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칼이용님이 기능성게임에 관한 레포트를 작성하고 계신다고 해서 도움이 되는 강연 내용을 하나올립니다. 해당 강연내용은 제가 지난 KSF2010(경기기능성게임 페스티벌)에서 들은 강연 내용 중 하나입니다.
강연 내용은 좋은데, 잘 어필이 되지 못해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관련자료들이 거의 보이지 않아서, 제가 관련 이미지를 추가해서 올립니다.(다행히 경향게임스에서 약간의 이미지가 남아 있었네요.)
강연자 두 분이 따로 연이어서 강연했었기에 합쳐서 올립니다.
* 주의 : 해당 강연 내용은 지난 2010년을 기준으로 한 것이기에 현재와 다소 차이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KSF2010 강연의 일부의 내용들을 다룬 것이므로 강연 내용에 대한 질문은 받지 않겠습니다.(질문을 받았는데, 제가 거기에 맞지않은 답변을 얘기했다간 강연자인 이남우님과 김남이님께서 저한테 화내실겁니다;;;a)
KSF(경기기능성게임 페스티벌) 공식사이트가 현재 기간만료가 되어서 해당 강연 내용의 자료가 거의 없는 관계로 제가 찍은 사진과 게임경향스의 이미지를 추가, 타이핑 작업해서 넣었습니다.
게임에서 건강을 찾다(생활개선게임 프로젝트 'WONG1997' 사례 소개)
이남우(Creative Director, (주)휴레이포지티브) 외 김남이
>>발표자료 요약
Project WONG1997 : 게임에서 건강을 찾다
이나무(enamu) Creative Director, Huray Positive Inc.) 외 김남이
>> 자기소개
저는 웹 서비스 기획자입니다. 2001년부터 웹 서비스 기획을 해왔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블로그 서비스 <블로그인>을 만들었고, 2003년 NHN에 입사해 3년간 <네이버 블로그>를 비롯해 몇 개의 커뮤니티 서비스를 공동으로 기획했습니다. 퇴사 후, <마이크로 탑텐>, <필통넷> 등의 서비스를 만들었으며, 2008년 다시 NHN에 입사해 <XE(제로보드)>와 <텍스타일> 등을 기획했습니다. 지금은 다시 퇴사하여 <휴레이 포지티브>를 공동창업하고 <WONG1997>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습니다.
>> 회사소개
<휴레이 포지티브>는 '사람(Human)을 비추는 빛(Ray), 그 중에서도 따뜻하고 긍정적인(Posivive) 빛 '이라는 의미를 담은 이름입니다. NHN 출신의 최두아, Daum 출신의 박재범, NCsoft 출신의 류재성, 그리고 저 이나무. 이렇게 30대 중반의 사내 넷이 모여 올해 초에 만든 주식회사입니다. 거기에 아트 디렉터 김남이, 게임 디자이너 김시내, 프로그래머 박정운, 콘텐츠 기획자 박지아. 이렇게 네 명의 젊은 인재들이 합류했습니다. 경력은 짧지만 재능과 열정으로 똘똘 뭉친 20대입니다.
우리는 청담동에 있는 작은 사무실에서 사람들이 행복하게 만들어줄 서비스를 열심히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게 도우려면, 우선 우리부터 행복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문화 접근성이 좋은 사무실 위치, 피톤치드를 내뿜는 삼나무 책상, 연 30일 이상의 휴가, 서로를 이름만으로 부르는 소통문화, 각종 음료를 가득 채운 냉장고 등은 그 믿음의 결과입니다.
>> 프로젝트 소개
소개할 프로젝트의 이름은 <WONG1997>은 왕가위(Wong Kar-Wai)감독이 1997년에 찍은 영화
를 가리킵니다. 바로 <해피 투게더(Happy Together)>입니다. '행복은 함께 할 사람이 있을 때에만 의미가 있다'는 믿음과 '함께 행복해지자'는 바램을 담고 있습니다. 행복을 함부로 정의할 수는 없지만, 우리는 행복을 '부족한 것이 없는 상태', '더 바랄 것이 없는 상태'라고 나름대로 정의했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행복의 필수요소로 꼽는 건강을 테마로 잡았습니다.
>> 건강 웹 서비스의 한계
처음에 저는 <건강가계부>라는 컨셉을 구상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일해온 방식대로 웹 서비스를 만들려 한 것입니다. 여기에 모바일의 특성에 맞게 리마인더 기능을 추가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조금 더 생각해보니 그러한 기획방향은 명확한 한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건강의 변화는 바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지속적인 노력의 동기를 부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비록 궁극적으로는 사용자를 건강하게 만들어 주더라도, 피부에 와닿는 사용자 경험이 어렵고 지루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대중적인 서비스로 성공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두고 저는 오랜 시간 고민했습니다.
>> 게임에서 답을 찾다
그러나 마침내 게임에서 답을 찾았습니다. 게임은 즉각적인 피드백과 보상으로 플레이어가 게임을 계속 할 수 있게 유도합니다. 또한 세심하게 설계된 가상세계와 그 안에 살고 있는 캐릭터들을 이용한 스토리텔링은 기능적 가치를 뛰어넘는 재미를 선사합니다. 잘 만든 게임은 보편적인 소프트웨어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들조차 즉각적으로 몰입할 수 있게 해줍니다. 게임은 강력한 학습의 도구이자 동기부여의 도구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WONG1997 프로젝트의 제작형식을 게임으로 결정했습니다. 마침 놀공발전소 피터 리 교수와의 시기적절한 만남을 통해 이러한 결정에 대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 The Quest for Peonia
우리는 겅강과 행복의 나라 <피오니아>왕국을 세우기로 했습니다. (왕국의 이름은 건강, 치유, 행복을 상징하는 모란(Peony)에서 가져왔습니다.) 피오니아 왕국은 몇 개의 마을로 구성되는데, 각 마을은 서로 다른 특유의 문화를 가질 뿐만 아니라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다른 생활환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피오니아 왕국의 각 마을을 여행하며 다양한 주인들을 만나고 흥미로운 모험을 하게 됩니다.
>> 건강이 필요한 캐릭터들
피오니아 왕궁의 주민들은 각자 고유의 스토리와 개성, 그리고 무엇보다도 건강과 관련된 고민을 가지고 있습니다. 속이 더부룩한 사자나 항상 잠이 부족한 나무늘보, 치통에 시달리는 악어 등이 피오니아의 주민들입니다. 플레이어는 이들의 어려움을 도와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규칙적이고 올바른 식사습관으로 사자의 소화장애를 돕는 것입니다. 하지만 사실 이 게임의 진짜 목적은 게임 속의 사자가 아닌 플레이어 자신을 건강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여기서 127,065이라는 숫자는 아래의 그림처럼 소화불량으로 인해 고통받는 환자들의 수를 말합니다.)
>> 현실세계의 액션이 가상세계에 펼쳐지는 하이브리드 게임
플레이어의 액션은 게임 내에서 일어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피오니아>에서는 플레이어가 현실세계에서 취하는 액션이 게임에 영향을 끼칩니다. 플레이어가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고 적당한 운동을 하면 사자의 소화장애가 점차 나아집니다. 이를 꾸준히 반복하면서 사자의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고, 플레이어에게는 건강한 습관이 생깁니다. 이처럼 게임을 통해 건강한 생활습관을 갖도록 해주는 것이 <피오니아>의 핵심입니다. 건강한 생활습관이야말로, 건강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임을 우리는 믿기 때문입니다.
>> 새로운 장르 : 생활개선게임
<피오니아>는 생활개선게임(LEG:Lifestyle Enhancing Game)이라는 우리가 새롭게 여는 게
임장르의 시작입니다. 생활개선 게임은 기존의 여타 게임들과 여러모로 다릅니다. 게임의 무대가 가상세계인데 실생활에서의 액션을 통해 진쟁된다는 점이 다르며, 심리적 만족감 이상의 실리적 보상이 플레이어에게 주어진다는 점도 다릅니다. 물론 실생활에서의 액션을 가상세계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은 손실이나 의도된 거짓 데이터가 끼여들 수도 있습니다. 이는 아직 해결해야 할 숙제이며, 머잖아 해결할 것입니다.
>> 열린 시시틈을 지향하다
의료계에서는 개인의 건강정보 관리를 위해 개인건강기록(PHR:Personal Health Record)이라는 형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일상생활관찰(ODL:Observation of Daily Living)이라는 내용이 포함됩니다. 어쩌면 의사들은 <피오니아>를 통해 환자의 일상생활을 관찰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뿐만 아니라,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행동처방을 환자에게 내려줄 수 있게 될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건강전문가나 아토피로 고생하는 자녀를 둔 엄마가 스스로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 수 있게 될지도 모릅니다. <피오니아>는 이런 기능성들을 최대한 수용할 수 있도록 오픈 시스템을 지향합니다.
>> <피오니아의 친구들>
저희는 열심히 <피오니아>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작지 않은 왕국이고 그 안에 사는 주민도 많다 보니 빨라야 내년에나 나오게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 전에 맛보기용 에피소드를 내놓기로 결정했습니다. <피오니아의 친구들>은 5명의 캐릭터와 그들의 생활환경을 담을 것이며, <피오니아>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 만을 갖게 됩니다. 우선 아이폰(iPhone)용으로만 배포할 예정이며, 발매예정일은 2010년 10월 20일입니다.
>> 게임은 변하고 있다.
"게임"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넓어지고 있습니다. 게임은 이제 단순한 재미나 반사신경의 발달만을 주는 것이 아닙니다. 게임은 학습이나 건강과 같은 현실적인 가치를 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게임이 더 이상 우리의 실생활과 분리된 가상세계 만의 일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웹이라는 미디어가 종이, 라디오, TV 등 전통적인 미디어를 모두 집어삼킨 것처럼, 현실세계로 그 대상을 확장한 게임은 어쩌면 새로운 통합미디어로서 현재의 미디어 지형을 확 바꾸어 버릴지도 모릅니다. 적어도 저와 <휴레이 포지티브>는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그것이 우리가 <WONG1997>이라는 인터랙티브 기능성 콘텐츠를 위한 글로벌 오픈 플랫폼 사업에 미래를 건 이유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