가부는 게임과 폭력성이란 관련성이 검증되지 않은 문제에 대해 4,000억원의 기금을 요구했다 취하한 적 있죠.

 

그건 그나마 관련성이 모호해서 정부가 몰아붙일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게임으로 인한 과소비 문제와 같이 회계상으로 명확한 수치가 남는 문제에 대해 문제가 제기된다면, 그때 정부가 다소 과한 규제를 적용해도 명분이 명확한만큼 강행할 가능성이 높겠죠.

 

 

사실 상 공유지의 비극과 같다 봅니다. 개별 게임사가 유저들에게 단물을 최대한으로 빨아내기 위해 한 행동이 결국 공유지의 황무지화(제재로 인한 게임산업의 위축)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는요.

 

생각해보면 꽤나 부당한 일이네요. 개발사와 퍼블리셔가 분리되어있는 경우, 돈놀이는 퍼블리셔가 하는데 욕은 개발자가 먹어요. 퍼블리셔는 자기가 먹어야 하는 욕을 개발자가 듣는 것에 대해 보상이라도 해줘야 하지 않겠나 싶은데 말이죠. (그렇게 박봉이라던데 그걸 좀 개선해주던가)

 

 

 

5. 캐시템에 대한 옹호, 그리고 문제.

 

물론 캐시템 제도에 대해 여러 사람들은 옹호합니다. 그중에서 가장 극단적인 옹호법은  '그게 싫으면 캐시템을 지르지 말든가 그 게임 안 하면 될 거 아냐? 자기 행동에는 자기가 책임져야지?' 겠죠. 실제로 게이머 발언대에서도 많이 나오는 말이고요.

 

 

근데 그 말에 대해 이렇게 지적하는 사람들도 있더군요.

 

 

일단 '캐시템을 결제하도록 판단하는 동기는 유저 본인보다는 캐시템의 필요성 설정을 전적으로 조율할 수 있는 기업(주로 퍼블리셔)에게 달려있다는 점에서, 소비자의 자유의지와 거리가 있다는 점'

 

'게임에 대한 유저들의 호의를 좋을대로 이용해먹고, 좋을대로 이용한 자가 되려 큰소리 치는 적반하장을 용인한다는 점.'

 

'과금제 때문에 게임 산업 자체에 대한 반감이 일어날 수도 있는데도 이를 해소할 노력을 반감시킨다는 점'

 

 

사실상 위의 지적이 타당하다면, 문제는 기업이 만들어놓고 그 피해를 소비자 책임으로 떠넘기는 걸 정당화하는 셈이 되죠. 그것도 소비자의 자존심을 상하게 만드는 인신공격급 발언으로 말입니다.

 

 

이러면 꽤나 곤란합니다. 안 그래도 폭력성 논란 때문에 정부와 국민들의 시선이 따가운데, 여기에 사행성+이를 개선할 생각이 전혀 안 보이는 모럴 해저드까지 보인다면 그 시선이 얼마나 더 따가워질까요? 게임산업의 심장부를 관통할 비수가 될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요?

 

 

결론: 과도한 캐시템은 이기적인 행동일 뿐이다

 

정리하자면

 

유저는 캐시템의 변칙성과 불확정성, 게임성에 대한 개입 때문에 거부감을 느낀다.

 

이 거부감은 결과적으로 게임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형성해 게임 산업을 압박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과도한 캐시템을 운영하는 게임사는 동종업자들 뿐만 아니라, 미래의 개발자들에게도 폐를 끼치는 이기주의자에 불과하다는 것이겠군요.

 

이런  비판을 '현명하지 못한 소비자들'이라 역으로 비판할 수도 있지만, 솔직히 별로 좋아보이지 않아보이네요. '너희들이 멍청하니까 사기를 당하는거야' 라고 말하는 사기꾼과 별반 달라보이지 않으니까요.

 

 

 

 

덧) 넥슨에 대한 제 개인적 의견.

 

너희들 그렇게 살지 마라. 대기업의 지위를 이용해 비탄력적인 과금제를 강요해 코 묻은 돈 벌어가는 동안 소비자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근데 정작 그 불만이 터지고 정부 제재 들어가면 애꿎은 중소기업들, 그리고 애꿎은 개발자들 다 피해보거든? -_- 너들은 그동안 번 돈으로 딴 산업으로 전향하기라도 하겠지, 평생 게임 개발 능력 키우는 개발자들은 게임산업이 위축되면 어디 갈 데도 없어진다. -_-; 퇴직금으로 사업 하나 열고 닭을 튀기거나 피자 반죽하며 살면 된다고 하진 않겠지 설마.

 

소비자 뿐만이 아니라 너그들 때문에 야근과 박봉에 고생하던 개발자들까지 버리는 짓은 하지 마라. 게임 산업에서 단물 빼먹는데에만 급급해하지 말란 말이다. -_-

COOL: 11 BAD: 3
  • 페이스북 공유
  • 트위터 공유
아퀼 | Lv. 27
포인트: 30,331
T-Coin: 1,130
댓글 0
에러
시간
[비밀글] 누구누구님께 삭제된 글입니다 블라인드된 게시물입니다 내용 보기 댓글을 로딩중이거나 로딩에 실패하였습니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 쓰기

전체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