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서든어택같은 FPS게임이 성공한 이유 (1)게임이 단순하다
서든어택 등의 FPS게임은 대표적인 인기 PvP게임이죠.
이런 게임이 어째서 제가 이전 글에서 썼던 문제에도 불구하고
왜 지속적으로 인기있는 게임인지에 대해 제 생각을 적어보겠습니다.
제가 아는 분이 아발론 온라인을 하는 걸 보고 저도 해본 적이 있는데요.
그냥 생각없이 아무렇게나 립 돌다가 몹에게 잡히고.. 아이템은 이것저것 많은데 뭘 사용해야할지, 스킬 사용과 방어도 너무 복잡하고, 그래도 공부해서 게임을 하려고 해도 손이 느려서 자꾸 당하기만 하고.. 초보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야될지 감이 안 잡히더군요.
그래도 다른 사람도 저만큼 못한다면 게임하는데 별 지장이 없겠습니다만, 25연승하는 어떤 분을 언급했듯이 초보 서버가 말만 초보 서버지 실제로는 부캐 천지거든요. 실력이 조금 차이나는 정도가 아닙니다. 그래서 도무지 게임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에 비해 FPS게임의 조작방식은 지극히 단순합니다.
'조준하고, 장전하고, 쏘고, 움직이고'
이 4가지만 할 수 있으면 간단히 게임을 즐길 수 있으니까요.
특별한 전략이나 전술도 필요없습니다. 그냥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적을 보면 쏘면 됩니다. 단순하니까 초보가 게임에 적응하기 쉽죠.
그렇다고 단순하기만 하다고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진삼온도 분류하자면 단순한 게임에 속합니다만, 여러 문제점때문에 망했거든요.
[7]서든어택같은 FPS게임이 성공한 이유 (2)PvP인원이 다수다
제가 FPS게임과 진삼온, 빅샷같은 망한 PvP게임을 비교해보니,
FPS가 성공한 중요한 특성 중에서 이것도 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FPS게임에서는 10대10 이상으로 떼거지로 모여서 대결을 합니다.
진삼온은 4대4밖에 안 되는데 비해 엄청나게 많죠.
그런데 인원이 다수인게 뭐 그리 대단하느냐?
인원이 다수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2가지 특성 때문입니다.
1.한 팀의 실력이 일방적으로 앞서기 어렵다.
2.한 명의 고수가 일방적으로 활약하기 어렵다.
바로 이 2가지 특성입니다.
'그런데 이게 뭐 그리 대단한가?'라는 분도 계시겠지만, 이건 이 게임을 하는 유저분들은 체감을 못합니다.소수 PvP게임과 비교해야 드러나는 특성이죠.
제가 좋아했지만 서비스 종료된 PvP게임 중 하나로 넥슨의 로두마니 스튜디오가 개발한 '빅샷 -카스카 토너먼트-'라는 게임이 있었습니다. 제가 이 게임을 하면서 고수들만 뽑는 모 길드에 가입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길드에서 주로 뭘 하는가 하니..
1.길드원끼리 같은 팀을 한다.
2.아무나 들어오는 어중이 떠중이를 상대한다.
이렇게 하더군요. 저는 상대가 너무 쉬우면 게임하는 재미가 없어서 별로 안 하는데 말입니다.
왜 뜬금없이 딴 게임 이야기를 하는가 하면, 빅샷은 최대 3대3까지만 가능했기 때문에, 이처럼 '의도적으로' 고수 유저끼리 뭉쳐서 양 팀간 실력차이를 내기 쉽습니다. 3명을 모으기는 쉬우니까요. 그런데 서든어택같은 FPS는요? 양팀 합쳐서 20인 이상 대규모로 싸우고 있는데 한 팀에 고수가 똘똘 뭉쳐서 싸우기 쉽나요? 불가능까지는 아닙니다만, 꽤나 어렵죠.
또, 인원이 적다보면 의도적이 아니라도 우연히 아무하고나 팀을 맺고 싸우는데도 양 팀 사이에 실력차가 발생할 가능성이 큽니다. 빅샷에서도, 진삼온에서도 이런 경우가 많았죠. 그에 비해 FPS는 인원이 많기 때문에 우연히 양 팀 사이에 실력차가 생길 가능성이 적습니다.
[8]서든어택같은 FPS게임이 성공한 이유 (3)실시간으로 자유로운 이탈-참가
서든어택에서의 결정적인 특징으로, 대전 도중에 언제든지 참가하거나 이탈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아무리 인원이 많은 FPS라도, 종종 두 팀 사이의 실력차가 일정 수준 이상 차이나는 경우는 분명하게 발생할 수 있겠죠.
그런데, 대전 도중에 언제든지 참가-이탈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럴 경우 약한 팀의 유저들은 나가서 아예 다른 방에 들어간다거나 강한 팀으로 팀을 바꿔서 다시 들어올 수 있습니다. 그러니 두 팀 사이에서 실력차이가 생긴다 해도 일시적일 뿐이고, 대부분의 시간은 두 팀 사이에 실력이 거의 비슷할 수밖에 없는 거죠.
다른 게임이라면 실력차가 월등하게 나서 뚜렷하게 깨지고 있어서 짜증난다고 해도 지금 하던 게임경기가 끝날 때까지 참을 수밖에 없다는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인 겁니다.
[9]서든어택같은 FPS게임이 성공한 이유 (4)실력외의 변수가 있다.
FPS게임은 다른 PvP게임과 비교해서 다수 대 다수가 싸우는 특징을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다수가 싸우다 보면 상대적으로 실력이 높은 유저가 활약할 여지가 적어집니다.
구체적으로 설명해보면, 기본적으로 고수와 하수가 싸우면 고수가 이깁니다. 이건 지극히 당연한 말이죠. 그런데, 고수가 아무리 고수라도 1대3, 1대4같은 경우처럼 상대의 인원이 많을 경우는 이기기 어렵습니다. 그러니 다수 대 다수가 대결하게 되면 '우연히' 인원차가 생겨서 개인 실력에서는 앞서는데도 죽게 되는 경우가 생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PvP인원이 많다는 것만으로도 고수가 자신의 실력으로 하수를 일방적으로 학살하기 못하게 되는 요소가 되는 셈이죠.
또, FPS게임은 원거리 공격이 가능하여 거의 '보인다=공격할 수 있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냥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적이 보이면 곧바로 쏴서 공격할 수 있죠. FPS는 이렇게 갑작스럽게 적과 만나 대결하게 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이렇게 돌발적으로 싸우게 되면 고수는 아무래도 자신의 실력을 100% 활용하기 어렵게 되겠죠.
간단히 예를 들어서, 하수가 돌아다니다 우연히 고수 유저를 뒤에서 발견하고 기습적으로 총을 쏴서 잡는 경우가 가능하다는 거죠.
그에 비해 진삼온은 근접 공격만이 가능하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위를 살펴보고 적이 보인다 싶으면 쉽게 도망칠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무튀 등의 준비 시간이 필요한 여러 꼼수를 쓰기도 매우 쉽죠. 그래서 진삼온에서는 고수가 어떤 방식으로 싸울지에 대해 미리 생각하고 준비하여 자신이 전투를 하고 싶은 때에 전투를 하고 싶은 사람과 전투를 할 수 있다는 의미죠. 이런 차이점은 가벼운 것이 아닙니다.
[10]카트라이더 등의 레이싱게임 (1)-아이템전의 변수
이젠 카트라이더같은 레이싱 게임에 대해 말해보겠습니다. 카트라이더가 성공할 수 있던 이유는 아이템전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이템전은 말 그대로 원래 실력으로는 계속 거리가 벌어질 수밖에 없지만 아이템을 이용해서 상대를 공격하거나 따라잡을 수 있기 때문에 실력보다는 아이템의 운에 따라서 승패가 결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므로 하수도 일방적으로 패배하지 않고 나름의 위치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됩니다. [9]에서 말했던 FPS게임에 있던 '변수'와 동일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봐도 되겠죠.
[11]카트라이더와 레이싱게임 (2)-실력에 상관없이 자유로운 컨트롤
레이싱 게임에서는 진삼온이나 FPS같은 전투PvP게임과는 크게 다른 특징이 있습니다. 전투PvP게임은 양팀의 플레이에 따라 서로의 컨트롤에 영향을 준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서로의 실력이 비슷하다면 말 그대로 영향을 주는 것 뿐이지만, 만약 한 팀이 압도적으로 이기게 되면 나머지 팀의 유저는 컨트롤을 거의 못하게 되고, 따라서 분명하게 재미가 없다고 느끼게 됩니다.
그에 비해서 카트라이더같은 레이싱게임에서는 실력차가 있다고 서로의 게임 조작에 영향을 거의 주지 않습니다. 서로의 위치가 근접하다는 예외적인 경우에만 영향을 주긴 하는데, 서로의 실력이 차이가 난다면 순간적으로는 서로 붙어있다고 해도 시간이 지나면 둘 사이의 거리가 늘어나게 될테니까요.
이 두 가지 특징 때문에 레이싱 게임에서는 하수가 이탈하는 문제가 발생하는 정도는 진삼온같은 전투PvP게임에 비교해서 상대적인 영향력이 훨씬 약하게 됩니다.
[12]스포츠 게임-단순+확률→유저 실력의 상향 평준화와 두터운 매니아층
축구, 야구 등을 다루는 스포츠 게임에서는 진삼온이나 스타크래프트같은 다른 PvP게임과 비교해서 다른 특징이 있습니다. 바로 판정에 '확률'이 상당부분 영향을 끼친다는 점이죠. 스포츠 게임은 말 그대로 스포츠를 소재로 하는 (온라인) 게임입니다. 그런데, 키보드로 조작할 수 있는 방법에는 실제 스포츠에서 실제 신체를 써서 조작할 수 있는 방법의 가짓수와 비교해서 지극히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스포츠 게임은 키보드로 일정한 타이밍에 일정한 버튼을 누르는 '컨트롤'이라는 요소 외에도, '확률'이라는 새로운 요소가 게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됩니다.
알기 쉽게 간단히 예를 들면, 프리스타일에서 개굴슛을 날려도 '들어갈 확률이 낮을 뿐'이고 용슛을 날려도 '들어갈 확률이 높을뿐'이죠.
'조작 방식이 단순하다+확률이라는 변수가 있다'이 2가지 특성이 조합되어있기 때문에, 개개인의 조작실력이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확률이 높은 스킬'을 잘 골라서 사용할 수 있는 일정 수준 이상이기만 하면 자신과 플레이 시간이 몇 배 이상인 유저와 대결해도 체감 실력차는 크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유저간 상향 평준화가 되고 매니아층이 두터워집니다. 스포츠라는 소재가 워낙에 대중적인 소재이고 관심을 가진 사람이 많다보니 유입되는 유저의 절대인원 자체가 많고, 그에 따라 매니아 유저도 많이 생기게 됩니다. 그러므로 기존 매니아 유저들이 게임을 계속 하기만 하면 일정 수준 이상 인기를 지속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유저가 게임에 입문하기 어렵다는 문제는 그대로 있지만요. 저도 몇 년 전 프리스타일을 했다가 역시 부캐들이 우글거리기 때문에 접었죠.
이렇게 단순 확률에 따라 결정되는 것을 실제 스포츠처럼 유저 자신의 컨트롤로 성공/실패하는 것인양 포장을 잘 해낸 것도 스포츠게임의 성공 요소 중 하나죠.
조금 동떨어진 내용이지만 그러므로 실력이 일정 이상 수준인 유저끼리의 대결에서는 결국 캐릭터 능력치에 따라 승패가 결정되기 때문에 개발사는 능력치를 올려주는 캐쉬템으로 돈을 벌 수 있게 되죠.
좀 더 자세히 다루기엔 제가 스포츠 게임을 별로 해본 적이 없어서, 이 정도로 하겠습니다.
[13]다음 글에서 쓸 내용에 대해 간단히 소개
지금까지 몇몇 인기 PvP게임들이 하수이탈 문제가 있음에도 인기가 있을 수 있는 이유에 대해 제 생각을 적어봤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게임들도 문제의 영향이 줄어들었다, 문제가 완화되었다뿐이지 문제가 완전히 없어졌다거나 해결되었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만약 '하수라는 이유로 게임을 즐기기 어렵다'는 문제를 해결했다면, 좀 더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겠죠.
이제 다음 글에서는 제가 생각하는 해결책에 대해 적을 생각입니다. 그런데 제가 생각한 해결책에 대해 말하려면, 먼저 유저들의 실력을 구분할 방법에 대해서 말해야합니다. 유저들의 실력을 구분해놔야, 그 구분한 실력을 바탕으로 해결책을 적용할 수 있으니까요.
'유저들의 실력을 구분한다'는 과정이 빠지게 되면 구체적인 해결책은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3]에서 언급했지만 '유저의 실력을 구분한다'는 과정이 없다면 X유저들은 게임 제도와 규칙의 허점을 가능한 활용해서 초보를 학살할 방법을 찾으려들테니까요.
그러므로 다음 번에는'PvP게임에서의 하수이탈문제의 해결책에 대해 <1>-래더포인트 등 유저들의 실력을 구분할 방법에 대해서'라는 글을 써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