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전...지금으로써는 도저히 상상도 안가던 하드디스크조차 없던 그시절
허리춤에 빨주노초파남보 5.25인치 디스켓박스를 들고 다니던 시절의 이야기 입니다.
몇년간 컴퓨터 학원을 다녔었는데, 그때의 기억이 새록새록납니다.
당시의 컴퓨터학원은 지금처럼 3D나 각종 프로그래밍, 웹디자인 이런것을 전문적으로 배우는 그런 곳이라기보다는(물론 배우긴배웠지만) 일종의 놀이터와 같았습니다.
2시간정도 선생님이 내준 과제를 끝내고 나면 게임을 하기도 하고(물론 오래는 못했지만) 생라면을 부셔먹기도 하고, 저녁무렵이되면 TV에서 미래소년 코난을 했었는데, 학원 사람들 모두모여서 그거 보다가 집으로 가곤했었습니다.
특히 토요일은 게임만하는날이었는데 자유롭게 동네친구들 데려와서 같이 놀았었습니다.
가끔은 떡볶이 잔치도 하고.....아무튼 그시절의 게임들이 참 재미있는게 많았었습니다.
고인돌, 남북전쟁, 외계인배구, 브루스브라더스, 포커, 홍콩마작, 배틀체스, 금광을찾아서, 킹콩, 남극탐험, 알카노이드, 황금도끼, 란마1/2, 시노비, 하드볼, NBA농구, 아이스하키, 부도칸..등등
그중에서 가장 명작을 하나만 꼽아보라면, 아마도 '금광을 찾아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생각해봐도 놀라운 자유도와 치밀한 게임 시스템등이 일품인 게임이었죠.
딱히 장르를 분류하기가 뭣할정도로 다채로움이 뭍어나온 게임이었습니다.
게임을 시작하면 컴퓨터 기본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알딱구리하면서도 중독성있는 서부음악과 함께 웬 노인네가 작업포즈로 해맑게 웃는 타이틀화면이 나옵니다.
(우왕ㅋ금ㅋ)
그러면서 화면이 바뀌고 마을이 보이고 짤딱만하고 귀여운 영감쟁이가 멍하니 서있습니다.
(아기자기한 마을풍경)
그 뒷편으로 여러가지 가게가 있는데, 여관,은행,병원,상점,감옥 등등 서부시대의 황량함이 느껴지면서도 아기자기하고 생각보다 큰 마을입니다. 2차원적인 횡스크롤이지만, 나름대로 깊이감이 있어서 가게로 들어갈때 입체감이 느껴집니다. 가게에 들어가면 바로 화면이 나오는곳도 있고, 여관처럼 따로 스크롤 되게 만든 가게도 있습니다.
(상점의 구매장면. 물통은 필수!!!!)
처음시작하게되면 보통 사금캐는 접시와 낚시바늘을 들고 근처의 강으로 갑니다. 마을을 벗어나거나 스페이스를 누르면 전체지도로 표시되는데, 그당시 이런 시스템을 구현했다는게 정말 획기적이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별로 좋지도 않은 사양임에도 구현할수있는 모든것을 끌어내서 구현해낸것이죠.
(강위에 쪼그만한 점이 주인공 할배의 위치임)
마을길의 커브끝에서 벌판을 가로질러(최단거리...인디언이나 뱀을 만나지 않을 확률이 높음) 강으로 가서 스페이스를 다시 누르면 강이 펼쳐집니다. 길을 갈때도 대각선키를 이용해서(스포처럼 대각선이동이 빠름) 왔다리 갔다리 하면서 가주는 센스!!ㅋ
(조촐한 그래픽으로 구현된 강의 풍경)
강에서 낚시대를 꺼내들고 던지면(물론 그런 모션은 없지만) 강물 속까지 표현이 되어있구요.
(물속까지 표현되어 있어서 게임의 깊이감을 더해준다)
물고기는 큰거를 많이 잡아야 좋습니다. 대신 큰거는 쫌 빨라서 잡기가 힘들죠. 물고기는 식량으로 분류가 됩니다. 스테미나가 딸리면 반드시 먹을껄 먹어야지 안그러면 배고파 죽습니다.
(건강, 음식, 물, 이 세가지를 잘 조절해줘야함)
먹는것은 상점에 가면 살수있는데, 생각외로 많은 종류의 음식들이 있습니다. 빵,치즈,통조림 등등...
낚시를 한가득 잡고 나면 접시를 이용해 모래에서 사금을 캡니다. 사금은 별로 값이 안나가기 때문에 초반에만 쫌 유용하죠.
그렇게 어느정도 돈이 쫌 생기면 금광을 캐러 광산으로 갑니다.
(광산 입구. 웬지 으스스함)
곡갱이와 밧줄, 등불, 성냥같은걸 사서말이죠. 광산에는 두종류가 있는데, 천연광산이랑 인공광산이 있습니다. 천연광산은 말그대로 아직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곳이고 인공광산은 어느정도 구조물이 있어서 안정적이고(무너질 확률이 적음) 마음이 편안하지요.
(입구쪽 모습. 웬지모르게 안도감이 느껴지는 장소)
사다리도 있고...광산은 맵화면에서 산모양에 검은색 점으로 표시되어있는데, 광산에 들어가면 미로가 시작됩니다. 일종의 던전이라고도 할수 있는데...단순한곳은 단순하지만, 복잡한곳은 엄청 복잡해서 길을 잃기도 합니다. 횡스크롤 방식이라 옆으로 잘린 단면도로 보여주는데, 왔다리 갔다리하면 어느새 시간이 지나가죠. 광산의 중간중간, 끝으머리에 광석들이 있는데, 좋은광산은 복잡한반면 커다란 금덩이를 캘수 있습니다.
(금덩어리 발견~!!!ㅋ)
(2프레임으로 만들어진 할배의 역동적인 금캐는 모션!!!ㅋ)
신나게 금을 캐고 나면 어느새 어둑어둑 해지고 배가 고파집니다.
시간개념도 있어서, 밤이되면 잠을 자러 가야합니다. 안자도 상관은 없지만, 체력이 떨어지고 밤이되면 강도도 만나고 쫌 무섭고 그래서 잠을 자게끔 만들어놓았습니다.
(어둑어둑해진 화면. 마을로 가서 쉬고싶다는 느낌이 절로 들게 만들었음)
마을로 돌아오면 대부분의 가게는 다 문을 닫습니다.(영업시간이 철두철미함)
(왼쪽에 문을 닫은 병원의 모습. 밤에 인디언이나 강도를 만나서 병에 들면 다음날까지 자야하는데 치료를 못받아서 죽을수도 있다)
여관에 들어가서 위스키를 한잔 마시고 포커를 쫌 치다가 잠을 자면 다음날로 넘어갑니다.
(위스키 한병 주세염~!!벌컥벌컥!!도박사가 없을땐 여관을 나갔다 들어왔다 몇번하면 됨)
포커를 하다보면 나중에 도박사가 돈이 다떨어지게 되는데, 그러면 지도쪼가리를 줍니다. 그리고 상점에서도 지도 쪼가리를 팔구요. 이걸 가지고 다이아몬드를 찾는게 이게임의 목적인거 같은데, 아무도 그걸 찾는걸 본적이 없었습니다. 한번은 지도 거의 끝까지 가본적이 있는데..정말 방대합니다. 아쉬운 점이라면 마을이 하나밖에 없다는점인데...뭐 그 당시에는 이것만해도 충분했으니까요.
(돈없이 포커를 하려다간 퇴짜를 맞는다!!)
아무튼, 한번 손을 데면 뗄수없는 중독성이 있고 다양한 컨텐츠(말을사서 인벤토리증가, 현상금사냥 등등)와 시스템, 풍부한 아이템, 그리고 서부의 황량한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 그런 게임이었습니다. 명작중의 명작임!!!ㅋ
지금 해봐도 재미있을정도니 그때당시에는 말할것도 없지요.
이렇게 캡쳐를 해가면서 리뷰를 해보니 당시의 기억이 새록새록 나는군요. 이벤트때문에 한번 해봤는데, 다음에 또 시간이 나면 다른 도스게임들도 리뷰해보겠습니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