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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지킨다. KDJKH 02-08 조회 12,762 5

요즘 이슈는 역시, 청소년을 지킨다. 겠죠.

이에 관해서 썰을 좀 풀어볼까 합니다.

저는 교육바닥에서 밥벌이 해먹고 있고, 그렇기에 청소년들을 잔뜩 만납니다.

나이도 좀 어린편이라서(바닥의 평균연령에 비하면) 그리고 게임이나 만화, 소설등을 좋아하고 말투도 좀 어린 편이라서 애들이랑 쉽게 친해지는 편인데, 친해지다보면 상담을 많이 받게됩니다.

물론 상담도 몇학점 이수했었습니다만, 실전에서는 딱히 도움이 안되고 그저 제 그 시절 기억과, 그리고 그 다음 시절의 기억을 더듬어서 말해주곤 하는데, 그때마다 드는 생각이, 아 저 아이들은 정말 치열하게 살고 있구나. 그리고 대체 무엇을 위해 그렇게 치열하게 사는지 모르는 구나. 그리고 그건 나도 모르겠구나. 이런 생각만 듭니다.

 

돌아와서, 청소년을 지킨다는 여러가지 규제들 전에, 우리는 청소년을 무엇으로부터 지켜야할지 먼저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3살짜리 어린애도 아니고 "지지야 지지, 먹으면 안되요! 떽끼!" 하면 울먹이면서 내려놓는, 그런게 사람의 본질은 아니잖아요?

 

청소년에게 현재 가장 문제가 되는거?

현장에서 바라보면 누가 뭐라고해도 과잉 경쟁입니다. 더 나아가서 경쟁아니면 생존할 수 없다는 위기 의식입니다. 아이들은 정말 "목숨걸" 정도로 경쟁에 노출되어있고, 지는걸 못견디며, 남을 밟아서라도 이겨야된다는 생각, 규칙을 어겨서라도 이겨야된다는 생각,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보다 못한 상대에게 질수는 없다는 생각으로 가득합니다.

 

저것보다 더 위험한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애들이 공부 못하는거? 네, 경쟁을 줄이면 애들의 공부에 대한 의욕이 감소할 건 확실합니다. 말에게 채찍질을 멈추면 천천히 걷는게 당연하겠죠. 하지만 채찍질을 가하는게 말에게 좋은 일인지는, 장기적으로 보든 단기적으로 보든 아무리 생각해도 말에게는 최악이거든요. 채찍질 안받은 말은 야생에서 달릴 능력이 없을것 처럼 보이시나요? 말을 너무 호구로 보시네요.

 

아 물론, 위에 타고 있는 사람이야 채찍질을 가하든 뭘 가하든 말에게서 속도만 뽑아내면 됩니다.

 

그럼 우리 아이들에게 올라타서 채찍질을 가하고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어떤 자동차 회사에서는 자동차 사고율을 90% 감축시킬수 있는 혁명적인 아이디어를 생각해냈습니다. 어렵지 않아요, 딱 하나의 부품만 없애면 되는겁니다.

 

그 부품의 이름은 운전자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불량한 상태에 있는 운전자(음주운전자, 졸음운전자 등)"를 없애거나 개선하면 인류를 가장 많이 죽이는 물건중 하나인 자동차의 살인률을 대폭 감소시킬수 있습니다.

 

네, 바로 이 불량한 운전자야 말로, 애들 위에서 채찍질을 해서 애들을 호구로 보면서, 정말 위험한 미래를 만들고 있는 사고율 1위일겁니다. 셧다운하고 쿨링오프해야할 대상이 있다면, 바로 이 운전자들입니다.

 

게임따위가 아니라요.

 

청소년을 지키고 싶다면, 최소한 학부모 교육과 교육자들에 대한 엄중한 도덕적, 사회적 책임을 먼저 이수시키고(그리고 그 책임을 묻고) 난다음에야, 다른 무언가를 탓할 수 있지 않을까요?

 

아, 만약 그냥 게임을 조지고 싶은거라면 청소년을 지킨다느니 뭐니하는 허울좋은 말하지 말고 그냥 조지면 좋을겁니다.

 

라고 이렇게 적어놔봤자, 지금 조지고 있는 분들은 안볼테고, 분위기만 안좋아지겠지만, 어디 쓸만한 곳이 없어서 여기에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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