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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도의 어느 패키지 개발자의 분노폭발글 쥬디 02-07 조회 26,802 공감 4 245

출처:

//www.narics.net/zbxe/index.php?mid=review&search_target=nick_name&search_keyword=gloomy&document_srl=628904 

전에 읽었던 글인데 꽤 인상깊게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요즘 패키지 개발 논쟁이 많이 일어나서 그에 관련된 글이라고 생각되어 링크올립니다.

상당 부분 논란의 요지와 곂치는 부분이 많네요

================== 여기 부터 링크 글 ===============================================

glekang님 글 너무 잘 읽었습니다. 솔직히 읽으면서 많은 공감과 감명을 받았습니다. 당연
히 강추때렸고요.
정말 우리나라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의 문제점을 정확하고 시원하게 짚어주신 것 같습니
다.

전 온라인 게임 개발회사에 프로그래머로 근무하고 있으며 꽤 오랜시간을 이 업계에 몸담
아 왔습니다.
게임을 무지하게 좋아하는 게이머 이기도 하고, 동시에 개발자 이기도 하죠^^. 자랑은 아
니지만.. 현재 우리나라 온라인게임순위 5위안에 들며 동접은 10만에서 왔다갔다 합니다. 
여태까지 제가 거쳐간 타이틀은 5개정도가 되는군요. 들으시면 다 아시는 회사에 현재 근
무하고 있습니다. 이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여러분께서 돌(?)을 던지시는 온라인게임계에 
근무하는 제가 앞으로 할 얘기가 조금이나마 여러분께 설득력이 있기를 비는 바램에서 드
리는 것이지 결코 과시욕의 발로가 아님을 알아주셨으면 하며, 또한 앞으로 드릴 말씀이 
결코 좋은 말씀이 아니고 미사여구를 동원한 악플이 달릴까 무서워 벌벌떠는 문체가 아닐 
것이란 점도 인지해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개발자에겐 누구나 자신이 만들고 싶은 게임이 있습니다. 그것이 어떤 장르이건 간에 자신만이 아닌 다른 사람들도공감하고 몰입할 수 있는 완벽한 세계관, 시스템, 밸런스 스스로 머리속에 되뇌이면서 점점 구체화 되고 일부는 현실화 되는 경우도 있고요. 저 역시 수년이 넘는 출퇴근 시간 동안 그러한 세계, 게임을 머리속에 그리면서 살아왔죠.

그렇게 반복하며 생각하기를 천번은 족히 넘은거 같습니다. 같잖은 실력으로 주제가까지 만들어 흥얼거리고 있으니까요. 그럼 이 정도 했으면 제가 기획을 해도 될까요? 위에 어느분이 말씀하신 것처럼 나도 다옥이나 에버퀘스트같은 게임을 조건만 되면 만들 수 있다고 해도 될까요? 아뇨 현실은 다릅니다. 전 한낱 몽상가에 지나지 않죠.

현실은 뭡니까? 여러분이 어떤 일을 하려고 할 때 자신의 운명과 자신의 아내와 자신의 아이들의 운명까지 저당잡힌 전 재산을 투입해야만 할 때, 어떤 길을 택하시겠습니까? 검증된 안정한 길입니까? 아니면 검증되지 않은 위험한 길입니까? 객기와 군중심리로 후자를 택하겠다! 하시는 분들 없길 바랍니다. 정답은 전자입니다. 자신이 바라는 최고의 도자기 하나를 만들기 위해 수백개의 도자기를 깨가며 수십년을 소비하며 마침내 그 바램을 성취하는 정신이야 말로 장인정신 아니겠습니까? 왜 유저들이 개발자들을 이 길을 가라고 자꾸 등을 떠미는 걸까요? 

게임예술이 아닙니다. 게임"산업"입니다. 그리고 거기서 일하는 우리들은 프로페셔널들입니다. 프로와 아마의 차이점,뭡니까? 아마추어들은 자신이 만들고 싶은 것, 하고 싶은것을 만들 수 있습니다. 프로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정해진 날짜와 시간에 맞춰 결과를 창출하는게 프로입니다. 자신이 하고싶던 하고싶지 않던 간에요.

게임계는 식당사업이 아닙니다. 한번 메뉴가 이상하면 바꿔서 다른 메뉴로 승부보는 사업이 아니란 말입니다. 흥행사업입니다. 유저의 트랜드와 욕구를 정확히 읽어 제품을 내놓지 않으면 그 제품은 바로 수명 끝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작품을 준비하는게 불가능한 사업입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작품이란게 고스톱이나 테트리스 같은 라이트게임을 말하는거 아닌거 아시죠? 현실에 안주하고 신세한탄하는 말이 아닙니다. 게임은 여러분이 만들어가는 겁니다. 현재 우리 게임계가 동접이 좋고 잘나가는 게임들의 주제가 바뀐다면 변화를 기대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위의 상황처럼 전자를 선택하여 안전하고 검증된 방법으로 현재는 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 외국은 어떻게 그러한 게임이 나올 수 있었나고요? 물론 외국회사가 돈이 펑펑 남아돌아서 그러한 모험을 감수하는걸까요? 그곳도 우리와 재정상황은 비슷합니다. 열악한 곳도 상당히 많습니다. 울티마 온라인, 와우 이런 게임들이 하늘에서 갑자기 뚝 떨어진겁니까? 울티마 시리즈를 처음본게 국민학교 4학년때인가 입니다. 워크래프트를 처음 본게 고등학교 2학년 때 쯤이군요. 그 치밀한 세계관이나 밸런스의 뿌리는 시리즈를 거듭하면서 나온 자연적인 산물입니다. 그 맥을 계속 이어 오늘날에 이르렀습니다. 그럼 그게 다 온라인 게임인가요? 바로 패키지의 시리즈란 말입니다.

일본의 파이날판타지 시리즈, 이스 시리즈, 슈퍼 마리오 시리즈. 외국의 울티마 시리즈, 워크래프트 시리즈 스타크래프트시리즈 디아블로시리즈 이게 온라인 게임들 입니까? 우리나라엔 어떤 시리즈가 있습니까? 창세기전 시리즈?? 현재까지도 사랑을 받고(팔리고) 있나요?

그 이유는 저나 이글을 보시는 여러분들이나 잘 아실겁니다. 그 맥이 왜 끊겼는지! 그러면서 유저들은 어느날 갑자기 울티마 급이나 와우급의 세계관을 갖춘 게임이 튀어나오길 바라고 있죠. 코미디 같지 않습니까? 게임은 기획만 가지고 되는게 아닙니다. 머리속에 생각은 물론 누구나 거창합니다. 그러니 자기도 울티마급의 게임을 만들 수 있다고 착각들을
하고 있죠. 외국은 저렇게 오랜시간동안 유저들의 사랑을 받으며 그에 따른 게임제작의 전반적인 프로세스가 사람들의 머리속에 있는 최종적인 결론과 아주 유사하게 만들어 낼 수 있을 정도로 성숙된 반면, 우리나라는 그 과정에서 여러분이 아주 잘~~ 아시는 원인에 의해 잘려버렸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유저들의 사랑이란 입으로만 좋네 어쩠네 하는 공염불
을 말하는게 아닙니다. 아시죠? 실질적인 구매행위를 말하는 겁니다.

이 대목에서 "훔쳐먹은 주제에  감히 즐긴다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말라"는 이원술사장님의 말을 하고 싶네요. 제가 거쳐간 5개의 타이틀 중에 팩키지 게임은 2개가 있습니다. 모두 쫄딱 망하긴 했지만요. 국내출시 서명운동까지 했던 쯔바이가 200장 팔렸다는 친구의 말에 충격을 먹은지가 이제 3년정도 된거 같군요. 국내 기사에 원고 보낼 때 10배 튀겨서 2천장이 팔렸다고 발표를 했다고 하더군요. 아마 네이버나 다음뉴스를 검색해보시면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글 패치 파일은 10만건이 다운로드 됐다고 하더군요. 단순히 계산해서 10만명중 정품유저 200명 아닙니까?
유저 여러분들은 제가 수없는 밤을 하얗게 지세우며 되지도 않는 영어로 외국서적 뒤적이며 만들어낸 게임이 고작 며칠만에 게임잡지 쥬얼로 팔려갈때 흘렸던 눈물과 국내유저를 믿고 많은 돈을 투자해서 고작 200장의 실적을 낸 친구의 눈물, 그리고 여러 개발자의 눈물을 밟고 지금 게임계가 돌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길 바랍니다.
지금 저랑 같이 그 시절 개발했던 동료들이나 저의 눈에는 꽤나 전문적인 지식을 나열하며 게임이 어떻고 저떻고 말씀하시는 분들 모두 입만 살아있는 별 필요없는 평론가일 뿐입니다. 근데 국내 모든 유저들이 평론가입니다. 눈만 높습니다.
왜 이모양이 됐는지, 아니 우리나라 게임이 왜 이지경이 되었는지 불평하는 글중에 유저 자신들의 의식개혁에 관한 글은 제가 단 한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모두 개발사 탓만 합니다. 자꾸 도자기 만드는 장인이 되라고 등을 떠밉니다. 여러분 부모님이 만약 게임계에 계시다면 어떨까요? 용돈도 못주고 학비도 못주고 곧 죽어도 자신이 바라는 게임만 만들며 모니터와 씨름하는 그 개발자가 여러분의 부모님이라면 가정이 어떻게 돌아갈지 생각해 보셨나요? 10평도 안되는 월세방에 전전하면서 아버지라는 개발자는 자나깨나 최고의 게임만 부르짖고 있다면... 여러분 왜 개발자를 이러한 삶을 살라고 자꾸 강요합니까??? 지금 돈되는 게임회사에 있는거 저는 아주 만족하고 있습니다. 그럼이게 개발자의 자존심을 버리고 현실에 편승하는 비겁한 쓰레기 개발자의 모습입니까? 저 역시 이러한 생활속에 제가 바라고 유저가 바라는 그러한 게임을 만들수 있게 된다면 정말 소원이 없겠습니다.

"짜장면 값을 내고 탕수육을 달라고 하지 마십시오."

식당에 이런 미친사람이 오면 식당주인은 당연히 쫓아내거나 경찰을 불러야 겠지요? 미친사람으로 비유하니깐 기분이 안 좋아지십니까? 그럼 저희 게임계의 문을 두드리십시오. 저희는 환영합니다. 10년 남짓한 제 경력동안 보아온 신입사원의 이력서만 수천장이 넘고 포트폴리오도 수를 헤아릴 수 없습니다. 최고의 게임을 만들겠다던 그 당찬 열정,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1년 정도면 많이 갑니다. 그 수 많은 사람이 여러분과 같은 꿈을 갖고 뛰어든지 수년이 지난 지금, 왜 멋진 게임이 하나 안나오는 걸까요? 그 이유를 알고 싶으시면 언제든지 게임계의 문을 두드리십시오. 몸으로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느끼십시오.

제가 최종적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은 진짜 이유를 알아달라 입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토론을 해달라는 겁니다. 이 문제를 간과한 그 어떤 좋은 의견도 현재는 소용없다는 거죠

>... 정말로 울티마 온라인, 에버퀘스트, DAoC 와 같은 한국 MMORPG 가 만들어 진다면,
>... "돈을 매달 30000 원 씩 주고 꼬박꼬박 하루 8시간씩 할" 의향이 있으십니까?
>... 상용화 반대니, 너무 비싸다느니 같은 말은 접어두고...
>... 그 게임을 사랑하면서, 그 게임을 좋아하면서...
>... 그 게임의 세상을 살아갈 의향이 있으십니까?

위와 같은 Zero-Device님의 글처럼 아니 8시간이 아니더라도 정액비용을 지불하고 정말 할 의향이 있는겁니까? 제 생각은 "아니오!"입니다. 여러분중에는 있을지 모르지만 전체적인 비율로 볼때는 미미하죠. 한마디로 저런 게임 만들수도 없으며 만든다고 해도 시장성이 확보되지 않았으므로 제 결론은,

"울티마 온라인, 에버퀘스트, DAoC 와 같은 한국 MMORPG는 거의 불가능하고, 그걸 바라고 있는 유저들 정신상태가 문제라는 말씀을 하고 싶습니다."

작업중에 글을 쓰느라 정신이 없네요. 거친 말투에 대해 사과는 따로 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제 글을 읽으시고 이성적인 의견을 내시는 분들께는 최대한 답변해 드리겠지만 그렇지 않고 틱틱거리는 공짜족이나 유저에게 할애할 시간이 없으므로 그분들께는 양해를 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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