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거래는 정말 불법이고 반칙일까. 딴생각 02-04 조회 3,467 공감 1 118

먼지쌓인 주제를 다시 꺼내들어 좀 민망합니다만,

우리나라가 온라인 게임의 주류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극복을 하고 넘어가야하는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토론을 제안해 봅니다.

 

 

먼저 제 생각을 말씀드리자면,

현거래는 절대 필요악도, 불법도, 반칙도 아닙니다.

그저 생각의 다름이지요. 플레이 방식의 차이일 뿐이니까요.

 

게임 내에서 20시간을 죽어라 사냥해야 구매할 수 있는 아이템이 있다면,

제가 그 게임에 재미를 느끼고 있는 한, 전 그 곳에 기꺼이 현금을 투자하겠습니다.

 

현실에서의 20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그 게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없는 돈 모으고 모아서 동네 골프 연습장에를 갔다고 치죠.

그런데 돈 많은 동갑내기 철수는 라운드를 돕니다. 그것도 수백만원짜리 골프채로 말이죠.

 

 

이걸 보고 물론 개인적으로 배아파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출발의 선이 다르다고, 저 녀석은 수백만원짜리 골프채를 몇 개씩 사서 쓴다고

반칙이니 불법이니 할 일은 아니지요.

 

 

보통 현거래를 반대하시는 분들의 주된 논리는,

 

'현거래 때문에 게임내 박탈감이 생긴다'와 '현거래를 노리는 꾼들이 등장해서 게임내의 시장을 망치면서 밸런스에 문제가 생기고 결국 게임 수명이 짧아진다'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현거래 때문에 자신이 느끼게 되는 박탈감은 스스로의 문제일 뿐이고요.

게임내 시장을 망치면서 밸런스에 문제가 생기고 결국 게임 수명이 짧아지는 건

게임사 이익구조의 문제입니다.

 

유저가 걱정해주지 않아도 게임사는 어떻게던 돈을 더 뽑아먹기 위해서

별 짓을 다하고 있지요. 유저가 걱정해주지 않아도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서

온갖 고민을 다 합니다.

 

우리의 이익만 요구해도 어차피 우린 약자일 뿐인데,

어째서 강자의 논리를 대변해주는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내가 못하는, 혹은 안하는 현거래를 옆에서 할 때 자신의 플레이가 허무해지는 것을

게임사의 논리로 포장해서 덮는 것으로 밖에 안보이지요.

 

또, 공정한 게임 혹은 룰을 위해서 그러면 안된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만,

기본적으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만들어지는 콘텐츠는 결국 자본주의를 깔고 들어가게 됩니다.

온라인 게임 상의 세계 자체도 자본주의로 만들어져 있지요.

오히려 현실보다 더 철저하리 만큼요.

 

우리는 온라인 게임이 사람과 플레이 한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제 2의 삶이라고 까지 이야기 합니다. 사람과 사람의 이야기이기 때문이죠.

 

그러한 제 2의 삶 자체도 자본주의사회이고 그 곳에서 만들어진 콘텐츠 역시

자본주의를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온라인 게임은 여가 생활의 영역까지 포함하고 있지요.

 

자본주의와 여가는 결국 기회비용입니다.

자신이 선택을 하는거죠.

 

거기에 가치를 느낀다면 현실의 돈을 소비하는 것이고,

그 만큼의 시간과 돈을 게임에 투자하는 대신 다른 것을 포기하는 것이죠.

너무나 당연한 구조인데 이걸 불법이라 매도하면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것일까요.

 

자신이 게임에 현거래를 하지 않고 즐기는 플레이가 좋다면, 그리 하시면 됩니다.

그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 현금을 투자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하시면

역시 그리 하시면 됩니다.

 

생각의 차이이고, 플레이 방식의 차이지 결코 비난의 대상이 아니죠.

물론 '저렇게 게임하면 재밌나?' 혹은 '진정한 재미를 느낄 수 없어!'라고 말씀하신다면,

그건 매우 주관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역시나 비난의 대상이 될 수는 없죠.

 

'내가 즐기는 게임이 망가지는 것을 볼 수 없어!'라고 하신다면

그건 게임사에 소비자로서 미친듯이 요구를 하세요.

모든 아이템을 착귀 혹은 습귀로 바꿔달라고요.

 

 

두서없는 글이 되었습니다만, 결국 현거래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이걸 인정한다면, 게임사나 플레이어나 생각을 바꿔야 겠죠.

 

 

ps) 현거래를 이용하는 게임사가 있다고 합니다만, 물론 정말 그런 회사도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나름 게임 기획 4년차로 햇병아리 기획자인 제 경험상 정말 극소수가 아닐까 싶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다시피 현거래는 게임의 콘텐츠 수명을 기획자의 입장에서 엌 소리 날 정도로 짧게 만들어 버립니다. 게다가 현거래는 게임사 입장에서 봤을 때, 정액비 혹은 캐시 아이템 소비로 게임사로 들어와야할 돈이 유저끼리 거래되버리는 것이기 때문에 더더욱 미치죠.

 

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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