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및 전세계의 eSports 현주소... 넋두리 Katz 03-16 조회 7,761 공감 8 32

한때는 eSports관련직으로 일하고 싶어했을 정도로 사이버 게이밍에 매우 관심이 있는 유저중 하나로 밑에 하늘님의 글 두개를 매우 인상적으로 읽었습니다. 현재 국내 리그 상태에 대해서 걱정도 분노도 많다보니 리플 몇개로는 모자를 것 같아 제 생각을 새 글로 적어봅니다.

 

[글을 적고보니 너무 길어졌네요, 부분부분 섹션을 나눴으니 골라 읽으셔도 될 듯 합니다 -_-;; 하나의 주장을 한다기보다도 그냥 제 생각을 넋두리 형식으로 다 털어놓은 글이라 ]

 

 

 

결론으로 한줄요약하고 싶었던 말이지만 먼저 적고 시작하자면, 일단 우리나라에는 eSports 포텐셜이라는게 전혀 없었습니다. 단지 '스타크래프트' 혼자 포텐셜이 있었던거죠. 일단 그걸 이스포츠가 무궁무진하게 자랄거라고 착각하고 신나게 투자한게 문제였습니다. 물론 케스파 1기까지만해도 여러군대로 분산 투자가 됐을수도 있겠습니다만, 게임업체가 아니라 게임과 전혀 관계없는 스폰서 기업에서 밥그릇을 차지하면서 지금의 협회로 나락해버리죠.

 

대기업 홍보과 vs 소기업 프로팀

 

일단 국내 협회와 외국의 프로게이밍팀을 비교해봐야겠습니다. 외국은 프로팀이 먼저 구성이 되고 스폰서가 돌아가면서 받춰줍니다. 물론 고정 스폰서도 있겠죠 하지만 그 본질은 팀의 시작을 같은 IT필드의 다양한 회사가 지원을 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다릅니다. 국내의 경우는 대기업이 자회사를 홍보하는 차원에서 팀을 만들었기 때문에 그 목적이 반대로 튀어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비유를 하자면, 축구팀들끼리 모여서 우리 체육 협회를 만들자라느니 올림픽을 열자느니 한 것부터가 문제였죠. 특히나 위메이드, 한빛과 같은 게임관련 업체들이 운영을 한다면 여러군대 모험을 감수하며 투자를 했겠죠. 하지만 수익과 기업이미지 상승을 위하여 프로팀을 만든 스폰서가 지휘봉을 쥐면서 모험이란게 사라집니다. 애초에 이스포 자체가 국내에서는 모험이었는데 말이죠. 뭐 스타에 투자하는 것 자체가 그들에게는 모험의 끝이었을수도 있습니다.

 

( 사족을 붙이자면, 전 그나마 위메이드가 대단하다고 생각하는게 스타2를 준비하기 위하여 워3 선수들을 고가에 영입하고 스타2 연습을 시켰으며 이번에 뒤늦게 카스 프로팀까지 창설했더군요. 카스 프로팀은 최근 중국에서 치뤄진 ESL Asia 예선전에 나가 당당하게 1위를 차지했습니다. 국내에서 그나마 칭찬해줄 모습의 팀을 꾸리고 있죠. )

 

False Idea: 한국이 블리자드의 밥줄이다?

 

그럼 본론의 블리자드 이야기로 들어가보자면, 뭐 이쪽에 대해 좀 아시는 분들이야 다 아는 얘기겠지만 우리나라는 블리자드의 밥줄이 아닙니다. "우리나라에서 스타를 전 세계의 40%나 샀대매" 라는 것 그 이상으로는 모르는 얘기죠. 디아블로1를 제외하고 2만해도 국내에서 판 비중은 얼마 되지 않았으며 워3의 경우는 3%정도밖에 안 되는 수준입니다. 제가 C&C빠였기 때문에 커컨1~레드얼럿2까지의 4타이틀+확팩을 통틀어서 "2천만장의 전설"이라는 말을 자주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패킷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침체에 들어갔다고 하는 상황속에서 워12를 제외하고 3혼자서 2400만장정도를 팔았습니다. 게다가 전세계 MMO수익의 65%를 차지하고 있는 와우도 북미/유럽이 당연 한국보다 시장이 크며 아시아로 따지자면 중국이 진정한 시장입니다. 지금 중국 정부에게 계속 칼 맞느라 잠시 정신은 못 차리고 있는 것 같지만요.

 

일단 블리자드는 '다음 목표'란게 단순히 수익 몇%증가 이런 수준이 아닙니다. 주로 원작을 따라가는 차기작 없다고 하지만 워크1보다는 워크2가, 워크2보다는 워크3가, 워크3보다는 와우가 더 성공하였고 디아1보다도 디아2가 성공했습니다. 아직도 상승세인 컴퍼니죠. 스타로 블리자드는 이스포츠의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와우로는 모두가 "블리자드는 온라인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와우의 성공은 의심된다"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역대 이런 성공 예제가 없는 상태구요. 온라인게임의 파이를 늘리고 반띵 그 이상을 해간 상태에서 블리자드가 새로 눈 돌린곳은 바로 eSports입니다. 딱히 '수익'을 따지자면 엠엠오 하나를 더 만들겠죠. 아 물론 지금 부서가 많아져서 MMO하나를 더 만들고 있다고 하지만 정말 돈만 생각한다면 스타2는 그 비중이 적습니다. 참고로 블리자드는 와우 오리지널 베타때만해도 회사 규모가 400명 이하였습니다. 이번 2010년 1/4분기 발표에 따르면 4000명이 넘었더군요. 10배가 커졌습니다.

 

중국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스타2의 타겟은 중국으로 간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워3 선수가 연예인급 스타가 되어 있는 중국을 보자니 블리자드 차기작들은 중국을 신경쓸수 밖에 없죠. 중국 얘기를 좀 하자면, 관련자들은 우리나라보다 뒤늦게 이스포를 형성한 중국을 부러워할 수 밖에 없는게, 중국은 정부에서 이스포츠를 공식 종목으로 인정을해주고 투자를 하니 그 발전 가능성이 절대 무시할수 없는게 돼버렸죠. 세상이 현재 중국에 투자를 하고 눈기를 돌리는 것처럼 이스포도 그런 모습이 발생하는 상태입니다. 중국 워3 프로게이머들의 실력 향상은 매년 하던 한중전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처음 시작할때는 8강에 다 한국 플레이어만 올라왔습니다. 그 다음에는 4:4비율이였고, 그 다음해는 제 기억으로는 4강이 중국3 한국1이었나 그랬을겁니다. 걸출한 선수도 많이 나올 것이고, 선수와 팀에 대한 투자도 활발할 것이고, 홍보도 잘 될 것이며 좋은 시장인 중국은 계산 외에 놀 수 없는 대상입니다.

 

여담이지만 현재 국내 나엘 선수인 소주선수가 지금 군대에 가있습니다. 정말 평범한 현역으로 갔고 아직도 외박이나 휴가를 나오면 아프리카로 생방송을 합니다. 어지간한 스타 프로보다는 돈도 많이 벌고 국제적으로 네임 밸류도 훨씬 크지만 공군 에이스등으로 빠질수는 없었죠. 군대가면 겜티비는 맨날 보게될텐데 스타판을 보면서 아마 협회나 '우리나라는 안돼'와 같은 생각에 배가 꼬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eSports도 블리자드 천하

 

우리나라 이스포가 솔직히 스타밖에 없는데, 전세계적으로봐도 그 수가 많지는 않습니다. 물론 WCG라던가 기타 리그에서 업어가면서 한두회 홍보성 피쳐링을 해준 종목들은 있지만 오래가는건 없습니다. 정말 리그라고 부를수 있는건 카스, 워3 밖에 없죠. 그 이후로 인정 못한다고하면 서러울수 있는게 있다면 퀘이크/언리얼/피파 정도가 되지 않나 싶네요. 아 그리고 요즘으로 따지자면 와우가 있습니다.

 

와우 투기장 3v3 이 현재 북미/유럽에서 개최하는 거의 모든 이스포츠리그의 정식 종목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엥 와우 그거 MMO아님?" 하시련지 모르겠지만 와우의 이스포츠는 나름 활성화가 잘 되어 있습니다. 누가 이길지, 어떤 클래스가 이길지도 예상이 힘들고 실력좋은 팀이 주로 이기기 때문에 그 밸런싱도 훌륭하다고 볼수 있지요. 다음 와우 리그는 상금 규모가 1억입니다. 와우 혼자 1억, 전혀 작은 판이 아니죠. 와우가 MMO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스폰서들이 붙는 이유는 한국의 스타처럼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모르는 사람이 가장 적은 게임이고 플레이하는 사람이 많으니 애용하게 됐죠. 블리자드가 pvp밸런싱을 3v3을 기준으로만 신경쓰는 것만봐도 블리자드는 현재 이스포츠를 새로운 목표로 삼았다는 것을 볼수 있습니다. 와우에는 2v2와 5v5컨텐트도 있지만 2v2와 깃전(1v1)은 10클래스 30특성을 소규모용으로 밸런싱을 해줄 생각이 없다고 밝혔으며 5v5는 이스포츠로 쓰기에는 관전미가 모자르고 (10명이 뛰어다니니 정신이 없죠) 조합이나 플레이어 실력이 3v3에 비하여 'less-dependant' 하다보니 3v3을 기준으로 집중적으로 패치해주는 겁니다.

 

그렇기에, 전세계 이스포츠 경기들 중에서 가장 돈이 많이 투자되는 현재의 게임들을 꼽자면 카스, 워3, 와우, 그리고 넣어주자면 스타입니다. 4게임중 3개가 블리자드 게임입니다. 실질적으로 이스포츠를 블리자드가 못 쥐어 흔들 이유가 없습니다. 여기에 스타2까지 붙이면? 한국에서 스타에 계속 돈을 투자한다고치면 이스포츠 리그 가치로서의 게임은 스타1 / 스타2 / 워3 / 와우 / 카스의 구도가 됩니다. 물론 한국에서 스타를 스타2로 갈아타면 스타의 비중이 적어지고, 세계가 워3를 스타2로 갈아탄다면 워3의 비중이 줄어들수도 있겠습니다. 허나 일단 보자면 MMO시장은 블리자드가 65%를 장악했을지 모르지만 eSports시장은 그 이상을 장악할수도 있다는거죠. 이게 매우 무서운 부분입니다.

 

전세계에서 가장 플레이어들이 좋다고 꼽은 리그가 뭐지 아십니까? 블리즈컨입니다. 블리즈컨 경기는 유저들에게 교통비를 포함하여 각종 비용을 다 대주고 뷔페식의 만찬에, 호텔과 같은 숙박시설에 선수들이 가장 좋아한 리그중 하나입니다. 블리자드에서 투자하는 상금도 전혀 국내 리그나 타 리그들에 비해 밀리지가 않습니다. 다른 리그들을 다녀온 선수들의 글을 읽어보면 창고같은데서 추위에 떨며 자고 하루종일 3끼 굶고 도너츠 한두개 나눠준게 전부였다, 서버나 장비 준비가 하나도 안되어 있다던가 우승후에 상금이 발급이 안되는 (재정 문제로)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AMD, Intel 과 eSports

 

이번에 AMD가 eSports부서를 만든답니다. 새로운 그래픽카드를 출시하며 새 프로팀 출범도 같이하기 위하여 현재 기자 및 선수들을 모집하더군요. 인텔은 현재 Intel Extreme Masters라고 리그를 운영하고 투자도 많이하는데 AMD가 역시 경쟁 구도를 만드려고 뛰어들었나봅니다. 그런데 한국 협회의 경쟁구도같은 것과 다른 점이, 2011년초에 AMD가 인텔과 손을 잡고 AMD Intel 이스포츠 리그를 만들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이때하는 와우 경기 상금이 9만불입니다) AMD에서 팀을 운영한다면 한국식 대기업 프로팀이 생기는 셈입니다. 해외에서는 흔하지 않은 사례죠. 그와 동시에 단순 대기업이 아니라 파워게이머들을 상대로 하드웨어를 팔아먹는 그래픽카드 회사에서 팀을 형성하는 것이기 때문에 든든한 후원사가 될 것이고 게이머들의 피드백을 열심히 반영할거란 겁니다. 여기서 또 무서운게 뭔지 아십니까? AMD가 얼마전에 블리자드와 손을 잡았다는거죠. 블리자드 게임은 AMD와 라데온 시리즈에 최적화되도록 기술 제휴를 맺었습니다.

 

벼랑 끝에 선 협회

 

사실 케스파 얘기를 하려고 쓰기 시작한 글인데 실제로 그에 대한 글은 본론이 아니라 결론 수준으로밖에 안되겠네요. 어쨋던, 지금 케스파가 블리자드를 상대로 일종의 '보이콧'처럼 보이는 당황스러운 행동을 보이는 것은 자멸밖에 안되어 보입니다. 이번에 CEO가 직접 왔다 가는데 만나지도 말라고 해서 빈손으로 돌아갔을때 도저히 얼마나 빡쳤을지 전 상상도 안 갑니다. 바둑과 축구를 생각한게 큰 오류였죠. 스타는 아직도 저작권이 있으며 주인이 확실히 명시되어 있는 상업 매체인데 그걸 써먹은 것이 문제였습니다. 블리자드는 eSports가 그대로 커지게 스타1은 크게 손을 안 댔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윈도우를 보급시켜 맥을 타도하기 위하여 불법 윈도우를 막지 않은 이유와 일맥상통하죠.

 

실제로 블리자드는 스타2를 esports를 목적으로 기획한 것이 워3를 개발하던 시점이였습니다. 워3 확장팩이 나오기 전부터 스타2 개발에 착수했다는 것인데 워3가 전세계적으로 이스포츠로서 성공을 한 반면에 국내 진입에 실패한 것이 블리자드 입장에서는 몹시 거슬렸겠죠. 그렇다보니 스타2의 존재감이 걱정되기 시작하는 겁니다. 그래도 한국을 배려해서 만들던 게임이었는데 이것도 배척해버리고 스타1만 하면 짜증이 날 것 같으니 레드카펫을 까는 용도로 첫 저작권 발언을 한 것이었죠. 그 이후로 실제적으로 저작권 행세나 횡포를 저지르진 않았습니다. 스타1의 이득을 챙기려고 한게 아니라 스타2의 안정적인 진입을 위한 것이 목적이였으니까요. 하지만 스타2가 진입이 힘들다면 여기서부터는 매를 들수가 있습니다. 한국이 시장이라기보다도, 가능성을 보여주고 그래도 스타를 사랑해줬다고 한국에서 발표도 하고 협회와 제대로 된 관계를 형성하고 싶었을 뿐인데 말도 안되는 논리로 튕기고 있으니 말이죠.

 

스타1의 수명

 

스타가 지금까지 10년동안은 살아왔지만, 앞으로의 10년을 더 살 보장은 없습니다. 아무리 자기네들끼리 현재 이 동네는 투자와 매출이 상승세다라고 자기 위안을 삼고 있을지 몰라도 그 인기가 줄어가는 것만은 피할 수 없습니다. 그럼 시장이 죽는건 순식간이죠. 시청자가 싫어하고, 방송사가 싫어하고, 선수들도 싫어하는 협회가 어떻게 가족을 이끌어가겠습니까? 온게임넷은 재정란으로 각종 지역 채널 철수 및 팀까지 매각하였고 MBC게임이야 MBC빨로 버틸수는 있겠지만 협회와 관계도 좋지 않은데 더불어 이번 MSL경기보다 철권 토너먼트가 시청률이 더 높았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오프 결승전에도 예전같은 규모의 사람들이 몰리지 않죠. 그리고 성적이 번듯하게 나오지 않는 선수들의 입장도 속이 탈수밖에 없습니다. 외국의 프로게이머는 대학이나 학교를 다 정상적으로 다니면서 취미로 하는 게임에서 스폰서를 받습니다. 게임을 그만둬도 할게 있지만 국내 프로게이머는 제대로 된 교육도 못 받고 기숙사 생활을 하는 실정인데 스타판이 사라지면 할게 없습니다. 그리고 초상위권에 있는 몇몇 선수 말고는 돈도 제대로 못 벌고 장래도 없어보이고 스타2가 나오면 새로운 골드러쉬를 감행하여 새로운 스타가될 꿈을 꾸지 않을수가 없겠죠.

 

 

 

원래 돈문제라는건 매우, 매우 명확하고 투명하게 해둬야 말이 없는 법입니다. 그런데 케스파의 태도를 보자면 남의 밥에 수저만 올려놨다가 지금와서 밥을 같이 먹자니 배고플까봐 싫은 것 밖에 안 되보입니다. 물론 제가 모르는 정보와 속사정이 있겠다만, 현재 협회의 행동은 그 나이만큼 10살짜리 어린애의 행동으로만 보이죠. 그리고 어렸을때 대부분 들어봤겠지만 부모님께서 "너 맞고 공부할래 그냥 공부할래" 라고하면 후자가 현명한 선택이란걸 상기해야될 때인 것 같습니다. 어차피 마이너스 시나리오로 갈거라면 -10보다는 -3이 낫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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