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라는 책에 보면, 부르스 알렉산더라는 심리학자가 실험한 '약물중독'에 관한 실험이 있습니다.
그 실험은 이른바 '쥐 공원'을 만들어서,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준 쥐는 약물에 중독되지 않고,
좁고 불편한 환경에 사는 쥐는 약물에 의존한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가 전문가가 아니지만, 이 외에도 몇권의 책을 더 보고 다른 중독 실험에 대한 내용도 공부해 봤습니다만, 가장 간단하게 인용할 수 있는 내용이고, 이 글을 읽는 일반인도 읽기에 부담없는 책이라 이 책만 소개합니다.)
즉, '약물중독'도 약물 자체에 중독된다기보다는 환경적 요인이 크다는 내용의 연구결과입니다.
이런 내용이 인간에게 적용되는지에 대해서도, 베트남 참전 군인 중 마약에 의존하던 많은 사람들을 추적해본 바, 귀국 후에는 쉽게 마약을 끊었다는 결과로 반증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이른바 신체에 직접 작용하는 '마약'도 마약 자체의 약성에 의한 중독은 생각보다 미미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약물처럼 직접 인체에 작용하는 게 없는 '게임' 자체에 중독되는게 과연 가능할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겁니다. 흔히 말하는 뇌 구조의 변화, 쾌락 중추의 발달은 인과관계인지 상관관계인지 아직 모르는거니까요.
아직 게임중독에 대한 학술연구가 이 수준을 뛰어넘은 것은 없다고 알고 있습니다. (혹시 있으면 좀 알려주세요.)
때문에 저는 게임 자체에 중독되는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생리적 반응을 일으키는 외부 물질의 유입도 없이 중독이 된다는 것은 성립할 수 없으니까요. 그러므로 흔히 말하는 '게임중독'은 게임 자체의 문제가 아니고, 게임에 의존하게 만드는 '환경'의 문제라는 결론에 다다르게 됩니다.
따라서 '게임에 중독된 자녀'를 치료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그 '자녀'의 게임시간을 규제하는게 아니라, 부모님부터 상담치료를 받으면서 '부모노릇하기'를 제대로 배우고, 안정적인 가족관계를 구축하고, 아이의 생활 환경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것 없이 학교와 국가에 해결을 의존하는 것은 부모로서 책임과 권리를 포기하고 방기하는 무책임한 대응이라고 생각합니다.
결론 : 게임중독은 허구이고, 아이가 엇나가는 원인으로 게임은 무죄다.
도리어 부모가 유죄다. 부모 노릇하기부터 배우자.
덧1.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에 소개된 다른 실험에 보면, 아이가 얼마나 부모의 관심과 접촉을 갈구하는지를 입증하는 실험도 있습니다. 이런 내용도 읽어보시면(아니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 된다면), 게임 탓하는게 얼마나 알량한 책임회피이자 핑계인지 알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