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도 Defcon이란 게임의 감상을 올렸지만, Defcon은 핵전쟁으로 인한 전 인류의 몰살을 덤덤하게 그려내고 있는 몹쓸 게임입니다. 더구나 핵 폭탄이 떨어질때 수천 수억단위의 사상자 표시를 보고 '에게 이것밖에!' 하는 생각마저 불러일으키는 반 인류적 게임이죠. 문제는 그럼에도 재미있다는 것...

 아무튼 이러한 무겁고 칙칙한 게임 Defcon은 그에 걸맞게 차갑고 권위적 그래픽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거기에 한가지 더! 배경음악이 상당히 좋다는 것 입니다. 듣고 있으면 정말 우울해지는 음악들... 뭐라고 딱히 흥얼거릴수도 없고 뇌리에 남는 음악도 아니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분명 게임의 분위기와 잘 맞아떨어졌고 그보다 더 어울리는 음악은 없을거라는 생각마저 들게 하는 Defcon의 배경음악은 분명 수준급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배경음악을 구하기 위해 여러방면으로 알아본 결과 역시 인디게임으로서는 사상 최초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OST까지 발매가 되었더군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OST가격보다 선적료가 더 나오는 불상사가...

(이싸람 말고!!!)

 결국 아이튠스라는 애플이 운영하는 온라인 음원 샵에서 판매한다는 정보를 입수!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에 '의외로' 데프콘 OST를 소지하고 있는 지인분께도 겟!)

 사실 게임 OST발매 자체가 그다지 흔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워낙 그런쪽으로 발전된 일본은 제외하구요) 인디 게임업체에서, 그것도 딸랑 3곡이 들어있는 이 음반을 내놓는것은 그다지 쉬운 일이 아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개발사의 Defcon 사랑은 대단한지 음반 뿐만 아니라 브로마이드, OST+브로마이드 합본팩 등 다양하게 출시하고 있더군요. 남는게 있나 -.-;

 위에서도 말씀드렸듯이 Defcon OST에 수록된 곡은 Fear, Madness, Loss 단 세곡 뿐이지만 플레이 시간은 30분을 넘습니다. 한 곡마다 10분 정도의 재생시간을 가지고 있는 셈이죠.

 이 세 곡의 공통점은 하나같이 음울하다 입니다. 흐느끼는듯한 여성의 성가 소리와 버튼이 딸깍거리는 소리, 잠수함 소나 음이나 군화 소리 등등이 적절하게 샘플링 되어 전반적인 분위기를 이루며 자칫 단조로울수 있는 엠비언트 사운드에 리듬을 더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종류의 음악을 좋아해서 필사적으로 찾아다녔지만 하나같이 우울하고 스산하기 때문에 무서운것을 싫어하시는 분들께는 그다지 좋은 음반이 아니리라 생각합니다.

 곡의 제목도 적절하게 공포-광기-소실 인데 이 세가지는 핵전쟁 발발시의 공포, 광기어린 핵전쟁, 이후의 몰살을 표현하고 있다고 합니다. 게임이나 OST나...

 CD커버는 오래된 종이의 그 느낌이 나게 디자인 되었으며 CD도 오래된 LP느낌이 나는 프린팅이 되어 있습니다.

 일반적 게임에는 기승전결이 있고 OST도 그에 따라 구성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핵전쟁만 다루고 있는 게임 답게 OST역시 초지일관 입니다. 시작부터 끝까지 (그래봐야 3곡이 전부지만) 우울하고 느릿하게 진행되는 곡들은 게임 자체에는 분명 잘 어울립니다만 저처럼 게임을 해보고 음악이 너무 좋아서 찾은것이 아니라 바로 OST만을 접하신 분들께는 자칫 지루한 느낌을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사운드 자체의 완성도는 상당한 편이고 저와 취향이 비슷하시다면 분명 만족할만한 음반이겠지만... 문제는 구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군요.

 (이상하게도 아이튠스에서 파는 음반과 실제 CD에 넣어져서 파는 음반의 구성이 다릅니다. 개인적으론 CD 판이 더 마음에 들어 CD판을 기준으로 소개해 드렸습니다.)

 마지막으로-

Defcon - Everybody Dies

섬뜩하군요.

헤르시아님에 의해 자유게시판에서 이동되었습니다. (2008/01/22 14:54: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