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저는 이 글이 안올라오는지 계속 의문스러웠습니다만, 제가 올리진 않을 생각이었어요.
하지만 이 타이밍쯤 올려서 발컨 논쟁 사이에 쉬는 시간(?)을 한번 남겨볼까 합니다.
일단, 현거래 금지를 반대하시는 분들은, "금지가 어렵다" 나 "실효가 없다." "왜 반대하냐"를 이야기하기 이전에, "현거래의 장점' 에 대해서 말하시는게 훨씬 실효적이셨을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현거래, 특히 지금 이뤄지고 있는 이 현거래 시장에는 몇가지 장점이 있고,
현거래를 금지했을 때 일어날 단점들이 어떻게 보면 장점으로도 볼수 있다는 특징이 있거든요.
그것에 대해 제가 파악한 몇가지만 말해보자면,
1) 버블 유지.
L모 게임이 있습니다. 이 게임은 기나긴 수명을 가지고 아주 오랬동안 이어가고 있는데, 그 이면에는
"이걸로 먹고 사는 아저씨들" 이 존재합니다. 물론 그들을 먹여살리는 아저씨들도 같은 게임안에 존재하지요.
어떻게 게임하나가 사람을 먹여살릴 수 있게 되었는가? 하면 버블입니다. 겨우 정보 몇바이트에 돈이 그만큼 끼어들어가서, 부풀어 오른것이죠. 이 버블이 펑! 터지면, 즉, 현거래 시장이 사라지면,
게임이 망합니다. L모 게임 입장에서는 버블은 반드시 유지되어야만 해요. 게임사에게도 중요한 일입니다.
2) 환금성을 통한, "free-ride" 유저 유치.
위의 버블과 비슷한 개념으로, 게임에 현금 안쓰는걸 자랑으로 아는 일부 유저들이나, 절대적으로 돈이 부족한데다가 피씨방 비까지 부담해야되는(정액제 게임의 경우 피씨방 비 자체가 정액비와 치환이 되지만... 부분 유료화의 경우 아니지요.) 학생유저들에게 있어서 환금성은 아주 중요한 개념입니다.
내가 게임을 플레이한 것이, 최소한 게임 비용은, 거기에 피씨방 비에, 담배값정도는 나와줘야, 게임을 계속하는 자신을 용서할 수 있게 되는거죠.
또 이러한 유저들일 수록 길드를 만들거나, 커뮤니티활동을 폭넓게 해서, 다른 유저들을 "붙잡고" 있는데 능하더라고요. 게임사에게는 꼭 필요한 사람들입니다.
3) 랜덤 박스 판매시, 윈윈 효과.
사실 환금성이라는 개념이 없다면, 섯불리 랜덤박스에서 나오는 일부 치장 아이템을 사기 위해 미친듯이 캐시를 부어넣는 사람은 크게 없을...지도 모릅니다. 한번도 현금거래가 없는 게임에서 랜덤박스를 내놓은걸 못봐서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환금성을 통해 랜덤박스에서 나오는 오만 잡다한것들을 더하고 빼고 나누고 곱하면 대충 원가는 나오겠다! 하고 생각이 돌면, 정말 카드 한도까지 긁더군요. 그 언니도 그랬고, 저 언니도 그랬고, 이 언니도 그랬어요.... 다들 논리가 "원하는거 하나만 남기고 매니아로 팔면 돼." 더라고요. 안될 일인데...저거.
이 역시 어느정도 '버블' 효과가 가미된것이죠. 캐시 아이템 가격은 현거래로 의한 '버블'이 아주 크다고 봐요.
이 정도가 "게임사에게 현금거래가 주는 이득" 이지요. 물론 "작업장" 이 주는 파멸적인 데미지에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닌 이득인듯 하지만... L모 게임같은 경우는.... 또 모르겠어요.
그럼 유저들에게 있는 장점은?
1) 게임을 접을 수 있다!
네, 장비 정리하고 게임을 접고 나갈 수 있어요. 특히 온라인 게임에서는 불가피한 이유로 접속할 수 없을때(저처럼 해외 연수가 잦은 직종에 종사한다던가...하면 ㅠㅠ), 돌아와보면 가지고 있던 아이템이 뭐라 형용할 수 없는 가치가 되어있는 일이 왕왕 있지요.
하지만 접는 순간 현금으로 바꾸면, 그 가치는 보전됩니다. 이런 엄청난 장점이라니.
더해서 "캐시" 아이템 역시 현금으로 환원해서, 절대 환불 못받는것도 돌려서 환불 받을 수 있게 되죠.
와! 공짜로 게임했다! 심지어 돈 벌었어!
기쁘겠죠?
2) 나는 차가운 도시의 직장인, 하지만 내 케릭터에게는 따뜻하겠지.
내 케릭터가 뒤쳐지는걸 견딜 수 없어요! 이런 분들에게 누구나(?) 살수 있는 수준,
누구나(?) 만족하는 벨런스를 가진 캐시 아이템따위, 성에 차지 않습니다.
장비는 언제나 S급으로! 게임을 하는 목적은 랭커, 지존 되기!
이런 사람들에게 현거래가 없어진다는건 게임하지 말라는 말하고 동일합니다.
또 이런 사람일수록 꼭 18세 게임 안하고 12세, 15세 게임하자고 꼬시더라고요.(메X플 잊지 않겠다.)
3) 누구나 할 수 있는거라면 난 안 했어.
현거래와 매크로는 빈부격차를 팍! 넓혀줍니다. 정상적인 머리통을 가진 기획자라면 절대로 만들지 않을 그런 양극화의 지옥도를 점차로 만들어가는거죠,(이는 Line이론에서 다뤘습니다.)
근데, 그게 취향인 사람도 은근히 있더군요. 그런 사람들에겐 천국입니다. 현거래, 작업장 없는 세상은 상상도 할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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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도 되겠네요. 주변에 보여지는 사례로만 적어서 좀, 편협해보이거나 덜 보편적일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어쩌면 저런 사람이 "대부분"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해보며 적었습니다.
장점도 있어요. 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