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최근 TIG를 비롯하여 많은 온라인 게임 커뮤니티에서 얘기되고 있는, MMORPG의 경쟁적인 레벨링, 아이템 파밍에 대한 비판글 들에 대하여 쓴 저의 비판 입니다.
순수하게 MMORPG게이머인 시선으로 작성되었으며, 논조가 다소 공격적이니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악플도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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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들어 웹 커뮤니티에서 화두가 되는 글은 이런 종류의 글이다.
'왜 사람들은 MMORPG 게임안에서 강해지려고만 하고, 쉬운 레벨업, 편한 공략을 추구하려고 하는가? 정말 게임을 게임으로 순수하게 즐기려고 하려고 하지 않는가?'
글을 쓴 사람에게는 무척 미안한 글이지만 나를 비롯하여 그런 사람들은 충분히 게임을 즐기고 있다.
주로 위와 같은 주장을 하는 부류의 사람들은 과거에 PC 롤플레잉 게임, 비디오게임 등을
했었던 사람이고, 그들이 한 게임들은 뭐... 영웅전설, 발더스게이트, 파이널판타지, 마이트 엔 메직 이런 게임들을 했을 것이다.
최근 들어 집에서 혼자 즐기는 PC게임이나 비디오게임과 같은 스텐드얼론 시장이 위축되고 MMORPG와 같은 함께 하는 온라인 게임들이 대두되다 보니 상당히 많은 기존 게이머들 역시 이런 게임을 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그들은 불만이 생겼다.
편견이 많이 담긴 나의 주장이지만 그들의 불만은 이런 것 같다.
[스텐드얼론 게임들을 하다가 내가 MMORPG 를 해보니깐, 이건 기존에 내가 혼자 했던 게임과 다르고 더 잘하는 사람도 있고, 스텐드얼론에서 처럼 강한 용사가 되고 싶은데, 더 힘들고, 나만이 주인공이 아닌것 같고, 그래서 MMORPG 가 점점 미워진다. 다들 나처럼 살살 레벨업을 하면 좋겠는데 왜 이들은 이렇게 열심히 하나? 그래봤자 게임인데... ]
꿈꾸는듯한 말로, 온라인 게임의 낭만은 이런 것이다! 라고 하는 내용을 요약해보면 자기만의 집에서 친구들과 무닥불을 피우며, 노래하고 음식을 나누어먹고, 아기자기한 모험을 즐기며, 숙소에서 편히 잠자는, 목가적인 생활인데, 물론 이런 분위기는 그럴싸하고, 색다르고 재미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런 재미와 비교해서 차라리 친구들 대리고 에버랜드로 소풍가는게 더 즐거울 것 같다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과연 정말 이런게 게임을 즐기는 방법일까?
아니면, 심오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따라서 정신없이 몇시간, 몇일을 하다보니 레벨이 많이 성장해있고, 친구들과 그룹을 결성해서 던젼을 탐험하고, 내가 노리는 강력한 무기를 얻기 위해서 반복적으로 던전을 누비며, 결국 내 목표를 달성하고, 그룹은 점점 커지고, 감히 대적할 엄두도 못했던 거대한 용에 맞서 공략을 시도 하고 실패하고 그리고 그 용의 약점을 연구하고 결국 쓰러뜨리고, 천하의 명검을 획득하는, 말 그대로 그 게임을 만든 의도 안에서 정석적인 길을 밟은 것이 즐기는 방법일까?
나는 내가 즐기는 이 게임의 세계에서 하우징 이나 캠프 파이어 같은 시스템이 없다고 불만도 아니고, 레이드에 걸리는 시간이 몇시간이나 되는 긴 시간인것에 불만도 없다.
나 말고도 다른 사람들고 온라인 게임을 하는 것을 보면... 자신이 노가다를 하거나, 짜여진 동선에 따라서 빠른 레벨업을 하고, 이런것에 별로 불만을 가지지 않는다. 단지 레벨링 이외에도 온라인 게임이기 때문에 사람들과의 관계나 사람대 사람의 대결, 조직과 조직의 대결 등 여러 재미있는 갈등 요소가 많고, 솔직히 모닥불을 바라보면서 상념에 잠길 시간이 없다.
언제나 그렇듯, 답은 여러가지 일 것이다.
사람들은 스스로 선택을 한다.
자신이 플레이할 게임을 선택하고, 자신이 플레이할 종족과 직업을 선택하고, 자신이 플레이 하는 ‘성향’ 을 선택한다. 지금 플레이하는 내 성향은 내가 선택한 것이고, 이 성향이 진짜 게임을 즐기는지 어쩌는지는 나는 별 관심이 없다. 다만 나는 즐겁게 게임을 하고 있으며, 지금 게임을 즐기는 대부분의 리니지유저, WOW 유저, 로한 유저들은 거기서 아이템 팔아서 돈벌려고 하는게 아니라, 즐기고 있기 때문에 한다고 생각한다.
미안하지만 당신이 주인공이었던 그때 그시절, 영웅전설과 발더스게이트의 시대는 지금은 아니다. 지금은 모두가 주인공이고, 당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이 세계를 구한 영웅인 것을 인정해야 하는 시대이다.
우리는 게임을 잘 즐기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아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