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쓰기에 앞서.
한 3번쯤 지우고 다시 쓴것 같습니다.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늘어놓았다가 지웠다 했는데,
결국은 시스템적인 부분만 제안을 해보고, 그에 의한 파급 효과는 정리하지 않기로 하겠습니다.
제 능력을 벗어나는데다가, 결과를 예측할 수 있을만한 기반이 하나도 없어요.
그냥 "이런 정책들도 넣을 수 있다." 정도입니다.
제 게임이 완성된다면, 여기에 제안한것중 몇가지는 넣어질것같고...
만약 제 게임이 아니더라도, 제가 제안한 시스템이 조금이나마 "현금 거래와 함께 살아갈수 있는" 게임 경제를 만들어 낸다면, 그것으로 한명의 게이머로서, 기쁠것 같습니다.
1. 무가치한 화폐의 추가.
현대 사회의 모든 화폐는 교환이 가능함으로서 그 가치를 획득합니다. 즉, 화폐가 교환이 불가능하다면 종이 혹은 금속으로서의 가치밖에 없다는 것이죠. 심지어 그 화폐가 온라인 상에 존재하는 정보 쪼가리라면야.
완전히 무가치할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무가치한 화폐가 현거래와 함께 살아가는데는 큰 도움을 줄 수 있을것이라고 전 생각합니다.
현거래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것은, 개인들의 거래가 아닙니다. 작업장이라는 게임 경제를 박살내는 거대한 괴물이, 개인들에게 자원을 살포함으로서 일어나는것인데, 그 작업장의 가장큰 특징은,
"어렵지 않은 레벨의 단순 반복 작업을 여러 계정을 통해 행하고, 그 이득을 하나로 모아 판매한다." 는 것입니다. 조건이 꽤 세밀하기 때문에 공격할 구멍이 많습니다.
일단, 여러계정에서 이뤄지는걸 못 모으게 하면 만사 형통입니다.
즉, 개인간의 거래를 아예 차폐해버리면 작업장이 들어설 자리가 없습니다. 많은 비 RPG게임에서 보여지고 있는 "작업장 없는 환경" 입니다.
하지만 완전 차폐라는 것은 경제가 없다는것과 동의어일 뿐입니다. 경제가 없는걸 경제구성이라고 하진 않겠죠. 그래서 나온것이 "무가치한 화폐" 입니다.
0) 무가치한 화폐의 용도 및 정의.
이 화폐는 타인/NPC로부터 양도받을 수 없으며, 시스템을 통해 획득한 뒤에는 오로지 소비만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 화폐"만"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서비스 및 재화는 전혀 없습니다.
타인/NPC를 통해 양도받고, 획득 뒤에 자유롭게 거래가 가능한 다른(유가치한) 화폐와 함께 있을때만 기능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단, 유가치한 화폐는 한정적으로만 거래될수 있습니다.
1) 한정적인 거래.
저는 RPG게임 내에서 소비를 두가지로 분류해보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이타적이며, 소모적인 소비와.
이기적이며, 영구적인 소비. 입니다.
이타적이며, 소모적인 소비는,
기부 같은것을 말합니다. 게임 내에 기부 시스템을 넣어서 성공한 사례를 못봤지만, 헬게이트 런던의 경우 시간당 기부의 총량을 통해 채널 전체에 버프를 걸수 있는 시스템이 있었습니다. 그 버프가 상당히 좋아서, 화폐가치가 폭락한 런던 말기에는 한 개인이 자가 버프를 걸듯 기부를 해대곤 했습니다. 이런 소비는 "무가치한 화폐" 가 아닌 유가치한 화폐만 가지고도 이뤄질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랜덤하게 이뤄진 파티에서 타인을 부활시키는 소모품, 랜덤하게 이뤄진 파티에서 아군에게 이로운 소모품. 등 "확정지을 수 없는 타인을 위한 소비" 는 유가치화폐 "만" 가지고 이뤄질 수 있습니다.
이기적이며, 영구적인 소비는,
"확정지을 수 있는 타인." 혹은 "자신" 을 위한 소비를 말합니다. 자신을 위한 포션, 자신을 위한 강화, 자신을 위한 아이템 투자. 이 모든 것은 "무가치한 화폐" 를 "유가치한 화폐"와 함께 요구합니다.
2) 실질적 활용.
위에서도 말했듯, 이 무가치한 화폐를 조합하지 않으면 일반적인 RPG에서 말하는 경제활동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경매장에 물건을 올려놓을때? 수수료로 필요. 경매장에서 물건을 살때? 수수료로 필요, 개인간에 아이템 거래를 할대? 필요, 수리를 할때? 필요. 강화를 할때? 필요. 이런식으로 모든 것에 제한을 걸어두는 것이죠.
그리하여, 현질을 해서 유가치한 화폐를 순식간에 불려놓았다 할지라도, 이 무가치한 화폐를 얻는 "성장의 과정" 없이는 한번에 커지지 못하게 하겠다. 는 것.
그리고, 매크로를 통해서 유가치한 화폐를 엄청나게 찍어냈다고 할지라도, 무가치한 화폐를 획득하지 못하면 한 계정으로 몰아줄 수도 없고, 몰아줬다 할지라도, 그것을 다른 유저에게 넘길 수도 없게 하는것. 이것이 목표입니다.
3) 획득처.
무가치한 화폐의 획득처는 고민이 참 많이 되는 부분인데, 무가치하다는 이유로 무분별하게 풀어서 진짜 "없는 화폐" 가 되버리면 목표했던, "현질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은, 오직 이타적인 소비뿐." 이라는 것을 초과하게 되고, 너무 적게 풀어서 "무가치하지만 너무 많이 필요한" 화폐가 되면 반대로 "유가치한 화폐가 남아돌아서, 그 가치를 잃는" 상황이 되겠지요. 또 개인에 따라서, 유가치한 화폐는 거의 쓰지 않으면서 무가치한 화폐는 엄청 부족한 사람이 있을 수 있고,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지요.
그렇다고, 캐시로 이 무가치한 화폐를 풀게 되면, 현질을 2단계로 나눠놓은것에 지나지 않게 될겁니다.
즉 일단 유가치한 화폐를 사고, 그 다음엔 캐시질을 해서 이 무가치한 화폐를 산다.
그래서 일단, 퀘스트나 이벤트 등을 통해 푸는 방향을 생각하고 있는데, 퀘스트나 이벤트는 매크로 역시 참가가 가능하다는 문제가 있지요.
이 획득처에 대해서는 머리를 모아주시면 정말 감사할것 같습니다.
2. 개인화, 탈개인화.
현재 RPG들은, 개인의 삶은 잘 묘사해냈지만, 사회로서는 그 가치가 0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개인이 모여서 만들어진것이 사회니 만큼 여러가지 사회적인 현상도 나타나지만, 그것은 자연발생단계에 그냥 틀만 씌워준 정도라고 생각됩니다.
사회적 제도나, 복지, 이런건 거의 고려가 안되고 있지요. 반대로, 이를 조금만 고려해도, 현금거래와 함께 살아갈 방법은 꽤 많이 나올거라고 생각합니다.
1) 복권?
게임을 하면서 특정 개인에게 도움을 주고 싶을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특정 개인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 개인의 의사와, 한계정에게 돈을 몰아주고 싶은 작업장주의 의사는 구분되기가 아주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이건 어떨까요, 특정 개인에게 도움을 주지는 못하지만, 불특정 다수에게 도움을 주면 그것이 결국 한 개인을 돕는 결과가 될것이다.
이런 엄청 번거로운 방법을 거치면, 사실 아무도 안도울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건 어떨까요?
복권입니다. 단, 다른 복권처럼 "불우이웃을 돕는데 쓰입니다." 같은 말만 해놓고 안쓰는것이 아닌, 불우이웃을 돕는데 실재로 쓰이는 복권인것이죠. 주 목적이 후자인, 일종의 자선 복권(영미권에서는 교회 주도의 복권이 이런식입니다.)입니다.
룰은 일반 복권과 동일하되, 남는 돈은 불우한(?) 초보 유저를 돕는데 쓰이는데, 이게 역으로 초보 유저들과 구분이 가기 힘든 작업장을 돕는 꼴이 될수 있는 문제가 있지요. 모종의 방법으로 작업장을 다 몰아내었다고 가정을 하고(위에 모종의 방법을 제시하긴 했습니다.), 계정을 생성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계정들에 한하여, 일정 목표 레벨 혹은 목표 퀘스트를 주고 달성할시에 복권으로 인한 수익금의 일부를 나눠주도록 하는 것이지요. 이런식으로 고레벨에게는 일확천금(?)의 기회를, 저레벨에게는 동기부여를 모두 해보는것도 나쁘지 않을것 같습니다.
2) 랜덤성의 대폭 도입.
게임이 랜덤성이 너무 많아서 난리입니다.
하지만 전 더 도입해야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어느 부분에서 도입되어야 하는가, 하면, 거래 부분에서입니다.
경매장에 물건이 등록된 후, 게시되는 시간은, 랜덤하게 정해져야한다고 봅니다. 그래야 경매장을 통한 돈세탁이나 시세조작등이 둔화될 수 있겠죠. 선량한 개인은 귀찮고 불편하겠지만, 작전세력은 불안 초조 긴장 공포일겁니다.
개인간 아이템 발송 같은건, 랜덤 발송되어야한다고 봅니다. 즉 받는 사람을 특정할 수 있으면, 특정되는 순간부터 문제가 생긴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본캐에서 부캐로의 이동같은 사례가 있을 수 있습니다. 본캐 부캐가 중복 로그인이 안되는 게임이라면, 계정공유 창고정도는 허가할만 하다 싶습니다.
남자친구가 여자친구에게 템을 선물하고 싶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판매" 가 아닌 "대여" 개념으로 하면 어떨까 합니다. 단, "대여"는 공개적이고, 그 발생 시기는 랜덤하게(즉 대여를 선언한 시점과, 대여 선착순(?)이 발생하는 순간사이에 시간 갭이 존재하게), 모든 사람이 볼수 있는 상황에서 이뤄져야된다는 입장입니다. 선량한 개인간의 거래라면, 공개적이고, 랜덤한 순간에 이뤄지더라도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개인간 거래 역시 랜덤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거래는 한쪽이 물건을 다른 한쪽에 넘겨주는 것만 성립하고, 물건을 주거나 받았을때는 랜덤한 쿨타임이 걸렸다가, 그 쿨타임이 끝나야 재거래가 가능한 정도로, 아주 불편하고 힘들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A가 B에게서 검을 한자루 샀는데, 그 가격이 2만 뉢이라고 해봅시다. 그럼
1) 우선 B는 A에게 검을 넘겨줍니다.
2) 양쪽 모두에게 랜덤한 쿨타임이 걸립니다.
3) A가 먼저 끝났더라도 B의 쿨타임이 끝날때까지 기다립니다.(반대도 동일)
4) A가 B에게 2만뉢을 전달합니다.
이런 구조로 이루어져야합니다. 물론 A는 도망갈 자유가 있습니다. 서로 신뢰할수 있는 개인이라면 이런 상황이 문제가 되지 않겠지요.
이런 모든 랜덤성은 정말 게임을 재미없게 만들고, 지치고 힘들게 만들겁니다. 또한 그 효과조차 장담할 수 없지요. 게다가 대부분은 시장 자체를 축소시킬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악의 정책인것이죠.
그렇기에 이런것들을 주장해봤습니다.
3) 끝있는 게임.
마지막으로, 제일 중요한 개념을 말하고 끝맺을까 합니다. 용두사미 꼴이 된것 같긴한데,
게임에서 경제 문제가 이렇게 엄청 불거져 나오고, 현거래가 심각해진건, 경쟁에 끝이없었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물론 온라인 게임에 "끝" 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서버 종료 일것이다. 라는 관점에도 심정적으로는 동의를 합니다만,
"끝"이 필요한 시점이 된것 같기도 합니다. 사실 현거래를 법으로 금지하는것 보다도, "온라인 게임에도 반드시 끝을 넣어라." 라는 법령을 제안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실질적 끝이 아니라 심정정 끝일지라도 게임사가 명기할 의무라던가....
뭐, 최근들어 많은 게임들이 강화한계를 도입하고 있기도 하니, 최종 아이템의 강화 한계 수치 풀셋이 그 게임의 끝일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제가 말하는 "끝"은 그런게 아닙니다.
패키지적인 개념의 "끝"을 말하는 겁니다. 즉, 유저가 일단락을 짓고 "아...재밌었다." 고 말하며 끌수 있는 그런 것을 제공해줬으면 하는 겁니다. 개발자로서도 유저로서도, 저것보다 더 간절히 이 게임계에 바라는것은 없습니다.
물론 패키지 게임도 주회차 플레이, 진엔딩 등의 "끝이 끝이 아닌" 경우는 많지만, 그런 "재미적 요소" 로서의 끝의 확장이 아닌, 무한 경쟁은 좀 너무....
너무 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3. 거래 가능한것과 거래 불가능한것의 가치 비중.
요즘 게임은 만렙을 찍는건 아무것도 아닌듯 합니다. 만렙부터 시작이라는 이야기도 있지요.
그리고 많은 게임들이(특히 부분유료화 게임들이) 그 만렙이라는것을 제외하면 모든것이 거래가능하게 열어둡니다. 즉, 입고 있는 아이템을 다 벗어서 다른 케릭터에게 넘기면, 자신의 게임 플레이는 다른 플레이어에게 그대로 전가가 가능해지는 겁니다.
그야말로 게임 플레이 시간의 자본화입니다.
와우식 획귀를 하면 어떨까요? 이렇게되면 손님 모시게 되더군요. 거래가 경매장이냐 던전 안이냐로 바뀐것 뿐입니다. 사실 그 골드 모아서 할일이라고는 다시 장비사는것(즉 골드를 낼테니 포기해달라고 하는 것) 뿐입니다. 골드 자체의 사용할 가치는 그다지 없는데 말이죠.(강화가 있는것도 아니고.) 다만 그 골드가 다시 현금으로 연결이 되는 순간, 골드는 그 자체로 별가치가 없더라도 화폐로서 기능이 충실해집니다.
그러한 바, 위에서 거래를 저토록 어렵고 믿을 수 없는것을 만들자는 이야기를 했었고, 여기서 다시 말해볼까 합니다.
거래 불가능한 것, 즉 케릭터 그자체에 대한 투자, 레벨업, 명성치, 승패, 퀘스트 횟수, 등 이러한것들이, 케릭터 가치의 반은 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야 현금거래를 막고 뭐고 하는 이야기를 꺼내나 볼수 있겠죠. 최상위 단계에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게임이, 케릭터 베이스가 되어야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뭐...사실 그것도 계정거래까지 가면 이야기가 끝장이 나버립니다만, 그건 넘어가죠...
4. 맺으며.
거창하게 쓰기를 몇번, 결국 이런 글로 끝맺게되었습니다.
죄송한 마음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다만 제 러프한 아이디어를 다듬어주실 피드백을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