뻘-운전면허 도로주행 4트째 결과+썰 NoStudy 10-29 조회 18,145 4

음... 일단 여기까지 오는데 많은 스트레스와 근성, 돈과 시간이 들었네요... 재응시료 5만 5천원. 몇몇 분들은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실수 있겠지만 100 만원 저축하고 알바를 그만둔 백수에게는 상당히 큰돈이였네요. 그중에 38만 5천은 학원 등록금으로 썼구요.

 

암튼, 오늘 오후 3시에 도로주행을 하러 갔습니다. 맨처음 정지선 밟아서 광탈한것과 점수미달 불합격이 두번 이후 4번째 도전이였습니다(재응시료 총합이 16만 5천원. 그래도 배꼽이 배보다 커지지는 않아서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처음 점수 미달은 52점. 그 다음은 67점으로 불합격. 근데 70점 합격이였으니 두번째 미달은 진짜 아까웠어요.)

 

진짜 3번째 도전부터는 많은 노력을 했어요. 사정상 지인의 차를 빌릴수가 없어(지인들이 전부 차가 없습니다. 집에 차가 한대 있기는 한데 어머니 출퇴근용.) 쓸 수가 없어 인터넷 검색으로 팁이나 노하우를 글로 숙지하고 동영상도 많이봤습니다.

 

그리고 대망의 4트째는 애석하게도 날씨가 트롤링을 하더라구요. 분명 집에서 나올때는 화창한 편이였는데 나오고 나서 15분인가 지나자 하늘이 어두워 졌습니다.

 

제발 내가 시험을 치는 동안에는 비가 안왔으면 한다는 마음으로 약 3시 20분 경에 탑승. 평행주차를 시작했습니다.

 

저의 참관인이자 제가 참관인으로 동승한 남성분은 저랑 비슷한 체형인 퉁퉁한 체형에 붙임성이 있으신 분이였습니다.

 

외모가 닮아서였을까요. 주차에서 사이좋게 3점씩 감점먹고 시작.

 

그분은 주차 하면서 뭔가 잘못을 하셨는지 3점이 감점되었고, 저는 중간에 뭔가 덜컹이는 기분이 들어 놀라 포기.

 

근데 차에서 내려서 확인을 해보니 그냥 긴장을 해서 착각을 한거였나봐요. 그대로 진행을 했으면 깔끔하게 들어가는걸 제가 저를 못믿어서 3점 감점먹고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강사분께서 차량을 이동시키고 저는 참관인으로 동승했습니다. 근데 먼저 운전하시는 분이 척 보기에도 운전을 잘하시더라구요. 차선변경 이후 깜빡이를 몇차례 끄지 않은것을 제외하면 감점요인은 볼 수 없었습니다(물론 제가 전문가는 아니기에 사소한 감점 요소들을 모두 잡을 수는 없었겠지마는요.).

 

상당히 무난한 편이였던 남성분은 당연히 합격. 그리고 이 남성분이 합격하시자, 저는 태블릿 pc에서 처음으로 합격축하한다는 음성을 들었습니다(4트까지 오면서 합격한 것을 한번도 보지 못했어요. 어떤 날은 참관인 2번까지 했는데도 합격하는거 처음 봤습니다.).

 

이 남성분, 조금 얘기를 나눠보니 한번에 합격하셨더라구요. 부럽습니다. 아무튼 자리 바꾸면서 축하드립니다 라는 말을 건네드리니, 꼭 붙으시라면서 제 가슴팍에 주먹을 살짝 대시더라구요. 선 합격자의 기운을 받아 운전석 착석.

 

코스 선택을 하는데, 이게 불행인지 다행인지 맨 처음 정지선 밟고 광탈했던 코스가 선택되었습니다. 강사분들이 말씀하시길 우회전이 많아 초보분들이 어려워하는 구간이라 하더군요.

 

하지만 눈으로 운전을 배워온 저는 우선 거북이 속도인 1단기어로 출발. 별다른 문제없이 스타트를 끊었습니다.

 

근데 중간에 계속 두근거리는게 안 멈추더라구요. 이대로 가다가는 탈락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을 놨습니다. 그냥 강사분이 태블릿 pc만지작 거리시는거 보고 '아... 탈락이구나. 그냥 남은 구간 사고나 내지 말고 완주하자' 라는 생각으로 운전을 계속하니 이상하게 잡념이 사라지더라구요.

 

저절로 긴장이 풀리는 것을 느끼고 '오, 뭐지?"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나는 탈락이다 라는 생각으로 운전을 계속 했습니다.

 

유턴까지 무사히 마치고 골인 지점까지 와서는 신호에 한번 걸렸어요. 기어 중립으로 놓고 한 20도 정도 되는 오르막길이라 브레이크 밟고 마지막 좌회전을 기다렸습니다.

 

이제 좌회전만 하면 학원으로 진입하는 도로가 나왔기에, 또 5만 5천원 짜리 불합격 도장을 받을 생각으로 있으니 좌회전 신호가 들어오더라구요.

 

그래서 기어 2단놓고 출발. 근데 이게 살짝 오르막이여서 그런지 시동이 꺼졌습니다;;

 

급하게 기어 중립으로 놓고 브레이크 밟고 클러치 밟으면서 다시 시동을 거는데 걸리는 시간은 단 3초.

 

이번에는 1단으로 놓고 출발하니 잘 가더라구요. 바로 좌회전 하는 동안 너무 느리면 안되니 엑셀을 밟자 부우웅 거리는 소리와 함께 드는 생각이 '이건 또 감점이겠지'. 이미 시동이 꺼진 시점에서 69점 이하를 찍었을 것이다 라는 생각을 하니 정말 마음이 편안해 지는것이 느껴졌습니다.

 

그렇게 다시 거북이 걸음으로 무사 통과. 마지막으로 기어 중립에 브레이크 내리고 시동까지 끄니 감독관님이 태블릿 pc 보시더라구요.

 

정말 합격인지 불합격인지 알려주는 멘트가 나오는 몇초 안되는 순간 제가 운전을 하면서 잘못한 것들이 머릿속을 지나갔습니다.

 

기본적으로 40km를 유지하기는 했지만 느려서 감점을 당하진 않았는지, 중간에 어떤 승용차가 저를 추월하자 강사님이 '에헤이' 라고 말한 시점에서 이미 실격은 아니였는지, 시동이 꺼져서 실격인것은 아니였는지를 생각하니 진짜 불합격이 확실하다 생각되었습니다.

 

그리고 나오는 멘트가, '축하드립니다. 합격입니다.' 라는 말을 들어도 이상하게 굉장히 기쁘거나 하지는 않더라구요. 아마 얼마 남자 않는 잔고 때문에 재시험비중에서 11만원을 부모님께 도와달라는 말을 꺼낸것에서 이유를 찾았습니다.

 

결국 5만 5천원 짜리 합격도장을 받아내는데에 성공. 강사님께 물어보니 78점으로 합격이라 하시더라구요.

 

근데 이상한게 먼저 운전을 하시고 합격을 하신 분만 합격 도장 찍힌 서류를 주고 저는 서류를 안주시더라구요.

 

뭔가 해서 가만히 있어보니, 강사님이 한번 더 참관인으로 있어달라 말씀 하셨습니다.

 

이전에 불합격을 먹고 참관인으로 있었을 때에는 '그래도 저는 불합격이지만, 당신만큼은 합격하기를 바랍니다' 라는 마인드와 허탈함, 부모님께 또 떨어져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던 문자를 보내던 때와는 달리, 합격이라는 문자를 보내니 기분이 묘했습니다.

 

그리고 한번더 참관인으로 들어간 것이 2종 보통 승용차. 중국인 여성분께서 응시를 하셨습니다.

 

출발하기전 강사님과 중국인 여성분이 자리를 바꾸는 틈새에 저는, '비가 올것 같은데, 잠깐 자전거좀 옮기고 오면 안될까요?" 라고 조심스레 물었습니다.

 

그러자 여지껏 친절하셨던 강사님은 짜증을 내시다 결국 빨리 다녀오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재빨리 달려가 비 맞지 않을 공간에 자전거 들어 옮기고 시험에 지장은 생기지 않게 다시 달려와 출발 했습니다 (한 3초 기다리게 만든것 같네요. 그래도 항상 초보 운전자 분들의 실수나 실수가 만들어 내는 위험 속에서 거의 생활하다 시피 하시는 강사분이니 그냥 평소에 스트레스가 많이 쌓이시는 거라 생각하고 넘어갔습니다. 전국의 운전학원 강사분들 화이팅.)

 

제가 탑승하자 마자 여성분이 코스 선택하고 시작. 근데 처음부터 시동은 걸렸으나 출발이 안되었고, 출발전 좌회전 신호로 출발을 알리지 않으시고 출발후 신호를 켜는것이 불안했죠.

 

맨 처음이 좌회전으로 시작하는 구간이였는데 1차로가 아닌 2차로로 진입하고 언덕에서 느리게 가느라 뒤쪽 차량이 클락션을 울리기도 하자 여성분이 위축되는 것이 많이 보였습니다.

 

이미 감점을 뭉텅뭉텅 먹은 상태인 여성분의 감점요인을 계산해보니 아직까지는 아슬아슬 하더라구요. 문제없이 진행만 한다면 충분히 합격은 가능한 상황.

 

하지만 인간은 변하는 맛에 재미있는법. 제가 합격을 하니 그냥 중간에 실격 나와서 빨리 집에나 가게 해달라는 천하의 개쌍놈 마인드가 가져지더군요.

 

하지만 중국인 여성분께서는 정말 큰 사고는 내지 않으시고 비교적 느린 속도로 코스를 완주. 45점으로 불합격을 당하셨습니다.

 

그래도 강사분이 기본적으로는 친절하셔서 이런저런 감점요인이 있었으니 다음부터는 조금 더 연습을 하고 오시라는 말로 4시 50분에 시험이 종료. 5시도 안됐었는데 구름때문에 진짜 어둡더라구요. 비는 오지 않았기에, 저는 서류받고 재빨리 돌아간다면 비는 맞지 않을것이다 라는 생각으로 셔틀버스 기다리시던 선 합격자 분과 간단하게 인사나누고 귀가.

 

돌아오는 길에 비가 오더군요. 많이 오지는 않았는데 빠르게 달려서인지 얼굴이 흠뻑 젖고 머리도 엄청 젖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길었던 운전면허 취득 절차가 끝났네요. 이제 운전면서 시험장으로 가서 서류랑 발급료 내고 운전면허 받으면 저도 훌륭한 장롱면허 보유자가 됩니다.

 

만 18세에 운전면허를 취득하기는 했지만 글쎄요... 별다른 감흥이 없습니다. 저는 막 스폰지밥 처럼 엄청 좋아서 날뛰고 그러지는 않더라구요. 그냥 알바 채용 정보에서 운전 가능자 우대 라는 조건에 들어맞아 알바 구할 확률이 올라간듯 합니다.

 

그리고 오늘 시험을 보기전인 화요일에 전화를 받았습니다.

 

원래 일하던 pc방에서 일을 그만둔 사람이 있는데, 당장에 일할 사람이 없고 면접을 보러 오는 사람도 없으니 며칠정도만 일을 해달라 하네요.

 

빈곤했던 통장에 단비가 뿌려질듯 합니다. 물론, 그 단비는 전부 마법석으로 빠질 예정입니다. 일본서버 이집트 1차랑 하데스 뽑게 그리스 1차도 내어줬으면 하네요.

 

아무튼, 제 인생에서 가장 집중한 시험이 아니였나 싶네요. 수능은 그냥 대충 찍고 잤으니... 처음으로 엄청난 의욕을 가져보기도, 그 의욕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린 경험도 해봤습니다. 제가 조금 감수성이 있어 많이 감격스럽고 하는 그런 게 있으면 좋을듯 했지만 그런게 없어서 조금 아쉽기는 하네요.

 

길고 재미도 없고 어떻게 보면 풋내기 냄새 풀풀 풍기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일 저녁에 있을 pc방 야간 알바를 준비하기 위해 오늘은 커피를 잔뜩 마시고 밤을 새어야 겠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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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세지반찬 | Lv.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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