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찰! 자유도란 무엇인가? Fairytale 02-21 조회 2,975 공감 2 24

출처 : 네이버 블로그의 에퀴타스님이 쓰신 글의 전문입니다. [이동]


처락없이 2차 가공한 나쁜녀석 : Fairytale (그림 약간 첨부;)


 


 


 



자유롭게~


 


사실은 오래전부터 .. 말로 형언할 수는 없어도 어느정도 머릿 속에 박힌게 있기 때문에 ' 자유도란 무엇인가 ' 라는 질문 자체에 대해서는 별 의문이 없습니다. 단지 그런 자유도를 어떻게 구현할 것이며, 어떤 점이 문제가 되는게. 어디에서 충돌이 일어나는가 .. 정도에 대해 몇가지 생각해봤다고 할까.

일단은 너무도 뻔하게, ' 스토리의 전달 ' 과 자유도는 크게 상충되죠. 기획자가 전달하고자하는 스토리를 충실히 전달하기 위해서는, 기획자가 만들어둔 길로 따라갈 수 밖에 없습니다. 이 과정에서 어느정도의 자유도가 주어질 수도 있지만 그건 제 생각엔 썩 자유로운 일 같지는 않습니다.


 



전혀 차카게 생기지 않은 크리쳐님들


 


예를 들자면 이런거죠. 블랙&화이트에서 .. 플레이어는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 게임 플레이에 맞춰가기 위해서는 ' 해야할 일이 정해져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비판하는 바와 같이 ' 신도들을 잘 보살피는 것 ' 이죠. 자유도가 높은 게임이라면, 신도들을 폭압적으로 대하든 자애롭게 대하든 또는 그대로 방임하든 .. 거기에 따른 각자의 고유한 결과물이 나와줘야 합니다.

그러나 블랙&화이트에서는, 신도들에게 자비롭게 대하는 것만이 가장 바람직하고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그렇다면 신(플레이어)의 행동에 선택의 가능성은 있지만, 결과가 너무도 뻔히 보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

이는 발더스 게이트에서 주인공이 악한 인물이 되든 선한 인물이 되든 나름대로의 스토리가 준비되어 있는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아무튼 ..

블랙&화이트에서와 같은 방법으로, 자유도를 가장하여 스토리를 전달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단순한 예로, 게임 디자이너가 플레이어에게 ' 권선징악 ' 이라는 주제를 전달하고 싶다면. 게임내에서 플레이어는 선하게도 악하게도 행동할 수 있지만, 악하게 행동할 경우 나쁜 결과가 나오도록 하면 그만이죠. 그럼 자유도도 있어보이고, 스토리도 전달되고. ( 어차피 플레이어는 기획자가 의도한 선한 길로 따라갈테니. )

하지만 이건 결코 자유롭다고 말하기 민망한 것이라고 생각. ' 게임의 목표 ' 라는게 주어져있다면, 그건 완전한 자유라고는 할 수 없을 것 같군요.

좁은 의미의 자유와 넓은 의미의 자유 .. 라고 분류할 수는 있습니다. 좁은 의미의 자유라는건 개개의 행동에 주어지는 자유이지요. 가령 .. 드래곤 퀘스트에서는 상인 ( 즉 npc ) 를 죽이는게 불가능합니다. 원래가 그렇게 되어있죠. 이건 좁은 의미에서의 자유에 어긋납니다. 울티마 같은 경우는, 마음에 들지 않으면 상점주인 죽여도 그만입니다.




너무나도 익숙한 문장과 그리운 음악. ♪ : 울티마9 - stone


 


좀 다른걸 찾아본다면, 리니지에서 할 수 있는 행동은 이동과 걷기, 아이템 줍기 등 극히 제한적인 일들 뿐입니다. 그러나 울티마 온라인에서는 땅을 팔수도, 장작을 팰수도, 동물을 두들겨 팰수도, 낚시를 할 수도 있습니다. ' 할 수 있는 행동에 자유도가 높습니다. '

그러나 이것도 넓은 의미에서의 자유라고 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넓은 의미의 자유라는건 뭐랄까 .. 2차 도함수가 준비되어있는 세계랄까요? 차수가 높은 도함수가 준비되어있을수록 보다 정교한 것이 되겠죠. 어디선가 읽은 글입니다. ' 보이는 세계가 모두 실제처럼 보일 때, 그것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아내기 위해서 무엇이든 붙잡고 부수기 시작하라. 그것이 점점 잘개 쪼개질수록 점점 정교한 구조를 드러낸다면 그것은 실제하는 것이다. 그러나 어느 한계에서 속이 텅 빈 모습을 드러낸다면, 그것은 가상이다 '

아리스토텔레스가 생각했던 기초적인 물리학적 세계의 속에 뉴튼이 알아냈던 고전물리학의 세계가 있었고, 다시 그 속에는 하이젠베르그와 플랑크등이 알아낸 양자역학적인 세계가 있었습니다. 세계를 구성하는 요소들을 극단적으로 잘개 쪼개나가도, 그 속에는 여전히 그런 것들을 좌우하는 법칙과 규칙들이 존재합니다. 이것은 실제.

게임을 하다가 저 멀리에 보이는 바위를 부숴본다면? 그 속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텅 빈 공간이 나오겠죠. 바위는 바위처럼 보이는 모양새일 뿐입니다. 실제라면 그것은 점점 더 잘개 쪼개져서 분자, 원자식으로 나뉘어져나가야 할텐데 말이죠.


세계를 구성하는 규칙도 마찬가지입니다. 표면적으로 보이는 규칙만이 마련된 세계라면 당연히 제한적인 자유도만을 가집니다. 그러나 일차적인 그 규칙의 뒤에 그것을 구성하고 있는 또다른 규칙을 가지고 있다면 그건 좀더 높은 자유도를 가집니다. 그리고 더 깊이 .. 더 깊이..

이런 세계에서는 실질적인 행동의 결과가 모두 각 개체에게 피드백됩니다. 아랫글에서도 말했던 ' 플레이어와 게임월드간의 interaction ' 이 가능하죠. 일차적인 interaction 은 어떤 게임에서든 가능합니다. 플레이어가 몬스터를 때리면 몬스터는 데미지를 입고, 그 반작용으로 플레이어에게 적대감을 가지고 공격해옵니다. 그러나 이 상호작용은 여기에서 종료됩니다. 보다 깊은 자유도를 가진 게임이라면, 이차적인 결과도 나올 수 있습니다. 이 몬스터가 실은 좀더 커다란 몬스터의 새끼였고, 자식을 죽이니 잠시후 어미가 나오더라 .. 라는 식. 또는 그외에 무수하고도 다양한 변용들.

이런걸 정말 갖추고 있다면 그것이 좀더 커다란 규모의 자유도를 갖춘 게임이라고 봅니다. 실질적으로 이런 정도의 자유도를 가지는 게임은 별로 보지 못했습니다. 앞으로 만들어보고싶기는 하지만 어디서부터 손대야할지조차 모릅니다.

' 게임 월드를 구성하는 아인슈타인식 통일장이론 ' 이라도 만들어야만 아마도 그것이 가능하겠죠. 그러나 실제로 그건 불가능한 일이라고 보고, 아울러 그렇게 짜여진 게임이 재미있으리라는 보장도 없으므로 ..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고 좀더 재미있게 다듬어야만 할 것 같습니다. ( 이것마저도 여전히 벅차다는건 같지만.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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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락없이 끌고 왔습니다. ;ㅅ; 용서해주세요.


흔히들 이 게임은 자유도가 높다 낮다라고 하지만, 그 기준은 무엇이며 어떤것이 그 척도를 결정하는 지에 대해서는 명쾌한 대답을 해주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글을 읽고 다시 한번 자유도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만, 아직도 저의 무식한 머리는 '자유도는 이것이다'라고 결정을 쉽게 내려짓지 못하는 군요. 엉엉


제가 생각하는 마비노기를 예로 들자면... 직업이 없고 스킬을 찍음에 제한이 없어서, 낚시를 하려면 낚시, 칼들고 싶으면 칼들고, 연주하고 싶으면 연주하는 식의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무한환생을 통해서 모든 플레이어들이 ALL 스킬 1랭으로 다가가는... 즉, 모두가 똑같은 종착지에 도착한다는 점에 자유도 아닌 자유도가 되어버린것 같습니다.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자유도는 어떤것인가요? 단순히 플레이어의 여러가지 선택에 의한, 여러가지 엔딩을 볼 수 있는것이 자유도가 높은것일까요? 자유를 외치며 떠나는 목표없는 방랑이 자유도가 높은것일까요? TIG 여러분의 많은 덧글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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