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마비노기 영웅전에서 드래곤 레이드를 뛰었습니다.
영웅전 드래곤 레이드는 고레벨들은 대부분 직접 전투에 뛰어들고, 중간 이하 레벨들은 발리스타를 조작하거나 목욕탕을 관리하는 등 서포트활동을 중심으로 치루어집니다. 저는 주로 이비로 양쪽 목욕탕을 번갈아 오가며 물을 상시 가득 채우고, 중간에 위습을 소환해놓거나 펄을 뿌려놓거나 죽은 사람을 살리는 포지션으로 플레이합니다.
어쨌든 첫 레이드는 꽤 스무스하게 잘 진행되고 있었는데, 유독 두 사람이 시끄럽게 떠들더군요. 마영전 레이드는 공대원을 모집해서 가는것도 아니라 무작위로 가기 때문에 공대장이 있는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그 둘은 유독 다른 사람들에게 막말로 떠들고 있더군요. 이거해라 저거해라 왜 발리스타는 엉뚱한때 쏘느냐 진짜 못맞춘다....
뭐 떠들든 말든 묵묵히 목욕탕관리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그중 한 명이 저보고 발리스타를 잡으라더군요. 보니까 1인 2대로 발리스타 잘만 쏘고 있고 제가 끼어들어갈 포지션도 없고 "일단 목욕탕 관리가 제 포지션이고, 발리스타는 잘 못쏘기 때문에 그냥 하던거 하겠습니다." 라고 했더니, 대뜸 욕설...비방...비난...
확 열받아서 레이드 그만두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나서도 귓말로 "니 몰상식을 찍어서 XX게시판에 올려주겠다" 라느니 어쩌느니 한참 떠들길래 "그러시던지요." 하고 차단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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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의 레이드에서는, 23명의 레이드인원중 몇명이 파티 부활아이템을 가져오지 않아 팀이 전멸위기에 몰렸습니다. 저도 그렇고 몇명의 플레이어들이 짜증이 나서 부활 아이템을 가져오지 않은 사람들에게 꽤 투덜댔죠.
결국 유료 부활템을 몇 번 질러서 간신히 용을 잡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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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뒤를 돌아서 생각해보니 - 잠수탄 유저는 욕먹어 싸다고 쳐도, 파티 부활 아이템을 가져오지 않은 유저는 드래곤 전을 처음 해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발리스타를 잡지 않은 제게 뭐라고 뭐라고 떠든 두 사람하고 크게 다를게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는 기본적으로 '상식' 이라는 선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제게 발리스타를 잡으라고 말한 유저 둘은 자신들의 상식을 기준으로 '저 사람, 발리스타를 잡는게 더 낫다' 라고 생각했기에 발리스타보다는 목욕탕 관리를 하고 있는 제가 딱히 이해가 안 갔었겠죠. 마치 단숨에 8명을 부활시킬 수 있는 파티 부활 아이템을 안 챙겨온 유저들에게 제가 화를 냈었던 것 처럼? ㅎㅎ
이 글을 읽으시는 분은 어떤가요?
높은 지식을 갖춤으로서 더 효율적인 플레이를 하는것을 게임의 재미로 원하는 스타일인가요? 아니면 높은 지식보다는 편안함을 위주로 알고싶을때 알고, 놀고 싶은대로 노는것을 게임의 재미로 원하는 스타일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