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의 유저 끌어모으기에 대해 피요 07-03 조회 4,699 공감 6 24

 

 7월 중 클로즈 베타가 실시될 예정인 캐주얼 온라인 대전액션 게임 <로OO 사O>를 아시나요? 아마 많은 분들이 인터넷 상에서 여기저기 뿌려져 있는 프리뷰와 홍보글을 보신 기억이 있으실 겁니다.

 

 현재 사내 테스트 중인 이 게임은 상당히 흥미로운 방법으로 베타 테스터를 선정하고 있습니다. 이 게임의 공식 홈페이지에 가입하면 '테스터 레벨'이라는 것을 부여받게 되는데, 회원들은 클로즈 베타 테스트 개시일까지 포인트를 쌓아서 이 레벨을 특정 수준 이상까지 올려놓아야만 테스트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을 얻게 됩니다. 사실 한국에서는 대부분의 온라인 게임들이 클로즈 베타 테스터를 선정하는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않고 무작위 추첨을 통해 선발하고 있기 때문에 클로즈 베타에 참여할 권한을 주어도 버그 리포팅을 소홀히 하거나 플레이조차 하지 않는 등 테스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는 유저들이 많습니다. 따라서 테스터로서의 자격을 서비스 서버가 자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여 그 기준에 따라 선발한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이 게임의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어떻게 해야 테스터 레벨을 올려서 자신이 베타 테스터에 적합하다는 것을 어필할 수 있을까요?

 

 외국의 유명 패키지 게임들처럼 테스트 신청서에 테스트에 사용할 컴퓨터의 사양을 기재해야 할까요? 아니면 테스터 게시판에 열심히 타사 게임들의 리뷰를 써서 게임 분석능력과 직관력을 보여주어야 할까요? 다음에 인용한 질의응답들은 <로OO 사O>의 공식 홈페이지에 등록되어있는 FAQ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맞춤법이 틀린 부분들이 꽤 보이지만 나중에 딴소리 들을까봐 일단 본문 그대로 캡쳐해왔습니다. 이것을 보면 결국 이들이 테스터를 뽑는 기준은 게이머로서의 자질이 아니라 '얼마나 많은 홍보성 도배글을 올릴 수 있는가'라는 것입니다. 공식 홈페이지에 기재된 표현을 그대로 빌려 쓰자면 회원들은 그저 인터넷을 돌아다니며 많은 네티즌들이 오가는 곳에 광고를 올려서 '열접, 열추'만 하면 되는 것이죠.

 

 이건 상업적인 면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게임 개발사로서의 의식부터 부족한 것이 아닐까요? 아무리 레드오션이라지만 자사에서 만든 게임의 시장 경쟁력에 대한 자신도 없는 회사가 제대로 된 게임을 만들었을 리가 만무하겠죠. 조금 극단적으로 말해서 어차피 수준 낮은 온라인 게임들만 잔뜩 양산되고 있는 시대니 어떻게든 모양새만 잘 갖추고 유저들을 이용해서 공짜 광고를 잔뜩 뿌려대면 일시적으로는 상업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결국엔 게임성과 기술력의 결여로 인해 한국 온라인 게임계 흑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져간 수많은 졸작들의 발자국을 그대로 따라 걷게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이 게임 뿐만 아니라 여러 온라인 게임들이 요즘 유저를 끌어모으기 위해 이와 비슷한 이벤트를 열곤 하더군요. 자사의 게임을 여기저기 홍보하라며 게임 머니 뿐만 아니라 100만원이 넘는 고가의 증정품을 내거는 곳도 있습니다. 심지어 추천인을 모으거나 휴면 유저를 다시 게임으로 복귀시켜 일정량 이상의 포인트를 모은 유저에게는 100% 노트북을 증정한다는 게임도 있습니다. 과연 이게 올바른 일일까요? 물론 상업적인 목적으로 공급되는 서비스에 대해서 '너무 상업적이다'라고 비난하는 것은 언어도단입니다. 하지만 가끔은 온라인 게임 회사들이 자꾸만 게이머들을 이런 상술에 노출시켜 게임을 하는 궁극적인 목적을 잊게 하고, 돈과 시간을 투자하여 즐길만한 가치가 있는 게임을 고르는 게이머들의 눈을 어둡게 만드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지금, 한국의 온라인 게임계에는 유저들의 비평과 질책이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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