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 무엇을 팔면 좋을까? KNDM 03-14 조회 23,315 공감 1 44

하루에 하나씩 글을 올리게 되네요 허허.

회사일도 바쁜데, 회사 분들이 보시고 '저놈 일 안하네'하시는 건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지난 번 글에서 제가 '온라인 게임은 발전된 대화의 한 형태'라는 말씀을 드렸지요.

그리고 유저를 그 게임에 붙잡아 두는 것은 그런 대화가 복합적으로 얽히고 설켜 만들어지는 커뮤니케이션의 집합체, 즉 커뮤니티라고도 말씀드렸습니다.

(내가 나 자신으로서 존재할 수 있는 곳이라고도 할 수 있겠죠. 사실 우리가 실생활에서 취하고 있는 모습은 진짜 내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음... 그렇다면 난 상당히 나쁜 놈인데...?)

 

지난 번 글에 숨겨진 제 의도를 말씀드리자면 '온라인 게임은 발전된 대화다. 그리고 온라인 게임에서의 모든 유저의 행동은 타인과의 커뮤니케이션에 해당한다. 형태가 어떠하든 간에!'였습니다.

대화라는 단어에 초점이 맞춰지다보니 댓글로 과거의 즐거운 커뮤니케이션 경험을 적어주신 분들이 많으셨는데요, 제가 의도한 것은 그것보다 더 광범위한 의미의 커뮤니케이션이었습니다.

(이 말로 인해 더 많은 경험을 공유해 주실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 같군요.)

 

오늘 드리고 싶은 말씀은 '과연 게임에서는 무엇을 팔아야 하는 것인가?'에 대한 것입니다.

 

안그래도 게시판이 불타올라 재가 되기 직전인 듯 한데, 불을 끄는 겸 좀 더 원리적이고 모호한 개념에 대해서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참고로 말씀드리지만 법이 어쩌고 A가 어떻고 B가 어떻다는 댓글에 대해서는 반응하지 않겠습니다. 왜냐면 어차피 진짜 온라인 게이머들은 그거 신경 안 쓰거든요 xD)

 

1. 온라인 게임은 어떤 가치를 팔아야 하는가?

온라인 서비스에서 얻을 수 있는 가치는 두 가지 정도로 압축됩니다.

 

하나는 편의성이요, 두번째로는 커뮤니티이지요.

 

편의성에는 멜X 스트리밍 듣기, Ollex VOD 서비스 등, 제공되는 서비스 자체가 사용자에게 편리함을 제공함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게임에 적용을 한다면 창고 칸 늘리기라든가, 던전에서 창고여는 아이템 등을 꼽을 수 있겠지요.

 

그리고 커뮤니티에 참여, 혹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형태의 서비스가 있습니다.

 

가장 가까운 예를 들자면 싸이월X 미니홈피 꾸미기 등을 들 수 있겠지요.

 

실질적으로 기능에 편의성을 더하는 것은 아니지만, 타인과 교류함에 있어서 타인에게 전달되는 자신의 속성을 바꾸고, 나아가 좀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화려하거나 특이한 미니홈피가 방문자의 뇌리에 강하게 남는다 정도로 생각해 주시면 좋겠네요.)

 

이것을 게임에 넣어본다면 아바타나 하우징 등과 연관된 아이템을 들 수 있겠습니다.

 

 

2. 그럼 게임에서는 치장템만 팔면 되겠네?

그런데 딱~ 한가지. 온라인 게임에서는 치장템 이외에도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게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게임 내 주요 컨텐츠들이지요.

 

온라인 게임 그 자체가 타인과의 대화를 위한 언어이기 때문에, 게임의 세부 메커니즘에 크게 관여하는 것들에 가치가 매겨질 수 밖에 없습니다.

 

혹시 이게 '밸붕템을 파는 데에 대한 변명이냐?'라고 물으신다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얼마 전에 어떤 분이 댓글로 달아주셨던 내용이 기억이 나네요.

 

대항해시대라는 게임이 택하고 있는 아이템 구성이나 과금체계가 한국과 일본에서 각각 별도로 시행되고 있다고요.

 

조금 더 범위를 좁혀서 말씀드리자면 '한국에서는 밸붕템 파는 게 맞다.'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왜 그런고 허니.

 

온라인 게임이라는 것이 커뮤니케이션의 도구이다보니, 플레이어들이 속한 사회에서 주로 통용되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따라 성향이 많이 달라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전에 동남아 국가에 대한 자료 조사를 하다가 알게 된 사실인데요, 태국과 대만의 온라인 게이머들은 PK를 그렇게 싫어한답니다. 전반적으로다가요. 그래서 비슷한 시기에 나간 PK나 공성전 중심의 게임은 참패하고 라그나로크만 살아 남았다고 합니다.

 

그러한 사례를 한국의 온라인 게이머들에게 적용시켜보면 어떨까요?

 

LOL을 플레이하시는 유저분들께 감히 여쭙겠습니다만, 북미 서버와 한국 서버의 전반적 분위기 차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아마도 '같지는 않다'라고 대답하실 듯 싶네요.

(경쟁 자체에 큰 의미가 있는 랭겜을 제외하고용. 저는 AI하고 하다가도 진다고 욕을 먹어봐서 ㅠㅠ)

 

이유는 모르겠지만, 한국의 게이머들은 '경쟁'이라는 커뮤니케이션 형태를 매우 선호합니다.

라그나로크나 마비노기가 조금 특이한 케이스이긴 하지만 리니지의 경우는 사실상 혈맹을 중심으로 한 공성전 레이스가 게임의 수명을 지속시키는 가장 큰 역할을 했었지요.

(특히 라그나로크를 플레이하셨던 유저분들이 이후 출시되는 온라인 게임에는 다들 정을 잘 못 붙이시는 것 같더라고요. 껍데기만 아기자기하고 알맹이는 리니지 싸다구 왕복 2회 후려치는 하드코어 게임이 많아서 그런가;)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한국 온라인 게이머들에게는 그들의 경쟁심리를 충족시켜주는 아이템을 파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바꿔 말하자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아주 강력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말이죠.

 

랜덤박스니 뭐니 해도 실상 알맹이는 '남들 다 쳐바르는 졸라 짱 쎈 무기를 얻기 위한' 행동에 지나지 않죠.

 

또한 게임이 수명을 연장하려면 그러한 경쟁을 기반으로 한 컨텐츠를 보강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처사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아바의 AI전이나 카스온의 좀비모드처럼 훌륭하게 하나의 게임 안에 다른 형태의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열어 유저풀 향상에 성공한 케이스도 있지만, 실질적으로 게임에 큰 관심을 가지고 실 구매 고객이 되는 유저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경쟁을 기반으로 한 컨텐츠를 지속적으로 추가, 보강해 나가는 것이 유효한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3. 그래서 결론은?

국내 온라인 게임 한정으로, 게임의 핵심 메커니즘에 작용하는 아이템을 만들어 팔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능력치 붙은 캐쉬 옷이라든가, 졸라 짱 쎈 무기라든가, 그런 것들요.

 

그리고 만약에 가능하다면, 다른 커뮤니케이션을 추구하시는 분들을 위한 채널이나 아이템도 많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물론 들이는 리소스에 비하여 그 열매가 실망스러울 정도로 작다고 하여도...

어차피 게임 개발은 서비스니까요... 하시는 김에 서비스 쬠만 더 이힝?

 

(이 모든 이야기는 정당한 가치에 댓가를 지불할 의향이 있는 유저들만 있다는 전제하에 성립합니다. x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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