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W 장비 생산직의 몰락원인] 스미스씨+파이 이야기를 읽고 pidesa 01-29 조회 6,368 공감 -3 85

해당 글에도 달았던 이야기지만, 한 번쯤 구체적으로 이야기 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새 글을 씁니다.

 

현실과는 달리 온라인에서는 소모품이 아닌 물건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소모품이 아니게 되었기에 현실과 전혀 다른 경제원칙이 적용되고, 그것이 장비 생산직의 몰락을 가져왔다.

 

 

 

1.옛 물건이 못 쓰게 되어야 새 물건을 사지!

 

 근본원인은 WOW의 장비품이 낡아 못쓰게 되는 일이 없다는 겁니다.

 

현실경제에서도 그렇지만, 원래 사람들이 새 물건을 사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옛 물건이 낡아 못쓰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WOW에서는 장비품이 도무지 낡질 않으니 새 물건을 살 필요가 없지요.

 

 물론 1~80레벨까지의 구간에서는 그나마 레벨의 성장으로 인해 옛 장비가 쓸모없어지고, 새 장비가 필요해집니다. 하지만 만렙에 다다르면 레벨의 성장으로 인해 새 장비가 필요해지는 현상이 사라지게 되지요. 그리고 세계 어느 나라보다 더 빨리 만렙으로 달리는데 집중하는 한국, 그리고 서비스가 후반에 접어들어 만렙들이 득시글거리는 현 상황에서는 1~80레벨까지의 장비수요가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봐야 합니다.

 

 결국 장비제작을 부직업으로 선택한 이들은 물건이 팔리질 않아서 손을 놓고 있게 되지요. 스미스씨 이야기에 나오는 상황이 되는겁니다.

 

2. 물건이 잘 팔려나가야 단가를 낮추지!

 

자. 이런 시스템에서는 물건이 안 팔리니, 장비 제작자들은 물건 가격을 낮춰 팔아야 할까요?

 

 그건 자살행위입니다. 그렇게 한다면 너도나도  장비를 사 입어, 순식간에 시장을 포화시켜버리고 수요를 더 일찍 없애버릴뿐. 결국 손해보는건 장비 제작자들이거든요. 그리고 현실과는 달리 장비 제작자들은 보관료라든가 직원들을 먹여살릴 돈이라든가 하는 유지비용이 없으니까 언제까지든 재고를 안고 있어도 큰 문제는 없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현실과는 정 반대로 물건의 단가가 올라버립니다. 1~80레벨까지 차근차근 장비를 제작하고 팔면서 누려야 할 수익도 끊긴 마당이니 최고의 장비에 목숨을 걸고 천정부지의 가격을 메겨야 하는 거지요.

 

따라서 파이가 아무리 소원을 해도, 스미스씨는 파이를 위해 그 검의 가격을 낮출 수는 없습니다. 그 검은 스미스씨의 대장장이로서의 모든 것이 걸린 검이거든요.

 

3. 그러니까 낡아 못쓰게 되는 한이 있더라도, 입수하기 쉽게 해주세요.

 

 장비가 소모품인 마비노기에서 벌어지는 현상인데, 마비노기는 같은 장비를 연속해서 모으는 사람이 굉장히 많습니다. 언젠가는 낡아 떨어질 것이기 때문에 자신의 강함을 유지하기 위해서 계속 새로운 장비를 찾거든요.

 

 또 조금 질이 떨어지는 장비에도 여전히 수요가 있습니다. 최고의 장비가 닳을까봐 그걸 보관해 둔 다음, 적당히 클리어 가능한 곳에서는 싸구려 장비만 갖추고 싸우는 사람도 꽤 많이 있어서 말이죠. 특히 마비노기의 전투시스템 특징상 장비가 일정 수준만 넘으면 무슨 장비를 쓰든 똑같은 시간 내에 잡아치울 수 있는 몬스터가 많기에 이런 특징은 더더욱 두드러집니다.

 

 그래서 마비노기에는 다양한 수준의 장비가 지속적으로 소모됩니다. 마비노기의 대장장이들이 '쉴틈이 없다'는 건 거짓말이지만, 그래도 중국인 광부들과 함께 수많은 유저들에게 지속적으로 장비를 공급하면서 놀 수 있는 환경인 것만은 틀림없지요.

 

 WOW에서도 스미스씨의 한과 파이의 한을 동시에 풀어줄 수 있는 방법은 어쩌면 간단할지도 모릅니다.

 

 장비를 소모품으로 만든다음, 대장장이는 좀더 장비를 쉽게 만들 수 있게 하고 전투를 통해 얻는 최강의 무기들의 드랍률도 적절히 높여주는것 말이지요.

 

 돈도 돈이지만, 제발 대장간에는 쉴새 없이 불이 지펴지고 손님은 결코 끊이지 않는 장면을 보고 싶은게 유저의 마음 아닐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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