낑겨가는 이야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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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에서는 총동원령(?)이 떨어져 대규모 전쟁이 벌어져도, 렉 때문에 사실상 정상적으로 즐기기 힘들고, 전장은 20명~40명 전장인 워송과 아라시가 주류인데다가, 그나마 가장 큰 알터랙도 규모가 어정쩡하긴 마찬가지이고(80명), 의외로 그렇게 재미있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많은 유저들은 와우의 전쟁을 아쉬워 합니다.
그럼, 실제로 전투의 규모와 느낄 수 있는 재미는 비례할까요?
일단, 환타지 세계의 배경이 되는 근대 이전의 현실세계에서는, 대규모 집단전투가 벌어지면 전투원 개개인의 전투능력은 별로 중요하지 않게 됩니다.
싸움 잘하는 깡패 집단과, 동일 숫자의, 싸움은 별로 해본적이 없지만, 제식 행렬 훈련을 잘 받는 평범한 남자들의 집단이 맞붙게 되면.. 후자가 압도적으로 이기게 됩니다. 왜냐하면 현실세계의 집단전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흔히 보여주는 난투전이 아니라, 집단과 집단의 진형이 맞대결하는 집단전투이기 때문입니다.
즉, 현실 속의 대규모 전투에서 병사 개개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멋지게 칼을 휘두르며 날라다니는게 아니라, 진형을 무너뜨리지 않기 위해 동료들과 단단히 스크럼을 짜고 단순한 형태의 공격을 반복하는 것이라는 것이죠.
영화나 드라마의 전투장면에 비하면 많이 꼴사납지만, 데모대와 전경들간의 대치장면이 현실세계의 전쟁과 훨씬 근접합니다.
MMORPG의 전쟁도 비슷합니다.
물론, 게임 속의 케릭터들은 상대적으로 자발적으로 전투에 참여하고, 능력도 현실세계의 병사들보다 비범하기에(?) 현실세계의 병사들보다는 훨씬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긴 합니다만.. 전투의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개개인의 전투능력이 미치는 영향력이 급격하게 줄어든다는 사실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1:1이나 소규모전에서는 개개인의 화려한 전투능력(레벨, 장비, 컨트롤)이 승패에 많은 영향을 끼치지만, 대규모 집단전이 되면 그런 것 보다는(다수가 모이게 되면 집단의 전투능력은 평균으로 수렴하여 비슷해진다), 얼마나 잘 모여서 이동하느냐, 얼마나 적절한 타이밍에 동시에 돌격하느냐, 얼마나 적절한 타이밍에 동시에 부활하느냐 따위가 훨씬 더 중요해 진다는 것이죠.
문제는 개인의 영향력이 줄어든다는 것은 플레이하는 재미가 그 만큼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입니다. 즉, 규모가 커진다고 느낄 수있는 재미가 비례하여 늘기는 커녕 오히려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지요.
결론적으로, 현시점에선 대규모 전투는 큰 규모 자체만으로는 별 의미가 없는 것 같습니다. 규모 이상으로, 전쟁을 전쟁스럽게 하는 제반요소들의 구현이 더 절실하다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