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늘어만 가고 커져만 가는 게임소음. 어떻게 해야하나?
최근 필자는 PC방을 자주 가게 된다. 물론 게임을 하러 가는 게 가장 큰 이유다.
그러면서 새삼 발견한 것이 PC방의 지나치게 큰 '게임 소음'이다. 플레이어 자신에게는 멋진 사운드겠지만 옆에서 다른 게임을 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소음'일 수밖에 없다.
여러분들도 겪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옆사람 게임 사운가 너무 크기는 한데 줄여달라고 부탁도 못하는 그 딜레마 말이다. "네" 하고 줄여주면 고맙겠지만 이상한 눈으로 쳐다볼 것 같은 부담감의 압박이란...
2. PC방 소음의 주역들
기존 PC방의 소음 중 단연코 지존은 역시 <스타크래프트>였을 것이다. 게이머 대다수가 하는 게임인 만큼, 게임 절대량에서 역시 만만찮다.
한때 메딕 죽는소리가 너무 잔인하다하여 심의가 또 도마에 올랐으나 엄청난 인기의 힘은 게임을 전체이용가로 만들어버렸다.
시즈탱크가 마구마구 쏘아대는 아크라이드 쇼크캐논은 더할 나위없는 최고의 소음이다.
또한 예전에 유행했던 저글링 블러드의 유즈맵. 저글링들끼리 싸우는 데스매치 또한 마구마구 싸워대면서 죽어가는 소음이 상당한 편이다.
특히 버릇없는 일부 유저는 헤드셋을 끼지는 못할망정 더 볼륨을 키워 수많은 짜증감을 유발시키니, 부담감 눈치는 받기 싫고, 가만히 있자니 소음이 너무 크고...
결국에는 PC방 업주가 제재를 가할 때까지 그저 멍하니 적응하고 있던지 덩달아 내 볼륨도 높이던지...
덕분에 PC방 소음은 나날이 높아지니, 우리나라 사람들 귀머거리라도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든다.
...
3. 왜 이러한 현상이 시작되었는가?
(잠깐 옆길) 이러한 현상은 MP3 플레이어가 보급되던 2001년부터 시작된 듯하다. 이어폰을 장기 착용하면서 음악을 들으면 귀가 점점 쇠퇴하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국민 모두가 하나 둘씩 MP3 플레이어를 가지게 되었고, 이에 따라 이어폰으로 들었던 사운드 크기를 기대했던 유저들은 PC방 스피커에서 나오는 사운드 크기가 자신의 기준에 못 미친다고 생각하여 점점 크게 트는 것 같다.
점점 크게 틀수록 더 크게 키워야하는, 마치 더 큰 소리가 작은 소리를 잡아먹는 그런 양상이라고나 할까.(물론 짜증낼 만큼 스피커 음을 키우는 것은 극히 일부의 사람들이다.)
...
자, 다시 돌아와서 <스타크래프트> 다음으로 유명했던 것은 역시나 FPS 의 베스트 오브 베스트, 전세계인의 FPS라 불리는 <카운터 스트라이크>다.
특히 저격총 중에서 가장 현란한 사운드로 위치를 찾아낼 수도 있게 했던 매그넘. 총기명은 자세히 모르지만 무조건 원샷 원킬이 가능하나, 반동이 상당히 심하며 동시에 엄청난 소리를 내기로 유명하다.
총싸움은 이제 국내에서 스타 다음으로 하는 게임이 되어버렸다나 뭐래나...
이러한 사운드를 게이머 혼자서 쏴도 시끄러운데, 수많은 사람들이 저격총 난사하는 사운드가 수도없이 들린다고 생각해보자.
1초마다 "탕탕탕" 소리가 난다면 그건 좀 끔찍하다.(몬스터가 아닌 유저를 죽이는 사운드가 쉴새없이 난다고 생각하니까, 끔찍하다.)
또한 일부 인터넷 서버는 더 재미난 <CS>를 위하여 특수 사운드음이나 메세지 목소리 등을 넣는다. 재미를 추구하는것은 좋았으나 이것 또한 상당한 소음을 발생하게 했다.
(대표적으로 Monster Kill , Double Kill , Kill Shot 등의 수많은 메세지 목소리가 존재한다.)
그렇다고 해서 <CS>를 만든 쪽에 "모든 총에 소음기 달아주세요"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오도가도 못하는 난감한 상황이다.
4. 최근 시끄러운(?) 게임들
최근에 PC방의 소음원으로 급부상한 것은 역시나 FPS 의 두번째 베스트셀러인 <스페셜포스>일 것이다.
특히 게임시 유저가 슈루탄을 던질 때 나오는 사운드인 "전방 슈루탄!" 이라는 소리는 상당한 소음으로 자리매김한지 오래되었다. 유저들이 직접 PC방 가서 한 시간 정도 게임하다 보면 "전방 슈루탄!" 이라는 소리는 백번도 더 들을수 있을 것이다.
목소리 더빙이 참으로 인상깊었지만 그 더빙이 소음이 될줄 누가 상상했겠는가.
<스페셜포스>에서 다른 사운드야 나름대로 괜찮은 편이지만 이 "전방 슈루탄"이 대표적인 소음으로 자리매김한 이유는 이러하다.
이론만 따지는 설명으로, 한 유저가 <스페셜포스> 풀방을 간다고 치자. (최대 16명)
모든 유저의 기본은 '슈루탄' , '섬광탄' , '연막탄'이다. 모든 FPS 계열에서는 이미 통일적인 장착물품이지만 <스페셜포스>에서 이들은 소음의 주범이기도 한다. 한 사람당 가질수 있는 슈루탄의 종류는 3개. 그것을 x(유저의 수) 로 하게 된다면 만만찮은 소음이 되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16명으로 가정했으니 16x3 = 48 번씩이나 "전방 슈루탄!" 이라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다. 그런데 게임타임이 10분이라 가정하고 1~2분이면 게임 종료가 되니 그것을 x5 또는 x10 하게 된다면 "전방 슈루탄" 이라는 소리는 <스페셜포스>를 하는 게이머가 최대 480번까지 듣게 된다.
이 소리를 옆사람에게, 그것도 아주 큰 볼륨으로 들려준다고 생각해보자.
옆사람이 당신을 때리지 않는다면 다행이다. (...)
웃지못할 이야기 중 하나가 있는데, 필자의 친구가 <스페셜포스> 초기 런칭 때 "전방 슈루탄!" 이라는 소리를 듣고 갑자기 놀라면서 '뭐야뭐야?' 라고 주변을 살피다가 전투중이던 캐릭터가 죽어버린 일이 있다.
이제는 이미 적응되어 버린 일이지만 문제는 이 정도의 소음이라면 상대방에게 상당한 피해를 줄수 있다는 점이다. (스트레스 유발, 게임플레이 지장 등등. 소음으로 일으킬 수 있는 문제는 수도 없이 많다.)
...
다음 게임으로는 역시나온 국민을 자동차에 태워버린게임. <카트라이더>일것이다. 이게 무슨 소음이냐? 라고 생각 하는 유저가 있겠지만, 그러한 유저에게 필자가 이렇게 답해줄수 있다.
'PC방에서 <카트라이더> 소리 한번도 안 들어본 건 아니죠?'
온국민을 자동차에 태우는 것은 좋았으나 경적음은 좀...
<카트라이더>의 소음은 적절한 편이다는 이야기가 좀 많겠지만 볼륨을 키우는 유저가 있다면 그건 좀 문제가 된다. '드리프트 때 자동차 바퀴가 내는 마찰음, 아이템을 먹고 사이렌을 울리는 경우' 가 이에 해당한다. 아이템의 이름은 자세히 모르지만 누구나 할수 있는 드리프트는 자동차 바퀴가 내는 마찰음이 상당한 편이다.
이것도 <스페셜포스>처럼 이론적 예를 따져 본다면 웃지못할 결과가 되어버린다. <카트라이더>에서 최대 인원참가는 8명, 대부분 비슷한 속도와 비슷한 구간에서 드리프트 하면서 선두를 다투게 된다.
이때 코스별로 드리프트를 할수 있는곳은 최소 2군데 이상. 그런데 8명이 모두 드리프트를 한다고 생각해보자. 2x8 = 16 이 되어버리며 또한 모든 유저가 똑같이 사이렌을 울리는 아이템을 먹었다고 가정하면 드리프트를 하지 않는 구간에서도 8번이나 굉음을 울리게 된다.
이러한 소리가 낮시간대에는 학생들이 내게 되고, 밤시간대에는 성인들이 낸다고 생각해보면 PC방에서는 24시간 내내 <카트라이더>의 소음을 듣는 셈이다. 인기가 좋으니 어쩔 수 없는 문제다.
...
그 다음으로는 소음 문제를 상당히 내포하고 있는 게임, <프리스타일>이다.
<프리스타일>이 왜 거론되느냐 하면 이 게임 또한 '로딩 중에 나오는 화이팅 음성' 과 '중간 중간에 나오는 외침형식의 사운드' 때문일 것이다.
<프리스타일>에서 대부분 사운드는 영문이므로 종류를 언급하라는건 필자에게 쥐약이다. (...)
모든 이들에게 힙합과 농구를 결합시키는 시도는 좋았지만
만만찮은 패기가 과한 탓이었을까?
하지만 로딩중에 나오는 화이팅 음성이나 매번 골이 들어갈 때마다 포지션을 다시 잡으며 시작하게 되는 '스타트' 음은 상당하다.
그러면서도 게임 도중에 동시에 나오는 패스음, 신발의 마찰음 등등... 따져본다면 수도 없을 것이니 여기서 커트.
이것도 이론적으로 따져보자. 프리스타일은 3:3 길거리 농구다. 길거리 농구에서는 25~30초의 볼타임이 존재하며 그 시간 동안 패스를 하지 않을 경우 볼이 상대방에게 넘어가 버린다.
그리고 게임타임은 5분. 이 5분동안 유저(한팀)들이 대부분 넣는 점수는 25~40점. 최대치로 계산해 3점슛으로 40점을 만들었다고 가정했을 경우 약 13번 재시작하게 된다.
근데, 상대방의 팀도 저러한 점수를 똑같이 넣어 동점이 되었다고 하면 13x2 = 26 번. 도중에 들리는 여러가지 패스음과 이동할 때마다 나는 신발의 마찰음도 생각한다면 이것또한 무시할수없다. 결국 스포츠게임도 지나치게 틀어놓을 경우 소음으로 급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소리이다.
...
5. MMORPG 는 왜?
지금까지 현재 PC방에서 소음을 만드는 게임을 살펴봤다. 하지만 여기서 궁금증이 하나 생길것이다. '왜 <리니지2>나 <WOW> 같은 게임은 언급 대상에서 제외지?' 라고 묻는다면 답은 간단하다.
지금까지 필자가 거론한 게임은 대부분 '정해진 룰과 규칙, 시간' 내에 해야 되는 게임이다. <카트라이더>나 <스페셜포스> <프리스타일> <CS> 등등. 전부다 시간제한이 있는 게임이라는 것을 생각해보자.
그만큼 움직임이 빨라질 수밖에 없으며 제한시간내에 최대한 노력해야 되기 때문에 소음이 커질 수밖에 없기도 하다. (그 전에 볼륨을 너무 키우는 게 더 문제지만 말이다.)
여기에 좀 끼워넣기 식으로 한국인의 '빨리빨리' 정신도 있지만 말이다.
얼마든지 <리니지2>나 <WOW>도 소음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리니지2>나 <WOW>의 경우, 제한적인 룰이 없으며 또한 사냥시에도 내는 이펙트나 사운드가 그다지 크지 않은 편이다. 사냥에 여유가 있는 편이며 자기 캐릭터가 죽을 만큼의 위기사항이 닥치지 않는한 여유롭게 싸워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예외로는 <라그나로크>가 있기도 하다. 특히 헌터의 블리츠 비트가 그에 해당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리니지2>나 <WOW> 같은 RPG 계열 게임들은 소리를 마구 키워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그저 소음이 나는 확률이 적은 것일뿐, 얼마든지 다른 게임들도 소음을 낼 수 있다.
필자도 옆자리에서 <WOW>의 볼륨을 크게 켜놓고 마법을 쓸 때의 딜레이 사운드를 골백번도 더 들어서 상당한 짜증을 낸 기억이 있다. (마나가 부족합니다 마법이 아직 준비되지 않았습니다 라고 하는 큰 소리를 매번 듣는 그 고통은...)
그러나, 그렇다고해서 필자가 '이러한 게임들 소음 크니 하지마세요'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그리고 필자가 언급한 유저들은 일부 예절 없는 게이머들을 말한 것이다. 물론 피해를 주지 않을 정도의 사운드를 켜고 게임을 하는 게이머들도 많다.
게임은 모두가 즐겁게 해야되는 것이다. 그게 게임의 기본 원칙이며 사회생활의 에티켓이다.
이런저런 예를 들었는데 여기서 정말 말하고 싶은 것은 '늘어만 가는 PC방 소음을 줄여보자' 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게임들이 만드는 소음을 살펴봤다면 이제는 그에 대한 대책을 말할 차례이다.
...
6. 대책
PC방 소음의 대책. 의외로 간단하다?
필자가 생각하는 PC방의 소음을 차단할 수 있는 답은 이것밖에 없는 것 같다.
'게이머의 의식 강화 및 게임업체의 지속적인 예절 홍보'.
PC방 소음을 줄이는것은 게이머의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게임이 그것을 줄여줄 수는 없는 노릇이며, 개발자들도 거기까지는 건드릴 수가 없다. 그렇다고해서 음소거 게임을 만들어 버릴 수도 없는 노릇.
게임을 하는 사람들은 다양하며, 평범한 사람이 아닌 사람들도 할 수 있다. 게임을 하는 '사람' 이 자기의 셋팅에 맞춰서 하게 하는 메뉴가 '옵션'이다. 하지만 이 '옵션'을 다른 게이머에까지 소음이라는 피해를 줄 정도로 사용한다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PC방을 가더라도 자신의 사운드가 너무 크지 않았나를 자주 체크해 보며, 주위의 분위기나 사운드가 작다고 생각될 경우 그에 맞춰서 줄여보도록 노력해보자.
조금 사운드가 약해서 게임할 맛이 안 나더라도 모두가 쾌적한 게임을 즐길수 있으며, 조금 세게 말해본다면 자신이 하고 있던 게임의 사운드가 너무 커 마음 속으로 짜증내던 유저를 생각해보자. 한 누가 옆에서 게임 사운드를 줄여달라고 할 때는 정중하게 사과하며 줄여보도록 하자.
하나 더, 옆의 사람이 게임 사운드가 너무 클 때는 자기가 직접 나서서 줄여달라는 부탁해보도록 하자. 적극적인 자세 하나가 우리나라의 PC방 소음 문제를 줄일 수 있다. 게임은 모두가 즐거워야하며 남에게 피해를 줄 정도로 해서는 안된다.
또한 '누가 간섭하겠어..' , '돈내고 즐기는건데 무슨 상관?' 이라고 생각한다면 집에서 게임하기를 권한다. 일부 예절 없는 게이머들의 생각 하나하나가 모여서 PC방의 소음을 만드는 것 아닐까.
그리고 자기 자신도 언젠가는 그러한 '예절 없는 게이머' 에게 당할 수 있는 희생양이라는 점을 생각해보자. 상상만해도 소음공해에 시달릴 것이다.
그리고 게임업체들도 소음문제에 방관할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PC방에 대한 소음을 주의하면서 게이머들에게 예절의식을 강화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게임은 만들어서 관리만 대충 서버 관리만 해주면 땡치기 식' 아니라 그 게임을 사랑해주는 게이머들의 게임습관을 관리해 주어야 할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불량적인 게임자세' 를 만드는 게이머를 관리 안 한다면 그것은 게임업체가 제살 깎아먹는 것이다.
아주 좋은 예가 <카트라이더>다. 일부 초등학생들의 불량적인 게임 플레이로 인해 <카트라이더>가 얼마나 욕을 많이 먹었는지 말이다.
1% 도 안되는 불량 초등학생들의 플레이 때문에 욕을 먹었고, 그리고 그러한 비난은 고스란히 죄없는 99% 의 <카트라이더> 유저에게 돌아가서 함께 매맞는 상황이 되었으며, 게임업체의 이미지 또한 상당히 나빠졌다.
"미꾸라지 한마리가 강물을 흐리게 한다."
저 놈의 미꾸라지만도 못한 것들이!!
이미 여러차례 언급했지만 게임은 플레이를 하되 모두가 즐거워야하며, 그 누구에게도 피해를 줘선 안된다.
물론 대결형 게임이라면 이건 먹히지도 않겠지만(패배라는 피해(?)를 주니 말이다), 게임은 하면서 즐거워야 한다.
그런데 그 즐거움을 소음으로 망친다고 생각해보자. 소음공해가 이제는 일상생활이 되어버린 마당이다.
하지만 그러한 나쁜 공해가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의 PC방까지 들어오게 된다면 게임을 하면서 정말 우리가 즐겁게 게임을 할 수 있을까?
필자가 감히 팍! 해달라는것은 아니다. 조금씩 노력하면서 누구나 즐겁게 게임할 수있는 '쾌적하고 소음없는 PC방'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일 뿐이다.
PC방의 소음. 이제 게이머의 예절의식을 강화하고 게임업체가 노력하면서 조금씩 줄여갈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