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카멕 - 차라리 저사양 그래픽이던때가 기획자에겐 더 그립다... pidesa 04-20 조회 2,843 공감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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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는 분이 존 카멕의 글을 번역하신것을 링크합니다.

 

 

 

 

작성자 : 오스테나이트 ( 정통RPG클랜 회원/ TOMM 연재작가 / 현재 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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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FW, Games for Windows라는 잡지가 초소 구석에 굴러다니길래 들고 읽다가 재미있는 기사가 있기에 할 일도 없는 김에 조금 번역해 봅니다. 존 카멕 John Carmack 씨 아시죠? 울펜슈타인 3D와 둠을 통해 FPS라는 장르를 만들어내고 오늘날까지 3D 그래픽 기술을 주도하고 있는 양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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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FW: 새로운 게임 기술이라면 카멕 씨가 빠삭하실 텐데요. 지금 우리 게임계가 어디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JC: 요즘의 게임 기술은 세밀한 3D 렌더링을 사용한다는 점에 있어 영화와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그치만 저는 오래 전부터 그게 과연 게임계에 있어 올바른 방향일까 의심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영화 '반지의 제왕'을 만드는 데는 수천 명의 사람이 달라붙어 엄청나게 오랜 시간 동안 매 컷마다 렌더링을 다듬고 버텍스를 보정하는 작업을 벌여야 했습니다. 근데 그렇게 해서 나온 건 상호작용(interactive, 그러니까 영화에서는 3D그래픽을 사용한다 해도 감상자가 시점을 바꾼다거나 모델을 직접 조작할 수 없고, 그냥 보기만 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조차도 불가능한 거예요.

(그런데도 게임에서 이런 기술을 도입하니까)게임 제작비는 날이 갈수록 올라가고, 제작 기간도 점점 길어지는 게 당연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어요. 정말 걱정되는 일입니다. 오늘날 일류의 게임 한 편을 만들려면 수천만 달러를 들여 몇 년 동안 낑낑대야 하죠.

GFW: 그러니까... 극사실주의로 나아가는 게임 그래픽이 맘에 안 드신다는 건가요?

JC: 안타까운 일이지만, 지금 정말 끝내주는 시스템을 가진 게임을 만든다고 해도 대중을 확 끌어당길 만한 특별한 것(사실적인 그래픽)이 없다면 아무 흔적도 남기지 못하고 잊혀져 갈 겁니다. 진짜 훌륭한 멀티플레이를 제공한다거나 게임을 공짜로 푼다거나 해도 다 소용 없어요. 그러니까 일단 삐까번쩍한 그래픽을 내세워 많은 사람을 끌어들인 다음 시스템이라던가 하는 걸 즐기게 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말이죠, 수백만 달러를 쓰고 오랜 시간 동안 고생하다 보면 먼저 지친다는 겁니다. 이를테면 열 명의 디자이너를 동원해 몇 년에 걸쳐 끝내주는 맵을 하나 만들었다 칩시다. 그때 '아무래도 이대로는 게임 진행에 문제가 있겠는걸, 이 산을 옮기는 게 낫겠어' 라는 생각이 든다면 어떠시겠습니까?

15년 전, 그러니까 제가 울펜슈타인3D를 만들 시절에는 맵 하나 뜯어고치는 것쯤 하루 안에 다 끝낼 수 있었습니다. 만일 누가 "야, 난 여기랑 여기가 통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라고 하면 그냥 타일 몇 개 뜯어내기만 하면 당장 그렇게 만들 수 있었어요. 그때 뭐 딱히 게임 손질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는 건 아닙니다. 피드백(문제를 발견하고 수정하는 작업)에 걸리는 시간이 짧았다는 이야기죠. (하지만 오늘날은 그 정도로 게임을 고치는 것도 엄청난 작업이 됩니다.)

GFW: 흠, 그치만 그건 그저 "옛날이 좋았어~"식의 불평이 아닌가요?

JC: 글쎄요, 제 나이 이제 겨우 36세입니다만(이 양반 이렇게 젊었군요-_-; 대체 몇 살 때 둠을 만든 거야-3-;), 게임 산업에 있어서는 어째 벌써부터 까다로운 노인네가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10년 전만 해도 말예요~ 우리 게임 제작자들은 당돌한 프리마돈나요, 아주 제멋대로인 개성파 예술가였습니다. (자유롭게 하고 싶은 아이디어를 시험해 보았죠.)

하지만 오늘날의 거대 게임 기업 속에서는 그런 자유를 누릴 수가 없습니다. 비록 개발자 하나의 머리가 핑핑 돌아간다 해도 혼자 이런저런 일을 벌일 수가 없으니까요. 자기가 맡은 프로젝트에 올인하기에도 정신이 없습니다. 어쩌면 이제 제게 때가 온 것인지도 모릅니다. 이젠 1인칭 액션 말고 다른 쪽에 더 재밌는 게 있지 않을까 싶어요.

작은 프로젝트 하나를 추진할 때 사람은 가장 혁신적이 됩니다. 재치를 최대한 발휘하고, 빨리빨리 반응하고 판단할 수 있게 되죠. 그런데 그 개발자가 큰 팀에 소속되어 가뜩이나 경쟁 심한 장르(여기서 FPS) 하나만 파다 보면 비효율적임에도 불구하고 그걸 받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많은 사람과 협력해야 하고, 일을 나눠서 해야 하죠.

...그래서, 네, 맞아요. 뭐... 예전 시절이 진짜루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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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는 계속 이어지지만... 이 이야기는 여기서 끝입니다. 어떠신가요...? 그래픽의 발전이 오히려 좋은 게임 시스템을 얽맨다는 이야기... 요즘 최신 게임을 해보아도 매혹적인 그래픽에 익숙해지고 나면 게임성 자체는 고전 게임보다 못한 걸 느끼는데요... 그게 단순히 향수 때문만은 아님을 이 아저씨가 잘 설명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전 많이 공감가는데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리고 이 인터뷰... 되도록 원문을 찾아보지는 마세요-_-; 절 죽이고 싶어지실 겁니다= _=;;;

 

 

 

                     -작성자 : 오스테나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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