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 바둑이라고 하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거 어렵잖아……, 몰라 무서워.' 라는 생각을 자연스레 품게 된다. TV에서는 희끗희끗한 머리의 아저씨들이 근엄한 표정으로 '탁, 탁!' 바둑돌 놓는 소리를 내며 조용히 바둑판만을 바라보는 모습을 보여주기에 사람들의 인식에는 '바둑은 고지식하고 어려워.' 라는 고정 관념이 깊게 박혀있다.
바둑을 온라인에서 즐기기는 예전부터 가능했었다. 한게임이라던지 넷마블 등 게임 포털 사이트에서 말이다.
하지만, 이것들은 말 그대로 '배운 사람만이 가능한 바둑'만이 가능했고 바둑을 모르는 사람들은 관심조차 가지지 않았다.
이번에 소개하고자 하는 '바투 온라인'은 바둑의 개념을 깨고 게임을 사랑하는 누리꾼들과 바둑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한데 묶어줄 수 있는 바둑 게임이다.
Ok, Let's jam !
- 바투, 이것은 단지 바둑이 아니다.
바투 온라인 (이하 '바투')은 솔직히 말하자면, 바둑을 배우고 관심을 가졌던 사람들도 다소 생소한 느낌을 주는 바둑 게임이다. 바둑이라고 하면 19 x 19의 크기로 네모난 정사각형 나무판에서 흑과 백의 집싸움으로 더 많은 집을 얻는 쪽이 승리하는 방식이다.
바둑판의 크기가 꽤나 큰 넓이라 바둑 자체는 쉽게 끝나지 않는다. 체스나 오델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상대의 다음 한 수, 아니 그 이상을 읽어야 된다.'는 것이 필자가 생각하기로는 바둑에서 가장 그 위력을 발휘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바투에서는 11 x 11의 경기장을 채택하였고 집을 얻는 것과 또 다른 포인트 시스템을 채택하여 보다 신속하고 빠른 진행을, 그리고 다양한 변수를 느낄 수 있다.
[ 바투의 기본 경기장 모습. 일반 바둑판 보다 크기가 작다는걸 한 눈에 알 수 있다.]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던 바둑의 경기가 판이 작아짐으로써 경기 시간도 단축되고 좀 더 생각을 필요로 하게 된다. 경기장이 작아진 만큼 한번의 실수는 승패를 크게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투를 하면서 일반 경기가 10분 이상 넘어가는걸 체험하지도, 관전하지도 못했으며 10수 정도를 두다보면 경기장이 메꿔지는 것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다.
- 바둑에서 빌드라니 ? 베팅이라니?
일단 바투를 처음 들어가서 시작하면 경기 설정이 오고가며 베이스 빌드를 선택한다.
베이스 빌드? 그게 뭐지? 바둑에서 빌드라니? 스타도 아니고?
베이스 빌드는 스타로 비유해서 쉽게 말하자면 '확장 기지, 멀티' 쯤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처음에 내가 돌 3개를 놓음으로써 그 주변 지역을 쉽게 장악할 수 있고, 상대방의 돌이 내 집을 침범하기 어렵게 수비할 수 있게끔 만들어 주는 돌들이다.
베이스 빌드는 3개를 놓게 되고, 상대방과 겹쳐지는 장소에 놓여지면 그 지점은 - 지점이 된다.
[ 게임이 시작되고 베이스 빌드를 둘 차례. 왼쪽 하단과 오른쪽 부분을 장악하기 위해 3개를 두었다. 물론 이때 상대방은 나의 베이스 빌드를 볼 수 없다.]
[ 베이스 빌드가 완료되고, 상대의 베이스 빌드도 등장. 이제는 베팅이 남았다.]
베이스 빌드에 따라서 경기는 각자 다른 양상을 보이게 된다.
중앙을 먹기 위해 중앙 빌드를 갈 수도 있고, 하단 지역을 장악함으로써 안정된 집을 가질 수도 있다.
베이스 빌드를 할 시 상대의 돌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상대가 어떤 빌드로 시작할지는 게임이 시작되기전엔 모른다. 빌드를 둘 때에는 이런 점도 간파하고 침착하게 두어야 한다.
거기다 저 베이스 빌드의 돌이 상대에게 잡히게 되면, 상대는 +5 포인트를 얻기 때문에 사수해야 될 필요가 있는 돌이다. 다시 한번 스타로 비유하자면, 넥서스가 터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_-);
그리고 이어지는 베팅.
바투에서 이루어지는 베팅은 흑과 백 상관 없이 선공을 정하는 방법인데, 일반 바둑에서는 하수가 흑을, 고수가 백을 잡아서 흑이 선공을 취한다. 그러나 바투에서는 이와 관계 없이 턴 베팅으로 선공을 잡게 된다.
턴 베팅을 높게 부른 사람이 선공을 잡게 되는데, 상대와 나의 빌드를 보고 턴 베팅을 높게 불러서 선공을 취해야 할지, 아니면 그다지 위급한 빌드도 아닌데 괜히 높은 숫자로 선공을 잡았다가 포인트로 불리해질 수 있기에 낮은 베팅으로 후공을 노릴지는 플레이어의 선택이다.
- 신의 한 수, 히든 (Hidden) 그리고 스캔 (Scan)
바투가 바둑과는 틀린 시스템이 꽤 있다고 하였는데, 그 중에서 가장 돋보이는게 히든과 스캔이다.
히든은 말 그대로 자신이 둔 수를 상대방이 모르게 두는 수인데, 이 히든은 한 경기에 한번. 돌이 착석되지 않은 장소에 가능하다. 이 히든은 경기의 흐름을 크게 좌우하는데, 상대가 다른 곳에 정신이 팔린 사이 히든을 사용해서 두 수 정도면 먹을 수 있는 대마 (大馬)나 자신의 집을 안전하게 만들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다.
[ 흑이 오른쪽 상단부에 위치한 백의 집을 파괴하고 대마를 잡기 위해 히든을 두었다. 물론 백은 저 히든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히든을 둔다고 그걸 가만히 보고만 있자면, 게임은 상당히 불리해진다. 그래서 있는게 바로 스캔.
이 스캔이라는 것은 상대가 히든을 두었을 만한 곳을 어림잡아 찍어서 알아내는 시스템인데, 스캔으로 상대의 히든을 알아차리면 상대가 생각한 전술을 파악할 수 있고, 자신이 취해야 할 방안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물론 스캔의 기회는 한번, 스캔이 실패하면 플레이어는 자신의 운을 맡긴 채 히든을 찾아내는 수 밖에 없다.
[ 상대 선수의 스캔 발동. 플레이어는 이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경기에 집중하게 된다. 물론 저 돌은 밝혀지지 않았다. :D]
스캔이 아니라도 히든을 찾아낼 수 있는 방법은 있다.
내가 돌을 두어서 상대의 히든을 잡아낸다던지 상대의 히든 위에 착석을 한다, 그리고 상대가 히든으로 플레이어의 돌을 잡는다. 등
이 히든과 스캔은 바둑을 두던 사람들도 꽤나 생소한 부분이기에 바둑을 두던 사람과 바투를 처음 접하는 사람과의 장벽이 허물어질 수 있는 시스템이다. 바둑을 잘 둔다고 히든과 스캔까지 잘 하는건 아닐테니까. :D
- + , - 변수의 승리 포인트.
바투의 경기장을 살펴 보면 일정 지역에 + , - 가 새겨진걸 볼 수 있다.
이 + , - 점은 포인트를 얻을 수 있고 잃을 수도 있는 지점이다.
+ 지점에 돌을 착석하면 + 포인트를, - 지점에 돌을 착석하면 - 포인트를 얻게 된다.
바투는 포인트가 직접적인 승리 요소이기에 꽤나 신경쓰이지 않아 보이지만, 엄청난 고민거리가 되는 부분이다. 직접 경기를 하다 보면 - 지점이 있다고 돌을 놓지 않다가 대마가 잡히는 경우가 허다하게 많다.
- 다양한 케릭터, 그리고 스킬들
바투에는 플레이어가 케릭터를 선택할 수 있는데, 이 케릭터들 마다 고유의 스킬이 존재하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자신의 입맛에 맞는 케릭터를 골라서 경기를 하면 된다.
아라와 곤에게는 - 점을 생성하는 스킬이 있지만, 루이와 아이링에게는 베이스 빌드 돌을 체인지 할 수 있는 스킬이 있으며, 아라에게는 고유의 초시계 패널티 감소와 상대가 히든을 2턴 동안 발동 못하게 하는 히든 잠금 스킬이 있다.
케릭터에는 고유의 스토리가 있기도 하지만, 이 부분은 차후에 스토리 모드라던지 이런게 나온다는걸 의미하는지 그저 시놉시스에 불과한지는 아직은 모른다.
케릭터는 현재 4명이며 앞으로도 추가 예정이고, 스킬도 다양하게 구입이 가능한걸로 보아서는 다양한 전략이 예상되는 바이다.
- 아무리 그래도…… 바둑은 바둑이죠.
바투, 바둑을 쉽게 해석했다고 해도 결국엔 바둑이다.
바둑이라는 것이 앞서 말했 듯이 '고지식한 놀이'가 되어버릴 수 있기에 '그들만의 리그'가 될 수 있다. 사실 게임을 하다 보면 다양한 플레이어를 본다기 보다는 했던 분들과 다시 하는 그런 플레이가 되어 버린다.
온게임넷에서 바투 스타리그를 열었고, 그만큼 홍보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유저수는 아직도 밑바닥을 보인다.
[ 일반 채널과 청소년 채널. 청소년 채널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이러한 신규 유저의 도입 문제는 시급하게 해결해야 될 문제이며,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컨텐츠를 도입해야 할 것이다.
- 스킬과 아이템. 밸런스 붕괴의 요인으로 대두되지 않아야 한다.
바투에서는 바투볼이라는 특정 화폐가 존재한다.
이 화폐는 경기를 할 때 내기돈으로도 쓰이기도 하며 다양한 스킬들을 구입 (예정), 사용시에도 쓰인다.
다만, 나중에 나올 스킬들이 구입 가능성을 보이기 위해서는 오버 밸런싱이 문제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바둑이라는 경기에서 밸런싱이 붕괴되는 스킬이나 아이템이 나온다면,
이것은 스타를 할때 드론을 2마리 더 주는 것과 같은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물론 내기돈의 부족으로 충전을 유도할 수 있겠지만 - 친선 경기라는 시스템으로도 돈을 벌 수 있기에 캐쉬의 도입과 사용은 어떤식으로 이루어질지 흥미롭다.
[ 현재 바투볼로 구입 가능한 코스튬. 바둑돌의 색깔을 바꾸거나, 바둑판의 디자인 변경이 가능하다.]
- 더이상 기다림은 없다.
E-스포츠에서 조훈현 9단이 말했다.
「현재 바둑은 약간의 침체기이다.」- 그리고 그는 바투의 인기가 올라가면 바둑의 인기도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예전 지상파에서 '고스트 바둑왕'이 방영될 때, 바둑 TV에서 해설위원들이 말했던게 기억이 난다.
「히카루라고 하던가요? 그 소년이 또래 친구들을 바둑으로 이끌어 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하하하.」
바투는 앞으로 두가지 책임감을 지니고 있다.
게임을 즐기고 사랑하는 네티즌들을 끌어당기고
바둑을 즐기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안착시켜야 한다.
현재 바투 온라인 홈페이지에 가면 한국과 중국 선수들이 바투로 경기를 하는걸 관전할 수 있으며 같이 대결도 가능한 이벤트를 추진 중이며, 락커룸 존에서는 자신이 했던 경기를 다른 사람들과 함께 토론할 수 있다.
바투 온라인은 다양한 방법으로 바둑을 대중화 시키고자 한다.
물론, 고정 관념을 깬다는 것은 엄청나게 힘 든 일이다.
오늘, 답답한 RPG에서 벗어나 한번쯤 느긋하게 모니터를 들여다보면서 상대의 허를 찌르는 히든을 한 수 두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이상하게 요새 게시글을 올리면 공백이 너무 크게 생기는군요…….
보시는데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