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 시장에 대해 생각해봤습니다 나나치 02-17 조회 12,900 공감 3 26

저는 게이머이며 개발자입니다. 

지금은 이미 오래전부터 온라인 게임을 개발하고 있지만 2000년 전후에 2개의 패키지게임을 개발, 출시했습니다. 어찌보면 패키지 게임시장이 사라져가는것을 가장 가까이서 느끼는 위치에서 지켜본 사람들중 하나일 수 있겠네요.

저의 경우에는 패키지게임 시장이 사라져버린것이 불법복제 때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건 그냥 자기위안삼아 하는말이죠.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는사람은 결국 그정도 밖에 안되니까 그렇게 된것이다 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불법복제는 이미 오래전부터 있어왔었고, 또 그것을 감안하고 개발을 하는것인데말이죠.

불법복제는 많은 원인중에 하나일뿐입니다.

멀리서 찾을 필요도 없습니다.

패키지게임의 몰락의 직접적인 원인은 바로 온라인게임 시장의 성장입니다. 

온라인게임 시장의 성장에는 패키지게임 시장의 복잡한 유통구조와도 관련이 깊습니다만,

패키지의 경우에는 정작 게임을 완성시켰다 하더라도, CD와 패키지 제작, 메뉴얼 제작과 유통등 비용이 많이들어 안팔리면 오히려 적자인데 비해, 온라인게임은 유저들에게 거의 직접적인 판매가 가능해서 같은 수의 유저가 플레이를 한다고 하더라도 하늘과 땅차이죠. 

덤으로 불법복제까지 막을수도 있구요.

굳이 그러한 이유가 아니더라도, 이미 유저들에게도 온라인플레이는 신선함으로 받아들여지던 시기이기도 했으니까요. 시장이 이미 온라인게임을 원하던 시기였습니다.


결국 투자자들의 관심이 온라인으로 옮겨가는것은 당연하다면 당연한 현상어었고, 점점 늘어만 가는 개발비용을 자력으로 충당할 수 없는 개발사들은 패키지를 개발하려고 해도 개발할 투자자를 구할 수 없으니 선택의 여지가 없이 온라인게임을 개발하게 되는것입니다.

간혹 자력으로 패키지게임을 개발하는 회사도 있긴했었지만, 

이미 그시기에는 무료로 즐길수 있는 온라인게임들이 다양하게 포진되어있었고, 게임이 없어서 못했던 과거시절과는 다르게, 대체가 가능한 게임을 무료로 즐길수가 있는 환경에서

애써 돈주고 구입할 소비자는 거의없다는것을 확인시켜줄 뿐이었죠. 

다른측면에서 이야기 하자면, 

인터넷의 보급에 따른 정보교류의 활성화에 따른 '게임성'의 변화 또한 그 원인중 하나일까 합니다.

과거 패키지게임 시절은, 게임을 구입하는것이 게임을 즐기기위한 가장 좋은 수단이었습니다. 

실제로 어떠한 게임이 나왔는지조차 모르던 시절이었고 게임을 플레이한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좋은 시절이었죠.

하지만 인터넷이 보급고 활성화되기 시작하면서 급변하게 됩니다.

패키지 게임의 게임성은 수많은 정보, 공략에 의해 초토화가 됩니다. 더군다나 온라인플레이에 대한 경험마저 있는 소비자라면, 더이상 NPC 따위를 상대로 하는 플레이에 흥미를 가질 수가 없습니다. 단순한 노가다일 뿐이죠.

게다가 소비자들은 다양한 게임과 게임의 정보를 접하게 되며, 비교에 비교를 좋아하는 게임이라는 상품은 선별되어집니다. 자연스레 소비자들의 구매력 또한 쏠림현상으로 나타나며, 이러한 쏠림현상은 또 게임성의 쏠림현상을 부추기게 되는것이구요. 그것이 지금의 비슷비슷한 게임만 나오는 우리나라게임계의 현주소이기도 합니다. 

불법복제의 활성화는 제껴두더라도..

인터넷의 보급은 패키지게임을 떠나서, '게임'에 대한 인식과 '게임을 즐기는 방법'에 대한 많은 변화를 가져왔고, 그 과정에서 우리가 익히 생각하는 과거의 패키지게임들이 사라져가는것은 이상한일이 아닐것입니다. 

시대가 바뀌고 시대에 요구하는것이 바뀌었습니다. 

네트워크플레이를 하는 게임은 패키지입니까 온라인입니까? 패키지게임이니 온라인게임이니 구분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시대가 바뀌었고, 시대가 요구하는 게임들만이 살아남는것일 뿐이죠. 

결국 패키지게임 시장이 사라져버린 이유는 새삼 이상한일도 아니죠. 우리나라가 좀 더 빨랐을 뿐입니다.

감사합니다. -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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