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만을 주로 즐기시는 분들은 잘 모르실 지도 모르겠지만 패키지 게임에는 퀵세이브-로드 시스템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게임을 진행하는 도중 원하는 장면에서 단축키를 이용해서 위치 정보와 캐릭터의 상태를 그대로 저장하고 추후 신속하게 해당 상태로 돌아갈 수 있는 편리한 기능이죠. 미션 중 위험한 파트를 통과하기 전에 퀵세이브를 하면 해당 파트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미션을 다시 시작하지 않고도 퀵로드를 통해 파트 시작 전으로 돌아갈 수 있어서 자주 사용됩니다.
그런데 몇몇 게이머들은 이 기능이 게임의 재미를 반감시킨다고 말합니다. 게임을 할 때에는 잃을 것이 있어야 최선을 다해서 난관을 헤쳐나가는 재미가 있는데 퀵세이브가 가능한 게임에서는 그런 리스크가 없기 때문에 몰입도가 떨어진다는 것이죠. 반면 어려운 게임을 할 때 퀵세이브가 없으면 같은 부분을 계속 반복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게임의 재미가 반감된다고 주장하는 게이머들도 있습니다. 과연 누구의 의견이 옳은 것일까요?
스플린터 셀 같은 잠입액션 게임의 경우, 실수로 내딛은 한걸음이 게임오버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퀵세이브는 필수불가결한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미션마다 재시작점으로 사용할 수 있는 체크 포인트가 존재하지만 자동 세이브 빈도가 매우 낮기 때문에 퀵세이브를 이용하지 않으면 이미 지나간 지점을 다시 처음부터 진행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죠. 잠입액션 게임의 목적은 특정한 방법을 이용해서 미션을 해결하는 것인데 어차피 같은 방법으로밖에 통과할 수 없는 지점을 다시 진행하는 것은 의미없고 귀찮은 일이죠.
그러나 세이크리드 같은 RPG 게임의 경우, 얻는 아이템에 따라 캐릭터의 운명이 바뀌는 것도 아니고 작은 실수가 게임오버로 이어지는 경우도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앞으로 일어날 일을 알 수 없어야만 롤플레잉의 진정한 재미를 느낄 수 있죠. 몹을 잡기 전이나 아이템 상자를 열기 전에 퀵세이브를 한 뒤 안좋은 아이템이 드롭되면 퀵로드를 해서 항상 좋은 아이템만 얻는다면 몹과의 밸런스는 무너지고 플레이는 치트키를 사용한 것처럼 무미건조해질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게임 내에서의 편의성과 몰입도, 이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면 지금의 퀵세이브-로드 시스템을 어떻게 보완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