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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리그오브레전드(이하 롤)에는 정형화 된 템트리, 룬, 특성트리들이 있다고 합니다. 여기에 EU스타일의 포지션 까지도 정형화되었다고 이야기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것을 정형화라고 보지 않습니다.
아이템 트리는 상대에 따라 항상 유동적으로 가라고 합니다. 심지어 같은 아이템트리도 뭘 먼저 올릴 것인지 바뀌기도 하구요. 룬과 특성트리 또한 다수의 사람들이 쓰는 룬이 있지만 '취향'에 따라 조금씩 다릅니다. 거기에 아군의 조합이나, 적군의 조합이 뭐가 나올지 정해진 것이 아닙니다. 정형화 아닌 정형화인 것이죠. 정형화는 [그래서 금방 지겨워진다]라는 말이 으례 따라오는 단어인데 롤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롤에 [각본없는 드라마]라는 수식어가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각본대로? 리그오브레전드에 각본은 없다!
챔피언을 고르며 시놉시스가 만들어지며, 게임내의 모든 플레이가 게임의 시나리오가 되며, 와드를 박고 cs를 챙기며 갱킹을 하는 것은 마치 퀘스트입니다. 한타에서 이겨 바론을 먹을 것인가, 포탑을 넘어 억제기까지 밀것인가는 퀘스트의 선택지로 작용합니다.
이걸 적게는 20분~길게는 40분 이상 극한의 긴장속에서 정신없이 플레이 하게 됩니다. 이걸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도와줘야 하나, 도망가야 하나, 싸워야 하나 선택, 선택, 선택... 새로운 선택들이 끊임없이 이어집니다. 그 때문에 매 게임은 유저에게 새로운 에피소드가 됩니다.
그러다가 어떤 하나의 게임이 [승리]로 이어질때, 유저는 자신이 주인공이 되는 완성된 드라마와 각본을 완성시키게 됩니다.
즉,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선택한 모든 요소와 그로인한 과정, 과정에 따른 소소한 중간결과 등이(심지어 팀원의 피딩, 한타의 패배, 게임중에 있었던 자신의 죽음까지도) 승리만 했다면 모두 정당화 되며, 유저는 길고 길었던 긴장의 끈이 풀어지면서 엄청난 카타르시스를 맛보게 됩니다. 드라마가 해피엔딩이라면 중간에 있었던 역경과 고난은 주인공에게 있을법한 시련이 되어버릴뿐이지요.
'그래. 나의 판단은 옳았어. 나의 선택들이 이 결과를 만들어낸 거야.'
(게임의 승리는 유저가 원하던 각본이 된다.)
이런 카타르시스 끝의 성취감이 다음 플레이를 다시 하게 만드는 가장 큰 동기부여와 재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D
ps. 트롤러는 유저의 드라마를 방해하는 가장 큰 적이구요. 트롤러는 우리의 적. 트롤러를 주깁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