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기 전에
하루에도 수천 개의 게임들이 쏟아져 나오고, 그 게임들의 조작 방법도 천차만별 다양합니다. 하지만 입력 도구만큼은 그렇게 색다른 경우가 드물지요. 콘솔 게이머라면 말할 나위 없이 게임 패드를 들고 게임을 하겠고, FPS류를 즐기는 PC 게이머라면 비싸고 좋은 마우스와 키보드면 만족스럽겠지요. 그렇지만, 가끔은 정말 이것 밖에는 방법이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거에요. 그래서 준비해 봤습니다. 제 마음대로 뽑은 기괴한 게임 컨트롤러 10선. (두둥)
선정 기준은 정상적으로 써먹을 수 있는 컨트롤러 중에서 [뭐 이런 것도 있냐?]는 생각이 들 만한 것들을 위주로 뽑아 보는 것이었어요. 키보드/휠/조이스틱과 같은 익숙한 기기들은 되도록이면 출연시키지 않으려고 노력했구요, 딱히 순서에 비중을 두지 않고 그냥 나열했습니다.
혹시나 이 글을 보시고 직접 이런 컨트롤러를 구해서 게임을 하신 분이 계신다면, 소감을 한 번 들어보고 싶은 생각이 드네요.
1. MS SideWinder Strategic Commander
전통적으로 하드웨어의 명가로 칭송 받고 있는 MS의 제품을 빼놓고 가면 섭섭하겠지요. 이 제품은 2000년도 이전에 발매 된 제품이라 좀 구형이긴 하지만 포함시켜봤어요. 이름에서 볼 수 있듯 전략 – RTS – 게임을 위한 컨트롤러로 발매가 된 제품입니다.
마우스보다 편리하고 자세한 이동 지정 기능과 더불어 각종 게임에 맞는 버튼 프로필 제공에 불만족스러운 사람들은 직접 지정할 수 있도록 해 두었지요. 자그마치 72가지 키 조합이 가능하군요.
이렇게 상세한 설정이 가능해요.
발매된 가격은 50$ 근처였고, 국내에서도 소량 수입됐지만 찾아보기 힘든 레어 아이템 중 하나입니다.
2. Ideazon Zboard
임팩트 없이 무난하게 나가고 있는 것 같은데.. 흠흠. 어쨌든 이번에는 키보드입니다. Ideazon, Inc의 게임 전용 키보드에요. 키보드가 달라 봤자 무에 다르겠느냐 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아래에 일단 사진 한 장.
Zboard의 특징은 키셋을 교체해 버릴 수 있다는 점이거든요. <WOW> 플레이어라면 <WOW> 키셋을, <배틀필드> 플레이어라면 <배틀필드> 키셋을 끼워 넣고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있지요. 물론 여벌의 키셋을 살 때마다 돈이 들어가는 건 좀 아깝지만요. 현재 국내에서도 정식 수입되어 판매되고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은 구입해 보시는 것도 좋겠네요.
키셋을 바꾸면 이렇게 다른 키보드가 됩니다.
3. MindFlux SpaceOrb360
SpaceOrb는 이미 500모델과 같은 후속작이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 굳이 360모델을 소개하는 까닭은 후속 모델은 게임 전용 컨트롤러가 아니고, 이 360만이 게임용이기 때문이지요. 이름도 거창해요. 이른바 [6D Controller], 우와.
사진만 보면 저거 트랙볼 아냐? 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 같은데 – 저도 그랬지만요 – 트랙볼하고는 동작 원리가 좀 다르다고 하는군요. 마우스 플레이어들이 느꼈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서, STRAFE, ROTATE, FREELOOK을 저 볼 하나도 해결할 수 있게 만들었답니다. 아래 그림처럼 말이지요.
4. Vrealities.com P5 Glove
이제는 조금씩 낯설어지기 시작하는군요. 예, Data Glove예요. SF영화에서 자주 나오던 것 기억하시지요? 똑같은 방식으로 동작합니다. 각 손가락 부위마다 센서가 있어서 5개의 손가락 동작을 각각 입력으로 받을 수 있고, x/y/z 축 입력을 모두 받을 수 있다고 하는군요. 비교적 최근 제품이라 USB도 지원한답니다. 마우스 대신으로 쓸 수도 있다고 하는데, 글쎄요. 작업 오래하면 팔이 많이 아플 것 같긴 합니다만..
가격은 59$정도. 국내 수입은 되어 있지 않습니다.
5. EVIO Violin gaming system
기왕 몸을 움직이는 장치를 선택했으니 조금 더 가보지요. 비트콘이니 DDR콘이니는 보신 분들이 꽤 계실 테지만,- 기타 프릭스까지도요 – 이건 바이올린이군요!
플레이 방식은 비트 매니아 계열과 거의 비슷하다고 합니다. 적당한 시점에 노트가 나오면 그걸 연주하는 거지요. 키보드 매니아 컨트롤러를 보고 참으로 매니악한 기기라고 이야기했던 기억이 나는데, 바이올린 정도 되면 어디 겁이 나서 함부로 시도도 못하겠어요.
Evio Jr. 컨트롤러도 있는데, 컨트롤러를 좀 더 단순화하고 가라오케 기능도 넣었다고 합니다. Tomy사에서 2003년 발표한 제품이에요.
6. Tacx i-Magic Fortius Virtual Reality Trainer
손만 움직이는 정도로 만족할 수 없는 분들을 위한 컨트롤러도 있군요. 이야, 이건 굳이 설명하고 할 필요도 없이 사진 한 장이면 끝나겠어요.
다양한 [헬스] 프로그램들을 내장하고 있고, 게임은 DVD로 교체할 수 있다고 하는군요. 이외에도 다른 회사들 제품 중에는 러닝 머신이나 스텝퍼도 있다고 하는 군요. Doom 3 같은 게임을 러닝 머신에서 플레이하면 꽤나 운동 되겠어요. 아니면 곤혹스러우려나?-.-)a
기기 가격만 1500$ 수준으로 비싼 편이고, 소프트웨어와 게임은 또 별도 구매 해야 합니다. 섣불리 도전하긴 힘든 가격이군요.
7. BELKIN Nostromo n52
MS의 그것과 유사한 컨셉의 제품이에요. 좀더 발전했고, 지금도 발매되고 있는 최신의 제품이라는 점이 차이랄까요?
15키, 1버튼, 버튼 기능을 갖춘 휠, 8방향 조이패드를 갖추고 있습니다. 게다가 키 배열을 LED로 4가지 모드 전환이 가능하기 때문에, 가능한 키 조합은 무려 104키. 이 정도면 키보드도 필요 없겠다! 고 외치실 분도 계시겠지만 저는 그 많은 키를 외울 생각을 하니 머리가 아프군요.
FPS류의 게임에서는 꽤나 효과적인 도구가 될 수 있을 듯 합니다. 가격은 50$선으로, 현재 국내에는 판매되고 있지 않지만 구매 대행 등의 방법으로 가져올 수 있다고 해요.
8. NaturalPoint TrackIR
이 신기하게 생긴 장치는, 3D 게이머를 위한 제품이에요. <카트>나 기타 게임들을 하면서 자기도 모르게 움직이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는 플레이어들을 위해, 정말로 고개를 돌리면 시점 전환이 되는 컨트롤러를 내놓은 겁니다. 아래 설명서처럼 모니터 위에 올려두고, 게임을 하면서 마우스로 시점 전환을 하는 대신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 주면 됩니다.
46’ 정도까지의 시야 각을 보장하고, 120Frame까지의 속도를 받아 줄 수 있다고 하니 어지간히 빠른 FPS에서도 문제가 생길 것 같지는 않습니다. 가격은 179$ 정도.
9. Capcom STEEL BATTALION
이걸 포함시킬까 말까 꽤 고민했었는데… 사실 이 컨트롤러는 아실 분들이 꽤 많으시겠지만 범용의 컨트롤러가 아니에요. Capcom이 Xbox용으로 발매했던 <Steel Battalion>(일본 발매명 철기)의 전용 컨트롤러입니다. 무시무시할 정도로 매니악한 게임성에다가, 컨트롤러까지 동봉 판매라 30만원 정도의 높은 가격 – 게다가 컨트롤러용 받침대까지 포함하면 60만원대가 되어 버리구요 – 때문에 판매량은 그리 신통치 못했던 게임입니다. Xbox가 일본 시장에 많이 팔리지 않았다는 점도 이유기는 하겠네요.
여튼, 기괴한..쪽으로 보기에는 좀 그렇지만 Capcom의 장인정신에 경의를 표하기 위해 포함. 따로 파는 게 아니라서 가격대는 딱히 없어요. 지금은 중고를 알아보는 방법 외에는 없을 듯 싶네요.
10. NubyTech Chainsaw Controller
이 무시무시하게 생긴 녀석은 <Resident evil 4>(바이오 해저드 4)를 위한 컨트롤러입니다. 생김새만 봐도 용도를 이해할 수 있으시겠지요? 위쪽에 있는 패드와 버튼으로 조작할 수도 있고, N-Motion이라고 톱을 휘둘러서 좀비들을 썰어 버릴 수도 있습니다. 진동 정도로는 만족할 수 없는 플레이어들에게는 좋은 아이템이 되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