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블로3에 현거래경매시스템이 도입되었다는 소식은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어떻게 믿었던 블리자드가 그럴수 있단 말입니까!!
...어떻게 내 칼럼에 절망을 이렇게 내린단 말입니까.
그걸 보자 능률님께서 격려 한말씀을 내리셨습니다.
하지만 정작 새 칼럼에 본인의 댓글이 하나도 없어 설득실패.
그런데 생각해보니 아직 여러분에게 주인공이 누군지도 제대로 설명 안해드렸었죠.
물론 뭐 대충 칼럼 맨 처음부분에 나왔으니깐 여러분은
'저 파란색 같은데' 하고 찍을 순 있겠고
무당에 대한 게임이니까 뭐 당연히 무당이겠지 정도는 알겠지만
결론적으로 이름도 모르신다는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일단 우리의 주인공 이름은 선령지입니다.
혹시 들은적이 있는 것 같은 이유는 6화에 들릴듯말듯하게 언급되어있기 때문입니다.
...
기껏 칼럼이라고 해놓고 이것만 소개하기도 그렇네요.
뭐 그런고로 오늘은 그냥
선령지라는 캐릭터의 제작과정같은거나 이야기 하도록 하겠습니다.
뭔 제작칼럼 순서가 이렇게 개판이야 같은 딴지를 방지하기 위해 외전이라고 칩시다.
사실 선령지는 만들어지는 과정부터가 정상을 벗어났습니다.
보통 캐릭터디자인이라고 했을때
"어떤 캐릭터를 만들어야 하는가?" 같은 부분과 캐릭터성을 정하고 나서
그 다음 디자인등을 정하죠.
하지만 선령지의 경우는 얼떨결에 디자인부터 시작되어버렸죠.
아주 처음부터 개판 그 자체였던 것입니다.
허허...
때는 제가 심심하고 즐길것도 없었던 시절...
하미네가라는 제목의 ORPG를 구상하고 있었을 때였습니다.
직업군중에 마물헌터라는 직업이 있었죠.
무기는 검계열을 사용하고 마물퇴치를 위한 보조장비사용과
가죽 이상의 방어구를 장비할수 없다던가 뭐 그런류의 캐릭터였습니다.
보통은 이런 개념에 대해서 서구적인 캐릭터를 생각해내는게 일반적입니다만
제가 여기서 무당을 디자인에 도입시키자라고 생각한것이 선령지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즉 이때는 선령지라는 이름이라던가 특별한 캐릭터성도 없이 그냥 마물헌터 여캐였던겁니다.
여기까지는
/board/view.php?id=376502&category=203
이걸 보신 분들이라면 다들 아시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저땐 발단만 이야기 했고 무슨 생각을 했다 같은건 없었죠.
사실 그동안 선령지 그림을 보셨으니 아시겠지만
디자인의 기본적인 완성은 저때 거의 대부분이 확정된 상태입니다.
그럼 머리부터 발끝까지 하나씩 짚어보도록 하죠.
일단 머리.. 헤어스타일입니다.
무당을 캐릭터로 디자인 할때는 흔히 검은 머리 바탕에 흰머리를 드러나게끔 하는게 흔하더군요.
조은숙님이 연기한 아가야 청산가자의 당골도 그랬고
진짜 무당은 아니지만 특영반의 이싀문도 무당 손자라서 그런가 쓰였고...
그런 관계로 저도 슬쩍한거죠 뭐...
단 저는 역으로 흰머리 바탕에 검은머리를 드러나게 넣은게 다를 뿐입니다.
실제 저런 경우가 많이 있었는지의 여부는 저에게도 전혀 정보가 없어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당골이나 싀문씌의 디자인 발상의 출처가 많이 궁금합니다.
물론 흰머리에 단발이면 절 항상 걸고 넘어갈 캐릭터가 있긴 합니다.
김달태...
네... 사실 좀 많이 위험한 놈이죠.
하지만 궂이 단발을 고집한 이유는 무당 디자인을 검색하다가 지금은
출처가 생각이 안나는 기사를 봤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무당은 남성같고 박수는 여성같다.
(박수:남자인데 무당이면 박수라고 하는겁니다.)
확실히 무당들은 여성적인 느낌을 잘 안냅니다. 갓을 쓴다는 점도 그렇고
당당해보이는 느낌을 항상 주죠.
그래서 겉보기에도 그런 느낌을 줄수 있는 숏컷이 제일 낫겠다고 판단한것 뿐입니다.
어차피 평소에 머리두건으로 잘 싸고 있으니 크게 걱정할 부분도 아니고요.
머리두건은 두건만 홀로 있으면 심심해보인다 싶었고
사극에서 저런 금장을 자주 쓰길래 갖다 썼습니다.
옆머리가 저렇게 내려있는 이유는... 음... 그냥 제 취향이에요.
저렇게 가지런하게 옆머리 내린게.
헤헤헤...
다음은 모자입니다. 가장 이야기할 거리가 많은 부분이죠.
무당이 쓰는 모자는 크게 두종류가 있습니다.
일단 이런 갓이 있고요. 적립이라고 합니다.
둘째가 이런 고깔입니다. 임시로 종이를 사용해서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실 무당에게있어 고깔보다는 상대적으로 갓의 이미지가
많기 때문에 얼핏 생각하면 갓의 압승!!!
이지만 중요한 두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첫째로는 이게 마물헌터 여캐가 있다면 마물헌터 남캐도 있다는 점입니다.
뭐 고깔이나 갓중 하나만 줘야한다고 정해둔것도 아니고
둘다 갓 둘다 고깔로 정해줄 수도 있겠지만
원래 갓과 비슷한 중절모나 큰챙모자는 남캐쪽에 더 선행사례가 많습니다.
그러니 남캐에 갓을 주고 여캐에 고깔을 주는게 기본적인 판단이겠죠.
아 참고로 이걸 디자인 하던 중에 일이 귀요마도로 넘어갔기 때문에
마물헌터 남캐의 디자인은 영영 나오지 않았습니다.
물론 이것만으로 무조건 고깔을 줘버린건 아니고요...
둘째로 마물헌터 여캐가 단발이었다는 점입니다.
갓이라던가 챙이 있는 모자의 경우 썼을때
위에서 보면 눈과 표정을 감추는듯해서 범접하기 어려운 느낌을
아래에서 보면 그 볼륨감과 챙으로 가려진 그림자에 의한 강한 중압감을
느낄수 있게 하는 패션입니다.
즉 큰챙모자는 항상 쓰는쪽이 가장 이상적인 패션아이템이란말이죠.
하지만 여캐인데 머리도 짧으면서 갓까지 항상 쓰고다니면
누가 여캐로 보고 다닙니까.
뭐... 아예 없지는 않은 경우였지만 2D 입장에서 이런 디자인은 겉보기만으로
구분이 더 어렵기 때문에 여캐임 나타내야할때는 좋지 않습니다.
반면에 고깔이라던가 후드같은건 쓰고있지 않을경우에도 분위기를 낼 수가 있습니다.
무당의 고깔을 후드식으로 바꾸면 쓰건 벗건 자유롭고 쓸때는 쓸때의 느낌
벗을때는 벗을때의 느낌을 살릴 수 있죠.
그래서 후드형의 고깔이 된것입니다.
고깔은 등 뒤에 나풀거리는 저거...
그니까... 저거요...
그 등 뒤에 나풀거리는거 같은거...
그... 뭐라 부르는지는 모르겠는데 저거말입니다...
아 몰라 모를수도 있지.
뭐 아예 없는걸 참조한건 아니고 여기 비슷한게 있긴 합니다.
진짜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네요.
물론 발상은 저기서였지만 디자인할때 느낌자체를 참조한것은
이쪽이었습니다. 바람에 날리면 상당히 멋있잖아요.
옷은 복대로 싸고 있는 형태로 위는 천인데 아래는 가죽스타일로 된 이상한 재질디자인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유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뭔 약을 쳐 한건지...
현재 옷의 형태에 대해서 잘 주목해두시길 바랍니다.
참고로 초기엔 의복에 치마가 따로 없었습니다만 이후 치마가 따로 적용되었습니다.
원래 하반신을 보호하는 갑주가 있을뻔했지만 핫팬츠 스타일을 위해 갑주는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군화... 즉 워커의 경우는... 음...
...
김달태때문이죠.
저 데메크3의 인트로 영상은 워커라는 신발을 각인시키기 충분했습니다.
뭐 김달태 신발이야 복장과 함께 바뀌는 물건이긴 합니다만
싸우기 위해선 장화나 워커같은게 더 괜찮은 디자인과 효용성을 가지고 있다는걸 보여줬고
어디까지나 무당이 아니니까 마물헌터니까 적용되었습니다.
워커가 지퍼식인 이유는 간단합니다.
전 원래 애니메이션을 만들던 인간이라 뭘 디자인하는데 있어 항상
애니메이션으로 그리는 경우를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신발끈같이 그리기에 상당히 복잡한녀석은 항상 디자인에서 배제되는쪽이죠.
'뇌가 딸려서 신발끈을 못그리는거 아닌가요?'
라고 물으신다면...
뭐 아마도 그럴겁니다. 제 뇌로는 신발끈 패턴도 잘 소화하지 못해요.
저때 무기는 그닥 중요한 이야기가 아닙니다만
애초에 마물헌터니까 무기는 그냥 서구적이면서도 특색있는 쿠쿠리를
방울같은건 무기도 아니었습니다.
그냥 폼으로 별 도움도 안되는 십자가 달고 다니는거랑 마찬가지였죠.
마물헌터는 절대 귀요마도의 주인공 선령지를 목적으로 한 디자인은 아니었습니다.
애초에 궂이 한국적일 필요도 없었고 그냥 자유롭게 해댄거였죠.
하지만 '귀요마도 만들어야징~'이라는 중대한 결심을 한 이후
디자인이 약간 수정되었습니다.
보시다시피 거의 수정된게 없었는데 그 가장 중요한 이유는 액션게임이기 때문입니다.
액션게임이면 주인공에게 활동적인 복장을 주는게 중요합니다.
충분히 활동적인 복장에서 괜히 대대적으로 뜯어고치면서 까지 변해야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크게 바뀐점도 별로 없으니 그것만 대충 설명하겠습니다.
가장 대표적이게 바뀐점은 드디어 색이 생겼다는 점입니다.
무복은 대체로
빨강이
많은
편입니다.
이런데도 궂이 파랑색을 쓴 이유는 얼핏보면 김달태때문이라고 보긴 쉽지만
정작 그건 별로 상관없었어요.
제가 어렸을때 TV에서 처음본 무당이 파랑 옷을 입고 있었던것 뿐입니다.
출처는 잘 기억이 안나네요.
뭐 결국 그 이미지 때문에 결론적으로
'무당은 파랑'
그런 생각이 항상 들게 되는 정도죠.
다시 생각해보면 빨강으로 적용했을 경우 달태의 견제를 받을 위험이
높긴 합니다.
참고로 저는 원래 색이 막 이것저것 들어간 디자인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일관성있는 배색을 더 좋아하죠. 심플하니까요.
그래서 초반엔 치마가 검은색일색이었지만
그러다보니 워커 검정 핫팬츠 검정 다 검정이군요.
상의는 색동옷인데 비하면 임팩트도 영 부족하고 심심하게 됩니다.
어차피 무당이기 때문에 색을 과감하게 쓰는게 낫겠다 싶어서
저 치마를 빨강으로 바꾸고 간단한 문양으로 마무리했습니다.
그리고 허리띠에 의미라고는 찾아볼 수도 없는 부적을 달아줬습니다.
왜냐고요?... 음...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저조차도 의미 불명인 부분이니
이따 다시 이야기 하겠습니다.
여기서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는 잠깐 쉬도록 하죠.
왜냐면 저기까지 하고 나서야 캐릭터성이란걸 처음 다듬기 시작했거든요.
...
압니다. 제가 봐도 이상한 순서에요.
왜이리 순서가 이따위냐 라고 하셔봤자 애초부터 폼내서 이야기 하려고 해도
원래부터 순서가 이따위로 만들어졌어요.
사실 미리 디자인 해놓은걸 대부분 채용해서 쓰다보니 그 텀이 아주 짧았긴 했지만...
아무튼 선령지라는 이름부터 시작합시다.
선령지라는 이름자체는 결단이 굉장히 빨랐습니다.
여기 그 근원이 있습니다.
뭐... 어렵지 않았죠?
사실 플러스는 해본적도 없어요.
저는 그냥 령지라는 이름 어감이 마음에 들었다 정도가 이유입니다.
대충 어감좋다고 갖다붙여 쓰긴 했지만 그렇다고 제대로 뜻도 없는이름으로 만들순 없죠.
사실 선이 상당히 고민이었는데 원래 생각없이 선에는 신선 선 같은 것도 있고 해서
집어넣었지만 우리나라 성씨에 '선'이라는 한자는 베풀 선밖에 없었더랩니다.
뭐 그런 난관을 어떻게든 대강 극복하여 아래와 같은 뜻이 되었죠.
베풀 선 宣
영묘할 령 靈
뜻 지 志
엄청 그럴싸 해졌지 않습니까?
이름 의미를 보면 영에게 널리 베푸는 뜻이라는 아주 좋은 이름...
인데 성씨때문에 망했어요. 호호.
뭐 어차피 의도하고 만든거라 저는 상관 없습니다만
자기 성씨에 본인은 굉장한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장르부터 그렇고 선령지는 원래 기본적으로
김달태 그 자식의 그늘에 있던 캐릭터였죠.
캐릭터의 성격 자체도 사실 초반엔 김달태와 비슷했습니다.
...물론 엄마가 죽었다던가 아빠가 이상하다던가 형제가 마계로 떨어졌다던가 하는건 없어요.
그러나 마냥 백지인 상태에서 저도 스타일리시 액션의 주인공이라니까
모든 최악의 상황에서 그냥 유쾌하게 대처한다던가 하는 기본적인 성격 구조외에는
당장 떠오르는게 없었다는점입니다.
하지만 그래선 절대 안되는겁니다. 왜냐면 김달태는 김달태고 선령지는 선령지여야했으니까요.
파트2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