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이야기는 제가 게임 아카데미 졸업 프로젝트를 끝내기 1개월 전인 11월로 돌아 갑니다.
Part 1. 어디로 가나? (--)?
12월 중순에 예정된 졸업 작품 발표를 앞에 두고 그동안 잘 운영되던 프로젝트 팀들은 하나씩 그 열매를 맺어 가기 시작합니다. 저희 팀은 정보통신부에서 주최하는 장관배 게임 제작 대회에서 대상, 1등을 차지하는 영광과 저 개인적으로는 다른 대회에서 프로젝트 기간 동안 작성했던 게임 시나리오를 가지고 최우수상을 차지하는 영광을 누렸습니다. 다른 팀에서도 속속 좋은 소식이 들려 왔고 1년 동안 3개의 상을 거머쥐는 놀라운 성적을 보이는 팀도 나왔습니다.
Part 1. 어디로 가나? (--)?
12월 중순에 예정된 졸업 작품 발표를 앞에 두고 그동안 잘 운영되던 프로젝트 팀들은 하나씩 그 열매를 맺어 가기 시작합니다. 저희 팀은 정보통신부에서 주최하는 장관배 게임 제작 대회에서 대상, 1등을 차지하는 영광과 저 개인적으로는 다른 대회에서 프로젝트 기간 동안 작성했던 게임 시나리오를 가지고 최우수상을 차지하는 영광을 누렸습니다. 다른 팀에서도 속속 좋은 소식이 들려 왔고 1년 동안 3개의 상을 거머쥐는 놀라운 성적을 보이는 팀도 나왔습니다.

[ 게임 제작 대회 홈페이지 공지문. 이걸 보았을 때의 기쁨이란... :) ]
3월에 시작한 프로젝트 팀은 11월의 막바지에 이르러 마지막 손질만을 남겨둔 상태였고 그동안 강행군 했던 작업 일정도 어느 정도 벗어나고 조금씩 여유를 되찾을 때 였죠. 하루 내내 프로젝트에만 매달렸던 팀원 분들도 11월에 이르자 현실적인 문제인 취업에 대해 슬슬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한 팀이 몽땅 같은 회사로 갈 수는 없는 처지 였기 때문에 각자 알아 보는 수 밖엔 없었죠.
프로젝트가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되어 가고, 그동안 여러 팀들이 공모전에 출품했던 결과가 돌아 오기 시작하면서 아카데미에서도 학생들의 취업을 위해 준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교수님들은 여러 업체에 그동안 정중히 거절해 왔던 취업 설명회와 개인 면담을 이제부터 해도 괜찮다는 전화를 하시기 바빴죠. 프로젝트에 임했던 학생들도 교수님의 지시에 따라서 개인적인 취업 준비 보다는 학원 측의 안내를 일단 따르기로 하였습니다.
음... 이야기의 관점을 좀 줄여서 저 자신 쪽으로 몰아 보도록 할께요. 학원 측에서 취업 설명회를 해도 괜찮다는 전화가 오자마자 몇 군데의 회사가 우루루 몰려 오기 시작했습니다. 주로 아카데미 출신의 선배님들이 계신 곳에서 많이 오셨는데 너무 많은 곳에서 문의가 오자 아예 시간과 날짜를 정해서 합동 취업 설명회를 4차에 걸쳐 하기로 하였지요.
저는 그때 마음 속으로 아직 어떤 회사가 좋고, 어느 장르의 회사로 가야할 지를 정하지는 않은 상태 였어요. 프로젝트 시작 전에는 구체적으로 '이 회사가 아니면 안되겠어!' 라는 생각을 하긴 했었지만 프로젝트 기간 동안 온갖 상황을 만나고 겪은 탓에 정작 취업 시즌이던 11월엔 기진맥진한 상태 였거든요. --;
취업 설명회가 끝나고 나면 업체 관계자 분들이 졸업 작품들을 둘러 보시고 즉석에서 면접을 보는 자리가 마련되곤 했었습니다. 하지만 우선적으로 그래픽 아티스트와 프로그래머를 찾고는 기획자는 '희망사항' 이라고 말씀하시면서 떠나는 경우가 많았죠. 그건 저 뿐만 아니라 다른 팀의 기획자 동기 형들까지 한층 더 지치게 만드는 현실이었습니다.
한쪽에서는 면접을 보고, 다른 한쪽에서는 혹시나 하는 마음을 애써 감추고 게임을 하거나 프로젝트의 마지막을 다듬는 형국이 계속 되었죠. 그렇게 11월을 지나쳤습니다.
12월이 되고, 발표회를 가졌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발표를 하는 자리에만 있으면 생각치도 못한 버그가 툭~ 튀어나와 발표를 망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으로 무슨 말을 했는지도 몰랐죠. 정통부 대회에서도 현장 발표를 했는데 캐릭터가 물에 빠지고 나서 다시 부활해도 물 속에 빠진듯이 허우적거리면서 움직이질 않아 그 자리에 있던 저와 모든 팀원 분들을 얼어 붙게 만들었죠. --; 그런 일이 있었던 후 부터 무슨 발표만 있으면 밤을 새워서 준비하는게 저희 팀의 일상적인 모습이 되어 버렸습니다.
[ 그 당시의 모습. 오른쪽이 저 이고, 왼쪽 두번째 분이 그 '형님' 이십니다. :) ]
[ 그 당시의 모습, 2. 팀원 분들이 수정 작업에 몰두하고 계십니다. WoW 는 Icon 참고용. ]
무사히 발표가 끝나고 난 뒤엔 정말 프로젝트도 끝나게 되었습니다. 물론, 개발 일정 상엔 내년 2월까지의 일정이 예정되어 있었지만 작년보다 더 좋지 않은 취업 전선의 상황으로 말미암아 준비를 서두르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았습니다. 팀원 분들이 모두 모여 상의를 한 끝에 정통부 대상을 받은 것으로 만족하고 이제 각자의 준비를 하기로 정하였죠.
팀으로 돌아가던 체제가 다시 기획 / 프로그래머 / 그래픽 파트로 나뉘어져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각각의 파트 별로 처해진 현실도 달랐습니다. 프로그래머 분들은 오라는 곳을 택해서 들어가야 할 처지에 놓여 있었고 그래픽 분들은 특정 회사에서 미리 '점'을 찍어둔 상태 였습니다. 하지만... 기획팀 분들은 거의 밑바닥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었죠. 특히, 저는 더욱 심했습니다. 9개월간 제가 담당한 거라고는 시나리오 / 맵 기획이 전부 였으니 까요. 나머지의 시스템 설정은 '보조' 역할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막막하고 지친 상태에서도 현실 속의 시계는 계속 흘러 갔기에 저는 그대로 지쳐 있을 수 만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조각조각 나뉘어져 있던 기획서들을 일단 합치는 작업을 시작했지요. 시나리오 따로, 전투 시스템 따로, 맵 기획 따로 있던 기획서를 덕지덕지 붙이고 나니 순식간에 책 한권에 해당하는 분량이 나와 저를 당혹하게 만들었습니다. --; A4 용지 140 페이지에 걸쳐 작성된 문서를 차분히 읽으면서 저는 보완 작업과 삭제 작업을 진행 했지요.
중간에 공모전을 위해 여러번 손을 본 탓에 기획서 자체엔 그렇게 군더더기가 없었습니다. 단지... 시간에 쫓겨서 미처 다 작성하지 못한 부분을 채우는게 일이라면 일이었지요. 그렇게 기획서를 손 보면서 틈틈히 업체 정보도 귀담아 듣곤 했지만 기획팀의 현실은 변함이 없더군요.
상황이 그리 좋지 않음을 인지하신 교수님들은 개별 면담을 통해 학생들의 희망 진로를 자세히 파악하시면서 좀 더 합리적인 취업을 위한 방법을 같이 찾아 주셨습니다. 12월에 이르러서는 취업 설명회도 끊킨 상태였기 때문에 점 대 점으로 연결을 해야 했지요. 찾는데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12월 10일이 되었을때 프로젝트 팀 중에서 드디어 기획팀 면접 합격자가 등장했습니다. :)
그것을 기폭제로 속속들이 개별 면접을 진행했던 기획팀 분들에게 좋은 소식이 들려 오기 시작했습니다. 3군데 몽땅 떨어졌던 분도 입사 제의를 받으시고 어느 분은 출근 날짜까지 받아 놓은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저와 남은 몇몇 분들은 그런 희망의 자리를 누리지 못하고 있었죠.
저의 상황이 대체 어떠했었나고요? 음... 저는 그때까지도 정확한 희망 업체를 지명하지도 못한 상태 였습니다. 면접을 2번 보기는 했지만 어떤 결격 사유가 존재했었는지 2차 면접에도 접근하지 못하고 있던 실정 이었죠. 프로젝트 기간 동안 시달린 탓에 지쳐 있었는데 그렇게 면접마저 뚝뚝 떨어지니까 더욱 의기소침 했었죠.
그러다가 최악의 일을 저지릅니다. 학원을 무단으로 3일 동안 안 나온거죠. 그게 12월 11일에 발생했던 일이었습니다. 무거운 마음과 회의감을 이기지 못하고 심한 몸살 감기를 얻어 쓰러져 버린 탓에 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연락을 했었다면, 그리고 연락을 받았다면 아무 일이 없었겠지만 전화기를 꺼버리고 아무에게도 연락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없는 3일 동안 학원에서는 미치고 환장할 만한 일이 전해 집니다. 제가 면접을 보겠다고 해놓고 드러 누워 버린 탓에 가지 못한 회사에서 '왜 그 학생은 오지 않는 건가요?' 라고 연락을 해온거죠. 그것도 무려 3일 내내 말이죠. 화가 머리 끝까지 나버린 교수님은 '그녀석 어디로 가던지 말던지 맘대로 하라 그래!' 라고 소리를 치시고는 신경을 끊키고 마음 먹으셨답니다. --; 그러나...저는 아무것도 모른 상태로 집에서 끙끙~ 거리고만 있었죠. 마음에 온갖 짐이란 짐은 다 짊어진 상태로 말입니다...
3일 뒤, 무거운 마음으로 다시 아카데미에 돌아간 저는 놀라운(하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미치고 팔짝 뛸 만한)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형들의 무서운 질타와 교수님의 호통을 듣고 저는 부랴부랴 서두르기 시작했습니다. 저 보고 '면접 보러 오세요~' 라고 한 회사를 처음 접했기 때문이었죠. 가슴에 불이 붙은 기분으로 저는 면접을 보러 달려 갔습니다. 참 희안하게도 회사가 아카데미에서 고개 하나만 넘으면 갈 수 있는 위치에 있었죠. 저는 그냥 달려갔습니다...
음... 1편은 여기까지 쓰도록 하겠습니다. 2편은 또 시간이 날 때 올리도록 할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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