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글을 읽으시기 전에 아래 링크의 글을 한번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카스테라님이 소개하신 ‘소드 걸즈의 호성녀’ 사건.
우리는 다양한 미디어가 공존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한 다양한 미디어들은 서로 영향을 주고 받고, 그 과정에서 각자의 잠재력을 새로 새로이 발견하며 진화하고, 다시금 미디어의 소비자인 우리들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7~80년대의 미디어에서 다뤘던 소재들과 요즘의 소재들을 비교해보면, 그 형식이나 수준에서 아주 많은 차이가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90년대만 해도, 연예인이 방송에 출연해 상대방을 하대하거나 가벼운 비속어를 쓰는 것조차도 금지되어 있었지요.
케이블 TV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소재의 영상은 찾아볼 수도 없었습니다.
인터넷의 빠른 발달은 과거에 비해 비약적인 정보의 유통을 가능케 했고, 그 흐름을 따라 많은 미디어들이 네트워크에 적합한 형태로 발전하기 시작했습니다.
통신의 발달에 따라 미디어가 서로를 자극하는 속도는 기하급수적으로 폭증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그 흐름을 따라잡기도 어려울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한 가운데에서 어렵게 중심을 잡으며 서있습니다.
제가 글의 서두에서 소드걸즈의 호성녀 사건을 언급한 것은, 이렇게 미디어의 흐름이 빠를수록, 견지해야 할 확고한 자세가 있지 않은가 되묻기 위함이었습니다.
실제로 이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해당 컨텐츠의 내용을 채워 넣은 사람은 알고 그랬든, 모르고 그랬든 한 야구선수가 일가족을 참살하고 자신조차 목숨을 끊은 사건을 희화화하였습니다.
이처럼 사람들의 입에 재밋거리로 오르내리는 어떤 사실에 대해 그 재미에만 치중하여 정보의 근원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않고 사용한다는 것은 어떤 면에서 방종에 가깝습니다.
이런 현상은 비단 게임뿐만 아니라, 웹툰, 혹은 유머 게시물 등에서도 이러한 현상은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특히나 게임이라는 미디어가 하위 서브컬쳐로 취급 받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행동은 점점 더 스스로의 자격을 깎아 내리기만 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재미를 추구하기 이전에, ‘전달하고자 하는 정보에 어떤 오점은 없는가?’에 대해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고 봅니다.
저는 게임의 재미를 추구하는 것보다 이것이 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게임은 미디어고, 어떤 형태로든 간에 인간에게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나 지금처럼 미디어 간의 교류가 빠르고 그 융합이 폭발적으로 일어나는 시점에서는 더더욱 그렇지요.
(물론 사람을 총으로 쏘고, 칼로 베는 그런 미디어를 만드는 사람의 입에서 나올만한 소리는 아니라고 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원초적인 카타르시스를 충족시키는 엔터테인먼트로서의 구성요소와, 실제로 일어난 어떤 특정 사건에 대한 객관적인 견해나 이해가 없는 단순한 재미요소는 그 가치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결론은 이겁니다.
게임은 완구가 맞습니다. 재미있게 만드는 것이 지상과제이긴 합니다만…
그 전에 양식이 있는 사람으로서, 그것이 사회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 사려깊게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