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월 11일에도 게등위는 디아블로3에 대한 심의를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이번이 총 5번째 연기이며 그들이 연기에 대해 매번 하는 설명은
“추가적인 검토 및 논의가 완료된 이후 회의에 상정할 것이다.” 이며,
심의 위원회 관계자들한테 입단속까지 단단히 시켰다고 합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사실 디아블로3가 언제 나오든 상관 없습니다.. 나온다고 해서 당장 할것도 아니구요.
하지만, 이번 심의 연기 사태를 지켜보고 있노라면 분노가 솟구칩니다.
다들 아시다 시피, 대한민국이란 나라는 국민들이 정부와 기득권층에 포기하고 등을 돌릴정도로 부정부패나 사회적인 부조리가 사회 곳곳에 뿌리깊은 나라입니다.
요새는 또 다른 얘기일지도 모르지만, 그러는 와중에도 게임 업계와 문화는 참 때묻지 않은 순수한 곳이었습니다. 오락실이나 피시방을 생각하면 게임 폐인이나 백수를 떠올리고, 사회의 음지라고 보기도 하지만 사실은 다른 오락이나 스포츠와는 달리 게임은 배우는데나 즐기는데나 돈이 많이 필요한것도 아니고 기득권층이던 서민이던간에 상관없이 컴퓨터속 세상은 바깥에서는 볼 수없는 유래없이 평등하고 순수한 공간이며 문화였습니다.
그런 깨끗한 게임문화가 점차 규모도 거치고 매니악하기만 했던것이 좀 더 대중화 되기 시작하면서 산업에 자금도 많이 유입되고, 쉽게말해 돈이 되다보니 결국 정치인들이나 기득권층의 눈에 띄게 됩니다. 이쪽 업계나 문화는 규모는 많이 커졌다고는 하지만 아직 그 성숙도에서는 '어린이'의 단계입니다. 종사자, 이용자들도 대한민국의 다른 영역에 비해서 젊거나 어린 사람들로만 체워져있고 그러므로 정치적인 연줄이 닿아있지도 않고 고로 건드려도 어느 단체나 기득권자들에게 제재당하거나 보복당할 위험이 없는, 아주 만만한 영역으로 보이게 됩니다.
그와중에 '바다 이야기' 같은 사행성 게임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자.. 이때다 싶어 영상물과는 다른 매체인 게임만의 심의 등급기관이 필요하다는 명목하에 전 세계적으로 자체심의가 대세인 시기에 게등위가 설립되고, 결국에는 여기까지 오게된것이죠. 어디선가 많이 보던 레파토리 아닙니까..? 일본 식민지화 이후 친일파 숙청이 흐지부지 끝난 이후로 대한민국 기득권층 및 개.양.아치들이 매번 써먹는 레파토리 아닙니까? '너희들 스스로는 힘이 없으니 내가 너희를 위해서 해줄테니 돈을 내라'. 여기서 '무엇을' 해주는가는 매번 다르지만 맥락은 거기서 거깁니다. '알아서 자생하던 사람들한테 가서 원한적도 청한적도 없는데 갑자기 문화를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애들이 왕노릇을 하며 재물을 떼어가고 각종 폐혜를 끼친다'.
결국에는 다 돈 때문이겠지만 그래도 묻고 싶습니다. 게임이나 영상물의 등급은 예나 오늘이나 있었지만 과연 효용성이 있는가? 실제로 청소년들의 성인물에 대한 접근이 불가능한가? 아니 그랬던적이 있기나 있었나? 사행성 게임 광고는 지금도 쉽게 접할 수 있다. 허울뿐인 등급제는 문화발전 창작활동에 방해만 되는게 아닌가?
디아블로3의 사행성의 가능성이 문제라면 아이템 베이등 만연하는 제3 업자들은 왜 하나도 제제받지 않는가? 이래가지곤 그 잘난 명목도 거짓이었다는 증명이 아닌가?
호주 15세(MA+), 미국 17세(M), 영국 15세, 독일 16세등 심지어는 가장 엄격하다는 독일에서도 심의가 통과되었는데, 어떻게 코리아에서만 5번이나 연기가 되어 아직까지 심의가 이뤄지고 있지 않은것인가? 올해부터는 국고지원을 안받는다고는 하지만 심의료는 다 받아 챙기면서, 명백한 직무유기 아닌가?
지금껏 게등위는 '94%에 달하는 아케이드 장르에서의 등급 거부율', '심의 대행사', '블랙박스 운영'등.. 상식적으로는 이해가 안되는 만행을 저질러 왔습니다. 정확한 시행일은 알 수 없지만 앞으로 게등위는 게관위(게임물 관리 위원회)로 이름을 바꾸고 민간자율등급분류기구를 지정해 민간자율등급분류를 취지로 활동하게 됩니다. 세계적인 추세를 따라가는듯 보여서 그나마도 다행입니다만, 이름과 수단만 바꿔서 또다른 암덩이를 키우는게 아닌가 걱정됩니다. 아무쪼록 디아블로3를 기다리시는 전세계 팬들을 위해서 입금이 신속히 처리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