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글 아래의 존 펑크씨에게 - 이 글을 번역해 주실 용자가 계셨으면 합니다....
[초심을 잃어버린]
지금 마비노기를 그만 둔 사람들이 입을 모아 이야기하는 것이 있습니다. "오픈베타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 라고 말이지요.
오픈베타시절 마비노기의 특징은 캐릭터의 제한된 성장을 통한 개성 추구, 모닥불이라는 독특한 회복수단에 의한 커뮤니티의 형성, 서로 돕는 것을 수월하게 하는 부활/회복/치료/음식 공유 등의 시스템을 통해 다른 사람과 살을 맞대는 듯한 친근감이 흘러넘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리야라는 쓰잘데기 없이 넓은 필드를 만들어 사람들을 사방팔방으로 분산시키고, 필드 몬스터의 사냥필요성을 줄여 플레이어들을 던전이라는 독방에 따로따로 감금했고, 솔로플레이 중심의 시스템으로 변경하여 타인과 정을 나눌 기회를 줄이고, 무한자유성장을 통해 개성적인 성장을 말살함으로서 - 마비노기는 오픈베타시절 그들이 갖고 있던 가장 강력한 장점을 잃어버렸습니다.
[다시는 그리운 오픈베타시절로 돌아가지 못할겁니다.]
[미완결/누더기 시스템의]
끊임없는 라이브 개발을 통해 독특한 시스템을 자주 시도하는 것으로 큰 호평을 받는 마비노기. 하지만 제대로 통제되지 않은 난개발 덕에 전체적으로 미완결에 누더기 투성이 시스템이 되어버렸습니다.
미완결은 시스템이 완성되지 않은 채로 남아있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자면 우호적인 NPC를 우클릭할 때 지금껏 한 번도 게임에서 쓰일 일이 없는 '공격하기' 메뉴가 여전히 남아있는가 하면 서포트샷의 랭크업조건은 남아있으나 랭크업은 할 수 없게 되어있기도 합니다.
누더기란 시스템이 전체적으로 깨끗하게 어우러지는것이 아니라 따로 따로 논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에로우리볼버가 매그넘샷과 아이스볼트를 쓸데없이 만든다거나, 팔라딘 변신이 음식을 필요 없게 만든다거나 하는 것입니다.
[팔라딘 변신 좋지요. 하지만 캠프에서 음식 나눠먹던 참맛은 영영 잃어버렸군요...]
[만능의 괴수들이 사는]
모든 스킬을 다 배울 수 있고, 누구나 만능이 될 수 있다 - 돈만 낸다면.
RPG는 애시당초 '만능의 괴수'를 키우는 게임이 아닙니다. 자신만의 독특한 Role(역할)을 가진 성장시켜 타인의 캐릭터와 함께 즐기는 것이 RPG의 원래 모습이죠.
스킬 기반이라도 - 울티마는 일정 수준까지 성장한 다음에는 순환성장구조를 통해 Role(역할)을 가진 캐릭터가 탄생하록 유도했으나, 마비노기는 모든 성장에 제한을 두지 않음으로 '만능의 괴수'를 키우도록 허용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RPG의 Role(역할)이라는 본질을 파괴한 것이나 다름 없지요.
애로우리볼버와 윈드밀, 그리고 골렘연성으로 중무장한 만능의 괴수들이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저 먼 앞을 계속 달려나가고 있는, Role이 상실된 게임.
그게 마비노기입니다.
[이 스크린샷 어디에 RPG의 'Role'이 남아있다는겁니까?]
[무한의 캐쉬질로 얼룩진]
무료화는 마비노기의 막판에 돈이나 뽑아내자는 마지막 발악. 수많은 유저들이 그렇게 느끼고 있습니다. 특히 1주일마다의 캐쉬환생은 신규 유저에게 "돈만 내면, 너희들도 베테랑 유저들만큼 성장할 수 있어" 라는 달콤한 유혹을 속삭이고 있지요.
이전에도 마비노기의 캐쉬 유혹은 상당히 강력했습니다. 특히 컬렉션 욕구가 강해지는 게임인 마비노기에서 '인벤토리'를 확장시키기 위한 펫이나 부캐를 지르는 것은 누구나 하고 있었지요. 많은 유저들은 정액 서비스를 포함, 한달에 몇 만원씩은 이 게임에 내고 있었을 겁니다. 그래도 그정도는 웬만한 게임의 정액과 비교할때 합리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무료화 이후의 캐쉬 정책은 치가 떨릴 정도로 노골적입니다. [레벨 올리고 싶으면 돈내?] 라고 비웃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군요.
더이상 '판타지 라이프'는 없습니다. 우리 눈 앞에 남은 마비노기는 그저 '캐쉬 라이프'입니다.
[나과장, 이렇게 갖다 바치는데 - 월급 좀 오르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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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마비노기를 2년간 플레이했으며 길드마스터였고 마비노기를 지상 최대의 로망이 담긴 게임으로 알고 있다가 최근에 접속해서는 어이를 상실해버린 한 게이머가 - "잘먹고 잘살아라, 이 망조 들린 게임아!" 라고 외치며 수여하는 타이틀 목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