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루리웹에 갔다가, 씁쓸한 소식을 들었습니다.
(루리웹출처: //ruliweb.nate.com/ruliboard/read.htm?main=online&table=game_online&left=b&num=21559 주로 댓글을 보세요.)
한글 패치를 일부 사람에게만 제공했다가 이것이 실수로인지 p2p사이트로 퍼지면서, 결국 까페가 무너지고 모두에게 공개하도록 했다는 내용입니다. 관련된 책임자분의 사과문을 먼저 보여드립니다.
=============================================================
- 위쳐 한글패치를 응원해 주신 게이머 여러분 감사합니다.
번역팀의 상하아빠입니다. 다시 날씨가 추워지는군요. 늘 건강하시길 빕니다.
다름이 아니라 불미스런 일이 있어서 글하나 올립니다.
분명 제작사에서 허락을 받지 않은 상태라는 태생적 한계가 있지만, 정품인증 및 등업제 한글 패치 배포는 저희 깜냥에서 지키고 싶었던 원칙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그냥 순식간에 무너졌네요. 예상은 했지만 ‘그날’이 매우 빨리 오는군요. 이제 P2P싸이트에서 위쳐 한글패치로 영리를 취하는 자를 곧 보겠군요. 셰익스피어 희곡 Measure for Measure의 한 구절이 생각납니다. “거짓으로 흥하는 자와 진실 때문에 망하는 자” 의미의 방점은 전자에 있습니다. 순교자연한다고 읽힐 수도 있겠군요. 하하.
라디오 헤드(이하 라디오)님이 입원하기 얼마 전, 몸이 좋지 않으니 카페를 맡아달라고 한 적이 있었습니다. 번역작업 중에도 몇 번인가 몸살 나서 몸조리를 했었으니까 정신적, 육체적으로 매우 힘들었을거라 생각됩니다. 저는 개인적 사정 때문에 고사 했는데 부메니저님이 결국은 병원신세를 지게 되었군요. 저도 라디오님의 상황이 어떤지는 정확히는 모릅니다. 어제 연락을 주고 받았는데 내용으로만 판단하건데 상황이 생각보다는 심각하더군요.
라디오님의 개인적인 상황이 어떻든, 비공식적 공익(?) 성격의 일의 품새와 맺음새가 매끄럽지 못한 점을 번역팀의 일원으로 사과드립니다. 또한 카페를 통해 정품인증 해주시고 등업제를 통해 한글 패치를 받으신 분들의 넓은 이해를 구합니다. 님들께서는 개인적인 시간과 비용을 지불해가며 저희의 원칙에 맞추어 주셨는데 그 원칙을 변경해야 할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부디 이해해 주십시오. 손해보셨다는 느낌이 드실 줄 압니다. 위쳐등급 분들의 아량을 거듭 구합니다.
지금 한글패치가 의도한 바와 다르게 풀렸고, 상황을 수습할 주 책임자도 부재중입니다. 카페 메니저분 또한 연락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카페 메니저 딩구님께는 현재 이 상황에 대해 말씀을 드린 상태며 24일까지 답을 주시지 않으면 저희의 의견에 동의 갈음한다는 메일을 보낸 상태입니다.
또한 라디오님이 카페를 탈퇴할 때 운영에 관한 제반 권한 위임이 이루어지지 않아 체계적인 운영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딩구님이 나타나시거나 아니면 추진중에 있는 공식 팬카페 출범이 없는 한, 현재의 동호모임은 다만 소소한 게시글을 올리는 정도가 되겠군요.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 없습니다. 10,255분이나 되는 카페 회원분들께는 어떤 말씀을 드려야 할지 도저히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이런 글 하나 사과랍시고 공지형식을 빌어 턱하니 걸쳐 놓자니 참으로 면목 없는 짓 같아서 말입니다.
저 또한 베타겜을 통해 라디오님을 만나 번역만했지 카페 운영에 관해서는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렇게 사과를 드리는 것이 자격의 적절성 여부도 문제가 될 것입니다. 회원님들 부디 용서하십시오.
라디오님과의 통화를 통해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 한글패치를 그야말로 불법으로 영리를 취하며 유포시키게 내버려둘 바에는 카페 또는 특정 웹주소에서 조건 없이 공개하자’는 것입니다. 한글패치는 아래의 주소에서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해 놓았습니다.
//sticube2.clubbox.co.kr:8114/?req=cTkzMQIwAnYwYTkx*0 [새창에서 열기]
차후 강화판의 어드밴처 모드 한글화, 오류수정, 개선은 중단합니다. 위쳐2의 한글화 작업은 나오면 또 덤벼 볼랍니다.
자처한 고생이지만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욕은 욕대로 먹는군요. 저는 집에서 아기랑 까꿍놀이 하다가 욕먹을 자리에 나오게 되는군요. 하하. 뭐 어쩌겠습니까. 혹여 용서를 구해야할 분이 더 계시면 댓글로 말씀해 주십시오. 전 올해는 그냥 절판된 소설이나 번역해야겠습니다. -
====================================================================
내용을 요약하자면, (다른 블로그 글등도 참조)
1. 국내 유저들의 힘으로 The Witcher라는 게임의 거의 완벽한 비공식 한글패치를 만들었다. (현재 버젼 5.0) 이과정에 주 책임자인 라디오 헤드님은 병을 앓기도 했다.
2. 이를 까페 내의 게시판 등급제를 통해, 그동안은 정품을 인증하였으며 등급높은 정품유저(게시물, 댓글, 방문수 제한)에게만 제공하였다. (까페의 방침) 즉, 정품유저라도 한글패치를 받으려면 꽤 고생을 해야했다.
3. 그런데 이 배포방식에 불만을 가진 분들이 베타겜이라는 사이트 게시판에서 많이 비난을 했다. 화도나고 억울하기도 한 라디오 헤드님은 까페를 탈퇴하고 패치의 추가적인 배포를 하지 않았다. 까페에서도 더이상 신규회원을 받지 않고, 이에 따라 한글 패치는 과거에 활동하던 일부 사람들만 사용이 가능했다.
4. 그런데 어떤 개기로 (아마 이런 방식에 불만을 가졌든, 돈을 벌려고 했든) 한글 패치를 p2p등에 올리는 사람이 나타났다.
5. 결국 까페는 난리가 나고 같은 번역팀이었던 다른 분이 라디오 헤드님과 상의후 패치를 그냥 모두에게 배포하기로 결정.(1월 25일)
사실..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닙니다. 비공식 패치인 이상 그 한계도 있으며, 워낙 많은 분들이 게임을 다운받아서 하기 때문이기도 하죠. 특히 이런 류의 대사량이 많은 RPG 게임들은 소수의 번역자가 오랜기간 일하기 때문에 심신적으로도 많이 지치고, 한편으로 내용을 알아야하는 것인 만큼 사람들의 기대치도 높습니다. 이에 대한 논란은 대충 다음과 같이 요약됩니다.
"어짜피 한글화 해봐야 복돌이 양성한다는 욕만 먹을 것이고, 까다롭게 정품 이용자에게만 배포하자"
vs
"당신들이 뭔데 복돌이니 정돌이니 차별을 주냐. 온라인 상에서도 기득권 잡으면 좋냐."
과연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그리고 계속 반복되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유저들은 어떻게 대처해야할까요?
요즘 게발에 유저들이 개발자에게 바라는 말은 많이 올라오는데 유저들에게 바라는 말은 잘 안올라오는 듯 하여 겸사겸사 올립니다.
ps. 뭐 저도 머리위부터 발끝까지 정돌이는 아닙니다. 다행히 학생은 아니지만 학교에 소속되어있어서 학교 라이센스로 대부분의 소프트는 이용하고 있고, ps3를 산 이후로 소프트도 제대로 구입하고 있지만, 일본 성인게임의 경우는 저작권이 우리나라에 없는 경우가 많아서 거의 다운로드 합니다. 사실상 게임이 국내에서 구입하기 어렵기도 하고 (국내에 정발될 수 없는 물건들이죠...네), 일본어를 완벽하게 아는 것도 아니라 번역기를 통한 것이든 한글로 볼 수 있을 때 게임을 건드리기 때문이죠.
그리고 그런 게임들에대해서도 한글패치가 제작되지만, 게임 자체가 불법복제 방지를 위한 대책을 하지않고 일본 성인게임유저들은 대부분 저처럼 다운로드 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라, 일반적으로 정품이용자/복돌이에 대한 구분을 안하고 배포합니다. (물론 국내 저작권 있는 게임의 경우 패치자체를 제작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애니로도 유명한 "쓰르라미 울적에","괭이 갈메기 울적에" 게임의 제작자이자 시나리오 라이터인 '용기사'님은 한글화 패치를 제작하는 것에 대한 문의 메일을 통해 환영한다고 답장을 보내기도 하였습니다.
물론 일본성인 게임 한글화 패치도 불법 유포자에 대한 논란은 있지만, 이렇게 정품/복제에 대한 논란과 같이 엮어가는 경우는 거의 없어서 이 사건에 대해서 제 자신이 부끄럽기도 하면서 어떻게 받아들어야 할지는 많은 고민이 되네요.
달빛아래 팀의 "수평선까지 몇 마일?" 한글화 패치 공지문. 보다시피 정품, 복제에 대한 논란은 없습니다. 우습게 보이실지 몰라도 나름 1년동안 여러분이 고생하셔서 만든 한글패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