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짝에 쓸모없는 PSP와 네스팟 (1) 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실은 월요일날 만화를 올려야 했는데 계속 바쁘질 않나 오늘 드디어 시간이 비나
했더니 아이디어가 안나와서....... 아이디어 고민하며 하던 이야기 대충 마무리 해 보죠.
사실 계속 쓰려고 생각은 했는데 생활 패턴만 맞는다면 꽤 쓸모있는 서비스라는것과, 다 알고 있는 이야기를 하는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서 깔끔하게 정리를 못했습니다. 그냥 부담없이 읽어주세요.
#1.
네스팟은 KT의 무선 인터넷 서비스 이름 입니다. 말 그대로 선에 연결하지 않고 인터넷을 즐길 수 있습니다. 무선랜이 지원되는 기기만 있다면 어디서든 인터넷이 가능하죠. 게이머들에게 어디서나 인터넷이 가능하다는건 어디서나 온라인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뜻이고, 이건 정말 멋진 일입니다.
헌데 약간의 컴퓨터 상식을 가지신 분이라면 네스팟 서비스의 기초가 무선랜이란걸 아실겁니다. 말그대로 무선"LAN" 입니다. 휴대폰과는 달리 무선랜은 서비스 가능한 지역이 매우 좁죠. AP가 설치된 특정 지역에서만 이용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스팟"-Spot- 이라는 용어를 쓰는거고요)
보통은 핫스팟이라고 부릅니다. 네이버 사전에서 핫스팟 검색결과
게다가 무선랜은 기본적으로 유선 네트워크가 근처에 있어야합니다. 이 상태에서 다시 무선으로 쏴주는거죠. 쏴주는 거리도 매우 좁고 벽이 있거나 하면 거리가 더 줄어듭니다. 보통 반경 30~50M고 운동장 한가운데서 쓴다거나 조금 좋은 AP라면 150M 까지는 지원합니다. 보통 AP가 있는 반경 50M 에서는 적당한 속도의 무선 네트워크를 쓸 수 있습니다.
(c) GAINAX. NEON GENESIS EVANGELION
에반게리온을 보신분들은 아실듯? 도시 내에 언빌리컬 케이블이 있어서
그 반경내에서만 활동이 가능하죠. 이동할땐 매번 갈아 끼워줘야 하고요.
뭔 말이냐고요? 여러분은 무선 인터넷 서비스 네스팟 이라고 알고있지만 이건 말장난일 뿐입니다. 정확하게는 무선랜 서비스 네스팟 이죠. 뭐가 다를까요?
#2.
컴퓨터를 잘 모르시는 분은 이해하기 어려울지 모르겠네요. 그냥 간단하게 정리해드리죠.
무선랜은 위에도 말했듯이 반경이 좁습니다. 또 휴대폰 기지국이나 위성을 쓰는게 아니라 기본적으로 유선 네트워크를 기본으로 하고있습니다. 그래서 네스팟 존이란게 있는겁니다. 말장난에 속지마세요. 계속 말씀드리지만 휴대폰과는 다릅니다.
또 기본적으로 유선보다 속도가 느립니다. 이동하면서 사용할 수도 없습니다. (기차나 버스 안에는 네스팟존이 없다는걸 생각해 보세요) 여하튼 각종 단점이 무척 많은 기술이에요. 특히나 휴대폰 서비스가 잘 되어있고 초고속 인터넷에 익숙한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정말 별로죠. 다 넘어가더라도 이 서비스가 가진 가장 큰 문제점은 이걸 쓸 수 있는 지역이 좁다는겁니다. 좁아요. 너무 좁아요. -_-;
무선랜은 사실 유선으로 연결하기 어려운 곳이나 어떤 상황에 쓰기 위해 만들어진 기술입니다. 여러분이 "무선인터넷"이라는 단어만 듣고 상상하는 그런 기술이 아니에요. 집에서 써보시면 편하긴 할겁니다.
슝슝 날아다니는 마징가 제트로 보여도, 실상은 선없으면 바보되는 에바라니까...
무선랜 기술은 ISDN 같습니다. 아직 덜 여문 기술이고 대체할 만한 기술이 준비중입니다. 적어도 이게 제대로 상용화 되려면 스팟지역이 벽에 둘러쌓여 있어도 반경 300M는 되야 하는데 그것도 아니고...
#3.
뭐 좋습니다. KT는 이걸 제대로 상용화 시킬 수 있다고 보고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전국에 미친듯이 AP를 깔아대기 시작했죠.
무선랜은 위에서 지적한 단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떤상황에서는 매우 괜찮은 서비스입니다. 카페같은곳에서 편하게 인터넷을 하고 싶을때, 학교나 공공기관, 큰 건물 등 일일이 유선 네트워크를 설치하기 곤란한 상황 따위요. 여러분이 노트북을 평소에 들고 다닌다면 요긴하게 쓸 수도 있을겁니다. 스팟 지역을 잘만 설치 한다면 요긴하게 쓸 수도 있습니다. 예를들어 전국 패밀리마트에 네스팟 모조리 깔아놓고 "패밀리 마트에 가면 네스팟을 쓸 수 있다" 고 광고를 하는거에요. 이럼 좀 쓸만해지죠.
헌데 KT는 좀 바보 같아요. KT가 가장 많이 네스팟을 설치한 지역이 어딘줄 아십니까? 바로 롯데리아 입니다. -_-; 딴데도 아닌 패스트 푸드점에서 무선인터넷을 하라고 네스팟을 깔아놨어요. -_-; 누가 롯데리아에서 노트북을 꺼내들고 인터넷을 쓴단 말인지... 여담이지만 같은 서비스를 하려고 시범서비스를 해보던 SKT의 경우는 스타벅스에 가장 많이 깔았습니다. 이쪽이 훨씬 합리적으로 보이지 않나요?
롯데리아에서 지구를 지켜야하는 에반게리온
사실 KT도 무선랜 기술 자체의 단점들을 다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번 시작한 사업 끝을 보자는 생각인지 최근까지도 무선랜을 마구 깔아댑니다. (맨 위에서 지적한 단점을 해결 할 방법은 정말 '마구' 깔아대는 수 밖에 없거든요) 이름있는 기관이나 건물에서는 다 네스팟이 있습니다. 무선랜 주파수가 기기에 위험한 영향을 끼치는 병원같은곳의 로비에도 막 깔아놨어요.
가격도 싸게 불렀습니다. 월정액 만오천원. 시간제로 쓰면 한시간 이천원인가 그래요.
시간제야 조금 비싸지만 보통 정액을 쓰죠.
#4.
그런데 실지로 여러분이 네스팟을 써보면 아시겠지만 정작 쓸 일이 잘 없어요. 유일하게 쓰는 이용자가 대학생과 테헤란로 직장인 정도일겁니다. 대학생이시라면 무선랜 쓸일이 좀 있겠지만 자체 무선랜인 경우가 많죠. 롯데리아나 스타벅스, 메가박스같은데서도 쓸 수 있다 칩시다. 거기서 인터넷으로 뭐하는데요 근데?; 정말 급한 업무? 숙제?; 영화감상?;;;; 속도도 안나올텐데?;;
PDA 쓰시는 분들이 제일 많이 듣는 말은 "그걸로 인터넷 되냐?" 지만, 정작 PDA 쓰시는 분들은 전혀 인터넷 안쓸걸요?;
보통 월정액 만오천원짜리 네스팟 사용자들의 평균 네스팟 사용시간이 5시간이 안되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도 출처없이 들은 수치라 정확한게 아닙니다만 제가 경험한 바로는 거의 맞는말 같군요) 정말 일이 있어서 잠깐 잠깐 쓰는거죠. 실제로도 그런 용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게다자 설령 정말 급하게 인터넷을 쓸일이 있다 쳐도 일반인들은 스타크래프트가 왜 유명한지 알고 있습니다.
동네에 네스팟 존이나 편의점은 없어도 피시방은 있다고요! 라면사러 피시방 간다는 이야기가 농담이 아니라니까?
도시를 지키러 무선 연결해서 왔더니, 도시에 넘쳐나는 PC방 탱크들
말이 길었는데 정리하면 여러분이 생각하는것 처럼 쓸수있는 서비스가 아니란겁니다!
혹 "네스팟을 집에서 설치해서 쓰면 되잖아요" 하는데 그럴거면 네스팟 굳이 설치 안해도 된다니까?; 걍 5만원짜리 공유기 되는 AP 사들고와서 꽂으면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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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럼 PSP의 경우를 봅시다.
PSP와 네스팟은 좋은 아이디어에 실제로 이 서비스를 지원해버린 실행력이 칭찬할만한 부분이지만, 실상은 미묘한 서비스입니다. PSP로 네스팟에 가입되어 있고, AP가 있는곳이라면 (참고로 PSP 네스팟에 가입만 되있다면 네스팟 AP가 아니더라도 가능합니다. 집에 네스팟 설치해달라고 조르지 마세요) 다 쓸 수 있죠. 이용료는 8천원 정도입니다.
PSP로 네스팟을 쓰는건 일단 위에서 말씀드렸던 무선랜 자체의 문제가 가장 심각한 부분입니다. 네스팟 자체에서도 이 서비스를 좀 급하게 진행한 감이 있어요. 지금당장 PSP로 네스팟에 가입하려고 네스팟 사이트에 가보세요. PSP란 글자는 코빼기도 안보입니다. KT, 파란, SCEK 가 굉장히 복잡하게 얽혀있어서 가입 한번 하는것도 보통일이 아니죠.
그래도 정액제에 가격도 싼편인데다 동영상 컨텐츠 같은부분은 괜찮습니다. 구입하셔서 네스팟 가입하시고 웃찾사 잔뜩 보셨다면 본전은 건지셨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웃기게도 이거 아마 유료컨텐츠 준비중일 거에요. 안그래도 쓰기 힘든 서비스 제대로된거 보려면 돈을 더내야하죠.
가장 중요한 게임의 온라인 지원 부분이 굉장히 미묘합니다. 온라인이 지원되는건 좋지만 어떤 수준의 온라인게임이 나올지는 글로레이스만 봐서 모르겠어요. 애드혹으로 PSP간 무선대전이야 좋은 기능이고 당연히 들어가있어야 하는 거지만, 정확하게 AP를 써서 뭘 하겠다는건지 정말 미묘합니다. PC야 채팅이라도 되고 애드혹도 같이 게임하는 사람이 바로 옆에 있지만 직접 상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작은 화면으로 모르는 사람과 같이 게임을 한다고 해서 과연 그게 재미있을지 의문입니다. (물론 앞으로 채팅이 되게 만든다거나 랭킹등 재미있게 만들어가겠지만)
사람 많은 밖에서 혼자 저러고 무선랜 켜서 놀면 참 재밌겠네요
다 제쳐두더라도 모순 투성이라니까요? PSP는 휴대용 게임기잖아요. 네스팟은 특정 지역에서 밖에 안되고요. 물론 게임을 걸으면서 하지는 않으니까 그렇다 쳐도 네스팟에서 보여주는 영화같은건 버스나 지하철타고 가면서 못본다고요. 뭐 딴게 된다 치더라도 밖에 나와서 무선랜 켜놓고 게임 하기엔 배터리도 약하단 말입니다. 대체 이걸 뭐에 쓰란말이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에 AP가 있으시다면 그냥 저냥 써보기에는 좋습니다. 8천원내고 드라마나 영화같은것도 마구 볼수 있고요. (이것도 시간지나면 곤란해지겠지만) 집에서 누워 뒹굴거리며 PSP를 손에 들고 영화를 볼수있죠. 화장실갈때 정지버튼 안눌러도 되고요. 하지만 집에 AP를 깔아놓으실정도라면 분명 모니터도 있으실거고 인터넷도 되실겁니다. 보통사람이라면 아무리 PSP라도 그냥 모니터로 영화를 볼거에요.
뭐 여러가지 억지도 좀 있고 PSP로 동영상을 보는것과 같이 하려면 다 할 수 있는것들이지만, 실질적으로 생각처럼 편하게 쓰기에는 무리가 있는게 네스팟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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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솔직히 CDMA 모뎀같은게 상용화 되야될텐데요.(당연히 정액제로 ) 아직까진 속도가 좀 떨어지지만 mmorpg 정도는 할 수 있을것 같아요. 이건 돌아다니면서 쓸 수도 있고 휴대폰이 되는지역이면 어디서든 사용 가능하죠. 굳이 게임이 아니더라도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를 쓸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엄청나게 재미있는것들을 많이 보게 될거에요 PSP도 이런걸 지원해주면 좀 더 재미있는 기기가 되겠죠.
TODAYS PPC의 CDMA 모뎀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