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개인적으로 '발컨'이라는 말은 '센스가 부족하거나 지식 및 경험이 부족하여 실력이 떨어지는 사람'을 말하고 그것이 비매너인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떤 이유에서건 게임 중에 상대에게 욕을 하고 자신의 기준에만 맞춰 강요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금 전반적인 토론에서 이야기되는 '비매너'성향에 대해 조금 의견을 피력해보고자 합니다.
'발컨'이라고 명명된 '자유주의적 관점의 플레이어'입장에서의 의견을 보면 기본적인 논의는
1. 게임은 '승리'가 목표가 아닌 '즐거움'이 목표이다.
2. 게임에 왜 열을 내냐,
3. 다양한 관점에서 즐거움이 있을 수 있는데 왜 너희의 관점을 남에게 강요하느냐, 다양한 관점을 포용하는 측이 당연히 상위이니 싫으면 손해를 감수하고 나가라.
등인 것 같습니다.
물론, 밥줄이 되는 사업이나 업무와 게임은 다르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매너'와 '비매너'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는 자체가 그것이 '게임'이기 이전에
대상이 '사람'이라는 것에서는 같습니다.
즉, '돈을 버느냐 아니냐'가 아니라 '사람에 대한 예의가 이루어져야 하느냐 아니냐'라는 점에서는 결코 다르지 않은 전제가 깔려있다는 것입니다.
온라인 게임에서 '길드', '파티', '공격대' 등은 커뮤니티로 분류되는 시스템입니다.
즉, 특정한 목표를 가지고 모인 커뮤니티에서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매너라는 점이 왜 부정되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승리'가 목표라는 자체를 부정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승패를 결정짓는 pvp형태의 게임이나 어떤 보스몹을 잡는 형태의 게임에서 그것을 목적지로 하여 파티를 모은다면 모집과정에서 따로 언급이 없는 이상 보스몹의 공략이나 승리는 목표지로 전제됩니다.
게임은 '현실'과 다른 일종의 시뮬레이션이고 대리만족 시스템에 불과하더라도 그것에 소비되는 개개인의 '시간'은 자신이 게임을 위해 굳이 '노력하고 소비하고 싶지 않은' 소중한 시간보다 가치없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니 '게임은 그냥 게임일 뿐'이라거나 '게임에 소모되는 다른 이의 시간을 피해를 주건말건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부정하겠습니다.
'져도 즐겁다'라는 것은 그야말로 내 개인적인 입장이 아닌 팀의 입장에서 볼 경우, 그 목표점에 도달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전력을 다했지만 졌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그야말로 '트롤링'이라고 하여도 비매너로 취급될 이유가 없는 것이겠죠.
저는 정석적인 플레이를 하지 않는 유저를 발컨이나 비매너로 매도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그런 정석적이지 않은 플레이들에서 결국 정석들이 하나씩 탄생하고, 우리는 스타플레이어의 비정석 플레이를 보며 탄성을 지르고 따라하니까요. 그것이 실패한 시도였다고 해도 그 의도가 충분히 느껴지는 플레이들이 있습니다.
되려 문제가 되는 것은 주변은 살피지 않고 자신의 플레이에만 몰입하여 '난 이거 해보고 싶었어'라며 끊임없이 안되는 플레이를 반복하거나, 자신의 목표만을 신경써서 방제도 지키지 않고 파티에 들어와서 방제에 적혀있는 '목표점'을 냉소하는 것이 매너에 어긋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자신은 특정한 플레이가 해보고 싶었고 그것을 시도해볼 수도 있습니다.
지던 이기던 그것을 한번이라도 성공한다면 그것으로 만족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같은 편이 된 사람은 그 사람을 충분히 '비매너'로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야구타석에 서서 되든 안되든 기분좋게 방망이를 마구 휘둘러 한번이라도 크게 날리고 싶은 마음이 있을 수 있고 한번이라도 그게 성공한다면 기분이 좋을 수 있겠지만 다른 팀원들에게 있어 그것은 예의에 어긋난 일이잖아요? 그것이 설사 프로가 아닌 동네야구라고 하더라도 말이죠.
즐거움을 위한 행위인만큼 기분따라 한두번 무리한 도루를 할 수도, 구질에 관계없이 한번 크게 스윙을 할 수도 있습니다만 그것이 반복되고 다른 사람을 기분나쁘게 하거나 승패에 계속 관계되기 시작하면 문제가 있습니다. 같은 편을 물론이고 심지어 상대방에게도 예의있는 행위는 아닙니다. 그 행위가 자신의 패배로 돌아오는 것으로 이미 그 값은 다 치룬 것이며 그 이상의 패널티나 책임은 없으니 비매너가 아니라는 것도 말이 안됩니다. 그 사람의 패배는 그냥 그 사람의 즐거움에 따른 댓가지 '남의 시간을 빼앗은' 댓가는 아닙니다.
그렇다고 그냥 나가버리는 것 또한 말이 안됩니다. 게임에서 나가서 내가 가져야 하는 패널티라거나 그런 것이 문제가 아닙니다. 그 또한 비매너이기 때문이죠. 2:2라면 모르겠습니다만, 8:8이라면 어떨까요. 한두사람의 무책임한 플레이로 내가 나가버린다면 그야말로 나머지 사람에게 매너에 어긋난 행동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비매너로 내가 이외의 무고한 사람들에 대한 매너를 무시한다? 그것은 스스로에 대한 모순이 될 것입니다.
처음에 밝혔듯이 어떠한 경우에도 게임상에서 욕을 하고, 이렇게 해달라는 요구는 할 수 있지만 '이렇게 해야만 제대로 게임하는 것이다'라는 강요를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제 게임방식이나 자신의 플레이만이 목표를 향한 최적화된 길은 아니니까요. 애초에 그런 것이 존재할 리도 없구요.
하지만 '남을 신경쓰지 않고 자신의 즐거움만을 추구하는 것'이 당연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실제로 기본적인 목표점을 벗어나거나 저해한다면 나야 어찌되었건 다른 이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고 그것에 대해 욕을 들을 이유는 되지 않더라도 스스로 당당하기 보다는 조금쯤 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할 일입니다.
어찌되었건 해보고 싶어서.. 라는 마음을 이길 수 없어 그렇게 했다면, 그래서 즐거웠다면 그 사람에게는 좋은 일이겠지만 즐겁기만 한 이면에 최소한 다른 사람들의 기분을 생각하고 마음의 무거움 정도는 가져줬으면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